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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처럼,이 리뷰의 제목처럼 본인은 신화를 다룬 책은 처음 읽는다. 책꽂이 구석자리에 예전에 경품으로 받은 그리스 신화를 다룬 책이 한권 있지만 도통 손이 가지 않았다. 물론 아주 어릴때 동화책으로는 읽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300만부가 팔렸다는 < 그리스 로마 신화 > 로 신화 붐을 일으켰던 이윤기 님은 가장 훌륭한 책으로 성경과 그리스 신화를 뽑았다고 한다. 그만큼 신화는 매력적인 존재인가 보다. 신화 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책들은 동양의 삼국지 만큼이나 우리나라에 다양하게 나와있고 꾸준하게 팔리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이 책을 선물로 받아 놓고는 제대로 이 책을 소화하며 읽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심분야도 아니고 만만치 않은 두께 때문이다. 그런데 실상 책을 받아보고 읽어보니 잘 읽혔다. 책속의 절반이 사진이나 자료로 채워져 있어서도 그렇기도 하지만 읽다보니 신화라는 것이 약간은 덜 다듬어진 환타지 소설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 책을 읽는데 어려움은 없었고 술술 읽어나간 편이지만 누가 나에게 "재미가 있었느냐? " 라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라는 말도 덧붙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1단원인 최초의 신화, 그 탄생의 비밀 을 읽으면서는 너무 많은 인물과 몇년전, 몇넌전... 이 반목되면서 이 신하속의 인물들을 다 기억하고 역사의 순서를 기억해야 이 책을 읽을 수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2단원으로 넘어가면서는 다양하게 등장하는 신들은 양념이라고 생각하며 굳이 머릿속에 외우며 읽으려 하지 않았고 책의 중후반부까지는 길가메쉬와 그의 벗(?) 엔키두의 이야기 중심으로 소설처럼 읽혔다. 많은 사진과 기타 자료들이 있고 일일이 작가가 상세하게 설명을 달아두었지만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 그렇구나 라면서 호응하면서 읽은 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냥 이런 사진, 이런 유적지가 있었구나.. 라는 담담한 느낌이 들었을 뿐이다.
이 책이 나에게는 아마도 신화라는 것이 맞지 않는 것인지 덜 익숙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그 매력에 빠지지는 못했다. 한마디로 재미를 거의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자처럼 신화의 매니아라면 추천해도 될 만한 알찬 구성을 지닌 책이며, 신화에 대해 접근하고 싶지만 망설이는 분들에게는 구입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으로 판단이 된다.
책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싸지.. 라는 의아함을 가지지 않아도 될 만큼 실제 책을 보면 좋은 종이와 좋은 자료와 오탈자 없는 공들인 책임은 틀림이 없다. 재미라는 측면과 좋은 책이라는 측면은 분명 구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끝으로 출판사에 바라는 사항이 있다면 호주머니가 가벼운 독자들을 위해서 이 책 출간 1주년 쯤이 되면 다소 저렴한 보급판도 출간해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더불어 드리고 싶다. 출판경기를 생각하면 어려운 부탁이겠지만 말이다.
[인상깊은구절] 길가메쉬는 여명의 한줄기 빛 속에서 일어나 보물창고의 봉인을 제거하고, 그의 친구 엔키두를 위해 홍옥수와 금 같은 보물을 옮겼다. 소와 양을 잡아 친구를 위해 쌓았으며, 저승의 지배자들에게 고기를 바쳤다. 길가메쉬는 여명을 받으며 진귀한 나무로 만든 멋진 탁자를 갖고 나왔다. 홍옥수 병에 꿀을 채워 넣었고, 청금석 병에 버터를 채워 넣었다. 그는 샤마쉬 앞에 그것들을 펼쳐놓았다. 장례식이 열리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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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수메르에 관한 책들과 성서의 기원, 고대사에 대한 강연 등으로 접해왔던 현존하는 인류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를 사서 읽었다. 고대 신화/ 서사시 세편을 샀는데 (길가메쉬, 오뒷세이아, 일리아스) 쐐기문자에서 바로 번역한 책을 찾다가 김산해 선생님의 이 책을 발견하고 바로 구매하였다.
1621년 경 고대 페르시아의 설형문자가 유럽 사람들에게 처음 알려지고, 1857년 경 천신만고 끝에 고대 페르시아어, 엘람어, 아카드어가 해독되었다. 1872년 12월 3일 런던 성서 고고학회 George Smith가 앗씨리아 토판에 있는 대홍수 내용 발견 1891~1930 길가메쉬 서사시 설형 문자 판본 연구서 발간 1923년 수메르어의 기초 문법 해독 (35~41p) 이상이 고대 언어의 해독 과정이고, 이렇게 해독된 점토판(이야기)의 생성연대는,
약 5,000년 전 수메르 왕조 약 4,816~4,691년 수메르의 도시국가 우루크 제 1왕조 5대왕 길가메쉬 재위 (54p) 약 4,600년 전 길가메쉬 서사시의 원형이 쓰이기 시작 약 4,500년 전 수메르 전역에 학교 / 문자교육 BC 2,342년 악카드의 사르곤 1세, 수메르 점령 / 수메르어는 文語로 기능 약 3,800년 전 바빌론 1왕조 6대왕 함무라비, 오리엔트 통일 / 악카드어 국제통용어 (45~51p)
수메르의 신화의 가장 위대한 두 신은 엔릴과 엔키였다. 엔릴은 신들의 지배자, 엔키는 인간의 창조주 였다. 둘의 대립과 화해는 곧 수메르 신화의 진수 였다. ... 바벨탑 신화로 야기된 진짜 혼동은 엔키와 엔릴을 모두 야붸 (Yahweh, 성서의 야훼를 저자는 야붸로 표기, 17p)로 기록하면서 부터였다. (28p)
길가메쉬는 '모든 것을 본 사람(Sha Nagbu Imuni, 63p), 빌가메쉬(빌가-늙은이, 조상 / 메쉬-젊은이, 영웅, 69p)라는 뜻으로 이름 자체에 영웅적 요소를 함축하고 있고, 2/3는 신 1/3은 인간이며 키가 5미터 가량 되는, 우리가 그 앞에 서면 메뚜기 처럼 보일 만큼 (거기서 네피림의 후손 아낙자손의 거인들을 봤나니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이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다. 민수기 13:33) 거대한 존재였다. (70p)
길가메쉬 서사시가 시작되기 전 신화에서는 인간의 창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인간은 수메르 신들의 피, 그들의 유전자로 태어났다. 작은 신들은 땅을 개척하는 노동에 지쳐 있었다. 큰 신들은 팔짱이나 끼고 지시하는 역할을 했을 뿐 노동의 고통은 작은 신들의 몫이었다. 화가 치밀어 오른 작은 신들은 ... 엔릴의 집으로 쳐드어 갔다. 큰 신들은 작은 신들 대신 노동을 감당할 원시 노동자로 인간을 창조하기로 결정했다. 가장 지혜로운 엔키의 주도하에 산파의 여신 아루루가 투입되었다. 폭동을 주동한 신의 피가 제공되었고, '그것'은 흙과 섞여졌으며, 엔키의 손에 의해 정화되었다. 정화된 신의 유전자는 '출산의 여신들' 자궁 속으로 안착되었다. 아담(A.DAM)은 '검붉은 흙으로 만든 존재'다. '검붉은 흙'인 아다마(adama)로 창조된 인간은 신들의 영혼을, 그들의 유전자를 간직한 위대한 생명체인 셈이다. (77p)
바빌로니아 신화의 창세기라고 일컬어지는 '에누마 엘리쉬 Enuma Elish'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그래서 마르둑은 가장 지혜로운 창조주 에아 에게, '핏줄을 묶고 뼈를 만들어 원시적인 존재를 창조해서 그의 이름을 '사람'이라 하고, 그에게 신들의 노역을 감당케 하자. 그래지면 신들을 쉬게 해주자. 신들의 운명을 기적적으로 바꿔보자' (410~411p)
이렇게 신들 대신 노동을 담당하게 되는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한 것은 지헤와 영생이었는데, 인간의 창조주이며 구세주인 아버지 엔키는 인간에게 '지혜를 주었으나 영생은 주지 않았다'(320p)라며 수메르 신화에 나타나 있고, 구약성서 창세기에도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보라 이 사람이 선악을 아는 일에 우리 중 하나 같이 되었으니 그가 그의 손을 들어 생명나무 열매도 따먹고 영생할 까 하노라 하시고, 여호와 하나님의 에덴동산에서 그를 내보내어 그의 근원이 된 땅을 갈게 하시니라 이같이 하나님이 그 사람을 쫓아내시고 에덴 동산 동쪽에 그룹들과 두루도는 불 칼을 두어 생명 나무의 길을 지키게 하시니라.(창세기 3장 22~24절)라며, 선악을 아는 일=모든것을 아는 지혜가 우리 중 하나 같이 즉 신과 같이 된 것을 인정하고, 땅을 갈게 하는 노동을 하게 하며, 영생을 주지 않기 위해 생명의 나무를 지키는 모습이 닮아있다.
이 최초의 신화 중 상당히 많은 내용이 저자도 밝히듯, 길가메쉬의 전승과 '베레쉬트'(구약성서의 창세기)의 연결고리는 서사시의 처음부터 끝까지 게속된다. 신의 모습을 닮은 인간의 창조, 여자의 유혹과 성, 그리고 신들만이 갖고 있던 지혜의 습득, 신들의 정원 딜문,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불로초를 강탈한 뱀, 대홍수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 우트나피쉬팀. 길가메쉬 서사시를 읽어가노라면 잠시 '베레쉬트'의 행간에 빠져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14p)
길가메쉬 서사시의 줄거리를 요약하면, 길가메쉬를 견제하기 위해 엔키두라는 야생의 사람을 만들어 대적 시키려 하였는데 엔키두는 여자의 도움으로 신과 같은 지혜를 얻게되어, 엔키두와 길가메쉬 그 둘은 형제같은 친구가 되고, 삼목산의 훔바바를 죽이고, 하늘의 황소를 제압하는 영웅적 행동을 하였으나, 그 벌로 엔키두가 죽고 저승을 여행하며, 이를 계기로 길가메쉬는 영생을 추구하게 되어 대홍수 이전부터 살고 있는, 신들에게 유일하게 영생을 허락받은 우트나피쉬팀을 찾아가서 영생을 구하게 되는데, 6일낮 7일밤을 깨어있으라고 했는데 피곤하여 7일간 잠을 자게되어 영생을 얻지 못한다. 하지만 선물로 다시 젊은이가 되는 가시덤불을 받았으나, 길가메쉬가 목욕을 하는 중에 뱀이 그 식물을 갖고 달아나게 된다.
성서의 노아와 같이 대홍수에 대해 신에게 전해 듣고 큰 배를 만들어 여러 동/식물을 태우고 살아남은 우트나피쉬팀 (바빌로니아 서사시의 주인공)과 지우쑤드라 (수메르 신화의 주인공) 가 길가메쉬에게 해준 말로 알고 있었던 "배를 채우세요. 매일 밤낮으로 즐기고, 매일 축제를 벌이고, 춤추고 노세요. 밤이건 낮이건 상관없이 말이에요. 옷은 눈부시고 깨끗하게 입고, 머리는 씻고 몸은 닦고, 당신의 손을 잡은 아이들을 돌보고, 당신 부인을 데리고 가서 당신에게서 즐거움을 찾도록 해 주세요. 이것이 인간이 즐길 운명인 거에요."(272p) Carpe Diem의 말씀을 우트나피쉬팀이 아니라 그를 찾기위한 여정중에 만난 여인숙을 돌보는 여인 씨두리가 해준 것으로 이 책에는 되어있다.
다른 과학서적에서도 AD/BC를 거부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의 저자도 AD/BC 구분을 의도적으로 쓰지 않고 있다. 그리고 한가지, 이 책, 길가메쉬 서사시에 '김산해 지음' 이라고 쓰셔야 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2016년 3월 20일 읽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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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메쉬 부조상. 그는 왼손에 사자의 머리를 오른손에 뱀의 꼬리를 움켜쥐고, 정면을 향하면서 걷고 있는 모습이다. 이집트 벽화 역시 이 형태를 원용했다. 루브르 박물관 소장
조지 스미스는 영국 첼시의 빈민촌에서 태어나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14살 때 탁본 회사에 들어가 도제 일을 시작했다. 일을 마치면 대영박물관을 찾아 고대 비문들을 골똘히 지켜보곤 했다.
조지 스미스(George Smith, 1840~1876)
길가메쉬 서시시가 기록된 11번째 점토서판 . 대영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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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386537&cid=43005&categoryId=43005 참고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71851&cid=40942&categoryId=32966 길가메쉬 서사시 아마도 중고등학교 수업에서 최초의 문명으로 수메르 문명에 대해서 배웠을 것이고(아마도 지금도 세계사 수업에서는 간단하게라도 다뤄지지 않을까?), 길가메쉬 서사시에 대한 짧은 언급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기억나지 않더라도 세계사에 대한 수업을 조금이라도 접해봤다면 혹은 인류의 기원과 문명에 대한 내용을 간단하게라도 접했다면 수메르 문명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세계사에 대해서 그리고 신화에 대해서 그럭저럭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억하고는 있지만 기억만하고 있을 뿐이고 알고만 있을 뿐이지 딱히 직접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이제야 읽게 되었다. 어쩐지 읽어도 재미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읽기를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역시나 읽으면서 흥미나 큰 재미를 느끼진 못했다. 읽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는 말을 꺼내고 싶고, 길가메쉬 서사시에 대한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정보-이야기들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이 오히려 길가메쉬 서사시 자체보다 더 큰 흥미로움을 느끼게 되었다. 저자는 오랜 기간 연구를 하면서 얻게 된 지식-정보를 알기 쉽게 그리고 재미나게 알려주면서 길가메쉬 서사시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고 인류 문화의 가장 오래된 이야기로서 어떤 식으로 전승되고 이어지게 되었는지를 (그리고 그 이어짐 속에서 어쩐 변형이 있었는지를) 알려주고 있고 이해시켜주고 있다. 신화 그 자체보다는 신화를 둘러싼 이야기들이 더욱 매력적이고 흥미롭게 읽혀지기는 하지만 신화 또한 기묘한 매력과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사람들에 따라서는 지루하게만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읽다보면 무척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저자는 여러 방식으로 길가메쉬 서사시가 이후의 신화-종교에 큰 영향을 미쳤는지 알려주면서 좀 더 특별함을 느끼며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어떤 기원이라는 것을 읽게 된다는 점에서 무척 경이로움을 간간히 느낄 수 있었는데, 길가메쉬 서사시는 그런 의미에서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흥미를 느낄 수 있으면서 아울러 이 신화-서사시가 어떤 식으로 변형되고 이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면 좀 더 흥미를 느끼게 된다. 아직은 덜 성숙한 길가메쉬가 어떤 잘못들을 저질렀으며 어떤 식으로 친구를 얻게 되었는지, 무슨 모험을 했고 어떻게 친구를 잃고 죽음의 공포를 겪었으며 결국 죽음을 받아들이게 되었는지, 읽을 때는 무슨 내용인지 종잡을 수 없기는 하지만 저자의 안내 속에서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보면 기원과 원형을 접했다는 생각에 그 옛날 사람들은 어쩌다가 이런 이야기를 남기게 된 것인지 궁금증만 커지게 된다. 신화를 좀 더 알기 쉽게 풀어내고 있는 후반부의 논의에서 여러 해석들과 상세한 설명은 대충 읽게 되거나 쉽게 지나쳤을 부분들까지 다시금 되짚어 생각해보도록 함으로써 좀 더 신화를 깊이 있게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구성은 무척 마음에 든다. 처음에는 길가메쉬 서사시가 어떤 내용인지 어떤 식으로 발견되고 학자들에 의해서 파악되었는지를 알려주고 있고, 이어서 직접 저자가 해석한 길가메쉬 서사시를 읽도록 해주고 있으면서 마무리로 다시금 이야기를 해석하고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방식은 좀 더 이야기를 음미할 수 있고 생각해보도록 해주고 있다. 전체 이야기 중에서 빠진 부분들이 많아서 조금은 이야기 진행이 들쭉날쭉하게 느껴지지만 인류 최초의 신화-서사시라는 점 때문인지 어떤 이야기들과도 다른 느낌을 받게 되기도 한다. 신화에 대해서 그리고 서사시에 대해서 그 기원과 원형을 접해보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꽤 괜찮은 책읽기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저자의 공들인 노력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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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자 그대로 최초의 신화, 어쩌면 최초의 영웅. 길가메쉬. 삼분의 이는 신이었고 삼분의 일은 인간이었던 왕. 길가메쉬. 처음 접하는 수메르어의 이야기. 그리고 모든 것이 너무나 너무나 오래 전의 이야기. 최초의 이야기인지라 책 제목을 듣고 조금 설레는 느낌이 들었다. 더군다나 점토판의 번역이라니. 이건 너무 멋지지 않은가! 오랜 세월 동안 내려오는 신화의 이야기만도 가슴설레는 일인데 최초의 신화라니! 책을 처음 받아 들고 깔끔한 편집과, 눈을 즐겁게 해 주는 사진 자료가 우선 마음에 들었다. 수메르 신화를 단편적으로 접하기는 했지만 길가메쉬라는 이름조차도 워낙 내게는 낯선 이야기라 글로만은 잘 빠져 들지 않을 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여러 사진 자료가 상당 부분 이런 점을 해소해 주었다. 간간히 점토판 글자를 보여주고 이것이 무슨 글자인지 알려 주기도 하는데, 이런 것을 공부한 저자에게 그저 감탄할 뿐이었다. 조선 시대 때 한글본 고문서라면 더듬더듬 읽어 보기라도 하겠지만, 수메르어를 내가 어찌 알랴! 내가 전혀 알지 못 하는, 내 능력이 전혀 닿지 않는 분야의 자료는 찬탄의 대상이고, 신화라는 세계에 딱 어울리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시원하게 눈에 잘 들어오는 글씨와 편집도 점수를 듬뿍 주고 싶은 부분이며, 적절하게 잘 배치된 주석도 매우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역시 "최초의" 라는 말에 끌린 만큼이나 그 말, "최초의"라는 말은 상당한 무게로 내게 다가왔고, 어쩐 일인지 선뜻 집어들기 힘들었다. 어쩐지 경건한 자세로, 혹은 진지하게 앉아서 최초의 의미, 최초의 영웅의 행적을 심각하게 따라가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던게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게 경건한 자세로 읽지 않아도 좋은 책이다. 매끄러운 문장에 큰 어려움없이 술술 책장을 넘길 수 있었고, 이야기 자체가 상당히 재미가 있어서 (영웅담은 언제 들어도 꽤 재미있다.) 읽는 재미가 있었으며, 최초의 영웅의 인간다운 모습에 씩 웃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또 다시 결론을 말하면, 결국은 마음 한 구석 어디에선가 경건한 생각이 드는 책이다. 왜 나만 벌을 받아야하는가며 절규하며 모든 것들에게 저주를 쏟아 놓는 엔키두. 그리고 죽음을 인정하며 찬사를 고쳐 보내는 그의 모습. 친구이자 형제였던 이의 죽음 앞에서 죽음을 두려워하는 길가메쉬,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고난을 자처하며 방황하는 고독한 그의 모습. 그 무게에 조금씩 자세를 고쳐잡고 읽어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기어나왔다.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면 그것은 이미 인간이 아니다. 그것은 신의 몫이고, 신은 최초의 영웅에게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래서. 최초의 영웅은 결국 인간으로 남는다. 그래서 길가메쉬는 최초의 영웅이다. 신이 아니라. 엔키두를 현명한 인간으로 만들어 준 여인. 엔키두를 야생의 세계에서 빼 내온 엔키두의 연인. 그리고 그를 다시 만들어 낸 어머니와 같은 창녀 샴하트. 신은 신이되, 현명한 신이되, 자신의 능력이 닿지 않는 일이라 무리한 모험을 떠나려는 아들의 여로 앞에서 그저 절절한 축원을 했던 길가메쉬의 어머니 야생 황소 닌순. 몇 천 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하늘의 별들도 그때와 지금과는 다를 것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 두 여인에게 무언가 헌사를 보내고 싶다. 영웅의 뒤안길에서 당신들은 빛나고 있었노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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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메쉬와 관련해 두번째로 읽는 서적인데, 범우사의 "길가메시 서사시"와 비교해 훨씬 풍부한 사진자료와 다양한 내용들을 실어주고 있다. 둘을 간단하게 비교해 보자면, "길가메시 서사시"는 외국인 저자의 상당히 오래된 영문문고판을 2002년경에 번역한 내용이고,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는 신화와 인류학을 전공하신 김산해라는 분이 독자적으로 연구한 결과들을 2005년경에 내보인 것이다. 2010년 5월 3일에 1판 6쇄까지 나왔다. 점토판의 설형문자를 관련자료와 함께 직접 해독하고 계신 분이라 내용이 상당한 신빙성이 있기는 하지만, 고고학에서 발견된 자료들 중 가장 오래됐다고 해서 "최초"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이 좀 비약적으로 보인다. ** 설형문자 : 기원전 3,000년경부터 약 3,000년간 메소포타미아를 중심으로 고대 오리엔트 지역에서 널리 쓰이던 문자. 수메르 인이 만들었으며, 점토판 위에 갈대나 금속으로 새겨 썼기 때문에 문자의 선이 쐐기 모양으로 보인다. (출처 : DAUM 사전) 지금까지 발견된 것들 중 가장 오래된 신화기록이라고 한다면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지겠지만, 고고학은 아직 발굴되지 않은 부분들이 많다고 추측되는데도 단지 가장 오래됐다고 해서 "최초"라고 단정짓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물론 성경이나 히브리 신화, 그리스 신화 쪽에 영향을 줬다고 보기에 충분한 근거가 있어보이긴 한다. 특히 성경이나 히브리쪽과 관련해 약간 비판적인 뉘앙스들이 간간이 눈에 띄는데, 기독교도들이나 유대교도들의 비타협적인 태도때문인지 아니면 지은이가 이들에 대해 과잉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근거자체는 타당하다고 본다. 이런 부분들을 제외한다면 성경과 그리스로마신화 이전의 세계를 살펴볼 수 있게 해주는 재미가 톡톡하다는 게 이 책의 장점이다. 어린 시절 주입식 교육에 찌들어 글자나 암기로만 박혀있는 설형문자라는 것들을 선명한 시각자료로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언제 한번 그 문자들을 그 형태대로 써먹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도 한다. ^^;; 그밖에도 온갖 유물들과 발굴현장들을 사진자료로 볼 수 있어 흥미롭다. 이것저것 살펴보다 보면 그 다양한 유물들이 미국, 영국 등등의 세계의 여러 대학에 흩어져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는데, 지금의 이라크나 그쪽 지역의 사정을 보자면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자기나라 유물이 다른 나라 대학에 가 있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은 아니다.) 길가메쉬 서사시는 영웅이 극복하고자 했던 죽음과 고독에 대한 서사시이지만, 아직 연구가 부족해서인지 불분명한 부분이 많아 보인다. 길가메쉬의 친구 엔키두가 문명화되는 것이 창녀를 통해서라는 게 요즘 상식에서 쉽게 이해될만한 부분은 아니다. 뭔가 배경지식이나 자세한 시대상이 더 필요해 보인다. 그나마 정리될 만한 것들은 초야권, 대홍수 이전과 이후, 여러 신들과 후손들에 대한 역사적 기록들이다. 어설픈 고대영웅이 철부지에서 고뇌하는 왕으로, 필멸하는 인간으로 기록되어 있는 희귀한 자료를 재밌게 서술해 놓은 책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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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김산해/휴머니스트/2005(2020) 서구 신화라고 하면 가장 먼저 그리스 로마 신화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그 이전의 히브리 신화에까지 영향을 준 최초의 서구 신화는 길가메쉬 서사시이다. 이와 결을 좀 달리하는 또다른 최초의 신화라면 이집트 문명에서 비롯된 것 정도가 아닐까. 저자가 국내 최초로 수메르어와 아카드어 원본 즉 점토판에 적힌 설형문자를 기본으로 번역한 책이다. 총 4부분으로 1부는 길가메쉬 서사시의 역사적 배경과 수메르어와 아카드어 점토 판본과 발굴 이야기 등을 담아 이 서사시에 대한 기초 지식을 알려주고 2부는 길가메쉬 서사시의 내용을 10장에 걸쳐 번역한 본론 부분 3부는 길가메쉬 서사시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인류 문화의 원류 이를테면 초야권, 여성으로 인해 남성이 완성되는 과정, 그리고 한정된 생명을 가진 인간의 인생에 대한 이해를 다시금 설명하며 4부는 길가미쉬 서사시와 이후에 등장하는 히브리족 창세기 베레쉬트, 그리스 로마 신화 등과의 비교를 담고 있다. 물론 이 내용은 글 중간중간에도 등장한다. 단순한 번역이 아니라 행간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각주를 달았고 점토판을 비롯한 당대의 멋진 유물들과 유적지들도 사진으로 담아서 이야기에 푹 빠져들 수 있도록 배치하였다. 신화와 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강추. 단, 독실한 히브리 신자라면 읽기에 불편할 수도 있다. ㅎㅎ 사족 :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사실 마지막의 연대표였는데, 수메르 인들은 신들의 천계에서 키쉬로 완권이 내려왔고 23명의 왕이 2만 4510년... 동안 다스렸다고 하며 이후 길가메쉬가 5대 왕이 었던 우르크가 2310년(혹은 3588년. 점토판이 희미하여 해석이 달라지는 듯) 이후 아카드가 다스리는 것으로 나온다. 23명의 왕이 2만 년 이상을 다스렸다는 게 황당하긴 하지만 한 사람이 아니라 같은 이름의 여러 사람일 수 있고 한 사람이 아니라 한 집안 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르크 시대에 오면 길가메쉬 처럼 125년을 다스리기도 하지만 몇 년을 다스리기도 하면서 점차 인간계의 양상을 보인다. 우르크가 멸망하고 아카드 왕조가 처음 시작한 것이 대략 기원전 23세기 쯤이니까 지금으로 부터 4360년 쯤 전이다. 다 합쳐보면 대략 3만년이 넘는 시간이다.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는 대략 30만 전에 출현했으나 석기시대부터 중기 구석기 시대까지는 다른 호모 사피엔스 들 즉 구인류와는 별 다른 생활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후기 구석시 시대에 와서는 유적과 유물이 다양하고 또 양적으로도 폭증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지역적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략 4-5만년 전 쯤부터 이라고 한다. 바로 후기 구석기 시대이고, 다른 호모 사피엔스들은 멸종하고 지금의 현생인류만이 살아남아 번성하기 시작한 때이기도 하다. 아마도 대홍수는 있었을 것이고, 살아남은 자들은 이 이야기를 입에서 입으로 이를 전했을 것이다. 대홍수가 뭔진 모르겠지만, 실제 비가 많이 온 것일 수도 있고 어쩌면 빙하기가 지나 얼음이 녹으면서 홍수가 된 것일 수도 있겠다. 따뜻해 지면서 사람들이 살기에 좋아지고 목축도 하고 농사도 짓게 되고 정주 하면서 문명이 발달하고 도시가 세워지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이렇게까지 생각하고 보니 새삼 대단한 기록이다 싶었다. 더구나 삶과 죽음을 다룬 대서사시가 아닌가. 인간의 철학적 고뇌는 이토록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이다. 누가 썼는지 알 길은 없으니 우선, 이를 기록한 당대의 서기들에게 경배를. 또한 이를 발굴하고 해독한 그러나 요절한 조지 스미스에게도 애도를. 멋지게 번역한 우리나라 번역가에게도 감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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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메쉬이야기는 한 시대를 먼저 살아간 이들이 남긴 사유의 모형이다. 그들은 다만 신화라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사유를 남겼을 뿐이다. 신의 절대성은 항상 유한한 인간들에겐 매혹적인 이야기거리일 수 밖에 없다. 자신들의 능력이상을 계획할 수 있고, 알 수 있으며, 행할 수 있는 신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인간이 풀지 못한 그 이야기를 완성해 나갈 수 있다. 흥미있는 주제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부족함을 드러내 보이는 좀더 인간적인 주제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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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 암기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세계사를 선택하지 않은 것을 여행 안내를 하면서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기초적인 지식이 전무했던 상황에서 독학으로 역사속에 뛰어들게 되었을 때의 그 답답함이란 이루 말하기 어렵다.
급한대로 폴란드사부터 시작했는데 유럽 근,현대사에서 폴란드는 변방이며 약소국이었기 때문에 폴란드사만 가지고는 도통 흐름이 이해가 되질 않아 주변 강대국의 역사를 훓게 되었고, 이후 로마 제국사, 그리스사 그 다음으로 유프라테스-메소포타미아 문명으로 역행하게 되었는데 수년간의 고민과 노력끝에 찾아낸 것이 바로 '수메르 문명'이다. 인류의 뿌리인 '수메르 문명'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그 기쁨이라는 것은 말로 형언하기 어려울 만큼 굉장한 것이었다. 수메르 문명의 서사시 '길가메쉬'는 그래서 한장한장 책장을 넘길때마다 흥분을 가라 앉힐 수가 없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났을 때 마치 흩트러뜨린 퍼즐 조각들이 제자리를 찾아 모양을 갖추듯 이해가 되지 않았던 유럽사와 인류의 흐름이 마치 전기자극을 받아 살아 꿈틀거리는 것처럼 자리를 잡게 되었다.
구약성경의 창세기와 그리스-로마신화를 읽고 있다는 착각은 역으로 '길가메쉬 서사시'가 모티브가 되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단순히 유럽역사의 시작을 그리스부터 시작하는데 그들의 조상이 먼 옛날 떠나온 고향.. 중동의 두 강줄기 사이에 자리잡았던 수메르 문명부터 시작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수메르 인들의 삶의 모습과 종교관을 이해한다면 이후 접하게 되는 고대 유럽사는 훨씬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