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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와 가부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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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을 공부한 사람과 사학을 공부한 사람이 만났다. 그렇게 탄생한 ‘제국주의와 남성성’은 ‘19세기 영국의 젠더 형성’이라는 부제에서도 볼 수 있듯, 해가지지 않는 나라라 일컬어지던 영국의 제국주의 내에 깃들어 있는 가부장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전쟁, 그 중심에 항상 남성과 여성의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이는 충분히 예견 가능한 주제라 할 수도 있다. 제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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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을 공부한 사람과 사학을 공부한 사람이 만났다. 그렇게 탄생한 ‘제국주의와 남성성’은 ‘19세기 영국의 젠더 형성’이라는 부제에서도 볼 수 있듯, 해가지지 않는 나라라 일컬어지던 영국의 제국주의 내에 깃들어 있는 가부장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전쟁, 그 중심에 항상 남성과 여성의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이는 충분히 예견 가능한 주제라 할 수도 있다. 제국주의 역시 또 다른 이름의 전쟁이었으니 말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영국이라는 국가의 이미지 때문인 듯하다. 신사의 나라. 영국인들이 실제로 얼마나 친절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안에 형성되어 있는 고정관념이 참으로 무서운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19세기 영국은 실로 많은 곳에 식민지를 건설하는데 성공했으며, 이들 식민지는 산업혁명으로 인해 남아도는 생산물들을 공급할 수 있는 시장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경제적인 의미의 수탈만이 존재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문화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식민화가 진전되어야 했다. 수많은 영국인들이 식민 영토로 건너갔고, 그들의 대다수는 군인, 즉 남성이었다. 건강한 백인 남성. 그들은 강인한 영국인의 이미지를 식민지인들에게 심어주어야 하는 사명(?) 역시도 담당해야만 했다. 그렇기에 일정 연령에 이르면 가차 없이 영국 본토로 송환되었고, 강렬한 규율을 유지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받았다. 인도의 세포이항쟁은 영국 제국주의의 남성성을 강렬하게 불태우는데 기여(?)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전까지는 많은 이들이 인도 여성들과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렸었다. 갈등을 무마시키고 더 나아가 인도를 영국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는 오히려 영국정부가 장려한 것이기도 했다. 세포이 항쟁 이후 이러한 질서는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영국인 혈통유지(?)에 혼탁함을 가져다주는 결혼은 금지되었다. 그렇다고 하여 식민지 여성과 영국 남성간의 관계가 단절되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성매매라는 수단을 통하여 영국 남성은 식민지 여성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남성의 성욕은 억제될 수 없다는 믿음이 진실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에 대한 제재는 존재하지 않았다. 성매매의 노예로 전락한 식민지 여성들의 목소리는 어디에도 존재치 않았다. 오히려 영국 여성과 아이들을 향한 폭력에 대한 과장만이 존재할 따름이었다. 자신에게 속한(?!) 여성들과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식민지에서의 폭력은 정당화되었다. 자신들은 보호받아야만 하는 존재라는 영국 여성들의 호소가 전혀 존재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가부장성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제국주의의 이름을 가지고 행해진 합법적인... 우생학이라고 하는 분야가 있다. 인류의 두개골의 모양 등을 토대로 우월함과 열등함 등에 대해 논하는... 어디 영국만의 문제겠는가. 제국주의를 정당화하는 기제로서 우생학만큼 좋은 것은 없었다. 사람이라기보다는 원숭이를 닮은 존재로서 그려지고 있는 식민지인들. 하지만 보다 많은 이들이 식민지를 왕래하면서 이와 같은 허술한 진술은 그들의 지배를 뒷받침하기엔 역부족이었던걸까. 쉽게 확인할 수 없는 성기에 대한 집착이 우습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무한한 성욕을 가진 흑인 남성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은 영국 사회에 가부장성을 공고화하는데 충분했다. 강인한 남성상을 강조함과 동시에 한편에서는 ‘집안의 천사’로서의 여성상도 강조되었다. 가정 내에 머무르며 자신의 욕구는 잠재운 체 남성과 아이들에게 안락함만을 제공하는 어머니로서의 역할이 여성들에게 강요되기 시작했다. 이로부터는 당대 영국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던 빅토리아 여왕조차도 자유롭지 못했던 듯 싶다. 그녀는 줄곧 한 남자의 아내이자 아이들의 어머니로서 그려졌으니 말이다. 이외에도 이 책은 19세기의 영국 사회를 그리고 있는 몇몇 소설들에 나타난 강인한 남성성과 가냘픈(?) 여성성을 다루고 있다. 가부장제와 관련된 이야기는 굳이 역사 속에서 찾아보지 않아도 될 것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동시에, 일본의 식민지라는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도 영국-인도의 예는 적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달의 사락 q*****2 2005.04.28.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