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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코(Vico, Giovanni Battista, 1668-1744)는 문화인류학이나 민속학의 선구자로 유럽 지성사에서 중요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에 따르면 역사는 신의 시대, 영웅의 시대, 인간의 시대를 반복한다. 태초의 신의 시대는 호메로스의 영웅의 시대를 거쳐 그리스 · 로마의 인간의 시대에 이르렀으며, 게르만족의 침입으로 시작된 두 번째 신의 시대는 중세 성직자들의 영웅의 시대, 그리고 합리주의로 대표되는 근대의 인간의 시대를 거쳤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순환적 역사관이 합리적인 이론인지 모르겠지만 옛날부터 내려오는 이야기를 나누는 한 방편은 될 수 있겠다. 소설가이자 신화에 관해 많은 글을 쓴 이윤기 작가도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루면서 신의 시대, 영웅의 시대, 인간의 시대로 나눠 살펴보았으니 말이다.
신과 영웅, 인간이 완전 분리되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전체의 흐름이 신, 영웅, 인간으로 나아갈 뿐이지 신의 시대에도 영웅과 인간은 있었고, 영웅의 시대에도 신과 인간은 있었으며, 인간의 시대에도 신과 영웅이 있다. 다만 지금의 시대는 신이나 영웅의 이야기보다 인간의 이야기가 압도적인 것이 사실이다. 르네상스 이후 인간의 이야기가 중심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현대에 들어서는 인간의 이야기이되 인류 보편이 아닌 개인의 이야기가 주로 다루어진다. 영웅의 이야기는 찾아보기 어렵고 신의 이야기도 개인의 구원에 관해서만 주로 이야기될 뿐이다. 그렇다 보니 신과 영웅의 이야기는 판타지로 명맥을 잇고 있다. 선과 악의 두 얼굴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봤지만 신의 영역이 깊이 들어와 있는 ‘마법’에 관한 책이 반가운 까닭이다.
책은 세계 신화와 전설, 민담을 주제별로 정리한 ‘인챈티드 월드’ 시리즈의 한 권이다. 오래 전부터 인간, 신, 요정, 신령, 귀신 사이에서 일어났던 마법 이야기들을 담았다. 아일랜드 신화를 중심으로 그리스, 유럽, 아프리카, 중국 등 여러 나라의 신화를 골고루 살펴보고 있으며, 상상력을 더해주는 세계 명화와 일러스트를 함께 수록하였다. 1장에서는 선도 악도 아니지만 마법을 행하는 주체나 마법을 맞이하는 인간의 자세에 따라 선 혹은 악이라는 결론을 내놓는 마법의 특징을 다루고 있다. 2장에서는 마법에 빠진 인간들이 겪는 고난과 약속을 어긴 사람들이 치러야 했던 마법의 대가를 이야기한다. 3장에서는 마법이 제시한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고 마법의 그물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였다.
세 사람이 화해를 하여 불편한 평화가 얼마 동안 이어지기도 했다. 그중 한 번은 아더왕 명령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마크왕은 아내 부정을 못 본 척하는 남편 노릇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결국 이솔트 방에 앉아 하프를 연주하는 트리스트람에게 독을 바른 창을 던졌다. 이솔트는 날마다 연인을 보살폈다. 독이 온몸으로 퍼진 트리스트람은 아솔트의 눈 앞에서 사라져갔다. 마침내 공주가 사랑했던 젊은 전사는 죽어서 한 줌의 헛된 추억으로 남았다. (26쪽)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로 널 알려진 이야기이다. 마법의 포도주를 마시게 되어 사랑하게 된 트리스탄과 이졸데. 이들은 사랑하면 안 되는 관계였으니 그들의 운명은 둘 다 죽을 수밖에 없었다.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다. 마법과 사랑이 결합하여 강렬한 이야기가 되었고 이 이야기는 수백 년 동안 시인과 예술가, 작곡가를 열광시키며 영감을 주었다. 이와 같이 마법의 이야기는 여전히 우리의 깊은 곳에 들어와 있다. 간절히 바라면 희망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피그말리온의 간절한 소망’, 아라비아의 지니(Jinn)가 나오는 ‘알라딘, 마법의 종을 불러내다’, 신의 인간에 대한 호의와 적대를 보여주는 ‘판도라의 상자’, 하멜른의 ‘마술피리를 부는 사람’, ‘개구리 왕자’, ‘에로스와 프시케’, ‘백설공주의 숲 속 피신처’ 등도 마법의 이야기가 우리와 얼마나 친숙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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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에는 마법이 가진 선과 악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이야기가
소개되어졌다. 특히 마법으로 맺어진 트리스트람과 이솔트 이전이나 지금이나
대단한 사라이야기로 구전되어 왔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들의 사랑은 바로
한 눈에 반하는 마법 약 때문이었다니 놀랄만한 내용이었다. 그래서 결코
사랑해서는 안 되는 두 사람이 사랑에 빠져 버린 것이다.
제2장 마법의 그물에 걸린 인간들 편에도 여러 편이 소개되는데 여기서도 그
유명한 판도라의 상자가 나온다. 인간을 온갖 질병과 고난으로 가득차게
만든 것이 여성이라는 오명을 쓰게 만든 판도라도 결국 마법의 힘에 휘말렸기
때문이었다.
제3장 마법의 굴레에서 벗어나기에서는 우리가잘 알고 있는 동화들이 소개된다.
개구리 왕자, 푸른 수염의 황금열쇠, 에로스와 프시케, 백설공주의 숲 속 피신처,
죽음의 늪에 빠진 처녀들, 시험에 든 아더왕, 마법에 매인 위대한 사랑. 3장 역시
마법 때문에 개구리가 되기도 하고, 유혹당하기도 하여 비참한 최후를 맞지만
위대한 사랑으로 그 고난을 극복하고 행복한 결말을 맞이 하기도 한다.
마법이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보이지 않기에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두려움은
맹목적 추종자를 낳던지 아님. 극단적인 회피자를 낳는다. 우리는 과연 어느
쪽일가. 전자도 후자도 아닌 그 경이로움을 이해하는 쪽이어야 하지 않을까.
과연 지금도 마법은 존재할까. 고대, 중세에 그것이 존재하였으나. 과학이
발달된 지금은 마법은 사라졌다고 한다. 그러나 언제든지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날 수 있다. 왜냐하면 마법이란 그것을 믿는 사람에게는 발휘되기 때문이다. [인상깊은구절] p65 피에서 태어난 아네모네 ==곱다고 여겼던 아네모네가 피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항상 이면에는 이렇듯 우리가 상상하기 힘든 것들이 숨겨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