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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편 우리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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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기억하겠지만 이 영화가 밀던 카피는,   Whoever wins, we lose.   이건데, 이거 거짓말이다.   영화를 보면, 여하간 빈약하나마 '우리편'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한쪽은 생존본능과 그 도구만 탁월할 뿐 고등정신작용을 해 낼 능력이 없는 반면 다른 편은 분명 전사로서의 미덕을 최고로 치긴 하나 맹수 단계에 머물러 있지 않은, 인류 유사의 영혼이 깃든 사회적 각성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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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기억하겠지만 이 영화가 밀던 카피는,

 

Whoever wins, we lose.

 

이건데, 이거 거짓말이다.

 

영화를 보면, 여하간 빈약하나마 '우리편'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한쪽은 생존본능과 그 도구만 탁월할 뿐 고등정신작용을 해 낼 능력이 없는 반면 다른 편은 분명 전사로서의 미덕을 최고로 치긴 하나 맹수 단계에 머물러 있지 않은, 인류 유사의 영혼이 깃든 사회적 각성체이다. 살인 강도라고 해도 아야어여는 알아 듣겠지만 사자나 스라소니하고는 가위바위보도 못하는 것 아닌가? 그러니 플랭카드의 구호만 거짓이 아니라, 제목도 두 임잣말이 뒤바뀐 엉터리인 셈이다. '프레데터'라, 사실 에일리언 쪽이 소울리스한 포식기계란 점에서 제뉴인 프레데터일 것이고, 반대로 에일리언이란, 그 단어의 여러 뜻 중 stranger라는 의미에 집중할 때 오히려 프레데터라고 이름 붙여진 그 종족에게 잘 어울린다. 소위 프레데터는 여하간 다른 별에서 왔다 뿐이지 우리처럼 팔다리도 있고 말도 하고 친구 혹은 상하 관계도 제들끼리 나름 복잡하게 맺는다는 점에서, 호모사피엔스에게 지구별에서 손님 대접도 받을 자격 있는, 그냥 이방인(스팅도 지가 에일리언이라고, 뉴욕의 낯선 국외자라고 읊조리는 노래까지 부른 적 있다) 이상의 무섭고 낯설기만 한 존재는 아니며, 잘만 구워삶으면 전략적 동반자 관계도 맺을 수 있다. 반면, 우리 얼굴에 빨판을 붙이고 신체로 침투한 뒤 가슴뼈와 살결을 으깨고 헤쳐 나오는 무서운 식인 괴수들이야말로 다른 해석의 여지 없는 명칭 '프레데터'에 값하는 애들 아닐까? 허나 언어는 어디까지나 사회적 약속이니 아무리 합리적인 이유를 갖다 붙인다 해도 시니피에와 시니피앙을  일개인이 뒤바꾸는 건 방자하고 어리석은 일이다. 그가 김해경 같은 문학적 천재라고 해도 승인은 수 세대가 흐른 후 많은 제약이 붙은 채로 간신히 떯어지는 게 통례니까 당분간은 자제할 밖에.

 

에일리언, 그리고 프레데터라. 카. 로고는 정직하지 못한 엄살을 부리는 중이지만, 이 파괴적이고 비비드한 캐릭터들 중 어느 한 놈만 제대로 띄웠어도 영화는 살고 자본은 win하는, 셀링 아이템 그득한 벤처에 순풍까지 불어주는, 땅짚고 헤엄치기 격의 꽃놀이패에 다름 아니었다. 대체 이 캐릭터에 열광하며 자란 이들이 얼마며(어느 나라건 요 또래들이 머릿수가 많고 잘 뭉치며 공통 관심사가 많다. 그보다 윗세대는 놀지 못하고 자란 불행한 세대, 그 손아래들은 보다 파편화한 취향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 농익은 시장의 단물이 다른 바닥과 비교가 되는 수준이 아니었다는 소리. 그런데도 이 영화는 그 호조건을 조금도 못 살리고, 문자 그대로의 의미에서 본전도 못 찾은 빈약한 흥행고에, 덤으로 추억의 손상이라는 정신적 피해를 입은 키덜트들의 원성까지 떠안아, 차라리 stay하여 다음 판을 기다리는 만도 못한 결과를 낳았다. last resort는 말 그대로 화급의 경우에나 진중히 열어보는, 무후로부터 내려받은 귀하디귀한 금낭인데, 그걸 왜 허접한 술판에서 해장국 받침으로 쓰고 그것도 모자라 게다 토하고 버리느냐 이 말씀이다. 그건 엄밀히 말해서 20세기 폭스의 일개 상표권 대상도 아니고, 전 세계 특정 세대가 총유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공개념적 무체재산권이다. 아닌가? 우리가 맘먹고 그거 싹 안 보러가기로 작심하면, 영감탱이들이 구경갈 건가 아님 애들이 대신 열광해 주겠는가? 애들이라면 부모 손 잡고 온 무리가 아닐진대 관심 가질 층은 오타쿠 아니면 빵셔틀밖에 없다. 걔들 보통 돈 없다.

 

이 영화는 보다 공들인 CG에, 시고니 위버나 아놀드 같은 배우의 성의있는 캐스팅, HR 기거 같은 초일류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예술작품으로 재탄생되어야 한다. 팀 버튼의 완성도 높은 버전이 이미 있었으나, 보다 원작의 분위기에 충실한 순정품이 아쉬워서 15년만에 비싼 돈 들여 리메이크를 내놓은 워너의 장인 정신과 고객 사랑을 반이라도 본받을 일 아닌가 말이다. 고객에게 이유도 없이 때아닌 사보타지, 관객 모독을 일삼은 폭스의 맹성을 촉구하며, 미운 놈 별 많이 준다는 깊은 도량과 심산으로 평가는 저리 하고 끝내겠다.

 

Whoever wins, both of you we will love .

s****o 2011.02.19. 신고 공감 4 댓글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