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나나 소설을 읽을 때면 항상 서늘한 무언가가 생각난다. 언해피 엔딩보다는 해피 엔딩이 더 많은게 분명한데 책을 읽는 내내 내 발은 서늘하다. 딱 이런 계절이었던 것 같다. 추위가 잠식해 들어오는 가을과 겨울의 교차점. 연도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차가운 날 처음 만났다. 바나나의 소설과. 희한한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바나나..? 먹는 바나나..?'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을 그런 이름으로 하고 싶어서 '바나나'라는 예명을 지었다는데.. 서늘한 발과 약간의 감기기운과 함께한 바나나의 소설들은 흥겹고, 아련하고, 안타깝기도 하다가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그렇게 난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바나나의 소설에 빠져들게 된 거다. <키친>을 읽고 감상문을 쓰려던 친구가 이렇게 물었었다-이거 좀 이상해. 이런 것도 가족이라고 해야 할까? "그럼, 가족이지. 그런게 진짜 가족이야."키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