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이야기는 나폴레옹과 아직 전쟁을 하고 있던 1800년대 초반, 영국에 마법을 다시 돌아오게 하려는 마법사 노렐과, 우연히 마법사가 되어 그의 제자가 되는 조나단 스트레인지의 이야기이다. 중반부, 웰링턴 공작의 마법사가 되어 프랑스와의 전쟁에 종군하는 조나단 스트레인지 이야기가 굉장히 흥미롭지만, 이 책의 놀라운 점은 과거에 영국에 있어왔던 요정 전설 (반지의 제왕 이후에 나온 엘프 이야기가 아닌, 피터팬의 팅커벨 같은 도움되는 요정이 아닌, 장난꾸러기에 마법을 부릴 수 있지만 결국 인간의 뒤통수를 치는 음험한 요정들)에 기반한 이야기라는 점인데, 원래 있었던 전설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어느 것이 진짜이고 어느 것이 작가의 상상인지 분간이 힘든 수준으로 자유롭게 과거를 인용해 간다는 점이다. 시치미를 뚝 떼고 요정의 왕이 북잉글랜드를 지배하던 시절을 이야기하면서, 멀린과 시저를 은근 슬쩍 섞어내고, 웰링턴의 전쟁에 고야의 그림, 워털루 전쟁에서 늦은 프랑스 장군의 이야기까지, 어떻게 봐도 현실이 아니지만 그럴싸하게 그려내고 있는 풍경이 감탄스럽다. 특히나 정치가들을 그려내는 솜씨가 상당하여 영국의 초대 수상이었던 월폴 경의 손자가 실제로 이 당시의 정치가였는지 아니면 극적 창작인지가 궁금한 지경이다. 영국의 두 마법사 조나단 스트레인지와 노렐의 활약과 갈등, 반목도 재미 있지만, 주변 인물들의 존재감도 대단하다. 월폴 경의 아내 레이디 폴과 스트레인지의 부인 아라벨라 스트레인지는 이야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지만, 사실상 요정 파트의 주인공이나 다른 없는 스티븐 블랙은 주인공들보다 더욱 주인공 같으며, 별로 등장 장면이 많지도 않은데 씬 스틸러 급인 칠더마스와 빈큘러스, 그리고 중요한 화자중 한명인 존 세군두스 등 세세한 인물들이 살아 움직인다. 요정 잃어버린 소망의 스케일 큰 마법도 그렇지만, 주인공보다 주변인물들의 활약으로 끝나는 결말이 굉장히 훌륭하다. 심지어 노렐한테 빈대 붙은 드러라이트와 라셀러스가 나중에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