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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물건에는 누군가의 기억이 스며 있다.
"모든 물건에는 누군가의 기억이 스며 있다." 내용보기
※ 본 포스팅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10기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옛말에 남이 쓰던 물건은함부로 집에 들이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쓰던 사람의 기운이 물건을 따라가서물건을 가져가는 사람에게나쁜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는 괴담은누구나 익히 들어보았을 것이다.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물건에 꼭 안 좋은 기운만 남는 것은 아니다.어릴 적부터 항상 애지중
"모든 물건에는 누군가의 기억이 스며 있다." 내용보기
※ 본 포스팅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10기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옛말에 남이 쓰던 물건은
함부로 집에 들이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쓰던 사람의 기운이 물건을 따라가서
물건을 가져가는 사람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는 괴담은
누구나 익히 들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물건에 꼭 안 좋은 기운만 남는 것은 아니다.
어릴 적부터 항상 애지중지하던 애착 인형에는
따스했던 추억이 담겨있고,
할머니가 생전에 늘 끼고 다니던
반지나 팔찌를 지니고 있으면
나를 지켜주는 듯 든든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꼭 특별한 사연이 없더라도
내가 매일 사용하는 손에 익은 물건에는
자연스레 나의 일상이 스며든다.
사용하는 사람의 습관이나 손길에 따라
모양이 바뀌고 손때가 타기도 하면서,
대단한 일상이 아니라 하더라도
차곡차곡 쌓아온 시간의 흐름 아래
물건은 어느덧 나를 연상시키고
혹은 나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존재가 된다.

그렇기에 누군가가 사용했던 물건은
어떻게 보면 무섭다기 보다
한 사람의 인생, 일상이 담겨있는
'일기장'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물건을 통해서 이 물건을 사용했던
사람을 짐작하고 헤아리며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생각에서 모티브를 얻어
작가는 이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했다.
오래된 물건에 담긴 기이한 이야기,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묵은 감정을 끄집어내며
'골동품점'이라는 공간과 엮어
기담 형식으로 만들어 낸
범유진 작가의 《호랑골동품점》이다.

'귀신이 들린 가게'라는 소문과
밤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만 영업하는
골목 한편의 작은 가게 '호랑골동품점'

어쩐지 비상한 느낌의,
눈썹 한가운데 희 털이 돋아나 있는
이유요와 삽살개 동이 지키는 이 가게는
특별한 물건들 투성이다.

성냥이나 그림자 인형,
오래된 공중전화기나 래빗스 풋,
짚인형이나 콩주머니 같은
오래되고 누군가의 손길이 닿은 물건으로,
사실 한恨이 깃들어 있기도 하고
숨겨진 기억을 품고 있어
누군가를 향해 가지고 싶게끔 손길을 뻗는다.

물건 속에 있는 숨은 기억이
비슷한, 혹은 같은 '외로움'을 가진
손님들을 만나며 바깥으로 건져내지고,
이를 가게 밖으로 가져나가는 손님으로 인해
낡은 인연은 새로이 꿰매지기도 한다.

자의 혹은 타의로 물건을 곁에 두며
자신이 각자 짊어진 외로움을
해소하고자 하는 등장인물들의 사연은
미스터리하고 쭈뼛 소름을 돋게 했지만,

가정폭력, 노동인권, 여성 혐오,
외모지상주의, 계급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어
굉장히 현실적이라는 생각에 신선했다.

그렇기에 등장인물을 통해
묵은 감정을 해소하고,
사회의 문제를 꼬집기도 하며
다시 골동품점으로 돌아오는 물건들을 보며
통쾌하고 속 시원한 쾌감을 느낄 수도 있었다.

자신과 비슷한 한이 응축된 사람을 끌어들여
그들의 손을 통해 가게를 벗어나려 하는
골동품점의 물건들.

그 물건을 가게 밖으로 이끈 등장인물들은
물건을 통해 자신이 저지른 과거의 잘못에
벌받거나 고통스러운 결말을 맞이하기도 하며
혹은 옥죄고 있던 현실이나 위험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힘을 얻기도 한다.

얼핏 각각의 물건이 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물건이 애써 인물들을
움직이려 하거나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물건들이
어떤 '신묘한 모습'을 보인 것인지
혹은 물건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마음속에 가라앉혀 두었던
묵은 앙금과 같은 감정을 끄집어내며
스스로가 만들어낸 환상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물건으로 인해
그들이 스스로의 과거,
그리고 외면했던 감정을
다시 마주하고 끄집어냄으로써
타인과 공감하고 연대하기도,
혹은 죄책감을 느끼고 반성하거나
힘들었던 시간을 털어내었다는 것이다.

각 '물건'에 얽힌 이야기를 읽어가며
우리는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듯싶지만
서로 끊어진 것이 아니라 이어져 있는
연대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다양한 시공간 속 사람들의
분노, 그리움, 애수와 같은 감정을 마주하고
상처와 회복, 치유의 과정을 함께 겪으며
위로와 깨달음을 얻는 시간이기도 했다.

환상과 한이 담긴 호러 이야기이지만,
각 사연의 끝에서는 어쩐지
마음이 따뜻해지고 포근해진다.
마냥 밝지는 않지만 인간에 대한 연민,
불온한 감정과 힘을 '정화'하는 과정은
마음속 어딘가에 외면하던 감정을
다시 들여다보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물건에 담긴 사연을 전하며,
그 물건들의 한恨을 달래주는
호미 '이요유'의 존재처럼
조금만 시선을 넓혀 주변을 둘러보면
우리 주위에 마음 앓이를 하거나
각자의 외로움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서로에게 '호미'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기도 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비상한 물건은 아닐지라도,
우리의 일상에서 만나는 수많은 물건에
지금도 계속해서 사연이 쌓이고
각자의 감정이 녹아든다 생각하니
앞으로 마주할 물건들을
새삼스러운 시선으로 보게 될 것 같다.
이달의 사락 2*****u 2025.04.23.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호랑골동품점, 범유진 지음
"호랑골동품점, 범유진 지음" 내용보기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어두운 밤, 세상은 잠잠해지고 우리는 하루를 마무리하며 누군가의 아픔을 잠시나마 잊는다. 하지만 이 시간, 대다수의 가게들이 문을 닫고 어두운 골목이 침묵 속에 잠길 때, 한 곳에서는 특별한 일이 일어난다. 바로 호랑골동품점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다. 평범한 골동품점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곳은 우리가
"호랑골동품점, 범유진 지음" 내용보기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두운 밤, 세상은 잠잠해지고 우리는 하루를 마무리하며 누군가의 아픔을 잠시나마 잊는다. 하지만 이 시간, 대다수의 가게들이 문을 닫고 어두운 골목이 침묵 속에 잠길 때, 한 곳에서는 특별한 일이 일어난다. 바로 호랑골동품점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다. 평범한 골동품점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곳은 우리가 잊고 살았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모은 공간이다. 그 이야기들은 단지 물건에 묻어 있지 않다. 물건 하나하나가 겪어온 고통과 외로움, 원한과 아픔을 담고 있으며, 그것들이 서로 이어져 한 세상,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 간다.

이곳의 물건들은 그저 오래되고 낡은 것들에 지나지 않지만, 그 속에 묻어 있는 사연들은 현실을 넘어선 감정과 연결된다. 이 소설은 호러나 미스터리의 장르 같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깊이를 지닌다. 겉으로는 으스스하고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그 속에는 이 세상에서 잊힌 존재들, 고통과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품고 있는 갈망과 위로의 메시지가 숨어 있다.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물건에 얽힌 이야기를 따라가며, 그것들이 전하는 고요한 위로의 손길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위로의 손길은 결국 우리가 삶에서 찾고자 하는 가장 인간적인 감정, 사랑과 연대의 형태로 다가온다.

<호랑골동품점>은 물건만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잊힌 영혼들이 쉴 수 있는 마지막 안식처다. 여기서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결국 그 이야기는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깊은 교훈을 품고 있다. 고통과 상처 속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어루만지며 치유할 수 있는지를 말해준다. 호랑골동품점은 그야말로 우리가 잊고 있던, 혹은 외면해왔던 인간의 본능적인 교감의 공간이다. 이 소설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네가 겪은 고통은 그저 지나가는 한 부분일 뿐, 그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만날 수 있다." 작은 메시지들이 결국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발견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 되는 것 같다.

호랑골동품점의 이야기는 각기 다른 물건을 매개로 전개된다. 그 물건들은 일게 골동품만이 아니라, 과거의 슬픔과 고통, 사랑의 단편들이다. 성냥갑에서 들려오는 영국의 어린 노동자들의 비극적인 죽음의 이야기, 그리고 그로 인해 그녀들의 영혼이 무엇인가를 외치고 있는 장면은 단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이 성냥갑을 훔치고 난 후, 그 억울하게 죽은 소녀들의 목소리에 시달리게 되며, 자신이 외면했던 고통을 다시 직면하게 된다. 이 사건을 통해 자신의 무심함과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되돌아보게 된다. 성냥갑이 주는 메시지는 너무도 강렬하다. "너의 고통은 소리 없이 지나가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외치고 있다."


이처럼, 호랑골동품점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이야기들을 통해 사람들에게 위로와 깨달음을 선사한다. 각기 다른 시대의 인물들이 물건과 마주하며 삶의 위기를 맞이하고, 그 물건이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조금씩 변화를 경험한다. 한 공중전화기의 신비로운 능력에 의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게 된다. 그리고 그 전화기 속에서 친구의 목소리를 듣고, 그는 다시 삶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가 느낀 변화가 초자연적인 사건에 의한 것만이 아니라, 친구의 목소리라는 인간적인 교감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소설은 초자연적인 사건들 속에서 인간의 진정성과 연결될 수 있는 순간들을 그려낸다.

물건들은 저마다 고유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 물건들과 마주하는 인물들은 결국 각자의 상처와 마주하며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경험한다. 어떤 이는 사회적 시선에 찢겨 나가는 직장인으로서 자아를 잃어버리고, 어떤 이는 악의의 희생양이 되어 자신을 끊임없이 책망하고 있다. 그들은 마침내 호랑골동품점에서 만난 물건들과의 교감을 통해, 자신이 그토록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을 다시 찾아가게 된다. 그 물건들이 가진 이야기는 과거의 고통만을 되새기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내면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작은 불씨가 된다. 그 불씨는 다시 인간 관계와 연결되어, 비로소 치유의 과정으로 이어진다.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점은 물건들이 결코 능동적으로 사람을 조종하거나 해를 끼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오래 묵혀두었던 감정을 끄집어내고, 그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스스로 마주하지 못했던 감정을 드러내게 하고, 그것을 치유하는 것은 결국 물건이 아닌, 그 물건을 통해 다시 찾아낸 인간적인 연대이다. 이 연대의 힘은 소설 속 등장인물들에게 강력한 변화의 원동력이 된다. 물건이 전하는 이야기는 그저 과거의 한 부분일 뿐, 그 이야기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감정을 공유하며 삶을 새롭게 이어간다.


책은 감정을 치유하는 이야기를 넘어서, 우리가 매일 겪는 고통과 아픔 속에서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은 성찰을 준다. 이 소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아주 간단하다. 바로 사랑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사랑을 주면, 그거 하나로도 세상은 달라진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찾아야 할 진리다.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의 아픔을 나누며, 또 다른 이의 아픔을 인정해 주는 것. 그것이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 소설을 읽고 나면서, 나는 내가 또 다른 누군가의 호미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호미는 특별한 인물이 아니다. 그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고통을 이해해주고,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존재이다. 우리는 모두 그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작은 기적들이 모여, 세상은 점차 따뜻해진다. 나 또한 언젠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이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우리가 세상에서 필요한 이유일 것이다. 우리가 겪은 상처는 결코 단지 우리만의 것이 아니며, 누군가와 나누어야만 진정으로 치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서로를 통해 치유되고,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완성되어 간다. 그리고 그 치유는 말 한마디, 손 한 번의 따뜻한 접촉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렇게 우리 모두, 조금씩 ‘호미’가 되어가는 것이다. 

이달의 사락 p****r 2025.04.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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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 골동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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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신기한 그림체와 골동품이라는 것이 신비로워서 읽게 되었다. 이책은 골동품 점에서 한이 깃든 물건을 보관하면서 그곳에서 진정 시키는 곳이라는 것으로 추측된다. 그곳에는 여러가지 물건이 있다. 토끼발 키링 공중전화기 성냥 이상한 인형 짚 제웅 그리고 연도 불명 콩주머니 까지 이물건들은 모두 각각에 사연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골동품점에 들어와서 이물건에 손을
"호랑 골동품점" 내용보기
이책은 신기한 그림체와 골동품이라는 것이 신비로워서 읽게 되었다. 이책은 골동품 점에서 한이 깃든 물건을 보관하면서 
그곳에서 진정 시키는 곳이라는 것으로 추측된다. 그곳에는 여러가지 물건이 있다. 토끼발 키링 공중전화기 성냥 이상한 인형 짚 제웅 그리고 연도 불명 콩주머니 까지 이물건들은 모두 각각에 사연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골동품점에 들어와서 이물건에 손을 대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누군가는 신기한 경험을 누구는 평범하게 누군가는 큰 봉변을 당했다. 이골동품 점은 신기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감상평: 이책은 여러가지 물건들을 가지각색으로 잘 표현 했다고 생각한다. 난 개인 적으로 공중전화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곳은 한 무명 배우가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곳에 있는 공중 전화기를 팔기로 한다. 그리고 호랑 골동품 점에서 가져가기로 하고 그날 저녁 그녀는 공중전화기로 죽은사람에게 전화를 걸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먼저 떠난 자신의 연극단에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공중 전화기에서 자신의 친구 목소리가 들려 서로 대화를 하는게 감동적이고 기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끝~~~

#연말리뷰
m********y 2025.12.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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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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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 서평단으로 읽을 책을 신청하면서 읽을까 말까 고민하면서 신쳉한 책이다. 잡화점, 편의점, 도서관 등등이 붙은 판타지소설류일 거라 짐작해서 내내 심심풀이용이지 않을까, 했다. 책소개 살펴보니 '발칙한 이야기'라는 청예 작가님 추천사가 있어 그럼 읽어보겠어, 마음 먹은 책.역시나 내 촉 아직 쓸 만하다. 한(恨)이라는 우리 고유의 정서를 테마로 한 것도 마음에 들고,
"과거와 현재의 인연" 내용보기

한겨레출판 서평단으로 읽을 책을 신청하면서 읽을까 말까 고민하면서 신쳉한 책이다. 잡화점, 편의점, 도서관 등등이 붙은 판타지소설류일 거라 짐작해서 내내 심심풀이용이지 않을까, 했다. 책소개 살펴보니 '발칙한 이야기'라는 청예 작가님 추천사가 있어 그럼 읽어보겠어, 마음 먹은 책.
역시나 내 촉 아직 쓸 만하다. 한(恨)이라는 우리 고유의 정서를 테마로 한 것도 마음에 들고, 최근 내 개인적 화두인 사적복수나 응징과도 연관된 이야기라 너무 흥미로웠다. 일단 이야기의 흡입력이 대단하다. 우리나라 젊은 여성 작가들 재능 무슨 일이야, 싶다. 또 놀라고 반하고 부럽고 기쁘다. 하긴 우리도 노벨문학상 보유국이니까.

호랑이 기운은 시리얼에만 깃든 게 아니다. 진짜 호랑이 기운이라 하면 세상의 악을 물리치고 죄를 벌하는 것이어야 응당마땅고도리일 것이다. 호랑이의 눈병을 고쳐주고 눈썹을 선물받은 호미(虎眉)와 2대 호미 이유요, 구미호인 '화', 이유요가 할아버지라 부르는 나이든 개의 모습을 한 산의 정령 '동'. 이들은 밤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 문을 여는 기이한 가게 '호랑골동품점'에서 누군가의 한과 운명이 서린 오래된 물건들을 지키며 생활한다.

사부 호미가 호랑이의 주문대로 어린 아이 이요유를 구한다는 요약만 나오고 자세한 이야기가 생략된 채 진행되는데, 이요유의 사연은 4장 '럭키 래빗스 풋'에 나오니 쭈욱 읽다보면 궁금증이 풀릴 거다. 생과 사. 삶이 짧을수록 죽음을 실감하는 게 어렵다는, 힘 있고 특별한 친구들이 있다 한들 열다섯 살이 혼자 사는 건 너무 힘든 일이었다는 이유요의 말이 오래 남는다.

응당마땅고도리 김금순 배우님 주연한 영화 <정순>도 떠오르고, 김의경 소설 <콜센터> 속 지친 노동자들도 생각나고, 드라마 <모범택시>, <더글로리> 속 사적복수가 오버랩되는 소설이다. 성냥, 인형, 공중전화기, 토끼 발 부적, 짚인형, 콩주머니까지 억울한 이의 혼이나 원령, 저주가 서린 물건들의 이야기를 수집하느라 범유진 작가님 자료 조사 엄청 했겠다. 어떤 물건이든 기억이 깃들어 타인의 일기장을 엿보는 듯하다는, 오래된 것에 끌린다는 작가를 응원한다. 치앙마이 골동품점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상실과 고독으로 힘든 시기를 겪는 이들에게 다정한 위로가 될 것 같다.

줄거리를 이야기하는 순간 스포가 될 소설이라 리뷰도 여기까지만. 귀신, 혼, 낡은 물건, 기담, 그리고 우정과 사랑, 의리와 정의에 끌리는 독자라면 무조건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잠시 이곳을 떠나 다른 세계를 여행하며 후련하고 개운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


"박서현의 극본을 무대에 올릴 것이다. 이야기가 끊어지는 것이 죽음이라면,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무대 위에서는 영원히 함께일 수 있다."어..... 꽃 폈다."흔들리던 가지 끝에 새하얀 꽃 한 송이가 피어나 있었다." 142p

오래된 것에 끌리면 기이한 것 역시 사랑하게 되는 법인지라 기담 형식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이 글은 외로움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호랑골동품점》을 읽는 동안 여러분이 조금 덜 외로웠으면 좋겠습니다.
-작가의 말
 



#호랑골동품점 #범유진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0기 #기담 #물건에담긴기억 #인연
b*****1 2025.04.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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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골동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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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한겨례출판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여행 길에서 뜻하게 않게 뒷골목에 있는 골동품점을 발견한다. 한 켠에 먼지를 머금은 채 골동품이라는 오래된 물건들이 때론 말을 걸기도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했을 법한 그리고 뒷골목 골동품점이라는 곳에 오기까지 많은 이야기들이 담긴 듯한 표정으로 다음 손님을 기다리는 듯하다. 흔히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물
"호랑골동품점 " 내용보기

* 본 서평은 한겨례출판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여행 길에서 뜻하게 않게 뒷골목에 있는 골동품점을 발견한다. 한 켠에 먼지를 머금은 채 골동품이라는 오래된 물건들이 때론 말을 걸기도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했을 법한 그리고 뒷골목 골동품점이라는 곳에 오기까지 많은 이야기들이 담긴 듯한 표정으로 다음 손님을 기다리는 듯하다. 흔히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물건에는 그것을 사용한 사람의 온기가 베어있다고 말한다. 물건에는 누군가의 인생이 담겨 있기도 하다. 범유진의 장편소설 <호랑골동품점>에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골동품들이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호랑골동품점은 어떤 곳일까? 밤 11시에서 새벽 4시까지 문을 여는 곳. 주변에서 귀신 들린 가게라고 불리는 곳. 사람들이 깨어나는 시간에 잠들어 있다가 밤이 되면 깨어나는 곳이다. 이야기는 아주 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산의 주인인 백호가 눈병에 걸렸다. 한 청년이 백호의 눈병을 치료해줬고 백호는 고마음에 자신의 속눈썹을 뽑아 청년의 눈썹에 심어준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구하라는 이야기를 남기고 백호는 떠난다. 새하얀 눈썹의 청년은 호미라고 불렸다. 사람들이 수상쩍은 물건을 가지고 호미의 집에 찾아왔다. 왜? 청년의 집에 가기만 하면 말썽을 부리던 것들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물건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호미는 물건들을 가게에 놔 두며 거래를 하도록 했다. 호미의 가게를 일컬어 호랑골동품점이라고 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간과 공간 구성이 돋보인다. 소셜네트워크에 수상한 골동품점인 호랑골동품점이 알려지게 된다. 궁금함을 이기지 못한 사람들은 밤 11시에서 새벽 4시까지 문을 연다는 소문에 그곳을 방문하게 된다. 19세기, 영국 브라이언트앤드메이 성냥의 이야기로 호랑골동품점은 문을 연다. 콜센터에 근무하는 김규리는 담배에 불을 붙이기 위한 성냥을 호랑골동품점에서 구입한다. 흰 눈썹이 나 있는 이유요가 중성적인 저음으로 김규리를 맞이한다. 바구니 안에 성냥갑이 나를 가져, 나를 가져가라고 김규리에게 말을 건넨다. 김규리는 자기도 모르게 성냥갑을 움켜쥐고 가게를 뛰쳐나온다. 일명 도둑질이다. 콜센터 동료 이미선의 죽음을 알게된 김규리는 그것이 산업재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김규리가 들고 나온 영국 브라이언트앤드메이 성냥은 19세기 성냥 공장에서 일하던 소녀들에게 인중독성 괴사를 일으켰던 일을 호랑골동품점 이유요에게 듣는다. 천으로 턱을 감싼 소녀들, 그리고 성냥. 원혼이 서려 있는 성냥. 그 후에 성냥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총파업해서 백린 사용 금지에 대한 베른 조약이 체결되는 일로 마무리된다. 김규리가 마지막에 불 붙은 흡연실 문을 닫고 나오는 장면이 섬뜩하다. 산업재해로 죽은 동료 이미선을 위한 마지막 배려처럼 보인다. 이처럼 호랑골동품점에는 저마다의 한이 깃든 물건들이 등장한다.

19세기 영국 브라이언트앤드메이 성냥,
19세기 그림자인형 와양쿨릿,
1977년 체신 1호 벽괘형 공중전화기,
1950년대 럭키 래빗스 풋,
17세기 짚인형 제웅,
연도 불명 콩주머니까지.

물건 속의 숨은 기억을 건져내어 낡은 인연을 꿰메는 역할을 담당하는 호랑골동품점.
흰 눈썹이 있는 이유요와 삽살개 동이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름돋고 오싹하게 느껴진다. 소설 전반을 감싸고 있는 섬뜩한 이야기는 섬뜩함에서 그치지 않고 노동인권(산업재해), 외모 지상주의, 가정폭력, 학교폭력, 계급 문제를 언급한다. 기막힌 순간에 호랑골동품점의 물건들이 주인공들을 돕거나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벽괘형 공중전화기에서 죽은 친구의 목소리를 마주한다거나, 럭키 래빗스 풋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엄청난 일들을 겪고, 짚인형에게 이제 그만 저주를 멈춰달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실제로 호랑골동품점과 같은 곳이 있다면 어떨까?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끝내 물건에 담긴 한을 알게 되며 오래된 물건을 함부로 대하는 일들은 없으리라. 이야기가 담긴 물건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처럼 주변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는 일들도 사라져야 하겠다. 혐오, 증오, 분노가 대세가 되어버린 요즘 시대에 <호랑골동품점>은 단 한 사람이라도 사랑을 주면 세상은 아름답다는 것을 증명한다. 백호의 눈병을 고친 하얀 눈썹의 호미처럼 누군가에게 건넨 호의가 언젠가 돌아오게 된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주변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시기이다. 소설 속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다시금 일어설 힘을 받는다.



#호랑골동품점 #범유진 #장편소설 #한겨례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0기



w*********e 2025.04.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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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골동품점』 :: 외로움은 결국 사랑을 느껴본 자만이 알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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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가장 오래된 기억이 담겨있는 물건을 묻는다면, 기모노를 입은 여자 아이 모형의 도어벨 종이다. 아빠가 일본 출장을 다녀오셨을 때, 처음으로 받은 선물이었던 것 같다. 어쩐지 본 소설을 읽고 나서 이게 맨 처음 생각났다. 그 외에도 오랜 시간 손때가 묻어있는 편지, 갖고 놀던 나무 인형, 너무나 소중해서 아끼고 아낀 덕에 몇십년이 지난 뒤에도 닳지 않은 색연필 세트. 오래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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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가장 오래된 기억이 담겨있는 물건을 묻는다면, 기모노를 입은 여자 아이 모형의 도어벨 종이다. 아빠가 일본 출장을 다녀오셨을 때, 처음으로 받은 선물이었던 것 같다. 어쩐지 본 소설을 읽고 나서 이게 맨 처음 생각났다. 그 외에도 오랜 시간 손때가 묻어있는 편지, 갖고 놀던 나무 인형, 너무나 소중해서 아끼고 아낀 덕에 몇십년이 지난 뒤에도 닳지 않은 색연필 세트. 오래된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고 보관한다. 물건은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을 담고 있으며 나와 그를 연결하는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부질없는 것을 알면서도 놓지 못한다. 나는 언제나 누군가의 곁이 필요해서, 기댈 이를 찾지 못하면 늘 무언가로 향했다.


- 집에서도 유치원에서도 놀이터에서도 혼자였던 날들, 그 시절의 기억은 정지운에게 흐릿했다. 아마 그다지 즐거운 일도, 충격적일 만큼 슬픈 일도 없었던, 밋밋한 날들이었기 때문이리라. 그렇지만 단 하나 서현이란 이름은 선명하게 기억했다. (p.123)


소설 속 등장인물들도 마찬가지다. 브라이언트앤드메이 성냥과 그림자 인형은 스산함과 따스함을 오간다. 선의는 불꽃이 되어 무너질 법한 이를 일으켜 세우고, 마음이 부서진 이들의 분노는 그림자가 되어 악의를 집어삼킨다. 소외된 이들이 모여 서로를 감싸안아 외로움을 벗어난다. 그의 시작과 끝은 호랑골동품점이다. 이유요 역시 외로움을 견뎌낸 사람이기에.


- 거짓말이었다. 그저 무서웠다. 언젠가 혼자가 된다는 사실이. 붉은 달빛으로 심장을 꿰메어 붙인 날이었다. (p.223)


- 이유요는 잠시 말을 멈추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단어를 천천히 골라내었다. 이런 상황이, 감정이 처음이라서 단어 하나하나가 매우 느리게 문장으로 조립되었다. (p.257)


소설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곳의 기이함에 물들게 되는 것인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위안을 받았다. ‘오래된 것에 끌리면 기이한 것 역시 사랑하게 된다’는 저자에게 감화된 것 같다. 후반부로 갈수록 잊혀지지 않는 ‘외로움’이란 감정을 중심 키워드로 서사가 진행된다. 외로움을 견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버린 이를 원없이 기억하고, 때로는 이별을 받아들이며 ‘나’라는 사람이 가진 감정에 집중한다.


가장 와닿았던 이야기는 하연이 가진 콩주머니. 아무리 던져도 터지지 않는 박에 미세하게 생겨난 빈틈으로 콩주머니 하나를 던졌을 때, 박이 터지듯 감정이 터진다. 우리에게는 가끔씩 박을 터트릴 콩주머니가 절실하다.


- 드디어 말했다. 아빠가 밤을 악몽으로 만들던 때부터 언제나 외치고 싶었다. 아빠가 싫다고. … 사실은 그때마다 말하고 싶었다. 왜냐고 묻는 건 의미가 없다고. 아빠가 나쁜 사람인 것뿐이라고. 나는 아빠가 정말 싫다고. 소하연은 다시 한번 아랫배에 힘을 주고 외쳤다.


“진짜 싫어!”


이유요가 마치 찰나처럼 사라질 때에는, 그동안의 외로움을 골동품점에 내려놓을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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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p********3 2025.04.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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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온기를 전하는 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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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골동품점』은 범유진 작가의 장편 소설로 기담의 형식을 한 옴니버스 소설이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흥행과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가 성공가도를 달리며 한국에서 옴니버스 소설은 이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작품이 되었다. 범유진 작가의 『호랑골동품점』 또한 앞서 말한 두 작품과 마찬가지로 옴니버스 소설이나 기담의 형식을 취하며 한국적인 요소를 매력적으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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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골동품점』은 범유진 작가의 장편 소설로 기담의 형식을 한 옴니버스 소설이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흥행과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가 성공가도를 달리며 한국에서 옴니버스 소설은 이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작품이 되었다. 범유진 작가의 『호랑골동품점』 또한 앞서 말한 두 작품과 마찬가지로 옴니버스 소설이나 기담의 형식을 취하며 한국적인 요소를 매력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차이점을 지닌다. 특히나 한올의 하얀 눈썹을 가진 골동품점의 주인에 대한 신비한 설정은 소설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19세기, 영국 브라이언트앤드메이 성냥」, 「19세기 그림자인형 와양쿨릿」, 「1977년, 체신 1호 벽괘형 공중전화기」, 「1950년대, 럭키 래빗스 풋」, 「17세기, 짚인형 제웅」, 「연도 불명, 콩주머니」까지. 서막과 후일담 그리고 작가의 말까지 함께 셈한다면 9편의 글이 실려있는 작품이다. 목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소제목은 골동품점에서 다루고 있는 물건들의 이름들로 구성되어 있다. 『호랑골동품점』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골동품점이라는 장소에 걸맞게 목차에 나와있는 모든 골동품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사건, 물건에서 따온 것이라는 점이다. 상상으로, 가상으로 만들어낸 소재 또한 매력적인 점이 존재하지만 현실과의 접점이 있는 소재가 만들어내는 강하게 독자를 이끌어내는 힘은 절대로 가볍게 여길 수가 없는 류의 것이다.

얼핏보면 상상으로 만들어냈을 것만 같은 물건들이 실제로 존재했던 골동품이었다는 점, 골동품을 통해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이 저마다 삶의 무게를 지고 살아나가는 점, 그리고 실제로 존재하는 골동품과 등장인물과의 사건을 통해 다시 현실을 환기하게끔 한다는 점에서 『호랑골동품점』의 서사구조와 전략은 독자를 끌어들이는 탁월한 힘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작가의 센스가 엿보이는 톡톡 쏘는 대사들이 소설을 한층 더 풍부한 매력을 지니게 만들어준다.

범유진 작가가 어째서 '골동품'이라는 소재를 선택했는지에 대한 생각도 해볼 수 있는데, '골동품'은 희소성이 있는 오래된 물건들을 일컫는 말이다. 여기서 희소성이라는 건 역사적, 사회적 사건을 겪은 물건일 수도 있고 혹은 미적으로 가치가 있는 물건들을 뜻할 수도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골동품들은 대체로 전자에 속하는 골동품들이다. 역사적, 사회적 사건을 겪은, 다르게 말하면 지나간 시간의 흔적을 담고 있는 그릇인 골동품을 다시 현대에 이르러 역사적, 사회적 사건의 가치를 떠올림과 동시에 현실의 사건을 환기하게끔 만들어낸다. 특히나 「19세기, 영국 브라이언트앤드메이 성냥」은 현대 직장인들의 근무 환경에 대한 문제를 과거 성냥공장 총파업문제와 연결지으며 희망적인 미래를 암시하고 있기도 하다.

『호랑골동품점』은 기본적으로 권선징악을 필두로 내세움과 동시에 삶을 살아가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골동품을 통해 우회적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범유진 작가의 문장을 보고 있으면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기게 되듯, 등장인물들이 계속해서 삶을 살아가기로 다짐하게 되듯이 우리의 삶 또한 그렇게 이어지고 있음을 깨닫게 만든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골동품들은 완전히 허상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물건에 수많은 이야기들을 부여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 세계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호랑골동품점을 떠올리며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접하기를, 그리고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작가의 따뜻한 온기를 전해받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b*******i 2025.04.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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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이야기를 찾는 이유를 새삼 깨닫게 해주는 책 [호랑골동품점]
"기이한 이야기를 찾는 이유를 새삼 깨닫게 해주는 책 [호랑골동품점]" 내용보기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호랑골동품점/ 범유진 장편소설/ 한겨레범유진 작가의 [호랑골동품점]은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설명으로는 답할 수 없는 기이한 이야기들을 품고 있다. 기담을 좋아해 미야베 미유키 님과 오윤희 님 작품을 즐겨있는지라 하니포터10기 4월 활동 도서로 주저 없이 선택한 도서가 바로 [호랑골동품점]이었다. 산의 주인 백호를 도와
"기이한 이야기를 찾는 이유를 새삼 깨닫게 해주는 책 [호랑골동품점]" 내용보기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호랑골동품점/ 범유진 장편소설/ 한겨레

범유진 작가의 [호랑골동품점]은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설명으로는 답할 수 없는 기이한 이야기들을 품고 있다. 기담을 좋아해 미야베 미유키 님과 오윤희 님 작품을 즐겨있는지라 하니포터10기 4월 활동 도서로 주저 없이 선택한 도서가 바로 [호랑골동품점]이었다. 




산의 주인 백호를 도와 영생을 얻은 '호미'가 주인인 '호랑골동품점'은 늦은 밤에서야 문을 여는 가게이다. 들어오는 것은 막지 않으나 밖으로 나가려는 것은 막아야 하는 존재들이 있는 곳이다. 바로 가게에서 '청소'라 불리는 정화를 받아야 하는 물건들이다. 


일상 속 물건들에는 기억이 스며든다. 가까운 이나 주인의 기억이 스며든 물건들은 복을 주기도, 화를 부르기도 한다. 한이 서린 물건들은 풀어줄 만한 인간을 끌어당긴다. 밖으로 나가 사고를 치려는 물건과 이에 휘말린 인간이 벌이는 엎치락뒤치락 한바탕 난리가 펼쳐진다. 






기억이 깃든 물건들의 사연과 인간의 사정은 과거와 현재를 가로질러 고통과 분노와 슬픔과 외로움 그리고 그리움과 사랑과 연민 등 수많은 감정들을 관통한다. 물건을 정화하는 청소 작업은 평범한 우리 인간사의 곪은 상처를 터트려 진물을 짜내 낫게 하는 치유의 시간이었다. 표지 속 물건 다섯 가지에 얽힌 이야기들은 동서양의 물리적 공간과 과거 현재의 시간적 공간을 뛰어넘는, 기이하고도 슬프고 애틋한 이야기였다. 

"도저히 외면할 수가 없어. 

그 아이가 매일 나를 불러. 춥다고."



[호랑골동품점]에서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으로 물건을 훔치거나 산 이들은 죄책감, 자괴감, 외로움에 빠져있다. 물건들은 그 그늘진 마음을 엿보고 틈을 비집고 들어온다. 사람의 속을 헤집고 파헤쳐 기어이 밑바닥까지 보고야 마는 이 집요한 추적을 지켜보는 내내 지릿지릿 말초신경까지 반응하였다. 자기 기만, 자기 합리화 혹은 미처 깨닫지 못한 심연의 자아를 마주하게 만드는 기이한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 하지만 작은 베풂이, 작은 손길이 끔찍한 비극의 칼날을 비껴가게 만드는 찰나 서걱거리던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호랑골동품점]은 기담의 기저에 깔린 인간의 본성에 대한 연민을 잘 살린, 맛있는 책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사랑을 주면,

그것만으로 세상이 참 아름답더라.

네가 나의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준

유일한 사람이었어."






특별한 존재인 호미 이유요와 동이가 미숙하고 부족한 점이 많은 생명에게 느끼는 미련이 새삼 고맙다. 부질없다지만 사랑스러운 그 감정은 세상의 한곳을 따스하게 보듬어주고 있다. 이유요와 동이와 소하연 그리고 화까지 남은 페이지가 많은 책을 서둘러 덮는 기분이다. 물건에 깃든 기억과 함께 그들의 이야기도 다시 들을 수 있기를 기다려본다. 

"달이 그림자에 가려졌다고, 사라진 게 아니구나."


한겨레 하니포터 10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호랑골동품점, #범유진,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0기, #기담, #죄책감, #자괴감, #기억, #구원, #정화
이달의 사락 d******u 2025.04.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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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깃든 물건들이 들려주는 힐링 호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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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유진 작가의 장편소설 『호랑골동품점』 은 한이 깃든 물건들을 보관하는 골동품점인 ‘호랑골동품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호랑골동품점에 진열되어 있는 골동품 중 판매 금지 품목은 자신과 비슷한 한이 응축된 사람들을 끌어들여 가게를 벗어나려 한다. 소설은 이 골동품들이 가게를 벗어나 돌아다니면서 벌인 기담을 들려주며, 독자들을 지극히 환상적이고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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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유진 작가의 장편소설 『호랑골동품점』 은 한이 깃든 물건들을 보관하는 골동품점인 ‘호랑골동품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호랑골동품점에 진열되어 있는 골동품 중 판매 금지 품목은 자신과 비슷한 한이 응축된 사람들을 끌어들여 가게를 벗어나려 한다. 소설은 이 골동품들이 가게를 벗어나 돌아다니면서 벌인 기담을 들려주며, 독자들을 지극히 환상적이고 현실적인 세계 속으로 이끈다. 


***

원래 호랑골동품점은 새하얀 눈썹이 돋아나서 ‘호미’라 불린 청년이 지켰다. 사람들은 ‘호미’라고 불리 골동품점을 지키고 있었기에 이 가게를 ‘호랑골동품점’이라 불렀다. 어느 날 호미는 홀연히 사라졌다가 아이 한 명을 데리고 돌아온다. 이 아이의 이름은 ‘이유요’이다. 이 아이가 성인이 되던 날 호미는 사라진다. 그 이후부터 호랑골동품점은 혼자가 된 이유요가 지키게 된다. 사부가 홀연히 모습을 감춘 날 이유요의 눈썹 한가운데 흰 털이 돋아났다. 즉 이유요가 새로운 ‘호미’가 된 것이다. 소설은 이유요가 호랑골동품점을 물려받은 뒤 벌어진 일들을 담고 있다.

***

소설은 서막과 후막 그리고 그 사이에 총 여섯 개의 이야기가 배치되어 있는 옴니버스 형식이다. 각 이야기는 골동품점을 우연히 들린 인물들이 골동품점의 물건들과 엮이게 되면서 전개된다. 


콜센터에서 일하는 어느 비정규직 여직원, 퀵 배달로 생계를 이어가는 중년의 사내, 이름 없는 어느 극단에 속한 연극배우, 어릴 때부터 가정 폭력을 겪은 어린 소녀, 고등학교 시절 본인에게 학교폭력을 가했던 가해자와의 악연이 대학교에까지 이어지는 어느 대학생, 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뒤 딸을 키우는 워킹맘. 


이들이 가진 고통, 괴로움, 악의, 외로움, 분노, 슬픔, 절망, 죄책감, 배신감 등은 호랑골동품점으로 발길을 이끈다. 골동품점의 물건들은 자신들의 한과 비슷한 한을 가진 사람들을 기막히게 골라서 불러들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호랑골동품점을 방문할 수밖에 없고 이형의 물건들에 이끌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러한 이끌림은 호미도 막을 수 없다. 

***

출판사는 이 소설을 ‘힐링 호러 소설’이라 소개하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골동품들로 인해 섬찟하고 강렬한 사건들을 겪게 된다. 이 사건들은 그들의 삶을 옥죄고 있는 문제들을 끄집어 낸 뒤 각 인물들이 문제 한가운데를 통과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각자의 결말로 이끈다. 


첫 번째 이야기 <19세기, 영국 브라이언트앤드메이 성냥>은 콜센터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여직원 최규리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최규리는 열악한 근무조건과 직장 내의 부조리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한편 콜센터에서는 얼마 전 이미선이라는 54세의 여성이 목숨을 잃었다. 이미선은 동료 직원들을 아꼈고 콜센터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해 보려 노력했던 사람이다. 이미선은 뇌출혈 전조증상을 보였지만 연차나 조퇴를 좀처럼 쓸 수 없는 열악한 콜센터의 근무조건으로 이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 즉 산업재해로 인해 숨진 것이다. 

그런 최규리를 이끈 골동품은 성냥갑이다. 이 성냥갑은 19세기 영국, 성냥 공장에서 일하던 소녀들이 만든 ‘브라이언트앤드메이’라는 제품이다. 이 성냥갑에는 성냥 공장에서 일하다가 인중독성 괴사로 숨진 소녀들의 한이 얽혀 있다. 값싸게 성냥을 만들기 위해 독성이 강한 백린으로 성냥을 만들었다. 소녀들은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독성 강한 백린의 열기에 노출되었다. 백린의 독성은 소녀들의 아래턱의 뼈조직을 녹이고, 치아가 빠지게 만들었다. 천으로 턱을 감싼 채 고통을 견디며 일하던 소녀들은 그렇게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사연이 담긴 성냥갑은 최규리에게로 가서 최규리가 일하던 콜센터 흡연실에 있던 두루마리 휴지에 불을 붙인다. 그리고 최규리는 각성한다. 최규리의 각성은 이미선이 했던 체조를 따라 하는 것이다. 이 체조는 원래 이미선이 회사에 ‘몸 펴는 시간’으로 건의했던 것으로, 하루에 10분씩 두 번 체조를 하자는 것이었다. 하루에 아홉 시간을 일하면서 잠깐 담배 피우고 커피 뽑는 2, 3분 말고는 꼼짝할 수 없는 열악한 근무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회사는 이 제안을 거부했지만 이미선은 매일 오후 4시와 6시, 두 번 복도에 나가 10분씩 체조를 했다. 열악한 콜센터에 작은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시작했던 이미선의 행동을 최규리가 이어간다. 


세 번째 이야기 <1977년 체신1호 벽괘형 공중전화기>에서는 자살을 계획하고 있는 정지운이 등장한다. 서로 오래된 친구 사이인 정지운, 박서현, 이다은 세 명으로 이루어진 극단에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교통사고로 인해 박서현과 이다은이 목숨을 잃었고 지방에 혼자 남아 있던 정지운만 남게 된 것이다. 정지운은 교통사고가 발생하기 전 박서현과 말다툼을 벌였다. 죄책감을 이길 수 없었던 정지운은 청산가리 캡슐을 주문한다. 한편 정지운이 자살을 하기 위해 머물던 게스트하우스에는 공중전화기가 있었는데 이 공중전화는 1977년 이리역 폭발 사고 때 무너진 삼난극장에 설치되어 있었던 것이다. 폭발 사고가 났을 때, 그 주변 사람들이 자기를 걱정하는 누군가를 안심시키려고 자기가 무사하다는 걸 알리려고 다 이 공중전화를 찾아 헤맸다고 한다. 그 마음들이 공중전화에 스며들었고 영물이 되었다. 그리고 이 공중전화는 사랑하던 친구들과 오해가 쌓인 채로 영영 이별한 정지운을 친구와 다시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공중전화는 정지운이 이다은과 통화할 수 있게 해준다. 두 사람은 쌓인 오해를 풀게 해줄 뿐만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얼마나 아꼈고 응원했는지 알게 해준다. 살아남은 자는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된다. 


***

범유진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치앙마이의 골동품점에서 언젠가 골동품점을 배경으로 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작가는 골동품점 안의 물건들을 살피다 보면 타인의 일기장을 엿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우리는 작가가 구축한 이야기 속으로 초대받아 그들의 이야기를 엿본다. 그리고 엿보는 단계를 지나 그들의 삶에 몰입하고 그들이 되어 본다. 최규리의 고통과 각성을, 정지운의 절망적인 외로움과 회복을 체험한다. 


작가는 기담이라는 극적인 이야기 형식 속에서 지극히 현실적인 삶들을 풀어놓는다. 대부분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각자가 겪고 있는 가장 고통스럽고 외롭고 슬픈 사건들은 기이한 영물들로 인해 해결되고 삶은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소설의 마지막은 호랑골동품점을 귀신 들렸다며 기피하던 이웃들과의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작가는 그들에게도 각자의 사연이 있었다고 알려준다. 소설의 마지막에 이유요의 가게에 양 씨와 꽃분 두 명의 여성이 방문한다. 먼저 양 씨는 이유요의 사부를 연모했었다고 한다. 양 씨는 이유요와 그의 가게에 했던 막말을 사과한다. 또 꽃분은 이유요가 거둔 어린 소녀 소하연의 할머니 장례식을 도맡아 진행했고, 골동품점이 있던 지저분한 골목을 말끔해지도록 했다. 그뿐만 아니라 꽃분은 소하연이 먹을 반찬도 해온다. 


그리고 너무나 과묵해서 사람들의 불필요한 오해를 받곤 했던 이유요는 소하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이제부터라도 시장 사람들에게 인사를 잘해볼까 봐’ 라고 말이다. 



#호랑골동품점 #범유진 #장편소설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0기 #출판사제공도서
#힐링호러소설 #기담

이달의 사락 h**u 2025.04.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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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물건에도 어떤 이야기가 깃들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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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읽든, 나는 목차나 차례부터 유심히 보는 편이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등장할지 엿볼 수 있으면서도 그 시점에 다다를 때까지 큰 기대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호랑골동품점』은 차례부터 심상치 않았다.서막. 호랑골동품점 영업 시작 전 [닫힘]1. 19세기, 영국 브라이언트앤드메이 성냥2. 19세기, 그림자인형 와양쿨릿3. 1977년, 체신1호 벽괘형 공중전화기4.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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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책을 읽든, 나는 목차나 차례부터 유심히 보는 편이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등장할지 엿볼 수 있으면서도 그 시점에 다다를 때까지 큰 기대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호랑골동품점』은 차례부터 심상치 않았다.

서막. 호랑골동품점 영업 시작 전 [닫힘]
1. 19세기, 영국 브라이언트앤드메이 성냥
2. 19세기, 그림자인형 와양쿨릿
3. 1977년, 체신1호 벽괘형 공중전화기
4. 1950년대, 럭키 래빗스 풋
5. 17세기, 짚인형 제웅
6. 연도 불명, 콩주머니
후일담. 호랑골동품점 영업 시작 [열림]

  익숙한 성냥이나 공중전화기부터 낯선 와양쿨릿이 제작연도와 함께 나열되어 있는 차례를 보며 골동품점이라는 제목에 걸맞는 근사한 이야기를 기대했다. 그 기대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흥미진진한 기담들을 만나게 되었다.

  백호와 귀신이 등장하며 신비로운 분위기로 출발한 소설은 동묘나 을지로 어딘가 있을 법한 골동품 거리로 자리를 옮기며 여러 사람과 마주한다. 총 여섯 가지 골동품이 등장하며 각 물건에 이끌린 사람들이 이야기 한가운데로 자리한다. 콜센터 근무를 하며 부조리함에 맞서 싸우지 못한 김규리, 인성과 성품이 나쁜 김택구, 소중한 두 친구를 잃은 정지운, 폭력의 기억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길용, 괜찮은 척 삶을 살아가는 채주연, 아빠에 의해 엄마를 잃은 소하연, 그리고 이들과 연관된 여러 사람들까지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마냥 악인도 아니며 마냥 선인도 아닌 이들은 호랑골동품점의 골동품과 만나 신이한 일을 겪는다. 기담 형식으로 각기 다른 사건이 전개되며, 그 과정에서 호랑골동품점의 주인 이유요와 주변인물이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이들은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데, 으스스한 호러의 문법을 취하고 있지만 마냥 다크하지만은 않다. 쉽게 비유를 하자면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의 힐링 버전이랄까?

  특히 인상 깊었던 장은 「17세기, 짚인형 제웅」이었다. 42세 직장인 여성 채주연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외로움'을 가장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소설 전반에 걸쳐 '외로움'에 대해 다루는데, 이는 호랑골동품점 주인 이유요도 포함될 정도로 광범위하게 이야기한다. 채주연은 남편에게 배신당하고 딸은 미국에 유학 가있는, 그야말로 '완전한 혼자'였다. 그 외로움은 불교의 아귀처럼 배고픔으로 치환되어 끊임 없이 먹으면서 괴로움을 달래려한다.
  우연히 들어가게 된 호랑골동품점에서 돈을 주고 훔친(?) 짚인형과 교류 아닌 교류를 하며 그 증상은 나아지는 듯했으나, 소중한 딸에게 영향이 가자 외로움을 택한다. 그저 외로웠을 뿐인 채주연은 이유요에게 같은 처지였던 짚인형 제웅 원의 이야기를 듣고 그를 이해하게 된다. 채주연과 원은 함께 집으로 돌아가며 장은 끝난다. 앞으로는 서로 정을 나누며 허기 같은 외로움을 달랠 수 있을까? 궁금증이 남는 마무리였다.

  이 외에도 마음이 안타까웠던 정지운의 공중전화기나 이유요에게 초코우유로 스며든 소하연의 이야기까지 정말 다채롭고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았다. 특히 이유요의 외로움까지 해소가 될 기미가 보이자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책 소개글의 '힐링 호러 소설'이라는 장르가 딱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오싹하지만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약 2시간 만에 주파할 정도로 술술 읽히는 것 역시 이 소설의 매력 중 하나였다. 영상화가 되어도 재미있지 않을까.

* 하니포터 10기로서 한겨레출판에서 책을 제공받아 솔직한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n*******a 2025.04.2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