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의 의자'라고 부르는 작은 바위가 있다. 내가 매일 아침 산책을 마치고 내려오는 산의 능선을 따라 낮게 솟은 작은 봉우리에 있는 바위의 이름이다. 물론 그 이름은 내가 명명하여 나만 그렇게 부르는 까닭에 다른 이들은 어찌 부르는지 알지 못한다. 옛날 초등학교 교실의 나무의자를 닮은 그 바위는 한 사람이 겨우 앉을 정도로 그닥 넓은 편은 아닌데, 그곳에 앉으면 앞이 탁 트여서 내가 사는 도시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게다가 바람길도 훤히 트여 운동 후 땀을 식히는 데는 그만이다. 나는 아침 출근 시간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그곳에 잠깐 앉아 땀을 식히거나 도시 전경을 감상하곤 한다. 오늘도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듯 '왕의 의자'에 앉았는데 근처 참나리 군락에서 꽃이 피어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저게 언제 꽃이 필까? 늘 궁금했는데 드디어 꽃이 만개한 것이다. 날씨가 더운 탓인지 산을 오르는 이는 많지 않았고 활짝 핀 참나리 꽃이 오가는 이를 반기는 듯했다.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2025년 7월의 마지막 한 주도 나는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을 듯했다. "너무도 신비롭고 벅찬 감각에 순간, '이건 운명이야' 하는 확신이 나를 휘감았다. 아마도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다음 날, 그다음 날에도 나는 찬찬히 자연을 거닐며 같은 감각을 반복했다. 그리고 이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인상은 나를 이전의 삶에서 전혀 다른 차원으로 옮겨 놓아, 그날 이후, 나는 산책을 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p.41) 이번에 새로 발견한 작가 안리타의 산문집 <리타의 산책>은 200쪽 남짓의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읽는 데 꽤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었다. 한 문장 한 문장 읽을 때마다 곁가지로 따라오는 생각의 알갱이들이 포도송이처럼 부풀었기 때문이다. 좋은 책이란 이렇듯 작가가 쓴 짧은 문장으로부터 독자의 깊고 넓은 사유를 이끌어내는 책을 일컫는 것이리라. 일차적으로는 작가가 쓴 문장의 기본 의미를 파악하는 게 먼저이겠지만, 작가가 그 문장을 쓰기 위해 서성거렸을 어느 거리, 어느 시간대의 빛나던 햇살과 그늘이 되어주던 숲, 그리고 작가를 환영하고 응원하던 들꽃들... "그때부터였을까. 이렇듯 내가 늘 숨으로서 매달려 있는 생에 관심이 커진 계기가. 삶에 이토록 깊이 연결된 호흡이라니, 폐부 깊이에 닿는 뜨거운 느낌이 삶이라니, 한 사람을 살리고 한 사람을 죽이는 모든 힘이 거기에 있다니, 존재가 어디에도 연결되어 있다는 기분이 아찔해서 나는 노을빛까지도 사무치게 들이쉰다." (p.113) 한때 살아가면서 필요할 때면 언제든 무한대로 지원되던 이웃의 위로는 언제부턴가 '옛다, 위로' 하는 식의 천편일률적이면서도 진심이 담기지 않은, 그럼에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일정액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그마저도 제공되지 않는 값싼 문장이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삶의 진정제가 되었다. 삶이 힘들수록 우리는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싸구려 위로의 글에도 쉽게 감동하고, 이웃으로부터 소외되면 소외될수록 그 경박한 위로의 글조차 더욱 목말라했다.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일회용 밴드에 익숙해진 탓일까 아프니까 청춘이었던 우리는 중년이 되어서도 늘 아프고, 언젠가 읽었던 싸구려 위로의 글에 찔끔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타인의 말이나 글에서 나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나를 사랑하고 위로하는 나만의 목소리를. "나는 내가 발견한 이 알 수 없는 아름다움에 대해 오래 생각한다. 삶은 때로 낯설고, 이해할 수 없이 복잡하지만, 그 속에서 문득 마주하는 순간들은 눈부시도록 찬란하다. 이따금 죽고 싶은 만큼 살고 싶은, 그 고통의 순간에도, 생은 놀랄 만큼 신비하다. 계절처럼 마음은 변덕스럽고 때로 나약하지만, 우리는 그 순환 속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해진다. 이 양가감정 속에서 문득 마주하는 순간들이 너무도 아름다워서 이상할 만큼 감동적이기도 하다." (p.193)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멈춰 있는 물레방아를 돌리듯 순환의 처음은 언제나 힘겹고 무겁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 모든 처음을 기꺼이 감당하는 이유는 내게 남은 처음이 시나브로 줄고 있기 때문이다. 내게 허락된 봄이, 내게 허락된 한 달의 첫날이, 내게 허락된 한 주의 첫날이... 그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정체되거나 늘지 않는다는 건 명확한 사실. 나는 그렇게 7월 마지막 주의 첫날을 지우고 있다. 습관처럼 또 그렇게. 안리타의 에세이 <리타의 산책>을 마저 읽으면서. |
|
✔️ 그냥 단순한 몇마디로 '이렇다' 라고 말하기엔 내가 가진 언어가 조잡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안리타 작가님의 글들은,, 곱고 어여쁘다. 단지 곱고 어여쁠 뿐이면 그 뿐인데 그 안에 담긴 사색이 깊고도 깊다. 다른 몇 권의 책들도 내 취향이었지만 이번 <리타의 산책> 은 슬프게도 내가 산책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문장들이, 문단 하나하나가, 중간중간의 시들도 (특히 릴케♡) 몇 번이고 앞으로 되돌아가 다시 읽고 돌아오길 반복하게 만들었다. [ 산책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내가 마음쓰는 방식이고, 삶을 사랑하는 방식이다. 산책을 통해 매순간 삶을 들여다본다.] 라는 말에 내게 작가님의 산책 같은 의미를 갖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생애 처음 이번 가을엔 조금이라도 산책을 좀 해볼까..? 하는 마음까지 들 정도. ✔️ 분명한 글임에도 흙냄새, 풀냄새, 바람냄새... 숲의 향기 속에서 누군가 곁에서 고즈넉히 읽어주는 듯한 상상이 되는 건 산책을 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자가 되어 영혼의 산책자가 되었다고 표현할만큼 무수히 많은 산책을 하며 섬세히 표현을 다듬어와서겠지..? 문장 하나하나가 거의 모두 좋고 생각할 게 많았지만 특히, 잠시 멈춰야만 가능한 일. 긴 심호흡이 필요한 일. 침묵하게 되는 일. 다소 숨을 참으며 몰입하게 되는 일. 그 자체가 명상이자 기도가 되는 일. 순간의 아름다움은 바로 그런 행위 속에 숨어 있고, 우리의 내면에 숭고한 공간을 만들어 준다. 한참을. 여러번 읽어야했다. 너무 많은 생각들이 스쳐서. "단지, 우리 그냥 함께 걷자고. 산책하자고, 말하는 그런 글을 썼다." <리타의 산책> 으로 모두가 차근차근 인생이란 길을 산책할 수 있기를. ~♡~♡~♡~♡~♡~♡~♡~♡~♡~♡~♡~♡ 책과 기록 사이, 핵심 콕콕 책추천. 템리뷰 눈썰미좋은 북썰미 @book_ssulmi ~♡~♡~♡~♡~♡~♡~♡~♡~♡~♡~♡~♡ 남주(@namjuseojae)님이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안리타(@hollossi)작가님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지극히주관적인_리뷰 입니다. #눈썰미좋은북썰미 #책리뷰핫플 #에세이추천 #리타의산책 #안리타 #홀로씨의테이블 |
|
책을 읽다보면 자연과 교감하며 나와 자연의 존재 깊이를 더 깊게 바라볼수 있게 되더라구요^^ 모든 문장들은 바로 이게 ‘사색’과 ‘사유’다! 라고 느낄수 있어요!! 작은 꽃 하나, 나무 바람 공기마저 그냥 지나치지 않고 온 몸으로 느낀 것들을 글로 새겨내는 작가님의 관찰력에 감탄이 절로 나와요 -------- 책속의 글 /찬찬히 주변을 관망할 때, 그때, 정신이 들며 알게 되는 것이다. /살아 있는 물성은 그 존재만으로도 한 권의 책보다 값지기에, 이곳에서는 그것을 읽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인다. /아무도 관심 두지 않는 것들에 마음 쓰는 일은 거의 모두 나의 담당이 되었고, 살뜰히 그들을 살피다 보면, 오히려 하찮아 보이는 것들이 주는 동질감에 되레 위안을 받는다. /진리를 찾는 자는 두 개의 책을 가져야 한다. 하나는 자연에서, 다른 하나는 자신의 내면에서. - 카비르 /산책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존재를 고요히 마주하는 일이다. ----- 저도 풀과 꽃, 나무들을 보며 사색을 좋아하고 자연과 사물의 관찰을 깊게 하는 편이라 글씨를 따라 가는 동안 작가님과 함께 산책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요즘 산책할 여유는 작업실 오고가며 바라보는 나무와 하늘 정도였는데 자연을 찾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어요..^^ . . 이 책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마음을 다독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려요^^ |
|
초등학교 다닐 적의 몇 안되는 남은 기억 중 하나는 ‘한반도, 우리나라의 특징에 대해 쓰시오’라는 문제에 ‘사계절이 뚜렷함’이라고 적고있는 모습이다. 봄,여름,가을,겨울 이 사계절이 지구의 모든 곳에 존재하는 줄 알았을 때였어서 적잖이 충격을 받았던 모양이다. 비록 요즘은 봄과 가을이 많이 짧아져서 봄 여어어어어어어르으으으음 갈 겨우우우우우우우울 같은 느낌이긴 하지만 그래도 계절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사실이다. ⠀ 그런데 계절이 변화하는 것을 능동적으로 느끼며 살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제 새싹들이 올라오네? 꽃망울이 달렸네, 언제 꽃이 폈지? 매화향이 너무 좋네, 벚꽃이 벌써 다 졌네, 해가 길어졌네, 아침부터 덥네 이제, 구름한점 없이 쨍하네, 열대야구나 이제. 같은 나열하려면 끝이 없는 이런 순간들을 만끽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난 어느순간부터 주위에는 관심이 없이 무엇하나에 집중하지도 못한 채 흐리멍텅하게 하루를 흘려보내고 있었다. 열심히 하루의 대부분을 하기싫은 것을 참아내며 살아가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행복하려고가 아닐까? 그럼 행복은 무엇일까? 올해 내가 되찾은 행복은 변해가는 날씨를 하루하루 내가 의도해서 깨닫는 것이다. 독서모임을 하다보면 매일 사람들과 인사를 하는데 당연히 날씨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그런 인사 속에서 뭐? 벌써 이렇다고?를 기이하게 여겨서 그제서야 창 밖을 보고 비로소 깨닫는 스스로를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위해서 살고 있길래 날씨 한번, 하늘 한번, 구름 한번 바라보지 못하는 것인지. 그때부터 문을 열고 집을 나서면서 날씨를 민감하게 느껴보려 애썼고, 다시 시작한 러닝의 인증사진을 찍기위해 하늘을, 구름을, 노을을 두 눈에 담았으며, 달리는 곳이 중심에서 제법 외각이라 자연이 가까이 있어서(이건 축복이었다. 풀도, 꽃도, 논도, 개구리도, 철새도, 고양이도 이제는 밤나무 감나무에 열매가 맺히다 못해 떨어진다)달리면서 자연 특유의 푸름과 초록을 마음껏 눈에 코에 담았다. 그렇게 이야 날씨가, 자연이 이렇구나라는 감탄으로부터 움직이기 시작한 나의 두뇌는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기 시작한다. 하루에 있었던 일들을 곱씹어보고, 해야할 일을 다시한번 점검하고, 그렇게 점점 내 안의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그러다 보면 결국 시간없다, 다들 그렇게 산다라는 핑계로 외면했던 내가 솔직하게 가지고 있는 걱정이나 염려, 고민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나의 마음 속에도 시간이 흐르기 시작하고, 생각이 싹트고 꽃피우고 어떠한 결심이나 생각들이 무르익어가는 계절의 흐름이 생긴다. 자연과 나 스스로에 대한 인식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던 건 달리기 덕분이었다. 달리기를 하다보면 혼자도, 둘이서, 가족끼리 오손도손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사람들도 나와 같은 과정들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겠지? 나는 달리기라는 형태로, 저 사람들은 걷기라는 형태로. 속도만 다를뿐, 모두 저마다의 산책을 하고 있었다. ⠀ #리타의산책 (#안리타 씀 #홀로씨의테이블 출판)도 마찬가지로 저자가 알상의 산책으로, 자연과의 교감을, 길 위에서 피어난 사유를 이뤄낸 것들에 대한 기록이 담겨있다. 그녀는 그의 반려견 ‘봄이’와 산책을 하러나가는데 썩 자유분방하다. 서로가 서로의 안전을 점검할 뿐, 그 기준을 통과하면 그들이 나아가는 곳이 곧 산책로가 된다. ⠀ 그렇게 온 몸에 흙과 먼지가 묻고, 개똥을, 도깨비 가시풀이 온몸을 뒤덮기도 하지만 무사히 돌아와 서로에게 의지하여 기대 누우면 절로 나오는 행복에 겨운 ‘하’소리는 저자도, 읽는 이도 마찬가지로 삶을 절로 행복하게 만든다. ⠀ 그렇게 산책자로의 자신이 마주한, 교감한 자신을 둘러싸고있늠 자연에 대해, 특히나 봄과 여름의(봄,여름 편이라 되어있으니 분명 가을,겨울 편도 나올 것이라 믿는다)생명력과 충만함으로 책 한권을 가득 채우면서 스스로의 삶을 사유하고, 존재의 본질을 탐구로 나아간다. ⠀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짬을 내어 잠시 걷는 것 만으로도, 말 없이 묵묵히 함께 걸어주는 자연이 건네는 무언의 격려는 우리에게 더 많은 자연의 목소리를 듣게하고 그만큼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해준다. ⠀ 자연의 변화처럼 우리 내면도 변해간다. 내면을 응시하는 산책으로 말이다. ⠀ 그녀처럼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가 걸어보자. |
|
_귀로 서 있게 하는 것, 향기로 서 있게 하는 것, 서 있는 것을 안개로 있게 하는 것. 안개로 있는 것을 다시금 입김으로 있게 하는 것. 나로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제 막 모든 것이 되었다._p79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까? 뭐부터 입을 뗄 수 있을까?
때마침 초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에 만나 나를 푹 젖어들게 만들었던 #리타의산책 , #안리타 작가의 길에 동행하여 그 산책길을 함께 했다.
문장들이 어찌나 아름다우면서도 직관적인지... 정말 세상에는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던 시간이였다, 길을 따라 가는 걸음에는 계절이 있었고, 자연에 둘러싸여 태양, 꽃, 숲, 물이 나를 반겨주었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하며 일체가 된 듯한 저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숲의 끌림에 공감하기도 하고 저자의 기억과 감정에서 나를 발견해보기도 하는 길은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_나는 늘 모든 순간, 막연한 끌림에 의해 걷게 된다. 어떤 감각이 나를 숲으로 불러들이는지 알 수 없지만, 여전히 나는 순간이 만들어낸 이 푸른 그림의 배경 속으로 계속해서 걸어 들어간다._p69
단순히 탐미적이라고 하기에는 직설적이였고, 낭만적이라고만 하기에는 질감이 있었다. 나에게는 또다른 작가의 발견이였다. 걷는다는 행위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였다.
_산책과 호흠은 나를 더더욱 확장시키며 하나의 거대한 흐름 위에 놓는다. 호흡이 나를 내면으로 이끌며 열어주었다면, 이제 산책은 나를 바깥으로 연결해 준다. 호흡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았다면, 걷는다는 행위를 통해 나는 나와 세상의 경계를 지워나간다._p97
_한낮의 열기와 위엄은 세상을 통솔하는 단일한 힘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헌시한다. 그러나 밤의 어둠은 모든 것을 적요와 고요의 이름으로 보드랍게 덮어 식힌다. 태양 빛과 달리, 밤의 어둠은 세상의 깊은 구석구석까지 스며든다. .... 차분한 색채로 모든 걸 물들이고야 마는 밤의 시간이 되어서야 나는 의식이 더 명료해진다._p175
|
|
“산책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내가 마음 쓰는 방식이고, 삶을 사랑하는 방식이다.” (p.43) 안리타 작가의 『리타의 산책』은 단순히 걷기에 대한 책이 아닙니다. 계절마다, 하루의 빛과 공기마다 달라지는 자연의 표정을 기록하며 ‘산책가’라는 직업을 자처한 저자는, 꽃의 안색을 살피고 바람의 숨결을 읽어내는 섬세한 시선으로 우리에게 산책의 진짜 의미를 전합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마음에 남았던 부분은 “죽음이 두렵지 않을 만큼 몰입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고백이었습니다. 나에게도 그런 일이 있을까, 아이와 하루를 살아내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얼마나 내 삶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습니다. 『리타의 산책』은 에세이지만 읽고 나면 철학책처럼 남습니다. 자연은 결국 우리를 살려내는 존재이며, 산책은 단순한 발걸음이 아니라 영혼을 지탱하는 호흡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지쳐 숨 고르기가 필요할 때, 그냥 걷는 것이 아니라 ‘산책’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삶을 다시 사랑하기 위해서요. ✔️ 일상에 매몰되어 자기 마음을 놓친 분 ✔️ 자연과 다시 가까워지고 싶은 분 ✔️ 고요한 사색을 통해 삶을 바라보고 싶은 분께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
|
#도서제공 🚶♀️나는 걷는다.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닌 기분으로. 🔖여전히 이곳엔 뻗어나가는 데 온 힘을 쓰느라 웅크리지 못한 자연과, 웅크리는 데 온 힘을 쓰느라 뻗어나가지 못하는 인간이 대치하고 있었다. 🔖우리가 바라보는 것이 우리를 이룬다고 믿는다. 그래서 언제까지나 유순하고, 맑고, 청아한 것만 눈속에 담고 싶다. 푸르름과 생기 같은 것, 무르고 동그란 것들, 무해하고 무구한 것들, 물방울, 물망초, 열매, 도토리, 이런 귀여운 단어만 사는 세계. 🔖산책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내가 마음 쓰는 방식이고, 삶을 사랑하는 방식이다. 🔖저편에서부터 바람이 불어온다. 나는 바람과 뒤섞인다. 그 순간, 나는 어떤 모습으로든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된다. 🔖창조적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개체로서의 삶. 오늘의 태양을 맞이하며 황홀하다고 느낄 수 있는 심장을 지녔다는 것. 그것을 전달할 수 있는 언어가 있다는 사실은 살아감에 있어 부족함 없는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 보통 위로라는 단어를 수식할 땐 ‘따뜻한‘이라는 표현이 붙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받은 위로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미지근한 위로였다. 호들갑스럽지 않으면서 산책을 하며 만나는 자연의 모든 것에 세밀하게 귀기울이는 작가의 태도가 어딘가 위안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성찰하라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의 작가는 자아와 감정을 버리고 비워내라 한다. 그 방법이 바로 산책이다. 나에게 있어 산책이란 연중행사꼴로 잠깐 한반도를 거쳐가는 좋은 날씨를 피부로 누리기 위한 호사, 특별 행사에 가까웠다. 그것도 굳이 귀에 이어폰을 꽂거나, 무의식적으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며 눈앞의 풍경과 자연의 소리가 아닌 나와 내 세상에 둘러싸인 채였다. 이 책을 읽고서야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아니 한 세계를 통째로 잃어버린 채 살아왔다는 걸 깨달았다. 서울의 복잡한 도심 한복판에 살다가 아이를 키우며 지천이 공원이고 얕은 산이고 심지어 해변 산책로까지 있는 곳으로 옮겨온 지 3년이 되어가면서도, 지천에 깔려있는 수많은 가능성들을 놓친 채 살아왔다. 당장 문 밖을 나서 내가 나인 것을 잊을 때까지 걷고싶은 심정이었지만 다리에 찬 깁스가 아쉬울 따름이다. 다리가 다 나을 때까지 더 바라고 기대하면서 다음 산책을 기다려야겠다. 익숙한 장소에서 매일 새롭게 펼쳐질 새로운 세상이 기대된다. |
|
#도서협찬 산책하는 삶이 운명이었다. <리타의 산책> -저자: 안리타 -출판사: 홀로씨의 테이블 -발행일: 2025.4.9. 안리타 작가는 2017년부터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글쓰기 수업을 통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모든 계절이 유서였다>, <우리가 우리이기 이전에>, <사랑이 사랑이기 이전에>, <리타의 정원> 등을 썼다. 안리타 작가의 글은 흰 눈밭에 사각사각 떨어지는 눈송이 같았다. 가볍게 떨어지면서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을 수 있는 힘이 느껴졌다. 그렇게 안리타 작가의 글이 내게로 왔다. 산책을 하면서 작가가 느낀 공기의 무게와 냄새, 숲에서 들리는 소리, 식물과 동물이 알려주는 것들, 어두운 밤의 달빛, 맨발로 걸을 때 발바닥에 느끼는 감각을, 나또한 글을 읽으며 돌이켜본다. 시골에서 자라 남들보다 조금 더 알고 있는 산에 대한 기억과 감각들이 스물스물 떠올랐다. 84. 생각에 집착할 때면, 나는 그것을 비우기 위해 몸을 쓰고, 감각을 깨우기 위해 걷고 걷는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시작하여, 세상과 연결되고, 이토록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행위. 그러나 작가는 단순명쾌한 문장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106. 단지, 우리 그냥 함께 걷자고 산책하자고, 말하는 그런 글을 썼다.
|
|
그의 산책은 내가 추구하는 완벽한 명상에 닿아있다. 이 책은 봄과 여름 숲 그 자체이다. 독자로 하여금 새들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새가 되는 경험 그 자체 나무를 닮아보려다 나무가 되는 그 자체 바람을 맞닿다가 바람이 되어 스스로를 관통하는 경험을 텍스트로 바라 보게 한다. 나는 그것을 상상해보는 자체로 일상의 고민을 번뇌를 모두 잊게 된다. 안리타 그의 글은 그런 힘을 가졌다. 힘내라 잊고 새로 시작하라 구태어를 쓰지 않고 나의 삶을 위로 하고 그윽히 바라보게 하는 눈을 갖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