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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 송도영의 서울 읽기 (1) 들어가기 전에 류재명 선생님의 추천으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인류학이라는 학문은 참 흥미롭다. 한개의 소우주와 맞먹는 다양성을 가진'사람'이라는 존재를 다루기 때문이다... 자연이고 환경이고 요즈음 이슈가 되는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은 역시 Surroundings 일 뿐이다... 좋던 싫던... 현 시점에서 봤을 때 옳든 그르던 간에... 사람을 떼어 놓고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따라서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인류학의 연구 거리는 무진장 많고...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서울이라는 공간의 일부분을 대상으로 하여 쓰여졌다... 인류학자 송도영의 매력적인 점은... 글빨이다... 내용 자체가 낮설지 않은 것과 더불어... 논문을 일반인들이 읽기 편하도록 가공하는 솜씨가 발군이다.. 이 책 역시 나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안겨 주었던 책으로 자리매김할 것 같다. (2) 내용의 구성 이 책은 총 2부 10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에는 참고 문헌도 수록되어 있다. 서문 감사의 글 [제1부] 스피드 강남 - 교육ㆍ계급재생산을 향한 꿈과 좌절 지하철 - 움직이는 이정표 '방문화'- 질주하는 대중문화 소비 코엑스몰 - 디즈니랜드형 시장통 골목 예식장 - 신작로 위 마법의 성 [Intermission] 인터넷 - 그 창에 빠지다 [제2부] 스쳐가는 역사 가회동 - 스러지는 옛 서울의 기억 양평군 - 서울의 전원형 식민지 청계천 공구상가(1) - 현대산업의 산 역사 청계천 공구상가(2) - 생태복원에 무너지는 산업생태계 참고문헌 (3) 나름데로의 관점과 생각 이 책에서는 서울이라는 지역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화 요소들 가운데 저자의 관점에서 눈여겨 볼 만한 문화 코드 몇 가지를 찝어 내어 다루고 있다... 각각의 장들은 일종의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책을 덮게 되면 서울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더불어...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웃긴 족속들인지에 대해서 생각하도록 만들어 준다.... 각각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 1 부에서는 스피드라는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우선 강남의 사례부터 시작하는데... 많은 사람이 강남을 찾는 이유는 바로 교육이라는 점 하나로 요약할 수 있다... 교육의 의미는 일종의 계급 상승 수단이고, 사람들은 교육=투자 라는 생각을 떨쳐 버리지 못한다... 강남의 수많은 학원에서 벌어지는 경쟁들과, 강남권에 있는 학교로 자신의 아들 딸들을 보내기 위해서 강남으로 이주하게 되고, 그 결과 강남의 집값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게 되며, 재력이 없는 이들은 강남에서의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에 좌절을 맞게 된다... 문제는 강남에서의 교육이 끝나게 되면 많은 이들이 해외 유학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강남은 우리나라에서 교육의 중심지가 아닌... 거쳐가면 도움이 될 수도 있는 하나의 노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교육열은 엄청난데... 이 교육열의 목적지가 없다는 것을 저자는 아쉬움의 눈으로 보고 있다. 다음으로 지하철에 관련된 글에서 저자는 지하철의 속성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헤프닝을 관찰자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의 포인트는 지하철은 더이상 교통수단이 아닌 하나의 새로운 공간이라는 첨이다... 지하철 안의 노점들, 지하철의 공연 등은 일에 찌들어 사는 오늘날의 비즈니스피플들의 각박함과, 그들이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누적되어 가고 있는 양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다음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노래방에 대한 글이 나온다... 여기서의 중심은 익명성 뒤에 가려진 회색 인간으로서의 입장을 한순간만이나마 깨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리이다... 노래방에 가면 마이크를 잡는 순간은 자신이 스타가 된다... 게임방이나 오락실의 PUMP기계 역시 비슷하다... 평상시와는 달리 게임방에 들어가서 스타크래프트를 시작하면 자신은 수백명으로 이루어진 군대의 총사령관, 즉 영웅이 된다... 펌프 위에서 퍼포먼스를 할 때 자신은 댄서 스타가 되는 것이고,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를 때 곡에 따라서 자신은 발라드 천재가 될 수도, 섹시 댄스가수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방 문화 역시 하나의 탈출구이다... 일이 안되거나 스트레스가 쌓일 때, 자신이 한없이 작게 느껴질 때 사람을은 이러한 가상의 무대를 통해서 마음껏 카타르시스를 발산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코엑스 몰의 경우 중산층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준 럭셔리 공간이다... 이 부분에서는 코엑스 몰이 성공할 수 있었던 상황적 요인으로서 삼성동이라는 곳의 특징을 든다... 터미널, 무역센터, 호텔 등이 모여 있는 삼성동의 중심에서 코엑스 몰은 어느정도 지위가 있는 이들의 공간이 되며... 구질구질한 의복으로 가서는 안 될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곳이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소위'물'관리가 어느정도 잘 되며, 노는'물'이 좋으면'고급 어종'이 들어오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의 수준에거 어느정도는 오버해 가면서 소비생활을 하고... 이것은 다시 코엑스 몰을 크게 만든다. 예식장에 관련된 내용은 절대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물론 결혼의 형식 자체가 맘에 안 들긴 하지만... 한가지 관심을 가지고 볼 만한 내용은... 우리 문화가 짬뽕되어 있는 결혼식과 폐백의 존재이다... 서양식 결혼, 정확하게 말하면 기독교식 결혼을 바탕으로 한 결혼문화가 현재 우리나라에 퍼져 있는 전형적인 결혼식이다... 그러나 여기에 폐백과, 좀더 덧붙여서, 함을 파는 행위, 신랑의 발바닥을 때리는 행위 등은 일종의 혼전, 혼후의 신고식과 같은 우리나라의 문화이다... 단지... 원래 결혼은 집에서 했다고 하는데... 이처럼 외부에서 결혼하는 문화가 만연하고, 돈 놓고 밥 먹고 가버리는 식의 결혼 참가가... 어디까지의 의미를 가질지는...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여기까지가 1부의 내용이다... 전체를 꿰뚫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빨리 빨리 문화에 대한 시각이다... 여유가 없는 한국인...^^; 제 2부에서는 가회동의 한옥촌과, 양평이라는 곳, 그리고 청계천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가회동 한옥촌의 보존 문제는 우리나라정부의 몹쓸 정책의 폐혜와 더불어 공무원들의 무관심, 그리고 총체적인 우리나라의 부패 현황과 관련이 있다... 요지는 한옥을 보존하기 위해서 해당 지역을 그대로 놔 두었더니 결국은 건물이 낡아서... 보존을 위한 한옥들이 철거 대상이 되었고, 이에 대해서 관련 공무원들은 먼산만 보고 있었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의 정체성은 과연 어느정도일까? 나는 현재로서는 없다고 본다... 소위 역사의 산물을 보존해 놓은 곳도 대부분 관광지화 되고 있고... 보존 정책 또한 관련 공무원들의 무관심으로 인해서 개차반이 되어가고 있다... 실제로 생각해 보라... 서울 하면 빌딩숲과 자동차 코엑스몰 63빌딩이 먼저 생각나는가? 아니면 한옥, 남대문, 전통마을 등이 먼저 생각나는가? 서울은 한 나라의 수도로서... 역사와 전통이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보는 것은 어떤 것인가? 적어도 내 막눈으로는 역사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왜냐고? 역사적인(이때 역사는 우리의 과거 경관에 대한 것이다) 사물들을 보존하는 것으로부터는 돈이 안 나오기 때문이다... 용산 박물관의 꼴을 보라... 2000원의 힘은 사람들을 순식간에 역사유물로부터 관심을 끊어 버렸다... 양평군의 경우는 일반인들에게 놀기 좋은 곳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양평군 자체의 존재는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사람들은 양평이라는 곳에 있는 경관이나 시설 등에 혹하는 것일 뿐... 실제로 양평이라는 곳의 정체성은 망각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패스... 손가락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한가지 가슴에 남는 것은... 의미가 빠져나간 도시는 고담시티와 같이 우울한 장소일 뿐이라는 저자의 말... 마지막으로 청계천이다... 이미 복원이 완료되어 기존의 공구상가들이 거의다 퇴출되어버린 현 시점에서 과거 이야기작가는 하고 있다... 도심 중심부에 공구 상가들은 그다지 보기 좋은 경관은 아니지만... 실제로 우리 나라 중소기업들의 성장을 이끌어 왔던 원동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특히 시제품을 만들 상황에서 청계천의 공구 상가들은 중소기업의 관련자들에게 비싸지 않은 비용으로 시제품을 만들어... 완제품의 생산을 위한 수정과 개선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이제는 생태복원이라는 명목 하에... 이러한 공구 상가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 생태계가 부서졌다는 이야기를 한다... 저자는 사실 이미 공구상가는 더이상의 레벨업이 힘든 상황이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청계천이 완전 복원된 지금 앞으로의 일은 우리 하기 나름이라는 언지를 남긴다... (4) 결론 인류학자 송도영은 서울을 두가지 코드로 보았다... 현실을 반영하는 스피드라는 코드와, 사라짐을 반영하는 역사라는 코드... 역사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역사를 통한 반성을 통해서 보다 나은 오늘이 만들어 진다... 이는 반드시 새겨야 할 말이다... 그러나... 내가 가장 혐오하는 것 중 하나가 연좌제이다... 연좌제를 통해서 여전히 나쁜짓거리를 하는 인간들을 발본색원 하는 것에는 쌍수들고 환영이다... 그러나... 지난날 히틀러의 만행과 마찬가지로... 자기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과거에 잘못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오늘날 그 후손들의 업적을 깡그리 무시해 버리는 행위는... 역시 히틀러와 다를 바가 없다... 그리고 역사에서의 승패는 기록은 되지만... 어느 한 쪽에 절대적인 진리를 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위정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송도영이 보고 있는 서울의 모습은... 황혼의 태양일까... 아니면 아직은 중천에 있는 태양의 모습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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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 송도영의 서울읽기]는 인류학은 무조건 주민 사회, 타문화를 찾아가 현지조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다른 시각을 제시해 준 책이다. 학부 2학년 때, 전공 과목 교재이기도 했던 이 책은 2000년대 초반 한국 사회,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나타난 우리나라 문화의 특징을 키워드로 도출해 설명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 사회도 당연히 인류학 조사와 분석이 가능하고 총체적인 시각으로 사회 문화와 트렌드를 읽는 인류학적 사고는 다른 학문에서 가질 수 없는 인류학 특유의 색깔이란 것을 느끼게 해준 책이다. 학부시절 교수님이었던 송도영 선생님은 항상 인류학이란 학문을 이론적으로, 원론적으로 가르쳐주기 보단 실용적으로, 실제 직무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 주려고 했다. 마케팅 업무에 인류학을 활용하는 방법이나 트렌드를 읽어 업무에 활용하고 기획서를 작성하는 방법 등을 가르쳐 주었다. 이 책 역시 그런 선생님의 강의를 꽤 닮아 있었다. 당시 서울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를 찾아내고 이를 통해 다시 서울의 문화를, 사회와 사람들의 욕망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 욕망들은 사람들의 소비행태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강남에서 사는 것을 원한다. 강남은 성공의 대명사, 부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강남에 산다는 것은 곧 부와 계급의 획득을 뜻하고 이를 꿈꾸는 사람들의 욕망은 '강남 아파트'라는 실체를 만나 '강남불패', '강남신화'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책은 강남신화에 담긴 허구, 실체 없는 본질을 이야기한다. 강남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자식의 교육과 부의 대물림을 위해 강남구에 입성하길 원하지만 강남에 들어가도 여전히 정상 없는 등산은 계속된다. 신사동에서 청담동으로, 청담동에서 압구정동으로, 대치동으로. 강남 안에도 엄연히 계급은 존재했다. 가까스로 빚을 지고 대치동에 들어가도 그 앞에는 여전히 더 높은 곳이 존재했다. 이제 해외 유학, 미국 로스쿨을 위해 또 빚을 질 차례가 온 것이다. 그렇게 사람들은 강남이라는 불에 제 몸을 태우는 부나비가 되어 간다. 서울의 '방의 문화'를 다루기도 했다. 빠름을 최우선 덕목으로 여기는 한국 사회에서 방문화는 가장 알맞은 답안을 제시한다. PC방, 노래방, DVD방, 보드게임방, 플스방, 그 밖의 방방방... 다양한 방들은 사람들의 은밀한 욕구에 즉각 대답하고 이에 알맞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앉은 자리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기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방 하나에서 카페, 영화, 게임, 노래까지 모든 것이 소화 가능한 소위 멀티방까지 생겨났다. 개성을 존중하지 않고, 튀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사회이지만 역으로 누구나 스타가 되기를 꿈꾸는 이중성의 욕구 역시 방들이 채워준다. 요즘 노래방은 노래 녹음은 물론 노래를 부르는 모습까지 촬영해 SNS 공유가 가능하다. 게임방에선 누구에게나 프로게이머처럼 게임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직장에서는 비굴한 을의 신세, 가정에서는 초라한 가장의 모습이지만 돈만 있다면 안마방이나 대딸방 같은 퇴폐업소에서 밤의 황제로 숭배받는 사회 역시 바로 한국이다. 이렇게 책은 각 챕터마다 하나의 키워드를 통해 서울의 문화, 서울을 통해 본 한국과 한국사회의 문화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났던 서울은 이제 스마트폰을 통해 디지털 세상까지 공간의 제약 범위가 넓어진 신 노마드의 사회를 보여준다. 체면과 외양을 중요시 여기는 사회 풍조는 시멘트로 바른, 겉만 번지르르한 근본 없는 고딕 양식의 예식장을 만들어 냈다. 인류학은 이렇게 문화의 맥락을 설명하고 그 안에 담긴 사회의 트렌드를 분석하는데 유용하다. 그러나 아직 인류학은 다른 심리학이나 사회학에 비해 사람들의 관심이 적은 분야다. 인류학의 이론을 설명하는 책 말고도 이렇게 우리 사회와 직접적인 연관을 가진 책들, 엄기호 저자의 [단속사회]처럼 인류학적 사유를 가지고 세상을 읽어낸 책들이 시중에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