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달, 안스네스의 내한공연 티켓을 이미 소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앨범을 통해 그가 공연에서 연주할 곡을 미리 듣자 기분이 남달랐다. 보통 내한하는 유명 연주가들의 공연은 빠지지 않고 가보는 편인데 이번 공연은 이상하게도 도드라지게 설렌다. 물론, 그의 내한공연은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나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매번 그의 공연 보기에 실패했었다. 내가 그토록 그의 공연에 설레는 이유... 나는 그 이유를 정확히 안다. 나는 목소리 연주와 피아노 연주에 있어서만큼은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듯한 신비하고 섬세하며 맑은 소리를 좋아한다. 딱히 현실도 아니고 딱히 환상도 아닌 제 3의 지역에 머물면서 사람의 영혼에 감동을 주는 그 무엇 말이다. 목소리를 연주하든 피아노를 연주하든 신비하고 맑음.. 그건 연주가의 타고난 성질의 것이다. 안스네스도 그러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안스네스의 연주는 신비하고 아름답다. 특히 나는 그의 그리그 연주 앨범을 좋아한다. 더불어 테너 이안보스트리지와 함께 만든 겨울 나그네 앨범도 좋아한다. 학교에 갈 때 차 안에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 주로 듣는 음악 중 하나다. 이안보스트리지의 가사 전달이 정확한 아름다운 목소리와 더불어 한음한음 정확하게 건반을 두드리는 안스네스의 피아노 연주는 감동이다. 그리고 이 앨범을 통해 그의 모차르트 연주 앨범에도 빠져버렸다. 영롱하다. 듣고 있으니 한없이 영롱하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 18번은 참 많은 연주가들이 연주했다. 아마 클래식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곡을 들으면 아, 이 곡! 하고 한번쯤 고개를 끄덕거릴 만큼 유명한 곡이기에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먼지 덮개로 쓰든 장식용으로 쓰든 이 곡의 연주 앨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 노래를 어떤 연주가가 부르느냐에 따라 노래의 느낌이 달라지듯 피아노 연주 역시 어떤 연주가가 연주하느냐에 따라 그 느낌은 완연히 다르다. 개인적으로 안스네스의 연주가 내 취향에는 가장 맞다. 그러니 집에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 18번이나 9번 연주 앨범이 하나쯤 있어도 안스네스의 연주도 들어보기를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