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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 Ending Story
"Never Ending Story" 내용보기
나는 삼국지 마니아가 아니다. 그런 내가 근 두 달에 걸쳐 10권에 이르는 방대한 독서의 바다에 빠졌을 때, 허우적거리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독서의 과정에서 어느 정도 물을 먹다 보니 이젠 낯섦이 두렵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이 독서의 초행길에서 발견하고, 이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지워지지 않을 추억들을 돌아보며 나는 기뻐하고 있다. 그들은 바로 삼국지 이야기를 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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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삼국지 마니아가 아니다. 그런 내가 근 두 달에 걸쳐 10권에 이르는 방대한 독서의 바다에 빠졌을 때, 허우적거리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독서의 과정에서 어느 정도 물을 먹다 보니 이젠 낯섦이 두렵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이 독서의 초행길에서 발견하고, 이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지워지지 않을 추억들을 돌아보며 나는 기뻐하고 있다. 그들은 바로 삼국지 이야기를 나에게 들려준 작가와 그의 이야기 속에서 걸어 나온 삼국지의 수많은 사람들이다. 이런 만남을 통해 어릴 적 만화를 통해 피상적으로 접한 삼국지의 막연함이 이젠 구체적인 내 현실세계에서 삶의 교훈과 인간 이해 등으로 펼쳐지게 된 것을 느낀다. 작품은 작가의 산고를 통해 낳아지는 생명체란 생각을 한다. 그런 점에서 작가 장정일의 피와 땀이 묻어 있는 장정일판 삼국지는 독자인 나에게 삼국지의 세계 뿐 아니라 장정일의 작가세계를 함께 엿볼 수 있게 해 주었다. 먼저 그의 평이한 문체는 고어(古語)에 억눌려 있는 삼국지를 보다 자유롭게 뛸 수 있게 해 주었다. 그 덕분에 이 고전적인 옛 시대의 적토마가 현대를 살고 있는 나에게까지 달려올 수 있게 해 주었다. 이것은 독자에 대한 친절한 배려라 여겨진다. 또한 작가가 시도한 새로운 역사의 해석은 기존에 막연하게 갖고 있던 삼국지 등장인물들의 영웅화의 선입견과 기저에 깔려 있는 중화주의의 주입으로부터 나를 자유롭게 해 주었다. 인간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 없이 그저 조조는 교활한 인간의 전형, 유비와 그의 의형제들은 용맹무쌍한 영웅으로 못박아놓는 어리석음으로부터의 자유를 말이다. 장정일의 삼국지를 읽노라면 인간의 위대함보다는 인간의 나약함을 더 많이 보게 된다. 영웅호걸이라 불리는 사람들 역시 한 인간으로서 그 시대가 안고 있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말이다. 양육강식의 원리가 인간세계를 지배하였던 당시, 난세를 살아가는 지혜란 때론 얼마나 치졸하고 비겁한 것인가를 깨닫게 된다. 나처럼 삼국지의 영웅들 또한 그 시대의 아들들임을 생각할 때 천하를 호령하는 인간과 그 지배 아래 이름 없이 죽어간 인간 사이의 차이란 실로 종이 한 장 차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역사는 과연 원리적으로 반복된다. 그것이 픽션으로 표현되든 아니면 논픽션으로 쓰여지든 인간사(人間事) 복잡다단(複雜多端)함과 이에 병립하는 인간 자체의 단순함 등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반복적으로 재현되기 마련이다. 내가 삼국지를 통해 배우게 된 이 역사의 반복성은 오늘 우리 시대를 바라보는 안목을 보다 새롭게 열어 주었다. 현대의 복잡성 속에서 단순한 구조와 원리를 발견하게 해 주었다. 조금만 애써도 될 것을 나는 그 복잡성 가운데 한 올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얼마나 게을리 하는 사람인가를 반성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삼국지 안에 흐르는 역사와 이를 통해 얻게 되는 통찰력은 나를 보다 부지런하게 만들어 주었다. 소위 역사를 주도하는 세력은 대의명분(大義名分)을 앞세워 자신의 지배욕을 채우는 방편으로 얼마나 많은 민초(民草)들을 짓밟아 왔는가. 하지만 그 속에서 그들, 희생당함을 저항할 수 없는 운명이라 여겼던 그들은 또 얼마나 이 광대놀이의 주연과 관객이 되는 것을 문제없이 받아들였는가. 장정일의 삼국지 안에 흐르는 저항의식은 인간됨의 정체성을 확인시켜주는 본성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지금까지의 역사는 이런 숱한 저항 속에서 여기까지 흘러 온 것이 아닐까 싶다. 문제는 역사적 상황이라기보다 그 상황 속에서 인간으로서 저항할 수 있느냐, 없느냐일 것이다. 삼국지를 통해 되새기는 역사의식, 그리고 저항의식은 오늘날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친 분초를 다투어 일어나는 사건들 속에 내재하고 있는 인간의 근원적 문제와 필요를 바라보려고 애쓰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도록 내 지성을 채찍질해 주었다. 삼국지는 그리 감동적인 휴먼스토리가 아니다. 때문에 더 사실적인 소설이다. 삼국지는 천하를 통일하는 과정과 끝이 사실상 얼마나 허무한 것인가를 보여준다. 검(劍)으로 일어나 검으로 망하는 나라와 강같은 피를 흘려 이룩한 천하의 통일, 그 끝에서도 끊이지 않는 갈등은 ‘사실 자체로서’ 역사가 가지는 피할 수 없는 한계를 가르쳐 준다. 끝에 가보면 허무할 것을 얻기 위해 그러나 수많은 인간들은 얼마나 그 과정에 연연해하며 사는가를 생각했다. 난세에 태어나 역사에 이름 한 번 새기고 돌아가는 것을 생의 위대함이라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삼국지의 처음과 끝에서 이 허무함을 읽을 수 있었다. 한 인간, 한 나라, 인간 역사 전체의 끝에서 만날 허무함을 미리 맛보게 해 준 것이다. 그리고 이 허무함은 이내 나에게 참된 생의 의미를 되새김질 시켜 주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삼국지가 경영지침서, 병법서, 처세술 등의 교훈서로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 삼국지는 인간은 누구이며, 생은 무엇인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며, 인간의 왜 살아야 하는가와 같은 철학적인 질문을 던져준 책이다. 좋은 책은 마침표로 끝나지 않고 물음표로 끝난다. 좋은 작가는 좋은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져 주는 사람이다. 삼국지를 읽는 두 달간 수많은 물음표가 던져졌다는 건 분명 10권의 책을 읽었다는 포만감 이상의 큰 수확일 것이다. 왜냐면 독서의 허식이란 100권의 책을 읽고도 단 한 개의 질문도 발견하지 못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삼국지는 나에게 ‘Never Ending Story’인 셈이다. 나는 작가가 나에게 선물로 준 수많은 물음표를 기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내 생이 끝나기 전까지 완전하지 못할 답을 찾아 살아갈 결심을 새롭게 한다. 나는 삼국지를 논하는 마니아가 되고 싶지는 않다. 나에게 경험되어진 삼국지는 도마 위의 생선처럼 무의미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작가의 노고로 우려 낸 진국에서 맛본 진미를 고이 간지하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결코 끝나지 않을 생의 이야기를 이제 내가 이어서 써 내려가고 싶은 충동으로 독서 후의 감동을 이어가고 싶다.
m*********n 2005.03.02. 신고 공감 6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언제 읽어도 싫증 나지 않는 고전....
"언제 읽어도 싫증 나지 않는 고전...." 내용보기
이문열, 정비석 당대의 유명한 작가들이 쓴 삼국지와 또다른 느낌을 주는 장정일의 삼국지 특히 기존 책과 달리 삽화가 민중화 형태로 그려져 있어 더욱 강렬한 느낌을 주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는 유비와 관우,장비 위주의 삼국지에서 이제는 다양한 시각으로 삼국지의 인물에 대해서 평가하고 표현하는 내용들이 나오고 있어 독자의 한사람으로 너무 기쁘다. 너무 많은 등
"언제 읽어도 싫증 나지 않는 고전...." 내용보기
이문열, 정비석 당대의 유명한 작가들이 쓴 삼국지와 또다른 느낌을 주는 장정일의 삼국지 특히 기존 책과 달리 삽화가 민중화 형태로 그려져 있어 더욱 강렬한 느낌을 주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는 유비와 관우,장비 위주의 삼국지에서 이제는 다양한 시각으로 삼국지의 인물에 대해서 평가하고 표현하는 내용들이 나오고 있어 독자의 한사람으로 너무 기쁘다. 너무 많은 등장인물과 사건들이 읽을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주고 매번 분석하는 내용들이 각각이라 그 변화 무쌍에 대해 감탄을 금하지 못하겠다. 장정일의 삼국지는 일부 영웅과 왕조중심의 이야기에서 민중의 고통과 역사적 배경을 간간이 알려주고 있어 나름대로 새로운 시각에서 삼국지를 손에서 잡고 놓지 않게 되었다. 이제 적벽대전이 끝나고 제갈공명이 아니 그당시 이야기 되던 3솥발의 형상으로 3국이 성립되는 글이 실린 6권을 읽고 있다.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고 현명하게 살아가는 지혜를 얻고자 하는 너무 큰 욕심?덕분에 매년 1번씩 장편의 소설을 읽는게 나름대로 기분을 좋게 한다.
l***w 2005.01.20. 신고 공감 4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