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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씹고 멀리 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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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철 소설의 특징은 짧음이다. 분량을 말하는 게 아니다. 분량이 짧은 소설은 그냥 단편소설이라 부르면 그만이다. 그러나 위기철 소설의 짧음은 보다 구체적이며 상징적인 짧음이다. 우선 제목이 짧다. 소설집 『껌』(청년사)에 나오는 여덟 편 가운데 제목이 두 글자 이하인 작품이 다섯 편이다. 을 포함 외자 제목의 작품도 세 편이나 된다. 제목뿐이 아니다. 문장들도 저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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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철 소설의 특징은 짧음이다. 분량을 말하는 게 아니다. 분량이 짧은 소설은 그냥 단편소설이라 부르면 그만이다. 그러나 위기철 소설의 짧음은 보다 구체적이며 상징적인 짧음이다. 우선 제목이 짧다. 소설집 『껌』(청년사)에 나오는 여덟 편 가운데 제목이 두 글자 이하인 작품이 다섯 편이다. <껌>을 포함 외자 제목의 작품도 세 편이나 된다. 제목뿐이 아니다. 문장들도 저마다 짧음을 구가한다. 간결체다. 짧음의 특징은 무엇일까. 군더더기가 없어 정갈한 느낌이 든다. 짧음 속에 도사린 다양한 상징과 기호를 읽어내는 재미를 만끽하게 해준다. 짧음은 또한 가독성을 높여준다. 위기철 소설을 읽는데는 많은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다. 금방 읽힌다. 그러나 여운은 오래 남는다. 연대를 거슬러 올라가며 펼쳐놓은 소설집의 순서 상 맨 뒤에 나오는 <코>가 가장 오래된 소설일 테다. 그러나 1986년 작품인 그 소설을 나는 정확하게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특히 <코>의 마지막 문장은 지금 다시 읽어도 전율을 느끼게 한다. "거울을 통하지 않고 자신의 코를 보게 된 최초의 인간이었다." <코>는 당시 모 대학신문의 문학상 수상작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는 당시 대학신문에 실린 당선작 <코>를 읽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것은 기성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통렬한 코풀기였으며 똥침이었다. 소설 <코>의 아우라에 홀린 나는 그로부터 꽤 오랫동안 문학병을 앓기도 했다. 특히 당시 위기철이 썼던 당선소감의 문체가 대단히 독특했다. 기억력이 좋은 편인 나는 그 당선 소감을 기억하고 있다가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2000년도에 나의 당선소감 문체로 활용하기도 했다. <껌>은 작가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간결한 문체와 웅숭 깊은 상징들이 어우러진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다보면 문득 열심히 개미를 관찰하고 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연상되기도 하고, 타고난 이야기꾼 파울로 코엘료의 연'글'술이 떠오르기도 한다. 둘 중 굳이 고르라면 아무래도 이야기꾼 쪽 보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글로 풀어내는 소질이 있는 베르베르를 닮았다고 해야 맞을 테지만 말이다. <껌>의 내용인즉, 맹목적인 목적의식에 경도돼 자아를 잃어버리고 삶 자체를 유폐시켜 버리는 현대인의 비애를 표현한 것이라고 해야 할까. 뒤에 이어지는 작품 대부분이 비슷한 주제의 작품들이다. 대체로 그의 소설에는 80년대의 잔상들이 등장한다. 때론 흔들리며 불안하게 그러나 수시로 출몰하며 독자들을 기억의 저편으로 넘어가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도록 유도한다. 하여 때론 불편하고, 때론 두렵고, 때론 가슴아프게 과거의 상처를 보듬게 만든다. 그래서 이제 이해가 된다. 그런 상념의 구두점들을 굳이 끈적끈적하고 느물느물한 만연체로 풀어낼 필요가 없었던 것. 그랬다간 아마도 모두 도망쳐버리고 말 것이 자명하니 말이다. 아참. 뭐가 이해된다는 거냐고? 제목과 문체의 짧음 말이다.

[인상깊은구절]
"거울을 통하지 않고 자신의 코를 보게 된 최초의 인간이었다." (<코>의 마지막 문장)
y****y 2005.03.3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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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년대에 告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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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리, 부조리 그리고 경제성장. 이것으로 나는 7,80년대 말하고 싶어진다. 단군이래 눈부신 성장을 했던 그 당시의 암울함 속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한 채 사람들의 배고픈 아우성속에 인간적 권리나 불평등은 존재 자체를 상실했는지 모른다. 소위 돈, 학력이나 배경이라는 연줄에 이끌려 제대로 된 개인적 평가없이 가혹하게 버려진 사람들에게 희망은 존재했을까? 우린 헛된 꿈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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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리, 부조리 그리고 경제성장. 이것으로 나는 7,80년대 말하고 싶어진다. 단군이래 눈부신 성장을 했던 그 당시의 암울함 속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한 채 사람들의 배고픈 아우성속에 인간적 권리나 불평등은 존재 자체를 상실했는지 모른다. 소위 돈, 학력이나 배경이라는 연줄에 이끌려 제대로 된 개인적 평가없이 가혹하게 버려진 사람들에게 희망은 존재했을까? 우린 헛된 꿈속에 나타난 엽전의 모습에 희망을 찾아야 하나?<희망> 아니면 그들 무리와 동조하여 말도 안되는 궐기대회에 참가하여 자신의 코를 자르는 엽기적인 충성을 다짐할 것인가?<코> 그것도 아니면 사회주류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는 자들을 감시하는 프락치가 되어 사회 안정 및 민생 행복을 도모할 것인가?<돌> 이 정도까지 미친 자들이 이제는 대기업에 진출하여 자신의 출세를 보장받기 위해 자신의 목숨이 끊어질 때까지 회사를 위해 일하겠다는 ‘죽음의 굿판’을 열어볼까?<죽음의 굿판> 이것에 반발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둡지 않는 젊은 날의 용기를 앞세우고 데모에 참가해 모진 고문을 받고 제 정신을 잃어버린 채 가족에게까지 버림받는 사회의 부적응자가 되어 자살을 해야하나?<잊음이 쉬운 머리를 위하여> 자! 방법을 달리하여 대학생이라는 신분을 철저히 숨기고 노동 현장의 노동자로서 그들의 의견을 한데 모아 농성을 주도하지만 끝내는 주동자가 되어 경찰에 쫓겨 다닌다. 오히려 힘들게 임신한 아내에게 아기를 유산시키게 하고 막막한 시간의 지나감을 느껴야 하나?<봄나들이> 이런 사람들의 희생과 고통이 있었기에 현재의 진보가 있으리라는 생각에는 동조하지만 그들에게 남겨진 상처는 도대체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 것인가? 이 모든 것에도 나를 던지고 싶지 않으면 남들이 관심 갖지 않는 일에 몰두하자. 남들이 보면 ‘별 미친놈 보겠네’라고 외칠지라도 껌이나 멀리 뱉어보자. 그것에 나의 걱정과 관심을 던져버리자.<껌> 아니면 정신차려라! 자신이 살던 집도 뺏기고, 아내가 바람을 피는 것도 모른채 자신이 쳐놓은 그물에 허둥지둥 할지 모른다.<거미> 이렇듯 작가는 과거에 감추고 싶었던 상처들을 하나씩 이 책에서 펼쳐보이고 있다. 때론 이것이 아닌데 말을 하면서도 살았던 그 시대의 삶의 방식을 비난하지도 칭찬하지도 않는다. 길게 내쉬는 한숨처럼 ‘어쩔 수 없었네 아니면 내가 어떻게 지금까지 있겠어’라고 말하는 듯하다. 세상은 쉼없이 변하고 또 변한다. 그 틈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저지른 죄의 생채기들을 시간이라는 임시약으로 덮은 채 무심히 그 시대를 말할 지 모른다. 그것이 두려우면서도 제대로 말 한마디 외칠 수 없었던 그 시대를 작가는 말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d*****h 2006.07.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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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 같은 이야기들, 껌
"지난날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 같은 이야기들, 껌" 내용보기
그는 껌뱉기에 남다른 재능을 타고 난 것이다. 다른 재능들과 차이가 있다면 그저 돈벌이에 보탬이 되지 않는 재능이며, 따라서 남들로부터 호감을 살 수 없는 재능이란 점 뿐.   세상에는 환전될 수 없는 가치도 있는 법. 그 가치를 진정을 알아주는 몇 사람이 그리운 것은 사실이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일이 곧 가치 없는 일은 아닌 것이다. - 껌 중에서   * <생명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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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껌뱉기에 남다른 재능을 타고 난 것이다. 다른 재능들과 차이가 있다면

그저 돈벌이에 보탬이 되지 않는 재능이며, 따라서 남들로부터 호감을 살 수 없는 재능이란 점 뿐.

 

세상에는 환전될 수 없는 가치도 있는 법. 그 가치를 진정을 알아주는 몇 사람이 그리운 것은

사실이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일이 곧 가치 없는 일은 아닌 것이다.

- 껌 중에서

 

*

<생명이 들려준 이야기>나 <아홉살 인생>으로 더 익숙한 위기철의 소설 <껌>

퉤~! 당신이 무심코 씹다 버리는 그 껌에 목숨을 걸듯 노력을 하는 한 사내가 있다.

껌뱉기에 타고난 재능을 가진 사내가, 퉤~!! 그가 뱉은 껌은 6미터를 날고 8미터를 날고 이제 곧 9미터를 향해 날아갈 것이다. 그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그의 재능을 갈고 닦는다. 돈을 쥐해서도 아니고, 주목받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는 돈이 되지 않는 것을 향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던져지는 그런 웃음에 지고 싶지 않다. 온전히 자기 완성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아붓는다. 노력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 말은 어느새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처럼 공허한 말이 되어버렸다.  돈이 되지 않는 일에 쏟아붓는 노력을 향해, 지금의 우리는 어떤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한 때 우리들은 나와 우리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들은 정치와 사회 문제로 귀결되는 시대를 살았었다. 그러나 요즘은 나와 우리 그리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들은 다 경제문제로 귀결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 때는 사람들이 정치적 문제 때문에 사회 문제 때문에 행동하고 고민하고 때로는 목숨을 걸고 빼았았지만 요즘은 어떤 행동이든 어떤 고민이든 또 목숨을 걸고 빼앗는 일들의 바탕에는 돈이 있다고 느껴진다. 돈 때문이라면 어떤 이상한 일이든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사회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냥 나는 그게 좀 슬프다.

 

 위기철의 소설 <껌>은 오래전 씌여진 소설들을 모아 뒤늦게 내놓은 책이다. 말투에서도 단어에서도  지나간 시절의 모습들과 그 시절의 묵은내가  난다. 그러나 때로는 새로 갓 담긴 김치보다 묵은 김치를 찾아 먹듯이 지나간 시절과 그 시절의 풍경 속 우리들의 모습이 지금의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분명 20년 더 된 오래 전 이야기인데도 여전히 유효한 생각들, 여전히 유효한 풍자들, 여전히 폐부를 찌르는 예리한 문장들을 소설 곳곳에서 만날 수가 있다. 그렇다는 것은 일면 우리 사회는 그토록 발전을 개혁을 변화를 부르짖었으나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라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사회가 바뀌어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문제들은 변할 수 없다는 것인지....

 돈이 되지 않는 것들에 대한 노력에 대한 풍자, 경제논리로 설명될 수 없는 관계와 문제들, 사회문제로는 해결할 수 없는 꿈들, 저마다의 상처로 아프게 한 시대를 지나쳐간 사람들, 시대가 지나도 여전히 놓을 수 없는 희망들...그 시간 그 시절, 변화와 고민과 허무와 푸념과 절망과 희망이 옥수수 알갱이들마냥  짧은 소설들 곳곳에 툭툭 던져지는 문장들 속에 꽉꽉 들어 차 있는 것 같은 느낌. 나이가 많든 적든 그 시대를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재미있지만 재미있지만은 않고 짧지만 짧지만은 않은 그런 이야기들 바로  위기철의 <껌>이다.

아직 안읽은 당신이라면, 읽어보기를~

 - 다락방서 허뭄

g*****6 2009.02.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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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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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철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난 위기철은 1985년 연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아동극 '도깨비 방망이는 어디에 있을까요?'가 제2회 계몽사 아동문학상에 당선돼 문단에 데뷔,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80년대 중반부터 진보성향의 잡지와 신문 등에 콩트, 칼럼을 쓰면서 이름을 알렸다. 철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사람과 세상의 관계를 이해하는 학문인 철학은 어른뿐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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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철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난 위기철은 1985년 연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아동극 '도깨비 방망이는 어디에 있을까요?'가 제2회 계몽사 아동문학상에 당선돼 문단에 데뷔,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80년대 중반부터 진보성향의 잡지와 신문 등에 콩트, 칼럼을 쓰면서 이름을 알렸다. 철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사람과 세상의 관계를 이해하는 학문인 철학은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도 반드시 알아야할 학문이라는 믿음으로 92년 사계절에서 펴낸 논리학습시리즈 『반갑다, 논리야』 『논리야 놀자』 『고맙다 논리야』가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 시리즈는 어려운 논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서 논리에 대해서 알 수 있게 구성했다. 논리적 사고와 개념을 단순 암기식으로 설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알맞은 이야기를 통해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올바르게 판단하는 원리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이미 91년 첫 출간되어 꾸준한 호응을 불러왔던 『철학은 내 친구』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철학과 친해질 수 있도록한 체계적인 구성이 관심을 모았으며 2005년 사계절에서 개정판을 출간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책 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소설도 썼다. 자전 장편소설 『아홉살 인생』(청년사. 1999)에 이어 두번째 장편 『고슴도치』(청년사. 2002)을 펴냈고 86년부터 2004년까지 써온 단편소설 8편을 실은 『껌』(청년사. 2005)을 출간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2005년에 출간되었지만 작품들은 대부분 90년대 초반의 것들. 사회주의의 몰락과 함께 80년대의 맹목적 열정에서는 벗어나려 하지만 그렇다고 일정한 무게와 책임감을 벗어놓지는 못하는 상태라는 느낌. 알고보면 유머러스한 작가같고 낯선 설정과 단편다운 호흡의 전환은 타고난 단편작가라는 느낌도 준다. 촌철살인보다는 뭔가 정통적인 '소설'이라는 느낌을 계속 의식하게 되는 것이 이 작품집 스타일에서는 다소간 언밸런스인 듯.

e****h 2013.06.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