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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땐 동물원에 가면 무엇이 그리 즐겁고 신났는지 좋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동물원에 가지도 않지만 가지 않아도 초점을 잃은 눈과 슬퍼 보이는 얼굴이 생각나 우울해지고 미안해 집니다. 백곰은 미술관에 전시된 조각품인데 자신의 모습이 왜 온통 까만색인지 궁금해 진짜 북극곰 우르에게 물어보려고 찾아갔습니다. 동물원에서 친구가 없었던 우르는 자신에게 먼저 다가와준 백곰을 만나서 그동안 외로웠던 시간을 잊을 만큼 기뻐했습니다. 둘은 동물원 담장을 달리고 또 달리며 즐거워 했습니다. 우르는 백곰에게 노래같은 북극이야기를 끝없이 들려주었습니다. 저에게도 백곰과 우르같은 친구가 있습니다. 매일 놀아도 그 친구와 더 놀고 싶고 좋은 것이 있으면 나누고 싶습니다. 어느 날, 백곰은 자신을 만든 타이어가 환경 파괴의 원인이란 걸 알고 우르를 만나러 갔습니다. 하지만 우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르, 우르, 내가 왔어. 어디에 있는 거니?' 우르가 어디에 있는 걸까요? 백곰도 저도 상상도 못할 일이 일어났습니다. 우르는 이미 열흘 전에 세상을 떠난 영혼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친구를 잃은 백곰에게 위로할 말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저도 슬프고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억지를 부리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우르와 백곰을 만나게 해달라고요. 백곰이 우르를 잊지 못한 것처럼 영혼의 우르도 백곰을 잊지 못해 둘은 다시 만나 그토록 가고 싶던 북극의 얼음 위를 달리기 위해 북극으로 출발하는데 그 장면이 그 어느 예술 작품보다 감동적입니다. '죽음도 갈라서지 못하게 한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진정한 우정은 죽음도 뛰어넘게 합니다. 우정의 힘이 참 큽니다. 지금도 동물원에는 우르와 같은 동물이 많습니다. 시설을 좋게 하고 맛있는 음식도 많이 준다고 하지만 아무리 좋은 환경도 자신의 가족과 친구가 있는 곳 만큼은 좋을 수 없습니다. 이젠 더 이상 동물원의 동물의 재롱이 재미있지도 신기하지 않습니다. 재롱 뒤에 있었을 혹독한 훈련이 생각나 오히려 가엽고 안타깝습니다. 우리에게 인권이 중요하듯 동물권도 중요합니다. 지구는 다양한 생물체가 공존하여 살아 가야 하는데 그동안 인간 위주로 살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물이 살 수 없는 곳은 인간도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