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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 헤이케 이야기 Shin heike monogatari / The Sacrilegious Hero> 일본 3대 감독의 하나인 미조구치 겐지가 1955년에 만든 사무라이 영화로, 누구의 아들인지 모르고 컸던 사내가 어지러운 나라를 보고 제 뜻을 펴가는 모습을 그렸다.
2. 1137년 헤이안 시대 말기의 일본은 어지럽다. 텐노오(천황)를 에워싼 귀족들과 절을 지킨다는 중들이 땅과 돈을 싹쓸이 하는 바람에, 백성들은 죽을 맛이다. 그러니 도적이나 해적들이 판을 치고, 누구든 힘으로 빼앗으려 애쓴다.
게다가 전의 텐노인 상황과 현 텐노를 둘러 싸고 아랫사람들의 밀고 당기는 힘에 따라 서로 제 것만 챙기려고 눈에 핏발이 섰으니 나라가 어지러울 수밖에.
이 때만 해도 사무라이는 나라를 다스리던 귀족들과 같이 어울리지도 못하고, 으시대는 중들한테도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여야 하는 낮은 자리였으므로, 스스로나 귀족들은 사무라이들을 그저 집을 지키는 개 노릇을 하는 사람으로 볼 뿐이었다.
많이 배웠다고 뻐기는 문신들한테 온갖 괴로움을 겪던 장군들이 들고 일어나 깔보던 문신들을 죽였던 고려시대 1170년의 정중부의 난 때나 비슷하다.
3. 타이라노 타다모리(오야 이찌지로) 장군은 사이고쿠에서 날뛰던 해적들을 무찌르고 교토에 돌아왔으나, 상이나 벼슬은 커녕 고생했다는 따뜻한 말 한 마디도 듣지 못한다. 그래도 아들인 키요모리(이찌카와 라이조)한테 말 한 마리를 팔아 술을 사오도록 하고, 애쓴 아랫사람들한테 술을 먹인다.
전 텐노였던 상황 토바(나쓰메 순지)는 타다모리한테 상을 주거나 벼슬을 주자고 하지만, 곁의 벼슬아치들은 "아직까지 그렇게 한 적이 없습니다..." 하며 말린다. "살리지도 죽이지도 않으며 써야 사무라이다운 노릇을 할 것이므로, 베풀 것이 없습니다"
아랫 사람들은 상황한테 군말없이 충성을 하는 타다모리 장군을 따르지만 투덜거린다. "더 이상 못 참겠습니다. 목숨을 내놓고 싸우는 우리한테 이럴 수가 있습니까?"
아들인 키요모리도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지만, 아랫 사람들을 달랜다. "우리는 땅 속의 풀이다. 아직 겨울이지만, 곧 봄이 오면 땅 밖으로 나올 것이다. 기다리자..."
4. 싸울 힘은 가졌지만 권력이 없던 무사들인 사무라이들은 억눌린 용수철이 언젠가 튀어 오르듯 키요모리 같은 사내의 시대가 오게 된다. 칼잡이가 임자가 되는 날... "오늘은 너희들 귀족들의 시대이지만, 내일은 우리들 사무라이의 것이야"
어머니 야스코는 궁중에서 춤꾼으로 일할 때 시라카와 텐노와 어울려 아이를 가졌는데, 이 무렵 어머니가 못된 중과도 놀아난 탓에 궁에서 쫓겨나 타다모리한테 시집을 오게 되었기에, 키요모리는 누가 아버지인지 알 수가 없다. 세월은 20년이나 흘렀지만...
"내가 텐노의 아들이냐, 못된 중의 아들이냐, 아니면 타다모리 장군의 아들이냐?" 묻는 키요모리의 말에 타다모리 장군을 따라 다니는 이에사다가 말한다. "누구의 아들이든, 도련님은 아버지의 아들이며, 사람의 아들입니다"
미조구치 겐지 감독은 어려운 때에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보여준다. 야스코는 제 몸을 팔더라도 권력과 화려한 궁중 생활을 쫓아 다녔고, 타다모리 장군은 누가 알아주든 말든 제 할 일만 말없이 하면서 세월을 보냈으며, 키요모리는 백성들을 괴롭히고 눈 앞의 이익만 쫓는 무리들을 제 손으로 없애려 한다.
5. 짜임새가 잘 짜여졌지만, 일본의 역사를 모르면 알아듣기가 어려운 구석이 많은 영화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받아들일 수 없는 어머니나 아버지를 둔 키요모리의 아픔이 깊게 배어 있는 영화다.
디브이디는 화질이나 소리가 좋다. 오래된 영화이지만 컬러도 볼만 하다. 보너스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