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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다 보면 극적인 사건들을 여러 차례 맞이하게 된다. 사람마다 인생이 다르기에 모두 동일하지는 않겠지만 어떤 일들은 대부분의 사람이 비슷하게 겪기도 한다. 이를테면 졸업, 취업, 결혼, 출산과 같은 사건들이다. 특히 인간의 유한함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일들이 있다. 이를테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사건인 인간의 죽음과 같은 일이다. 이런 이유로 살면서 꼭 겪게 되는 인생의 가장 큰 슬픔 중 하나가 부모님의 죽음이 아닐까 싶다. 나라는 인간이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었던 근원이자 나와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가장 가까운 혈육, 부모님을 보내드리는 일은 인생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슬픔이자 괴로움이다.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 슬픔을 나누고 위로받고 다시 일어설 힘이다. 이 책 <극야 일기>는 부모님과 이별한 큰 슬픔과 애도, 그리고 위로에 관한 이야기다.
?해가 뜨지 않는 65일간의 극야 속에서 해를 기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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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극야 일기>는 저자가 60일 이상 해가 뜨지 않는 극야가 계속되는 미국 알래스카 최북단 마을 '배로우'에서의 기록을 사진과 글로 남긴 사진 일기다. 저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1년여의 간격으로 저 세상에 보내드리고 극심한 슬픔에 빠진다. 저자의 표현을 빌자면 "깊은 어둠 속에 있는 것처럼 슬프고 외로웠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여전히 활기찬 불야성의 도시가 낯설게 느껴졌고, 자신의 슬픔과는 무관하게 빨리 흘러가는 세상에 적응할 수가 없었다. 매일 뜨는 해와 매일 시작되는 하루하루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일상이 무의미해졌다. 그저 버티기 위한 삶이 이었다.
그렇게 저자는 부모님을 보내드린 슬픔을 안고 깊은 어둠의 마을 '배로우'로 떠난다.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에 혼자 남아 지내는 것이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배로우의 깊은 어둠 속에서 저자는 자연이 함께 슬퍼하고 애도함을 느꼈다고 생각된다. 특별히 위로의 말을 건네지 않더라도 누군가 함께 그 어두움과 슬픔을 나눈다고 느낄 때 우리는 큰 위로를 받는다. 오후가 되어도 밝아지지 않는 하늘이 마치 저자의 슬픔을 함께 나누는 자연의 위로 같다고 느껴진다.
쓰러지시는 아버지를 안아드리지 못한 것이, 혼자 쓰러지시게 한 것이 너무 죄송해서 나는 수십 번씩 CCTV를 돌려보며 흠칫 쓰러지시는 아버지의 몸짓에서 뇌출혈의 징후를 찾아보려 했다. 그 사이에 아버지는 중환자실에서 서서히 돌아가시고 계셨다. ......< 중간 생략>...... 그리고 그로부터 1년 3개월 후, 갑자기 심장이 멈추던 순간의 어머니를 나는 기억한다. 엄마, 아무 걱정 하지 마. 내가 계속 같이 있을게. 엄마는 혼자가 아니야. 엄마, 사랑해. 엄마, 고마워. 엄마, 우리 꼭 다시 만나. 우리 꼭 다시 만나. 나 혼자 있었으므로 누구도 모르는 시간. 누구에게도 중요하지 않은 시간. <극야 일기> 중에서 이 책 <극야 일기>는 이렇게 배로우로 떠난 저자가 남긴 일상의 기록이자, 생각과 감정, 슬픔을 정리해 나가는 기록이다. 이 책을 릴케의 소설 <말테의 수기>에 비유한 평을 보았는데, 마침 얼마 전 <말테의 수기>를 읽은 터라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말테의 수기보다 이 책 <극야 일기>가 훨씬 공감 가고 읽기에도 좋았다. <말테의 수기>가 갑자기 대도시 파리로 넘어와 느낀 공포와 혼돈의 기록이라면, 이 책 <극야 일기>는 반대로 대도시를 떠나 자연의 위로를 받는 기록이다. 극야의 어두움이 함께 하는 애도, 그리고 자연이 주는 위로, 글이 주는 새 힘으로 저자는 다시 일어선다.
또한 이 책 <극야 일기>는 사진이 너무 멋있는 책이다. 책 내용의 반 가까이가 사진이라고 할 수 있는 사진일기의 형식인데, 기록을 위한 다큐멘터리 사진도 아니고, 심미적인 목적을 위한 예술사진도 아닌 일상의 기록이자 삶의 기록과 같은 사진들이다. 북극이나 알래스카를 찍은 사진들은 인터넷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지만, 그런 사진들과는 차별화가 되는 색다른 느낌이라 좋다. 저자의 심리 상태와 감정이 함께 담겨 있는 것 같아 더욱 가슴에 닿는 사진들이다. 사진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느낌이다.
분명히 북극성 근처를 지나고 있는데 잘 보이지 않아 막샷을 날렸더니 사진이 참 옹색하지만··· 5만 년 전 빙하기에 지나가고 지금 다시 지구 근처를 지나가는데 5만 년 후에나 다시 온다는 혜성을 보러 칼바람 부는 캄캄한 벌판에 여러 번 갔었다. 시간 개념을 바꾸는 존재의 현전을 느끼며 아버지와 어머니의 영혼이 더 가까이 느껴졌다. 또 오로라가 장난 춤을 추고 돌아와 마을까지 내려온 오로라를 배경으로 바닥에 누워 찌부를 하늘 배경으로 오로라 사진 찍고··· 또 아침까지 일하고··· <극야 일기> 중에서 이 책 <극야 일기>는 이런 애도와 위로의 이야기다. 개인의 기록이기는 하지만 인간이라면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동과 위로, 깨달음이 있는 이야기다. 이 책에 실린 글과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아무리 밤이 길고 어두워도 언젠가는 해가 다시 뜨듯이 우리 삶의 슬픔이 아무리 무겁고 가혹해도 우리는 다시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 어둠과 슬픔의 시간이 아무리 길고 무거워도 충분히 긴 어둠 뒤에는 미세한 빛이 다시 우리 인생을 밝혀 간다. 삶은 그렇게 계속된다. Show must go on.
우리 삶에는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일어난다. 때로는 감당하기 힘든 깊은 슬픔도 맞게 된다. 하지만 결국 그 슬픔을 딛고 다시 삶은 계속된다. 그렇게 계속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여러 가지 요소로 위로를 받게 된다. 그 위로는 사람에게서 오기도 하고, 음악이나 미술에서 받기도 한다. 스스로의 마음속에서 위로를 찾기도 하고 때로는 저자처럼 대자연으로부터 위로를 받기도 한다. 대자연과 함께 애도하고 위로를 얻고 다시 힘을 내는 저자의 기록이 우리의 삶에도 위안이 된다.
오후 6시 47분 오로라가 내 마음을, 나를 알았다. 알게 되었다. 엄청나게 상냥하고 거대한 빛이 넌 누구지? 하고 고개를 쓱 숙여 기다랗게 나부끼는 속눈썹 너머로 사슴 같은 눈을 깜빡이며 나를 처음 바라본 것 같다. ......< 중간 생략>...... 웃으며 온몸의 모양을 순식간에 바꾸며 이 지평선에서 저 지평선까지 휘리릭 넘나들며 새로운 언어를 보여주었다.
아가야 슬퍼하지 마라 우리는 모두 빛이란다. 너의 무게는 너의 것이 아니란다 공중에 가볍게 떠 있는 하얀 너를 보렴 너도, 네 부모님의 영혼도 모두 빛이란다. <극야 일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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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야일기_김민향 #캣패밀리 #북극마을에서보낸65일간의밤 김민향작가는 번역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림과 동판화, 사진과 작은 동영상으로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한다. 김민향 작가의 [극야일기]를 처음 마주했을때에 나는 사진속의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눈 앞에 펼쳐진 곳은 분명 사진인데, 어쩐지 사진이라기보다는 그림 같았다. 경계가 모호하고 현실과 끔이 뒤섞여 있는 듯한 장면들. 내가 마치 낯설고 낯선 곳을 헤매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표지의 사진처럼 땅과 하늘의 경계가 모호한 선명하지도 흐릿하지도 않은 그 어딘가의 감각. 작가의 렌즈는 풍경을 찍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의 결을 기록한 것이었다. 작가는 짧은 시간 간격으로 부모님을 떠나보냈다. 그 상실감은 얼마나 깊고 넓었을까. 감히 나는 절대 헤어릴 수 없다. 그래도 가늠해본다면 그건 세상 어디에도 '내 편'이 남아있지 않다는 절망이 아니었을까. 누군가 나를 위해 존재해주는 온기가 없을때에 사람은 얼마나 깊은 어둠속으로 심연속으로 가라앉을 수 있는 것일까. 아마 바닥과 혼연일체가 되어서 일어나지도 못할 것이다. 그저 침묵속에 앉아 있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것이다. 꿈과 현실이 사라진 세계 그것이 내가 이 책을 마주한 인상이었다. 어떤 슬픔은 말을 할때보다 조용한 풍경 하나로 잘 전달된다. 작가의 시선은 애도의 방식이라고 느끼게 되었다. 어떤 절망은 밝은 위로의 어떤 것보다 깊은 어둠속의 고요한 침묵이 더 어울린다. 어둠속에서의 나를 마주하는 방식으로 어쩌면 그 태도가 오히려 나를 일으켜세우는 침잠의 시간이 아니었을까. p.91 흐리고 검은 밤. 눈 쌓인 벌판 동쪽에 붉은 구름이 한 줄기 드리워져있다. 지평선 아래있는 태양의 강력함. 한낮의 폭력성은 한낮의 힘이기도 하다. 망각하고 반복되는 일상. 열매를 익게 하고 자라게 하는 일상. 빛과 어둠에 대해 이렇게 깊이 생각해본 적이 있었나 싶다. 『극야일기』를 통해 삶의 어둠과 빛, 그리고 그 안에 녹아 있는 시간의 흐름을 느꼈다. 문장 하나하나가 단단한 힘을 가지고 있어, 마지막 문장은 유난히 오래 마음에 남았다. 망각하고 반복되는 매일이지만, 그 반복이 결국 열매를 익게 하고 삶을 자라나게 한다는 사실. 이 책은 감상적인 슬픔에 머물지 않는다. 상실 이후에도 일상을 살아내는 작가의 자세는, 애써 회복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준다. ‘지금 그 자리에 있어도 된다’고. 조용한 풍경 하나로, 작가는 애도의 마음을 묵직하게 전한다. P.186 초록색 혜성은 누가 발견하지 않아도 50,000년 동안 여행했고 다시 50,000년을 여행해간다. 오로라는 벌판에 아무도 없어도 깡총거리며 논다. 그저 그 자리에 있는 초록색 혜성. 그리고 나를 반겨주는 오로라 그 존재만으로도 기쁨이다. 찌부의 사진을 보며 작가의 사랑스러운 마음을 써주는 귀한 존재의 의미도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