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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기억만큼 존재하는 한 남자 이야기다. 제목보다 더 어울리는 말이다. 여기 예순 다섯의 나이 든 남자가 있다. 평생 자신의 의지대로 인생을 살아보지 못한 남자다. 어려서 엄마에게 버림받고 엄마가 일하던 부잣집에서 자라게 되어 그 집 아들과 때론 친구처럼 대부분은 그의 시종처럼 자란 남자다.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야 했던 남자, 그래서 첫사랑 여자도 빼앗긴 남자... 그가 이제 그들의 손에서 벗어나려 한다. 한 여자를 만나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살 계획을 세운 것이다. 그때 그에게 닥친 알츠하이머라는 병... 그 병 때문에 그는 결국 다시 그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사랑하게 된 여자도 못 알아보고. 하지만 그는 모든 기억이 사라진 것이 아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만큼은 너무도 선명하게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의 기억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다. 그가 빨리 죽기만을 바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무엇 때문에 그의 네 다섯 살 때의 자그마한 기억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이 작품은 꼭 집어 추리 소설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작품이다. 그보다는 추리적 요소가 가미된 소설이라고 하는 편이 좋을 듯 하다. 정교한 고딕풍의 추리 소설 같아 보이면서도 그 방식을 따르지 않고 현대적 범죄 소설에도 맞지 않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기막힌 인생을 살았다. 그의 남은 생은 더 기막힐 수도 있다. 하지만 살아온 날들이 더 불행한 것일까, 아니면 살아갈 날들이 더 불행할 것인가. 우린 알 수 없다. 그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고 그의 세상은 우리와 조금 다른 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알츠하이머라는 병을 잘 표현하고 예전에 에릭 시걸의 <프라이즈>를 보면 젊은 나이의 과학자가 알츠하이머에 걸려 자살하는 얘기가 나온다. 처음에는 물건을 잘 잃어버리고 아무 곳에나 놓고 샀던 물건을 또 사고 100m 밖에서 자기 집을 찾지 못하다가 사랑하는 사람도 알아보지 못하게 되는, 그러면서 점점 난폭해지는 병... 이 책의 주인공은 의료 시설이 좋은 곳에서 도움을 받는 행복한 환자다. 모든 환자가 이렇게 호사를 누릴 수는 없을 것이고 여기에도 빈부의 차이는 존재한다. 하지만 적어도 알츠하이머를 앓는 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요양원, 간호사, 도우미 정도는 국가에서 보조를 해주고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생각된다. 고령화 사회를 준비하는 우리로서는 말이다.
적극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추리 소설로 읽어도 재미있고 추리 소설을 싫어하는 독자라면 보통의 소설로 읽어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그의 작은 기억, 스몰 월드에 동참해 보자.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일지도 모르고 새로운 세상에 눈뜨게 될지도 모를 일이니... 아름답고 서글픈 한 남자의 인생 이야기를 눈물 흘리지 않고 볼 수 있는 작품이므로... [인상깊은구절] 240p 스토이블리가 진료 기록부에 뭔가 적으며 말했다 "그에게는 오히려 잘 된 일일 수도 있네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어차피 살아도 사는 게 아니잖아요." 스토이블리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글쎄요. 우리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그 사람은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세계에 살고 있을 지도 모르니까요. 어쩌면 그게 그 사람의 일생일 수도 있고요." 293 p "그냥 마음이 너무 아파. 꼭 실컷 갖고 놀다 버린 곰돌이 인형 같아. 가끔 심심하면 처박아 두었던 것을 한, 두 번쯤 꺼내 보기는 하지만 결국 쓰레기통에 버리는 물건 같은 것. 사람 사는 세상이 그래서는 안 될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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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인 ''스몰 월드''는 의외의 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났을 때 "세상 참 좁군!"이라는 의미로 하는 말이다. 아는 사람, 기억을 잃어가는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는 자기 자신을 의식하는데 주변의 아는 사람들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내 주위의 나를 알고, 내가 아는 사람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알츠하이머 환자이다.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아 행복한 미래에 손끝이 닿는 순간 알츠하이머가 발병하여 비참한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평생을 자기 의지로 살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부속되어서만 살아오던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처음으로 자기 인생을 되찾으려고 하는 순간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게 되고 마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자신을 잃어가는 대신 잊었었던 유년기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고, 그 기억들로 인해 과거를 숨기고 싶어 하는 주위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알츠하이머병은 다른 매체를 통해 어렴풋하게나마 알고 있었다. 단순히 기억을 잃게 되는 정도의 병으로 치매와 비슷한 병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소설 속의 주인공이 그 병으로 인해 고통 받고 피폐해져 가는 모습을 보고 꽤 심각한 병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기억력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사물의 인지 능력 및 언어, 시공간 인식 능력도 상실하게 되어 혼자서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고 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언제 무슨 병으로 고통 받게 될지 모르는데, 내가 만일 이런 병에 걸린다면 어떻게 될까?하는 생각이 소설을 읽는 내내 머리 속을 맴돌았다. 정작 병에 걸린 나 자신은 인지 능력이 없어 괴로움이 덜 할 수도 있겠지만 내 주위의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이며 또 얼마나 힘들어 할까? 비단 알츠하이머 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을 공포로 따라다니는 치명적인 병만 해도 수백수천가지이고, 날로 많아지는 보험 광고들은 당신도 얼마 안 가 반드시 큰 병에 걸릴지 모른다고 위협해대며 웰빙을 표방하는 몇몇 오락 프로그램들은 당신의 라이프 스타일은 반드시 병을 불러온다고 겁을 주고 있는 상황이니... ''건강염려증''이란 것이 괜히 생긴 게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모른는 게 약이라고 했던가. 작년에 유오성이 브라운관으로 컴백한 ''투명인간 최장수''라는 드라마도 알츠하이머병이 소재였다고 한다. 점점 기억력을 잃게 되어 종국엔 자기 자신마저 잃어버려 투명인간처럼 되어버린다는 의미의 제목이라고 한다. 소설은 점점 밝혀지는 과거의 비밀과 반전 등 추리 소설의 요소가 있긴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해 부서져 가는 인간의 삶에 조명하여 나로 하여금 삶을 되돌아 보고 추억이 나에게 갖는 의미, 주위 사람들의 소중함 등을 생각하게 하며 자숙하는 계기를 주었다. 얼마전 ''점성술 살인사건''이란 책을 사서 이벤트 선물로 받게된 책이라 큰 기대를 안했었는데... 이렇게 깊은 흔적을 남기고 책장을 덮게 될 줄 몰랐다. |
| 스몰월드.. 작은세상이란 제목에 도대체 무슨내용이 있을까 하며 책 뒤를 읽어보니 노인성치매..일명 알츠하이머라는 병에 걸린 한 남자가 주인공인 내용이었다. 사실 읽기전엔 어두침침하고 재미도 없을거라 생각했지만 한두페이지 넘어가다보면 나도모르게 책속에 빠져서 하염없이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한 남자가 주인공이다. 그는 이젠 나이가 들어 일을 하지 못하고 자신을 보살펴주는 사람에게 기대 사는거밖에 기대할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나마 실수로 그렇게 편한생활도 못하게 되지만 한 여자를 만나 늙어서 다시 사랑에 빠져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에게 닥친시련은 사랑하는 사람도 잊어버리게 만드는 병.. 알츠하이머였다. 보통 치매에 걸리면 어린아이가 되는 사람이 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가장 행복하기 때문인지 가장 행복하던 시절로 돌아가고픈 현상이 병이걸려 나타나는것이 아닐까.. 주인공인 한 남자의 불우한 인생은 한 여자의 악독한 욕심에 걸려 자신의 인생이 아주 뒤바뀌어 버린다는 것이다. 이 일이 치매로 인해 들어나게 되는데.. |
| 알츠하이머병을 소재로 한 이 소설이 대단히 재미있게, 즐겁게, 긴장감 있게 읽히는 것은 작가의 탁월한 구성과 문장력 덕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책 소개 글에서 알츠하이머가 등장하는 추리소설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읽는 내내 과연 추리소설이 맞나하는 의문을 가졌다. 책의 처음에 등장하는 콘라드가 코크 리조트에서 불을 내고, 알콜에 절어 살고, 새로운 여인을 만나고, 병에 의해 기억력이 퇴행하는 순간까지도 추리소설이 맞나? 하는 의문이 계속되었다. 하지만 저자는 코크가문의 엘비라에게 의심의 눈길을 주는 장치를 삽입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긴장감과 과거의 사건에 대한 기대감을 가진다. 코크가문과 관련된 과거 비화가 이 소설의 중심축이라면, 주인공 콘라드의 알츠하이머병이 지닌 심각성과 함께 주변인들의 피해와 좌절과 죄책감 등이 살을 붙여 가면서 소설의 완성도를 높여간다.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술을 끊고 자신의 기억을 보존하려고 하지만 기억 상실의 시간은 더 단축되고, 사랑하는 연인을 간호하고 보살피지만 현실의 벽에 의해 요양원에 보내는 여인과 그녀의 죄책감과 병으로 인한 피해는 너무 현실적이라 그녀에게 동정을 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새로운 보호자 시몬네의 헌신적이고 정열적인 간호와 더불어 과거로의 여행은 과거에 숨겨진 진실로 한 걸은 더 다가가는 역할을 만들어낸다. 이런 일련의 과정과 관계 속에서 작가는 호기심과 병에 대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지속적이고 흥미로운 책읽기로 인도한다. 읽는 도중 누구나 과거에 대한 뭔가를 느끼고 언젠가 이것이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속에 숨겨진 인간의 욕망과 탐욕이 어떻게 보면 평범하고, 어떻게 보면 섬뜩하다. 단 하나의 살인이 평범하다면 그 범죄를 저지른 이가 보여주는 과거 행적이 너무나도 건조하게 묘사되어 섬뜩한 것이다. 기억을 소재로 범죄와 연결한 소설이 많지만 이 소설처럼 병에 의한 기억의 뒤섞임과 과거사의 재구성을 다룬 소설은 나의 기억에 아직 없는 듯하다.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자주 다룬 스테판 킹이나 다른 작가들의 경우 한순간의 사건에 집중하는 반면에 이 소설은 퇴행하는 기억 상실을 거슬러 올라가며 추리소설의 느낌을 느끼지 못하게 하면서 몰입감과 호기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 사실 많은 기대를 하지 않은 소설이지만 예상외의 보물을 발견한 느낌이다. 이 책을 추천한 모든 이들에게 고마움을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