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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시냇물, 그 반짝이는 따스함.
"흐르는 시냇물, 그 반짝이는 따스함. " 내용보기
참 이상한 곡의 놀라운 연주다. 수십 번을 넘게 들은 듯 한데 '바흐의 영국 조곡'하면 떠오르는 멜로디가 없다. 그저 내게 남아있는 건 따스한 소리의 느낌 뿐이다. 먹빛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낮선 고장의 어둑어둑한 아침 하늘마저 포근함으로 바꾸어버리는 기분좋은 마법의 주문이 흥얼대는 소리같다고나 할까. 좀 자세히 말하자면, 오월의 구름같은, 나풀대는 솜사탕같은 수염을 드
"흐르는 시냇물, 그 반짝이는 따스함. " 내용보기
참 이상한 곡의 놀라운 연주다. 수십 번을 넘게 들은 듯 한데 '바흐의 영국 조곡'하면 떠오르는 멜로디가 없다. 그저 내게 남아있는 건 따스한 소리의 느낌 뿐이다. 먹빛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낮선 고장의 어둑어둑한 아침 하늘마저 포근함으로 바꾸어버리는 기분좋은 마법의 주문이 흥얼대는 소리같다고나 할까. 좀 자세히 말하자면, 오월의 구름같은, 나풀대는 솜사탕같은 수염을 드리운 지긋한 나이의 인상 좋은 마법사가 나즈막한 목소리로 읆어가는 주문을 설레는 마음으로 들으며, 그 마법의 실행을 가슴 졸이며 기다리는 설레임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CD를 걸면 첫 카랑카랑한 목소리의 아낙이 낮선 주파수의 말로 무어라 말을 한다. 연주자 소개일게지. 불가해한 가청 주파수 너머의 소리가, 단 하나의 고유명사가 울려퍼지며 말끔이 스러진다. "스비아토슬랍(ㅍ) 리히테르!" 잠시 쏟아지는 박수소리는 이내 그치고 잠시 정적이 흐른다. 일상의 세계에서 마법의 세계로 넘어가려면 이렇듯 경계가 지워져야한다는듯이. 잡다한 소음의 도가니인 일상의 소리에서 마술적인 소리가 펼쳐지는 저 너머로 이동해가는 통로로, '침묵과 정적'이상 가는 게 있을까. 그 잠시의 설렘이 걷혀지고 리히테르의 바흐가, 그 강물 - 독일어로 강물. 이라는 뜻이라지. - 이 흐르기 시작한다. 다시 한 번. 연주되기 시작하는게 아니라 흐. 르. 기. 시작한다. 이 흐름을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이 소리를 '연주(performance)'라고 부르는 게 주저스러울만큼 자연스럽게, 한 음 한 음이 따뜻하게 반짝이며 흐른다. 인위직으로 긴장을 만들어내지도 않고, 극과 극을 오가는 드라마틱한 감정을 자극하지도 않는다. 그저 평탄하고 느즈막한 경사를 따라 맑고 따뜻한 소리가 눈이 부시지 않을 만큼 반짝이며 흘러갈 뿐이다. 각 곡 간의 구분도, 트렉 사이의 구분도 거의 무의미하다. 한 곡 한 곡이 언제 시작하는지도, 멈추는지도 짐작이 가지 않는다. 그 멜로디에 취해 엷은 웃음을 입가에 짓고 멍하니 흐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가, 어느 순간 잠깐의 정적이 다시 흐르고 박수가 쏟아진다. 그제서야 그 흐름이 허공 속으로 옮아갔음을 알고 아쉬워하는 게 전부다. 마음 한 구석에 구멍이 뚫린 듯 허허로운 사람에게, 특히 아직 정들지 않은 고장에서 몸을 누이며 하늘 저편을 그리워하는 사람에게 권한다. 안개비 흩뿌리는 먹먹한 회색빛이 가시지 않은 타향의 아침 하늘이 저 따스한 소리가 흐르자 어느새 내 몸때가 무채색으로 탄 따스하고 편안한 이불처럼 내 몸을 감싸안더라. 차갑게 떨궈지던 안개비도, 어느새 기분좋을만큼 따스하게 변해 옷깃을 적시며 속삭인다. 내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내 마음만으로도 어디에 있건 따스함을 느낄 수 있지 않느냐고. 그래서다. 언제가 될 진 모르겠지만, 다시 한 번 어느 아낙과 손을 잡게 될 때, 첫눈 오는 늦은 가을날 그녀의 팔짱을 끼고 그 따스함에 웃음짓게 될 때, 내 머릿속에 흐를 선율은 이 음반, 리히테르의 바흐 영국 조곡일 것이다. 아니, 그때도 지금처럼 딱히 집어서 어느 멜로디를 떠올리지는 못하겠지만, 오늘 아침 이 음반을 들으며 먹빛 하늘 아래 낮선 도시를 걷던 중에 흐르던 그 따뜻함이, 내 머릿속에, 마음속에, 그녀와 내 주위에 흐를 게다. 그랬으면 좋겠다.

[인상깊은구절]
...Sviatoslav Richter!! (리히터가 아닌, 리히테르. 가 맞더라. 오랜 호기심 해결)
YES마니아 : 플래티넘 p******d 2005.07.15.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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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국화냄새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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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리히터가 국화를 들고있는데   내지를 보면 그의 스승(확실치않음)의 죽음에 대한 조우를 표하며 연   연주회라고 나와있습니다. 국화는 서양의 조화니깐 표지 컨셉이 이런거 같습니다.   그런데 마치 제게는 왜 리히터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표정처럼 보일까요?   실제로 내지의 냄새를 맡아보면 캐모밀(국화) 냄새가 납니다. 정말 신기합니다.   일부러 국화향을 넣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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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리히터가 국화를 들고있는데

 

내지를 보면 그의 스승(확실치않음)의 죽음에 대한 조우를 표하며 연

 

연주회라고 나와있습니다. 국화는 서양의 조화니깐 표지 컨셉이 이런거 같습니다.

 

그런데 마치 제게는 왜 리히터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표정처럼 보일까요?

 

실제로 내지의 냄새를 맡아보면 캐모밀(국화) 냄새가 납니다. 정말 신기합니다.

 

일부러 국화향을 넣었겠지만 하면서도, 세심한 표지 컨셉이구나...하는점도느낍니다.

 

 

음악에 대해서는 크게 할말은 없습니다만, 칭찬일색인 평들에는 조금 반대합니다.

 

확실히 그 흐름, 유연성에 후한 점수를 줘야겠지만 바꿔 말하면 포인트가 없는

 

아주 지루한 연주입니다. 그냥 음악자체보다는 어떤 분위기에 취해 들으시면

 

될 연주입니다.

b*******1 2008.01.1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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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모음곡 중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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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 음반을 오프라인 모 음반점에서 구입했는데요. 음반을 고르고 있는데 귀에 들려오는 바흐의 영국 모음곡... 귀에 확 들어오더라구요. 음반 고르는 걸 잊고 멍하니 서서 들었다는... 그래서 직원에게 물어봐서 산 음반입니다. 집에 돌아와서 듣는데 나도 모르게 책상에 앉아서 듣다가 브라보 하며 같이 외치며 벌떡 일어나서 박수 쳤다는...ㅋ 이 음반의 아쉬운 점이 딱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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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 음반을 오프라인 모 음반점에서 구입했는데요.

음반을 고르고 있는데 귀에 들려오는 바흐의 영국 모음곡...

귀에 확 들어오더라구요.

음반 고르는 걸 잊고 멍하니 서서 들었다는...

그래서 직원에게 물어봐서 산 음반입니다.

집에 돌아와서 듣는데 나도 모르게 책상에 앉아서 듣다가 브라보 하며 같이 외치며 벌떡 일어나서 박수 쳤다는...ㅋ

이 음반의 아쉬운 점이 딱 하나 있다면 영국 모음곡 전곡이 아니라는 것

전곡이 아니라서 디자인/구성을 별 3개만 줬습니다.

내지도 조금 부실하고...

제가 가진 바흐의 영국 모음곡 중 가장 즐겨듣는 음반입니다.

가격도 그리 비싼 편은 아니고 좋은 음반이니 일청을 권합니다~

좋은 음악감상 하세요.^^

 

c***1 2007.08.02.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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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맑게 정화시키는 스타인웨이의 울림
"정신을 맑게 정화시키는 스타인웨이의 울림 " 내용보기
이 음반은 1991년 5월 모스크바의 차이코프스키홀에서 열린 러시아의 문학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그는 상징주의 시집과 [닥터 지바고] 등의 소설을 썼으며, '셰익스피어' 등을 번역했다)의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열린 연주회중 스비아토슬라브 리흐테르의 연주 녹음이다.   맨앞에 여자분이 소개하는 말은, 러시아의 유명 피아니스트인 겐리흐 구스타보비치 네이가우스 (Heinrich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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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반은 1991년 5월 모스크바의 차이코프스키홀에서 열린 러시아의 문학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그는 상징주의 시집과 [닥터 지바고] 등의 소설을 썼으며, '셰익스피어' 등을 번역했다)의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열린 연주회중 스비아토슬라브 리흐테르의 연주 녹음이다.

 

맨앞에 여자분이 소개하는 말은, 러시아의 유명 피아니스트인 겐리흐 구스타보비치 네이가우스 (Heinrich Guatavovich Neuhaus, 독어식으로 읽으면 안되더라)에 기린다는 말이다.

 

 

(네이가우스의 바흐연주에서 리흐테르의 느낌이 난다)

 

 

지방에서는 인정받았지만 좀 더 성숙된 연주 공부를 위해 모스크바 음악원으로 자신을 찾아온 리흐테르에게 기대없이 연주를 시킨다. 그의 활발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태도에다 담백하고 핵심을 찌르는 연주에 "이 청년은 천재일세"라고 고백하고, 그를 당장 자신의 제자로 받아들여 정성으로 교육을 시켰다. 그는 리흐테르의 연주를 가르켜 하늘 높이 나는 독수리처럼 모든 것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면서도 세심한 부분을 놓치지않는다고 평가했는데...

 

자신을 알아봐주는 이가 있어 행복한 리흐테르는 자신에게는 3명의 아버지가 있으며 그들은 오르가니스트며 자신을 음악의 길로 이끈 친아버지, 그리고 자신을 받아들어 성숙한 연주를 배우게 했던 스승 네이가우스, 그리고 작곡가 바그너라고 말한다.

 

바흐가 작곡했을시에는 건반악기를 가르키는 '클라비에'는 합시코드였으며, 후엔 처음소개되어 개량된 피아노로 연주했겠지만, 레온하르트의 합시코드 연주보다는 난 피아노 연주가 더 마음에 든다. 현을 튕기는 것보다는 현을 때리는 그 명징한 울림이 더 마음에 들기에.

 

사라방드, 지그, 알라망드, 부레, 쿠랑트, 미뉴에트, 가보트 등의 춤곡과 전주곡으로 구성된 영국모음곡 (영국 귀족을 위해 작곡했다는 설과, 프랑스 모음곡과 달리 전주곡이 있으므로 이런 제목이 붙었는데)은, 마치 공기 속에 울려퍼지는 그 음들의 이동이 씨줄과 날줄처럼 촘촘히, 그렇다고는 답답하지 않게 구성되어 머리를 맑게 해준다. 리흐테르는, 바흐의 음악은 가끔은 정신의 정화적 측면으로 들어주는게 좋다고 말했는데, 하하 그 까닭을 알것같다.

 

영국모음곡(영국조곡이라고도 소개된다) 전체 6곡을 다 녹음한 글렌 굴드가 연주한 피아노와 같은 , 리흐테르의 스타인웨이는 보다 울림이 크고 말년의 리흐테르의 연주엔 보다 감정이 풍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연주노트엔 이 연주에 대한 감상이 없는 것으로 보아 - 그는 쓸데없이 종이를 낭비하고 싶지않다고 했다 - 그의 마음엔 완전히 차지않았을지도...). 반면, 피아노 건반을 내려치는 것이 아니라 끌어당기는 치면서, 페달을 사용하지않은 글렌굴드의 연주는 한음한음이 보다 정확하고 그의 습관인 허밍에 자신도 모르게 몰입되며 리듬감과 강약 (확실히 '약'을 구분할 수 있다, 리흐테르를 같이 들어보면)이 있다. 머리의 정화를 위해선 리흐테르를, 연주에 끌려들어가는 부분에서는 글렌 굴드를..

 

 

p.s:

 

알르망드 (Allemande)-독일풍의 춤곡으로 보통빠르기

사라반드 (Sarabande)- 옛 스페인의 춤곡으로 매우 느리고 장중

지그 (gigue)-영국에서 시작된 춤곡 형식, 빠르고 경쾌

쿠랑트 (Courante)-프랑스의 옛 춤곡 형식, 힘차고 생동감있는 주제로 전개, 전후반이 같은 리듬패턴으로 구성 

미뉴에트 - 프랑스에서 시작된 3/4박자

가보트- 보통 빠르기로 4/4 또는 2/2 박자이며 통상 4분음표 2개의 윗박[上拍]으로 시작

부레 - 보통빠르기의 2분의 2박자이며, 1박의 여린박 있음.

da capo : 처음으로 돌아가서 연주  (=D.C)

 

 

YES마니아 : 플래티넘 k*****k 2009.02.24. 신고 공감 0 댓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