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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집을 보고, 다시 한 번 동방신기라는 그룹이 얼마나 실험적인 그룹인가 하고 생각했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이전에도 아이돌을 배출했었지만, 현재 상황과 트렌드에 맞게 그 동안 결집한 모든 노하우를 동방신기에 쏟아부은 것 같다(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상업적이다, 라고 비판이 많은 "앨범 - 스토리 북"으로 이어지는 라인도 마찬가지다. 이전에도 인기 가수의 영상집이나 화보집이 발매된 적이 있지만, 동방신기처럼 앨범 발매 직후에 스토리 북 내지는 화보집이 꼬박꼬박 나온 경우도 드물 것이다(앞으로는 소비계층이 어느 정도 받쳐만 준다면 이 역시 음반 시장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을 것 같다). 물론, 그만큼 동방신기가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상업적 전략에는 놀람과 감탄만이 뒤따를 뿐이다.
솔직히, 앨범을 제외한 다른 매개체(스토리 북이나, 화보집 등)는 일반 대중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그들의 팬을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 동방신기가 뭔지도 모르는(지인 중에서는 영화 동방불패를 연상하고 영화제목인 줄 알았다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이 우연히 음반 매장을 지나가다가, 혹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_- 구입한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기 때문이다.
동방신기에게 관심이 있고 애정이 있는 팬들에게 팬서비스 차원에서 제작하는 것이라는 전제 하에, 후기를 쓰겠다.
바로 이전에 출간된 세번째 스토리 북은 기존 스토리 북과 비교할 때 좀 허술해 보였다. 책자처럼 제작되었던 앞의 2권과 달리 옛날 LP판을 연상케 하는 레코드판 크기에 얇기 그지 없는 두께로 나왔기 때문이다(특이하다면 특이하지만...).
여기서 조금 의아함을 느꼈었다. 정규앨범 오디오 CD와 VCD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LA까지 가서 제작한 것치고는 이건 좀 아닌데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스토리 북 뒤쪽에 곧 발간될 화보집도 잘 부탁한다는-_- 멘트가...
팬들이라면 누구나 이원적인 기분에 사로잡혔을 것이다. 동방신기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즐거움과 결코 가볍지 않은 가격에 대한 압박=_=을.
(벌써 구매한 분 말고, 만에 하나 세번째 스토리 북과 화보집을 놓고 뭘 살까 고민하는 분은, 화보집을 추천합니다!)
화보집 자체는 별 네개를 주고 싶다(다섯개 만점).
배경 사진의 압박 때문에 '차라리 멤버 사진 한장을 더 넣어줘!' 내지는 'LA를 보고 싶은 게 아니야!' 이런 생각이 들어서 별 세개를 주고 싶지만...
결코 길지 않은 3-4일의 여정 내내 돌아가는 카메라와 비디오 카메라를 의식하며, 매 순간 자세를 바로 잡고, 지친 내색하지 않고 밝은 표정으로 지내야 했을 그들을 생각하면 별 다섯 개가 뭔가, 백만 개를 줘도 모자란다. (그네들이 좋아서 하는 일인데 무슨 상관이냐 하는 분들은, 위에 언급한 '관심이 있고 애정이 있는 팬'이란 말을 되새겨주시길 부탁드린다)
LA에서 돌아다닌 날짜별로 사진을 정리한 것도 깔끔해서 좋다. 몇일에 어느 곳에 갔다, 이런 식으로 잘 정돈되어 있다.
사진 자체는 한 컷, 한 컷 정성이 들어간 느낌이다. 사진작가 분이 어떤 틀에 구애받기 보다는 자유로운, 평소의 모습을 담아내려고 애쓰신 것 같다. 뮤직 비디오를 찍거나 헐리웃 볼 무대에 서는 등, 동방신기 공식 스케줄 상의 모습도 담겨 있지만, 이 역시 동방신기에게는 일상이니까. '화보집'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스토리 북보다는 많은, 다양한 표정의 멤버들 사진이 실려 있다.
두께도 마음에 든다(더 두꺼워도 OK). 크기는 조금 묘한 느낌이 들긴 한다. 좀 더 컸어도 좋을 법 하지만, 양 손에 쥐고 펼쳐보기에는 적합한 사이즈인 것 같다.
표지도 글씨가 귀엽다면 귀엽고 디자인이 깜찍하다면 깜찍하지만, 팬의 입장에서는 동방신기가 담겨져 있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역시 동봉된 VCD. 동방신기의 곡에 맞춰서 제작한 LA에서의 여정이 담긴 비디오는 감격스러울 정도다(너무 짧아서 불만이다). 해맑게 웃는 동방신기의 모습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이건 말로 설명할 수 없다. 봐야만 안다).
여전히 월페이퍼, 스크린세이버, 뮤직비디오 등이 담겨 있어, LA에서의 모습 뿐만 아니라, 플러스로 정규 활동 때의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런 케이스 없이(하다 못해 보호비닐이나 종이 봉투라도 넣어줬으면 좋았을 것이다) 화보집의 앞뒤에 꽂혀 있는 바람에 화보집 표지에 스크라치=_=가 났다. 밖에서 CD가 들어 있는 부분이 눌리는 바람에 한쪽 부분이 동그란 모양으로 패여버렸다(무척 안타깝고 불만스러웠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동방신기가 팬들을 위해서가 아닌, 팬들이 동방신기를 위해 만든 카시오페아 북 자체가 너무 작은 글씨와 현란한 색상을 사용해 읽으려면 눈이 아프다는 사실이다. (그나마 일러스트나 만화는 보기 괜찮다)
그리고 여러 명에게 상을 주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겠는데 이런 저런 이름을 붙여 상을 만들다 보니, 좀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책 사이즈의 미니 포스터와 직접 제작한 뱃지를 동봉한 것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야 말로 '동방신기 토탈 세트'를 받은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이와 같은 화보집 등을 발간할 때는, 멤버 개인별 인터뷰 같은 게 많이 들어 있었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개인 팬 운운하는 게 아니라, 팬의 입장에서, 동방신기의 멤버 '○○'로서의 이야기도 좋지만, 한 사람으로서의 '○○'도 만나보고 싶기 때문이다. 일에 관련된 화제가 아니라, 자유롭게 자기 이야기를 하는, 그런 모습도 보고 싶다.
또, 질적인 면에서 뛰어난 아이템을 내는 것도 좋지만, 동방신기 팬층을 고려할 때, 보다 많은 사람이 구입해서 즐길 수 있도록 가격대를 적절하게 조율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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