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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과 위선의 심장부로 진격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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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면 FOX 채널에서 <A 특공대> 재방송을 틀어 주겠지만, 이 조지 페파드가 1979년작 <V 특공대>라는 '영화'에 주연한 사실은 아마 30년 전 해당 방송사(KBS) 담당자도 아마 몰랐을 것이다. 그 영화는 여섯 명의 젊은이가 낭만과 첨단 유행의 도시 파리(전쟁 발발 전)에 우연히 함께 머물며 청춘의 한 순간을 기념하다,.... 5년 뒤 해방된 그 도시에 다시 모여 서로 현격히 달라
"위장과 위선의 심장부로 진격하며" 내용보기

잠시 후면 FOX 채널에서 <A 특공대> 재방송을 틀어 주겠지만, 이 조지 페파드가 1979년작 <V 특공대>라는 '영화'에 주연한 사실은 아마 30년 전 해당 방송사(KBS) 담당자도 아마 몰랐을 것이다. 그 영화는 여섯 명의 젊은이가 낭만과 첨단 유행의 도시 파리(전쟁 발발 전)에 우연히 함께 머물며 청춘의 한 순간을 기념하다,.... 5년 뒤 해방된 그 도시에 다시 모여 서로 현격히 달라진 입장과 감성을 확인한다는 슬픈 사연을 담은 내용이다.

재미있는 건 저 영화에도, 조지 해밀튼과 조지 페파드, 이름이 같은(워낙 흔하긴 하지만) 두 배우가 함께 출연한다는 사실이다. 조지 해밀튼은 한국에서 아는 이가 흔치 않을 것 같지만 조지 페파드는 올드 팬 중 모르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이 사람의 한창 시절을 담은 그 즈음 영화를 열심히 서울 극장가에서 보고 다닌 사람들(현 시점에서 아주 노인들 중 제법 교양과 지성, 부를 쌓은 이들)은 대개 감성의 폭과 방향을 공유하더라는 게 내 암묵지(experiential knowledge)이므로, 그냥 '올드팬'이라고만 말해도 뭐가 크게 부정확해지는 결과는 안 나오지 싶다. 나보다 십~이십 여 살 더 먹은 세대를 놓고서는 이렇게 느슨한 지칭을 해서는 곤란하다. 내면에 지긋이 쌓인 건 없으면서 표현욕만 비정상적으로 높은 부류가 많아서, 나이만 비슷하다고 싸잡아 무슨무슨 세대로 묶기가 (괜찮은 분들께는) 너무 미안해지기 때문이다.

희한하게도 오드리 헵번의 시대를 초월한 아이콘적 매력과 유산 때문에 <티파니에서..>를 소설과 영화 포맷 공히 모르는 사람은 없어도 이 조지 페파드에 대해선 당당히 카운터캐릭터를 맡았던 배우임에도 '옛날 사람' 정도로 넘어가고 만다. <A 특공대>의 한니발 대장(계급은 대령)과 연결시키는 사람도 거의 없다. 예전 영화팬들은 배역과 배우 개인을 구별해 가며 컨텐츠를 즐겼기에 딱히 배우 개인개인에 집착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배우와 감독의 필모그래피가 (작품들과 별개로) 머리 한쪽 구석에 완성되었는데, 요즘 사람들은 이런 면에서 '어리석은 대중'의 무지하고 답답한 면모를 더 탈피 못 하는 것 같다. 특정 연예인에 대해 비이성적으로 집착하고 열광하며 우상화하는 경향은 그것대로 더 강해지면서도 말이다.

조지 페파드나 조지 해밀튼이나 이 영화 속에서는 존재감이 극히 미미하다. 워낙 빵빵한 명성의 배우들이 국적 초월 성별 초월(남우보다 여성 배우 진용이 더 화려하다. 여자 배우들이 자존심 대결과 신경전 때문에 단일 기획에 모이기가 몇 배는 더 힘든 점을 감안하면 거의 경이적임) 모드로 이 프로젝트에서 호흡을 맞추는데, <지상 최대의 작전> 비슷한 포맷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공교롭게도, 1963년작이지만 이 영화도 의도적으로 흑백 필름을 채용하고 있다. 이 무렵에 이런저런 대형 기획에 시시하고 비열한 악역 감초로 자주 얼굴을 비춘 일라이 왈라크도 한 컷을 차지하며 특유의 오버액션을 펼치는데, 조지 해밀튼은 1990년 <대부 3>에서 마이클 코를레오네를 보좌하는 변호사 역을 맡은도 있었음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이 둘(해밀튼과 왈라크)이 같은 영화에 출연한다는 사실이 아주 흥미롭게 다가올 것 같다.

조지 해밀튼은 1990년에도 여전히 멋쟁이 신사('노[老]-'라는 접두사를 빼도 될 듯한)의 면모를 유지했지만, 조지 페파드는 1980년대 중반에 이미 저렇게 할아버지가 되어 버렸으니 원....  사실 이 영화 속에서도 잘 드러나지만 페파드는 다른 배우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그 불타는 듯한 집착, 정열, 광기 같은 걸 요즘 레오가 어설프게 흉내내는 그런 연기와는 비교 불가라 할 만큼 독점적, 창의적, 독보적으로 표현할 줄 아는 그런 명품 배우였고, 따라서 <티파니..>에서의 그런 유약하고 시시한 남성상이 그의 면모 전부라 오해받기엔 너무도 부당한 면이 있었다. 지금 방영되는 <A 특공대>에서 알바 삼아 특촬물 캐릭터로 분장하고 낄낄 웃는 걸 보면 이 멋쟁이 아저씨가 실제로도 이런 장난스런 면모가 많았던 듯하다. 이 영화를 찍은 1960년대를 지나면 시시한 TV 오락물에 그렇게나 많이 출현한 커리어가 반드시 '퇴물이 된 효과'로 보기는 어렵지 않냐는 이유에서이다.

s****o 2016.08.21. 신고 공감 0 댓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