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5)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93%
  • 리뷰 총점8 7%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10.0
  • 40대 9.0
  • 50대 10.0

포토/동영상 (10)

리뷰 총점 종이책
돌아이 다시 돌아보기 - [퍼니 사이코 픽션]을 읽고
"돌아이 다시 돌아보기 - [퍼니 사이코 픽션]을 읽고" 내용보기
돌아이 다시 돌아보기<퍼니 사이코 픽션>을 읽고  손가락을 브이(v)자로 만든 뒤 그 사이에 코를 대어 본다. 이 모양을 무엇이라고 부를까. 철 없던 시절에 친구들과 즐겨 하던 놀이 정도로 해두자. 아니다, 나름 철이 들었다고 생각되는 나이임에도 이따금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발화 또는 발동의 문제성을 뒤늦게 알아채고, (속으로 깜짝 놀라며) 아닌 척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도 '
"돌아이 다시 돌아보기 - [퍼니 사이코 픽션]을 읽고" 내용보기

돌아이 다시 돌아보기
<퍼니 사이코 픽션>을 읽고


  손가락을 브이(v)자로 만든 뒤 그 사이에 코를 대어 본다. 이 모양을 무엇이라고 부를까. 철 없던 시절에 친구들과 즐겨 하던 놀이 정도로 해두자. 아니다, 나름 철이 들었다고 생각되는 나이임에도 이따금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발화 또는 발동의 문제성을 뒤늦게 알아채고, (속으로 깜짝 놀라며) 아닌 척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도 '돌+I'인가?" 상식에서 벗어나는 사고방식과 생활 방식을 가지고 자기 멋대로 하는 사람을 일컫어 '돌아이'라고 부른다. 같은 뜻이지만 영어, 특히 정신의학적으로 표현될 때 부정적 늬앙스가 훨씬 강해지는 듯하다.
  돌아이든 사이코(psycho)든 낱말의 속뜻에서 개개인이 모여 사는 사회가 상식적인 사고와 생활을 하는 이와 그렇지 못한 이를 어떻게 대우하는지를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으리라. 상식은 곧 정상과 연결되어 비상식적인 행위를 하는 사람은 비정상인으로 간주되고 사회 안에서 환대받지 못하기 일쑤다. 대체로 우리는 이를 예방, 때로는 처방하기 위해 자신이 속한 사회의 규범과 문화를 배우고 체화시켜 정상 궤도에 오르고자 노력하는 데에 일생을 바친다고도 볼 수 있다.

"돌아보니 주변엔 성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았다. 알고 보면 다 아팠다. 모두가 깨진 조각을 손에 쥐고 피 흘리고 있다고 느낄 때 이 '나쁜 소설'들이 떠올랐다."(8~9쪽, 「프롤로그」)

  거의 모든 것들이 급변하는 시대의 파도에 올라탄 사람들은 제각각 어딘가 성치 않은 데가 있을 테다. 그 아픈 부위를 남에게 보이지 않으려 감추거나 움켜쥐고서 오늘도 '이상'한 일상을 사는 건지도 모른다. <퍼니 사이코 픽션>은 출판사 편집자이자 문학 평론가인 저자가 일곱 편의 '나쁜 소설'을 읽고 '사이코'라 불리면서 뭉툭하고 납작해진 이들의 여러 유형을 살펴 조금 더 다양하고 입체적으로 펴보려는 시도가 담긴 책이다.
  이른바 정상의 범주를 벗어나 마치 모난 조각 같아 보이는 등장인물들의 말과 행동을 따라가다 보면 독서 근력 중 어느 부위가 손실되는 기분이 든다. 그들의 각기 다른 사정들을 알아갈수록 가슴 한 편에서 '악인의 서사' 딜레마가 고개를 들며 오죽하면, 이라는 생각마저도 들게 한다. 이는 아마도 소설 속 주인공들이 비현실적 배경이 아닌 현실에 두 발 딛고 살다가 어떤 연유로 점점 떠오르거나 반대로 가라앉는 양상을 지녔기 때문인 것 같다.
  저자는 그 이유를 '변화'에서 찾고 있다. 무릇 생명체는 고정되지 않고 크든 작든 계속 움직이는 상태에 놓이고 이것에 적응해 나가야 하는 존재다. 이런 변화를 앞에 두고 저마다의 생존 방식을 택하고 고수하는 인물들을 지켜보면서 사이코지만 괜찮은지, 아니면 사이코라서 문제인지를 곰곰 생각해보게 된다. 일곱 작가들이 각자의 취향과 스타일을 살려 그려낸 세계 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이코를 바라보는 독자의 손도 어느새 코 아래 턱으로 내려가 있음은 꽤나 흥미롭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들ㅡ잘 안 변하거나 너무 쉽게 변하는 사람, 변화를 꿈꾸지만 끝내 변하지 못한 사람, 애당초 자신이 변한 걸 모르거나 변화 그 자체를 거부하는 사람ㅡ을 만나는 동안 "나는 문제 없어."라는 어느 노랫말이 내 귓가를 떠나지 않는다. 나도 그러하듯 어떤 일을 마주할 때 일단 자기는 문제가 없다고 여기는 게 보통이다.
  여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쩌면 이해하지 않으려는 남자에서부터 육식파에서 한 순간 채식주의자로 돌아선 언니를 이해할 수 없다는 동생, 감옥 안에서 나비를 먹는 여죄수를 보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병사나 세상을 겉돌다가 우연히 만나 좋아하게 된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한 남자, 성적 욕망과 생존 욕구를 이기지 못해 저지른 일들로 외과의사에서 뺑소니와 성범죄자가 된 줄 모르는 (척하는) 남자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마음 한 구석에서 자신은 문제 없다고 연신 되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특히 정신병원이라는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변화를 회피하는 두 환자ㅡ과거에 갇혀 쌀뒤주, 장롱, 빨래통과 같이 네모난 상자에 스스로를 가둔 남자, 타인과 관계맺기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하고자 매사 오지라퍼를 자처하면서 결국 타인에 갇혀버린 자칭 의사ㅡ를 통해 변화를 대하는 태도에도 균형이 절실함을 새삼 깨닫는다. 
  욕망과 광기에 사로잡힌 사이코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도 괜찮았지만, 저자의 비평 가운데서 다음의 문장을 발견한 것도 독자로서 뿌듯한 수확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소설은 무엇을 말하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말하지 않는가, 심지어는 무엇을 말할 수 없는가가 중요하다(237쪽)" 여기에 기대어 돌아이를 다시 돌아본다.
  그들이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인 인간으로 '변화'되기까지의 여정을 누군가 말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들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었을까. 아니, 헤아려보려는 생각조차 할 수 있었을까. 소설이 어느 정도 그들의 사정을 드러내주긴 했으나, 말할 수 없는 그 무엇까지 가닿는 일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책 속의 책을 하나씩 덮어가며 나쁜 소설이 아니라 꽤 괜찮은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퍼니 사이코 픽션>을 덮은 뒤, 나는 대체 난 어떤 맛의 인간일까 하는 궁금증이 인다.


"불 꺼진 뒤의 인간만이 영원히 계속되는 문학의 주제이자 끝없이 반복되는 인생의 미궁이다. 나는 세상에 묻고 싶다. 그거 알아? 당신도 맛이 간 거?(12쪽)"
k*****o 2025.07.09. 신고 공감 4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오..상상 이상으로 매력적인 소설 모음!-퍼니 사이코 픽션
"오..상상 이상으로 매력적인 소설 모음!-퍼니 사이코 픽션" 내용보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이상한 현실을 해부하는, 불편하지만 눈을 뗄 수 없는 한국 단편소설집'다채로운 사이코들을 한 권의 책에 모아야겠어.' 불시에 이런 생각에 사로잡혔다. -p7이제 나는 사람은 변하지 못한다는 말을 믿는 동시에 사라밍 변할 수 있다는 말도 믿는다. 모래알 같은 희망과 절벽 같은 낙담 속에서 스스로를 파괴해버리는 폐쇄된 마음을
"오..상상 이상으로 매력적인 소설 모음!-퍼니 사이코 픽션" 내용보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이상한 현실을 해부하는, 불편하지만 눈을 뗄 수 없는 한국 단편소설집




'다채로운 사이코들을 한 권의 책에 모아야겠어.' 불시에 이런 생각에 사로잡혔다. -p7


이제 나는 사람은 변하지 못한다는 말을 믿는 동시에 사라밍 변할 수 있다는 말도 믿는다. 모래알 같은 희망과 절벽 같은 낙담 속에서 스스로를 파괴해버리는 폐쇄된 마음을 이해할 것 같고, 진실보다 거짓에 더 쉽게 기우는 폐색된 마음도 저항이나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편이다. -p9

불 꺼진 뒤의 인간만이 영원히 계속되는 문학의 주제이자 끝없이 반복되는 인생의 미궁이다. 나는 세상에 묻고 싶다. 그거 알아? 당신도 맛이 간 거? -p12


일요일 아침 7시에 그는 침대 옆에서 울리는 전화벨 소리 때문에 깨어났다. 적자색 전화기에서 울려 나오는, 무자비한 적자색 음파. 그는 그 전화기가 울릴 때마다 파장이 크고 끈끈한 적자색 파동이 자신의 잠을 완전히 파괴해버리는 것을 느끼며 꼭 다른 것을 사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의 여자친구가 그가 전화기를 바꾸는 게 낫겠다는 말을 비치자 펄쩍 뛰었다. 그는 여자친구를 사랑하지 않았으나, 선물로 받은 전화기를 선물해준 사람의 허락도 얻지 않고 바꾸면 안 된다는 것은 알 정도로 충분히 예의 바른 사람이었다. -p15(「정열」 중에서)







『퍼니 사이코 픽션』은 제목만큼이나 낯설고도 강렬하다. 첫 장을 펼치는 순간, 우리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기묘한 인간 군상의 내부로 곧장 진입하게 된다. 『퍼니 사이코 픽션』은 우리가 ‘이상하다’고 부르던 현실의 감각, 이해할 수 없지만 어딘가 익숙한 광기와 피로를 문학적으로 짚어낸다. 송경아, 이응준, 김이태 등 당대 문학의 이름들이 풀어놓은 일곱 편의 세기말 단편은 단순히 기괴하거나 자극적인 것이 아니다. ‘변하지 않는 사람’, ‘너무 쉽게 변하는 사람’, ‘변화를 꿈꿨던 사람’ 같은 키워드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그 속에서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심장을 파먹는 언니’(「식성」), ‘위 속에 나비를 품은 시체’(「나비」) 같은 이미지들은 환각처럼 아름답고도 불쾌하며, 독자의 정신을 은밀히 파고든다. 이 책을 기획하고 해설을 덧붙인 박혜진 평론가의 통찰은 단편의 잔상을 다시 현재로 끌어올리는 힘이 있다. 우리는 왜 이런 소설에 매혹당하는가? 어쩌면 『퍼니 사이코 픽션』은 그 질문에 대한 문학적 해답이 될지도 모른다. 감정의 균열, 존재의 불안, 그리고 시대의 피로가 응축된 이 단편집은 그저 ‘읽는 책’이 아니라 ‘견디는 책’이다. 불편하지만 꼭 읽어야만 하는 책. 『퍼니 사이코 픽션』을 추천한다.
s*******m 2025.04.27.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퍼니 사이코 픽션 박혜진 / 정열 송경아 피폐소설 언더스토리
"퍼니 사이코 픽션 박혜진 / 정열 송경아 피폐소설 언더스토리" 내용보기
비평집 『언더스토리』의 저자이며 베스트셀러 『82년생의 김지영』의 편집자이자 문학 평론가이며 민음사의 편집자가 엮고 풀어놓은 소설집이다. 피폐소설 7편의 색다른 맛을 맛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소설가 조예은 추천도서이자 예소연 추천도서라 고른 소설집이다. 비평집 『언더스토리』를 먼저 읽어보았기에 이 소설집에 대한 기대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믿고 무조건
"퍼니 사이코 픽션 박혜진 / 정열 송경아 피폐소설 언더스토리" 내용보기

비평집 『언더스토리』의 저자이며 베스트셀러 『82년생의 김지영』의 편집자이자 문학 평론가이며 민음사의 편집자가 엮고 풀어놓은 소설집이다. 피폐소설 7편의 색다른 맛을 맛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소설가 조예은 추천도서이자 예소연 추천도서라 고른 소설집이다. 



비평집 『언더스토리』를 먼저 읽어보았기에 이 소설집에 대한 기대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믿고 무조건 읽어도 실패하지 않을 소설집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중반의 작품에서 불안과 우울, 다채로운 사이코들을 만나게 될 소설집이다. 기괴한 낙오자들을 소설을 통해 읽고 작가가 다시 작품을 설명해 주는 글을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된다. 되새김하며 다채롭게 사유할 수 있는 기회까지 이어지는 소설집이라 너무 마음에 들었던 소설집이다.



소설을 한 편씩 만날 때마다 자문하게 된다. <프롤로그>부터가 예사롭지 않았고 다채로운 싸이코들을 한 권의 책으로 모아야겠다는 기획의도가 소설들과 소설가들의 집필된 의도를 더 깊게 조우하게 된다.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이지만 소설은 매번 새로움의 연속이라 놀라움을 감추기가 어려워진다. 피폐소설 7편도 다르지가 않았다. 부가적인 설명을 읽고 소설의 장면들을 다시 살펴보는 재독의 재미까지 흥미롭게 이어진다. 



다채로운 인물들을 통해서 자신을 투영하게 되는데 특히, 프롤로그에서 발견한 글이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나는 내내 갇혀 있었던 것이다. 표출하지 못하는 분노, 그런 분노 따위 모르는 척" (8쪽) "사람으로부터 상처받는 일은 흔하고 사람에게 상처 주는 일은 그보다 더 흔하다." (8쪽) 피폐소설 7편이 강열하게 상흔을 남긴다. 그들이 남긴 것들을 하나씩 주워 담는 시간은 자신의 거울을 보는 시간으로 남겨질지도 모른다. 번뜩이는 깨달음의 순간을 맞이한 인물들이 환상처럼 경험하는 강한 것들을 독자들도 색다른 맛으로 맛볼 수 있는 피페소설들이다. 



"알고 보면 다 아팠다. 모두가 깨진 조각을 손에 쥐고 피 흘리고 있다고 느낄 때 이 '나쁜 소설'들이 떠올랐다."


나는 나의 일진이었다. 강한 내가 약한 나를 따돌리고 괴롭히고 겁박했다... 한순간 내일이 없는 것처럼 공격하고 뒤틀리며 망가지는 모습에서 나를 발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죄다 맛이 갔지." 8


절망, 폭력, 거짓, 기만, 회피, 중독 ......, 통제할 수 없는 삶의 현장에서 드러나는 왜곡된 욕망... 그들의 실패한 욕망이야말로 인간에 대한 살아 있는 정의였다. 인간이란 모순, 무질서, 혼돈, 그리고 느닷없음의 동의어였다. 9 _ 

프롤로그



프롤로그 글이 던진 흡인력이 강열하다. 7편의 소설들이 더 궁금해졌던 소설집이다. 소설은 언제나 질문을 남긴다. 더불어 인간을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는지 더욱 모호한 미궁 속으로 밀어 넣어버린다. 소설을 통해 인간을 정의한 프롤로그 글이 있다. 인간은 모순이며 무질서, 혼돈, 느닷없음이라는 인간의 정의를 소설집을 통해서도 찾게 될 것이다. 



인간의 심연을 증언한다는 소설의 매력은 더 깊어진다. 다채로운 광기, 나쁜 소설 7편의 피폐소설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님을 알게 된다. 읽고 살피는 시간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았으며 소설은 한 뼘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7편의 소설 중에서 송경아 소설 『정열』도 기억에 남는 환상소설이다. "그는 여자친구를 사랑하지 않았으나" (15쪽)를 통해 그의 성향을 파악하게 된다. 작가가 소설을 설명해 주면서 언급한 영화 《베스트 오퍼》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미술품을 최고가로 낙찰시키는 경매사가 자신에게 찾아온 비밀스러운 사랑에는 위조된 감정과 진짜 감정을 감별하지 못하게 되면서 사건이 발생하는 영화이다. 정열과 사랑. 정열이 없는 삶에서 눈뜨게 되는 정열적인 삶을 기괴한 환상적인 짧은 소설로 전하는 소설이 『정열』이다. 작가의 부수적인 설명도 놓치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소설집이라 좋았다. 한 편씩 읽는 재미, 짧은 소설들이라 긴 여운이 남았던 피폐소설집이다. 


정열이,...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것은 참을 수 없는 갈망이고, 존재의 심연에서 치솟아 오르는 불기둥이었다. 그는 너무나, 너무나, 너무나 초라했다. 세계가, 그가 믿어온 평온하고 투명한 세계가 뒤집히고 있었다. 이제는 불길로 변해버린 그녀가 옳았다. 그가 안온하다고 느낀 세계의 한 꺼풀 밑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정열이었다. 35 
정열_ 송경아 소설 



'다채로운 싸이코들을 한 권의 책에 모아야겠어.' netflix 드라마 <성난 사람들> 막장 분노. 급발진의 연속 역대급 병맛 내 안의 광기를 자극. "그거 알아? 80년대생들은 죄다 맛이 간 거?" 7


나는 내내 갇혀 있었던 것이다. 표출하지 못하는 분노, 그런 분노 따위 모르는 척 8


나는 나의 일진이었다. 강한 내가 약한 나를 따돌리고 괴롭히고 겁박했다... 한순간 내일이 없는 것처럼 공격하고 뒤틀리며 망가지는 모습에서 나를 발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죄다 맛이 갔지." 8


사람으로부터 상처받는 일은 흔하고 사람에게 상처 주는 일은 그보다 더 흔하다. 8 _ 프롤로그 






g*****0 2025.04.29.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다채로운 미친 이야기?
"다채로운 미친 이야기?" 내용보기
‘다채로운 사이코들을 한 권의 책에 모아야겠어.’ 불시에 이런 생각에 사로잡혔다.p.7제목부터 마음에 들지 않으신가요? 퍼니 사이코 픽션, 재미난 미친 자들의 이야기라니..!! 도대체 누가 이렇게 대놓고 책 제목을 지었을까요? 아니, 어떤 단편소설들이 담겨있길래 이렇게 당당한 걸까요? 너무 궁금해서 펼쳐볼 수밖에 없었던 작품이었는데요.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이들이 사이코일까?
"다채로운 미친 이야기?" 내용보기

‘다채로운 사이코들을 한 권의 책에 모아야겠어.’ 불시에 이런 생각에 사로잡혔다.
p.7

제목부터 마음에 들지 않으신가요? 퍼니 사이코 픽션, 재미난 미친 자들의 이야기라니..!! 도대체 누가 이렇게 대놓고 책 제목을 지었을까요? 아니, 어떤 단편소설들이 담겨있길래 이렇게 당당한 걸까요? 너무 궁금해서 펼쳐볼 수밖에 없었던 작품이었는데요.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이들이 사이코일까? 각양각색의 아픈 사람들이 여기저기에 존재하는 우리 사회의 진짜 모습은 아닐까? 혹시 내 이야기일 수도 있지 않을까? 너무나도 다양한 생각이 들기도 했던 한국단편소설이었답니다. 아시잖아요. 우리 모두 조금씩은 맛이 갔다는 것을.. 아니 조금씩 조금씩 맛이 가고 있다는 것을 말이죠. 뉴스에 나오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보면.. 하지만, 그보다 더 아픈 이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네요. 7명의 작가가 선별한 사이코는 과연 어떤 캐릭터일까요??


그런데,, 다채로운 사이코에는 어떤 캐릭터들이 속하는 걸까요? 그녀의 프롤로그를 읽어보니 만만치 않게 심각하고 독특하고 특별한 이야기들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물론 재미도 겸비한 그런 단편소설들..! 그리고, 그녀가 이야기했듯이 현재 쓰인 어떤 소설보다 더 현재적으로 인간의 심연을 보여주는,,, 바로 그들 중에서 내가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깜짝 놀랄 수도 있으니 긴장하고 만나보실까요?


/ 음주 뺑소니이후에 나타난 신비로운 여인의 유혹
/ 매마른 남자에게 정열을 요구하며 불길이 되어버린 여자
/ 짐승 같은 광채를 내뿜으며 고기만 먹었던 언니
/ 엄청난 오지랖으로 탈출을 도운 정신병원의 자칭 의사
/ 위대한 작가로 칭송받기 시작한 작품의 비밀을 간직한 남자


세상을 놀라게 할 정도의 레벨은 아니었지만,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뒤틀리고 오묘하게 아픈 이들이 담겨있었는데요. 그들 중에는 분명 우리가 담겨있더라고요. 아니, 내 안에 숨겨진 사이코의 미소가 희미하게 느껴지네요. 만족하고 몰입하면서 읽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약간의 혐오감과 불쾌함도 함께.. 그리고,, 조금은 익숙한 모습들이 슬쩍 보이기도 합니다. 어느 순간 잃어버린 정상이라는 단어를 더 이상 찾고 있지 않는 우리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하네요. 스스로 미쳤다고 말하는 미친 사람이 없듯이, 우리도 지금 그런 상태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하게 만드네요. 순간 소름이..!


q*****8 2025.09.2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퍼니 사이코 픽션
"퍼니 사이코 픽션" 내용보기
“그들의 실패한 욕망이야말로 인간에 대한 살아 있는 정의였다. 인간이란 모순, 무질서, 혼돈, 그리고 느닷없음의 동의어였다.”| p9‘퍼니 사이코 픽션’ 말 그대로 보편적인 관점에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생각이나 행동을 하는 주인공들에 의해 촉발되는 사건이나 사고, 믿기지 않는 몽환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소설 모음집이다, 그런데 여기에 박혜진 평론가의 꿀같은 해설을
"퍼니 사이코 픽션" 내용보기
“그들의 실패한 욕망이야말로 인간에 대한 살아 있는 정의였다. 인간이란 모순, 무질서, 혼돈, 그리고 느닷없음의 동의어였다.”
| p9

‘퍼니 사이코 픽션’ 말 그대로 보편적인 관점에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생각이나 행동을 하는 주인공들에 의해 촉발되는 사건이나 사고, 믿기지 않는 몽환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소설 모음집이다, 그런데 여기에 박혜진 평론가의 꿀같은 해설을 곁들인!

이 책에 선별된 소설들만 본다면 과연 내가 평생 책을 읽어도 이런 글을 읽을 일이 있을까 싶은 기괴한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그 뒤에 덧붙여진 박혜진 평론가의 해설을 읽고나면 그제서야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어둠에서 벗어나 세상의 진실에 눈을 떴다고 느끼는 순간 한 층 더 깊은 심연으로 빠져들고만다.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을 비밀스레 훔쳐본 것 처럼. ‘말끔한 표면 아래 병든 심연’과 같이 세상 어디에서라도 있을 법한 이야기들을 읽는다.

더 기가막힌 것은, 그렇게 심연으로 빠져들어 마주하는 것이 어둠 속에 깊게 숨겨졌던 ’나’의 또 다른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나에게 이런 마음들이 존재하고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그것이 투영되는 것이 아닐까? 애써 들춰내기가 꺼려지는 모난 마음, 착한 사람이어야만 한다는 강박, 때로는 변태적이고 규칙을 깨고싶은 어두운 내면, 남들이 알면 이런 나를 사이코라고 하지 않을까 두려워 아닌 척을 하느라 깊이 숨겨놓은, 나만 아는 삶의 여러 장면들 말이다.

“ 현재를 생생하게 예견한 세기말 한국 단편소설 7편
각양각색의 아픈 사람들을 발견하고, 해설하다 ”

해설 없이 읽었다면 이게 무슨 결말인지, 주인공은 도대체 왜 이러는지, 곡소리를 내며 당췌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고 덮어버렸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이 책이 더 흥미로워진다.

혼자 힘으로는 작가의 의도에 가닿지 못한다고 느끼는 순간, 한번 더 정제된 언어로 곁들어진 해설과 함께 어느 순간 이야기가 진솔해지고 독자로 하여금 그 다음의 세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물론 해설자의 생각이 곧 나의 생각과 같은 것은 아니지만 색다른 방식으로의 이해는 분명 이야기에 더욱 진실되게 조응하도록 돕는다.

“ 우리의 실존은 콘크리트 벽이 아니라 합판벽에 더 가깝다. 딱딱해 보여도 의외로 쉽게 허물어지는. 사소한 우연에 의해 오늘까지와는 전혀 다른 내일을 사는 게 충분히 가능하단 얘기다. 고유한 자아가 있고, 자아가 확립한 길을 따라 자기만의 삶을 살아간다고 여기지만 실은 수많은 변덕 속에서 양극단을 오가며 내가 누구인지 모르게 살고 있는 것이 우리의 실체에 더 부합할 수 있다. ” | 71



우리도 모르는 우리의 어떤 모습은 때로 너무 창피하고 불편해서 눈을 질끈 감게 만든다. 그렇게 나의 의지로 선별한 강박적인 좋은 모습들만을 진열하고 내가 이 만큼 바른 사람이고, 이 만큼 세상을 잘 살고 있다는 인정을 갈구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한 편에 숨겨진 어떤 ‘나’라는 존재는 내 귀에만 들리는 소리로 그것이 거짓임을, 너는 나약한 모순덩어리일 뿐이라고 비웃는다. 늘 내면의 무언가와 싸우고 있는 우리, 때로는 그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보는 것은 어떨지.

(도서제공)

i******2 2025.06.0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퍼니 사이코 픽션
"퍼니 사이코 픽션" 내용보기
이 소설 속 주인공들은 누구나 정상적인 사람이 없다. 각양각색의 사람들 속에서 내가 정상인이 맞는가 생각하기도 한다. 우리는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치열한 가운데 놓인 현대인들의 고독과 욕망으로 가득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도전적인 재무장 정신이 필요하다. 자기중심적인 세태를 반영하며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는 이 시대를
"퍼니 사이코 픽션" 내용보기
이 소설 속 주인공들은 누구나 정상적인 사람이 없다. 각양각색의 사람들 속에서 내가 정상인이 맞는가 생각하기도 한다. 우리는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치열한 가운데 놓인 현대인들의 고독과 욕망으로 가득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도전적인 재무장 정신이 필요하다. 자기중심적인 세태를 반영하며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는 이 시대를 누가 좀 말려 줄 수는 없는 것일까요? 이상한 사람들 이해할 수 없는 사고, 사건들이 펼쳐지고 있는 시대를 반영 한 것과 같은  현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은 내용들이다.  급변하는 현 사회를 대변하고 있는 작품들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y******s 2025.05.1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이상한 이야기 속, 나를 발견하다 『퍼니 사이코 픽션』
"이상한 이야기 속, 나를 발견하다 『퍼니 사이코 픽션』" 내용보기
#도서협찬원모어페이지(@1morepage_books)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어느 날 문득, 길을 걷다 아무 이유 없이 울컥한 적이 있다. 사소한 말 한마디에 숨이 턱 막혔던 날도 있다. ‘왜 그랬지?’라는 물음 대신 ‘나만 이상한가?’라는 죄책감이 더 익숙하다. 그런데, 혹시 우리 모두가 조금씩 맛이 간 상태라면? 그렇다면 지금 이 시대의 문학은 그 ‘이상함
"이상한 이야기 속, 나를 발견하다 『퍼니 사이코 픽션』" 내용보기

#도서협찬

원모어페이지(@1morepage_books)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어느 날 문득길을 걷다 아무 이유 없이 울컥한 적이 있다사소한 말 한마디에 숨이 턱 막혔던 날도 있다. ‘왜 그랬지?’라는 물음 대신 나만 이상한가?’라는 죄책감이 더 익숙하다그런데혹시 우리 모두가 조금씩 맛이 간 상태라면그렇다면 지금 이 시대의 문학은 그 이상함을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이 책을 펼치면서 가장 먼저 와닿았던 건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뒤틀려 있다는 사실이다그런데 묘하게도그들의 기묘함이 낯설지 않다이상하다고 외면하려다문득 나도 그런 면을 갖고 있다는 자각이 스친다그 감정이 꽤 당혹스럽고도 따뜻했다.

 

퍼니 사이코 픽션은 송경아김이태이응준 등 7인의 작가가 쓴 단편들을 모은 소설집이다각각의 이야기에는 광기분노환각파멸이 녹아 있지만 그 안에 아주 단단한 인간의 그림자가 있다박혜진 평론가는 이 소설들에 해설을 덧붙이며그들이 왜 그렇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는지를 조심스럽게 짚어준다.

 

피를 마시고 고기를 탐하다 갑자기 채식을 선언하는 언니나비를 먹는 여자정열이 인간을 집어삼키는 장면들 속에서 느낀 건 공포가 아니라 기시감이었다익숙한 일상의 틈에 스며든 그들의 무너짐은 결국 우리가 외면해온 감정의 그림자였으며그 안에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을 보게 된다.

 

박혜진은 소설 속 캐릭터를 분석하며지금 이 사회가 정상이라는 말 자체가 얼마나 허약한 신화인지 말한다그들은 이상한 존재가 아니라시대가 만들어낸 불균형의 산물이다정열고립중독분열이것은 병이 아니라 삶의 다른 얼굴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간다감정이 새어 나오면 이상하다고 한다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그런 감정의 뒤틀림이 오히려 인간다움이라는 걸지금의 피로한 시대를 이해하고 싶다면이 책은 그에 대한 가장 문학적인 해답이 된다.

 

퍼니 사이코 픽션은 위로의 말 대신날카로운 거울을 건넨다그 거울 앞에서 무너질 수도 있고똑바로 마주할 수도 있다중요한 건누구나 그런 조각 하나쯤은 손에 쥐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일이다.

 

만약 오늘당신이 나는 왜 이렇게 이상하지라는 생각을 했다면이 책을 권하고 싶다당신은 혼자가 아니며문학은 그 고요한 광기의 시간 속에서 함께 앉아 있어 줄 것이다우리는 그렇게, ‘이상함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니까.

 

#퍼니사이코픽션 #박혜진 #클레이하우스 #피폐소설 #한국단편소설 #사이코픽션 #정열 #식성 #문학감상 #현대소설추천 #감정의심연

p********0 2025.05.0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퍼니 사이코 픽션
"퍼니 사이코 픽션" 내용보기
✴️ "알고 보면 다 아팠다. 모두가 깨진 조각을 손에 쥐고 피흘리고 있다고 느낄 때 이 '나쁜 소설'들이 떠올랐다."✴️ 나는 사람은 변하지 못한다는 말을 믿는 동시에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말도 믿는다. 모래알 같은 희망과 절벽 같은 낙담 속에서 스스로를 파괴해버리는 폐쇄된 마음을 이해할 것 같고, 진실보다 거짓에 더 쉽게 기우는 폐색된 마음도 저항이나 의심 없이 받아들이
"퍼니 사이코 픽션" 내용보기
✴️ "알고 보면 다 아팠다. 모두가 깨진 조각을 손에 쥐고 피흘리고 있다고 느낄 때 이 '나쁜 소설'들이 떠올랐다."

✴️ 나는 사람은 변하지 못한다는 말을 믿는 동시에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말도 믿는다. 모래알 같은 희망과 절벽 같은 낙담 속에서 스스로를 파괴해버리는 폐쇄된 마음을 이해할 것 같고, 진실보다 거짓에 더 쉽게 기우는 폐색된 마음도 저항이나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편이다. 분노하는 목소리 아래 문혀 있는 두려워 하는 목소리를 상상하는 것도 별로 어렵지 않다. 하나같이 참혹한 풍경이 맞지만, 몰랐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슬픔을 겪는 일이 인간의 의무일 리는 없다. 그러나 슬픔에 무지한 인간의 미래에 타인의 슬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열등한 존재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데에 증명 같은 건 필요치 않을 것이다.

✴️ 그는 거짓말을 했다. 지금 그의 옆에 앉아 있는 이 여자는 점점 낯선 생물이 되어가고 있었고, 그는 낯선 사물을 좋아하지 않았다. 삶에 있어서 다룰 수 없는 부분, 위태위태한 균열과 틈새를 그는 혐오했다.

✴️ 그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커져버린 저 광기의 불길이 자신에게 비추는 불빛을 피하지 않아도 될 정열이.. 불길은 계속 흔들거리며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것은 참을 수 없는 갈망이고, 존재의 심연에서 치솟아 오르는 불기둥이었다. 
그 불빛 앞에서 그는 너무나, 너무나, 너무나 초라했다. 세계가, 그가 믿어온 평온하고 투명한 세계가 뒤집히고 있었다. 
이제는 불길로 변해버린 그녀가 옳았다. 그가 안온하다고 느낀 세계의 한 꺼풀 밑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바로 정열이었다.

✴️ 타인을 만나러 가려면 자신이라는 한계의 벽을 뚫고 나가야 한다. 그러자면 반드시 변해야 된다. 그 변화를 가능케 하는 것을 정열이라 부를 수도 있고, 사랑이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 도를 넘어선 평범함은 나약함의 표현일 수 있고, 그러한 나약함은 또 다른 평범함일 수 있다.

✴️ 보이지 않는 감옥이 때로 보이는 감옥보다 더 가혹한 형벌일 수 있는 건 누구도 그 감옥의 열쇠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옥은 열쇠 없는 감옥의 모양을 하고 있다.

✴️ 자신의 존재가 완전히 변질됐다는 사실을 당사자만 모른다. 변화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타락의 시작이자 핵심이다.

✴️ 한국어로 먹장어는 '눈먼 장어'라는 뜻이다. 신체적 특징을 이름으로 부르는 것도 먹장어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 있지만 ㅡ무엇이 정상 시력인지를 판별하는 기준은 다분히 인간의 관점이니까 ㅡ '마녀물고기'라는 왜곡된 이름으로 불리며 내내 누명을 쓰는
것보다는 그 억울함이 덜하지 않을까. 모를 일이다. 분명한 건 변론이 필요한 존재가 마녀물고기만은 아니라는 사실일 것이다. 마녀물고기는 통제할 수 없는 욕망으로 인해 영혼뿐만 아니라 인생이 통째 망가진 남자의 이야기다. 
그러나 남자가 몰락한 건 욕망 때문이 아니다. 그의 잘못은 욕망에 대한 모든 책임으로부터 회피한 것에서 시작된 것인바, 이 글은 억울한 욕망을 위한 짧은
변론이기도 하다.

✴️ 백성인은 과거에 간힌 사람이다. 좋았던 것들은 모두 과거 속에 있고, 현재는 과거에 대한 경솔한 결론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에게 현실은 죄다 뜯어고쳐야 하는 오답이다. 그렇다고 해서 백성인에게 답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아무도 도태된 사람이 하는 말에 귀 기울여주지 않으니까. 그럴 때 할 수 있는 선택은 가능한 한 과거에 거주하는 것이다. 

그들의 현실은 현재에 있지만 그들의 실존은 과거에 있다.

✴️ 창을 통해서 사각의 벽 속에 있는 실제를 엿볼 수 있다고 했지만 그것은 실제가 아닌 그림자일 뿐이다. 바로 빛이 만들어낸 그림자.
진실이 창을 향해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 한, 우리는 그림자를 보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실제는 아직도 사각의 벽 안에 웅크리고 있는데 말이다. 결국 창은진실을 보여주지 않는다. 실제는 사각의 벽 속에 온전히 있을 뿐이고, 창은 다만 진실을 향한 허망한 갈망일 뿐이다.

✴️ 저 아래에는 사내가 멋지다던 도시의 불빛만이 어둠을 달색시킨 채, 한가로이 감실거리고 있었다.
그렇게 사내는, 아직도 똘똘 뭉쳐 거짓을 믿는 도시로 홀홀히 사라져갔다.


🌿 정열을 요구하다 결국 불이 되어 버린 여자, 사나운 들짐승처럼 피를 뚝뚝 흘리는 고기만 먹던 여자,  나비를 먹는 여자를 보았다며 결국 나비를 먹어 죽게 된 남자, 뭔지 모르는 환각 속에 마녀에게 홀린 것처럼 갑자기 변해버린 남자, 직장 동료를 장롱 속에 가둔 남자, 음모론이라고 해야 하는지 허황된 망상이라고 해야 할지.. 그게 무엇이든 그것에 흔들려 분노하는 남자, 천재 사진가 델러웨이와 그의 사진 속 이야기의 비밀을 움켜쥔 또 다른 사진가.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다양한 사이코들의 픽션이 담겨 있다. 엮은 이의 말처럼 '피폐소설' 그 자체이다. 그들은 우리가 숨기고 싶은 모습이자 나 조차도 제대로 설명하기 힘든 이해하기 힘든 모습을 상징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엮은 이는 '변화'라는 키워드초점을 맞춰 해설한다. 
'변화'란 무엇인가?!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변화한다. 인간 변화에 대한 다양한 이론이 있듯이 인간에게 변화라는 건 어쩌면 필수적인 요소일지도 모른다. 물론 신체 성장이나 호르몬의 변화와 같은 생물학적 발달에 따른 변화도 있겠지만 전 생애에 걸쳐서 사람을 대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면서 그 맥락을 바탕으로 사회와 시대를 이해하고, 습득하는 과정에서 겪는 변화 역시 인간이 겪는 큰 변화 중 큰 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보면 서술자나 서술자의 주변인이 큰 변화를 겪으며 혼란스러워한다. 그들은 모두 뒤틀린 자아를 가지고 있고, 이를 유감없이... 진정 유감없이 다 표출하며 내어보인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내가 지금 읽은 게 맞는 내용인가 다시 뒤적여보기도 하고 이해하지 못해 다시 읽어보기도 할 만큼 말 그대로 괴상하고 괴기스러운 모습 그 자체이자 충격이다. 우리나라 소설에 이런 모습이 있었다는 점 역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으며 소설 초반 해설에 나타나있듯 세기말의 감성이 아주 흠뻑 담겨있다. 
그렇게 가감없이 드러난 그들의 변화에는 어떤 합당하거나 타당한 이유가 담겨 있지 않을지 몰라도 묘하게 뒤틀려 있던 내 감정이 해소되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나 역시 맛이 간 상태라 그런가?! 예전에 읽었던 책과는 다른 해방감이 있었다. 그게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하긴 어려워도 아마 현실에서 느끼는 답답함과 부조리하고 부정직한 사회에 직접 돌을 던진 듯한 꽤나 괜찮은 스릴이 느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 책은 난해하고 묘하다. 그렇기에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도 묘한 느낌 속에 허우적댔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 막연함 속에 이 소설들을 묶고 엮은 이인 박혜진 평론가의 해설이 참 고마웠다. 난해한 책에 꽤나 단단한 동아줄을 내려준 느낌이라 그 동아줄을 잡고 미로와 같은 책의 내용을 하나씩 이해했다. 보다 솔직하게 말하면 소설보다 소설의 평론이 더 마음에 담겼고, 나에게는 의미가 있었다. 너무 어렵지 않게 풀어나가 난해한 이야기를 받아들이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 평론 속에서 이야기에 담겨 있는 뒤틀린 기괴함이 그동안 외면하고 있거나 모른 척 지나갔던 나의 심연 속 꽁꽁 숨겨뒀던 욕망의 실체를 슬쩍 툭하니 찔러보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작품이 지닌 이상하다고 여기기에 짝이 없는 비현실적 이야기들이 현실에 대한 분노와 인간에 대한 본질적 자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게 아닌가 싶다. 
새로운 한국 소설의 모습을 보고싶은가?! 기괴함 속에서 카타르시스를 경험해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나는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이 난해함을 이해하다보면 모두가 맛이 간 이 사회를 받아들이기에 조금 수월해지지 않겠는가? 


* 이 리뷰는 도서협찬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퍼니사이코픽션 #박혜진엮음 #클레이하우스 #피폐소설 #변화에관하여 #낯선현대소설이해하기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기록 #나의독서일기 #오늘의책 #한주에한권읽기 #책추천 #책소개 #나를찾는노력 #소설책추천 #책리뷰
s********8 2025.05.0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퍼니 사이코 픽션
"퍼니 사이코 픽션 " 내용보기
【퍼니 사이코 픽션】단편소설 7편이 담겨있다.아주 별나고 상식밖의 이야기들을 모았다고 한다.그래서 읽으며 뭐지하는 이야기도 있었고 그런 보통을 넘는 이야기가 흥미롭기도 했다.• 송경아 - 정열• 김이태 - 식성• 안성호 - 나비• 이평재 - 마녀물고기• 채영주 - 상자 속으로 사라진 사나이• 이응준 - 그녀는 죽지 않았어• 박성원 - 댈러웨이의 창이 중 '마녀물고기'와 '그녀
"퍼니 사이코 픽션 " 내용보기
【퍼니 사이코 픽션】

단편소설 7편이 담겨있다.
아주 별나고 상식밖의 이야기들을 모았다고 한다.
그래서 읽으며 뭐지하는 이야기도 있었고 그런 보통을 넘는 이야기가 흥미롭기도 했다.

• 송경아 - 정열

• 김이태 - 식성

• 안성호 - 나비

• 이평재 - 마녀물고기

• 채영주 - 상자 속으로 사라진 사나이

• 이응준 - 그녀는 죽지 않았어

• 박성원 - 댈러웨이의 창

이 중 '마녀물고기'와 '그녀는 죽지 않았어', '댈러웨이의 창'이 기억에 남는다.

제목에서 보여지듯 사이코들이 나오는 이야기다보니 한번 읽고 편집자의 이야기를 읽고 다시 한번 되짚어보는 상황이었다.

숨겨진 소설들을 이렇게 읽게되는 맛이 있으니 좋다.
다음에는 또다른 숨겨진 장르의 이야기, 호러나 미스터리쪽으로 발굴해주시면 좋겠다.

-

#퍼니사이코픽션 #박혜진 #송경아 #김이태 #안성호 # 이평재 #채영주 #이응준 #박성원 #클레이하우스
#서평단 #서평 #도서협찬 #협찬도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기록 #독서기록장 
#독서스타그램 #독서 

e****2 2025.05.0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퍼니 사이코 픽션, 박혜진
"퍼니 사이코 픽션, 박혜진" 내용보기
"너희는 병든 내가 웃기니?"베스트셀러 편집자이자 문학평론가 박혜진이 찾아낸뒤틀릴수록 더 치열하게 매혹적인 피폐소설 7편그는 여자친구를 사랑하지 않았으나, 선물로 받은 전화기를선물해준 사람의 허락도 얻지 않고 바꾸면 안 된다는 것은알 정도로 충분히 예의바른 사람이었다. 가끔 그는 자신이25년 동안 익혀온 예의들이 조금씩은 짜증 난다고 생각할 때가있었다.그들은 모두 '
"퍼니 사이코 픽션, 박혜진" 내용보기
"너희는 병든 내가 웃기니?"
베스트셀러 편집자이자 문학평론가 박혜진이 찾아낸
뒤틀릴수록 더 치열하게 매혹적인 피폐소설 7편

그는 여자친구를 사랑하지 않았으나, 선물로 받은 전화기를
선물해준 사람의 허락도 얻지 않고 바꾸면 안 된다는 것은
알 정도로 충분히 예의바른 사람이었다. 가끔 그는 자신이
25년 동안 익혀온 예의들이 조금씩은 짜증 난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그들은 모두 '사람들에게 예의 바르고 친절하면서도 적당히
거리를 둘 줄 아는 그가 멋있다'면서 다가왔다가 도저히 그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다며 혼자 괴로워하고, 나중에는 그에게
다가왔던 것과 똑같은 이유로 그와 헤어졌다. 이른바 연애라는 것을
시작할 때 장점이 되는 것이 왜 나중에 단점으로 변해야 하는지,
연애가 끝날때마는 그는 궁금해했다. 그러나 애인들 중에서 그 질문에
대답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정말 멋진 말이야. 나도 성준 씨를 태워버리고 싶어."
그는 진저리를 쳤다. 더구나 이 여자는 자기를, 자기가 바라는 물같이
고요하고 안정된 삶을 거부하고, 모두 태워버리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불꽃을 믿지 않았다.

인간 이상의 열, 별들을 생성시키고 파멸시키는 거대한 열로 변해버린
그녀 앞에 서서, 그는 난생처름 자신의 내부에 정열이 있었으면 하고
기도하고 있었다.

==================

언니는 어릴 때부터 고기를 좋아했다. 비쩍 마른 그녀의 얼굴이
젓가락을 들이미는 모습은 어딘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짐승을
연상시킨다.

이제까지 내가 써온 것은 모두 헛것이다. 나는 유령을 상대로하고
있다.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 고기만 먹다가 단번에 고기는 죽어도
못 먹을 것 같아서, 그 비슷한 냄새만 맡아도 질식하고 토할 것 
같아서..

천사 같던 사람이 악마처럼 변하는 일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우리는 스치는 바람에도 돌변할 수 있는 약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

여러분들도 나비를 먹을 수 있습니다.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두려움을 없애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들만 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려움을 연소시키기 위해서는 두려움만 한
희망을 만들어야 합니다.

초병의 사체를 본 소장은 휴가를 떠나기 전에 초병이 말한 나비를
먹는 여자를 떠올렸고, 이 나비라는 것과 초병의 터질 듯한 배의
상관관계를 생각해보았다. 찌는 듯한 여름 날씨였다. 개천에
죽은 개구리도 터질 듯 배가 부풀어 오르는 날씨였다.

자살하는 놈이 자기가 자기 손으로 목을 조르는 것 봤습니까?

남자는 일견 망상장애 환자 같다. 망상장애란 현실 세계의
현상, 사건과는 동떨어진 망상을 진실이라 믿고 집착하는 정신증의
하나다. 누구나 어느 정도는 망상을 하며 산다.

==================

여자의 몸에서 그동안 나를 미치도록 유혹하던 신비스러운 바다
냄새가 사라지고, 코를 찌를듯 역한 냄새가 뿜어져 나왔다.
뭔가, 아뜩한 기분이 들어 나는 여자를 바로 보았다.

날 믿어주게. 이건 정말 내가 그런 게 아냐. 마녀가 내 몸속에
들어와서 나를 조정한 거라고.
자네도 잘 알지? 서큐버스 ···, 난 영혼을 빼앗겼어. 그 색녀가
나를 파멸시키기 위해 이런 일을 벌인 거라고.

@1morepage_books

#퍼니사이코픽션
#박혜진 #클레이하우스
#정열 #식성 #나비 #마녀물고기
#상자속으로사라진사나이
#그녀는죽지않았어 #소설
#딜리웨이의창 #픽션 #책추천
#책 #도서 #독서 #철부지아빠



c******0 2025.05.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