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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추리소설을 많이 읽었다고 생각하지만, 역시나 내가 모르는 작가가 많다는 걸 깨닫게 되는 시점이 있다. 이 책 『그랜드맨션』도 그랬다. 처음 책 표지를 만나 괴담에 가까운 이야기일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토록 짜릿하다는 걸 느끼게 해주다니. '이런 식으로 흘러가겠구나' 하고 예상하지만, 그 예상을 역시나 뒤엎고 마는, 뒤통수 한 대를 맞는 듯한 느낌이랄까. 오리하라 이치의 작품을 이제야 만나다니. 꽤 많은 작품을 펴낸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는 몇 권 되지 않은가 보다. 작가소개란에서 보이는 그의 작품들 '도착 시리즈' 나 '~자 시리즈' , '교실 시리즈'라는 작품들이 있는 것 같다. 그리 무겁지 않으면서도 삶의 희노애락을 괴담속에서 느낄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총 일곱 편의 단편으로 되어있고, 그랜드 맨션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져있다. 이야기의 화자만 다를 뿐, 등장 인물들은 옆집이거나 윗층집 등 이웃집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형식이었다.
그랜드맨션은 지은지 30년이 지난 맨션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곳이라 한번 들어오면 나가지 않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곳은 독거노인, 실직자 등 돈이 없어서 임대료를 내지 못한 사람들도 있고, 직장을 퇴직한 후 연금을 받으면서 여유롭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연금을 받고 있는 노인들은 그 연금마저도 아끼며 저축하는 사람들이 많고, 또한 현금을 은행에 저금하지 않고 장롱속에 넣어두는 노인들도 있다. 이것을 자랑스럽게 말하면 돈이 없는 사람들은 그 돈을 노릴 수 밖에 없는 법. 이웃집에 산다는 이유로 이웃집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그 집안의 동태를 파악하기도 하고, 그 사실들을 주민들에게 알리기도 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전화 사기가 노인들에게 많이 이루어져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는 일본도 역시 마찬가지인지 전화로 가족중에 누군가가 다쳤다며 돈을 갈취하기도 하는 것이다. 팔십이 넘은 노인들에게 이처럼 사기를 치는 사람들 역시 같은 그랜드맨션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다.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으니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누군가의 집에서 악취가 나 관리인에게 신고하고 들어가보니 욕조에 아내의 시체를 숨겨놓고 있다거나, 할머니가 죽은지 오래인데도 산 것처럼 꾸며 부정으로 연금을 수급하는 사람들도 생기는 것이다. 또한 오래된 4층짜리 맨션 앞에 10층 건물의 새로운 그랜드맨션 2관이 들어서기도 해, 그랜드맨션 1관에 사는 사람들은 일조권 때문에 시위를 하려고 하지만 그것 또한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분양 맨션이 아닌 임대 주택의 한계인 것이다.
일곱 편의 연작으로 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무심코 읽었다가는 큰코를 다칠수 있다. 작가의 트릭에 범인을 찾다보면 작가의 화자가 범인인 경우도 있고, 현실의 일이라 생각하고 있던 사이에 그건 과거의 이야기일뿐 시간은 어느 새 삼십 년 후가 훌쩍 지나있는 경우가 많다. 죽지 않았을까 하는 사람은 삼십 년을 즉신성불(살아있는 채 부처가 된다는 말)로 앉아 있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의 허를 찌르는 단편들의 결말 때문에 우리는 마음을 놓을수 없고, 긴장하며 읽어야 한다.
마지막 단편 「리셋」편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이네코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부끄러워졌다. 늙는다는 것은 잔혹한 일이다. 그녀는 곧장 집으로 돌아와 잊어버리기 전에 지금 들은 이야기를 메모해 남겨두기로 했다.' (352페이지) 여든이 넘은 할머니가 방화사건을 목격하지만, 치매때문에 아침만 되면 모든 일은 잊는, 즉 기억이 리셋 되어 불안한 마음으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해야 하는 안타까움을 담았다.
이처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그랜드맨션에도 이웃을 배려하는 사람들,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었다. 기담과 괴담 속에서 삶의 희노애락을 느낄수 있었던 것이다. 새로운 그랜드맨션 2관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살텐데, 이곳에서도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을까. 그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건네는,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 지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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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맨션'은 2013년에 나온 오리하라 이치의 소설이다. 이게 정말 얼마만에 만나보는 그의 작품인가? 1951년에 태어나 1988년에 '다섯 개의 밀실'로 데뷔한 오리하라 이치는 도착 3부작과 '~자' 시리즈를 비롯하여 정말 많은 작품을 썼는데 그래도 내게는 오리하라 이치하면 얼른 떠오르는 것은 '서술 트릭'이다. 분명 명실상부한 그의 대표작인 '도착의 론도'로 처음 만났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 '도착의 론도' 자체가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된 오리하라 이치의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오리하라 이치는 자신이 얼마나 능수능란하게 서술 트릭을 사용할 수 있는지 가득 보여준다. 서술트릭의 효과는 결말에서 뒤통수를 맞고 반드시 다시 읽게 된다는 것인데 '도착의 론도'가 꼭 그랬다. 그렇지 않아도 서술 트릭에서 유독 강세를 보이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아니, 일본만이 유일하게 서술 트릭을 다룬 작품들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오리하라 이치는 거기서 가장 뛰어난 재능을 보여줬던 작가라 할 수 있었다. '도착 3부작'은 마치 서술 트릭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나를 실험하려는 듯한 인상마저 짙게 풍기는데 그만한 재능이 바탕되어 있기에 할 수 있는 실험이 아닐까 싶다. 이번에 나온 '그랜드 맨션'도 도착 3부작의 노선을 따른다. 즉 서술 트릭이 주가 되는 작품이다. 표지가 너무 멋지기에 아무래도 표지 이야기부터 하지 않을 수 없다. ![]() 처음 보았을 때 역대급 표지라 생각했다. 이 정도로 책에 대한 호기심을 부채질하는 표지가 또 있을까 싶다. 작가의 이름이 뭐든 장르가 뭐든 상관없이 닥치고 펼쳐서 읽고 싶어진다. 원래 책을 위해 만들어진 표지가 아니라고 하는데도 책 내용과 묘하게 상통한다. '그랜드 맨션'은 같은 공동 주택에 사는 서로 다른 7명을 하나의 단편마다 하나의 주인공으로 내세워 연작 소설처럼 되어 있는데 그 중 밀실 살인을 다룬 '시간의 구멍'이 바로 표지의 그림과 상관있다. '시간의 구멍'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의 설정을 따왔는데 거기서 라스꼴리니코프의 역할을 맡은 미스터리 소설 수집광 청년은 정말 구하고 싶은 책이 드디어 나왔으나 수중에 돈이 없어 구할 수 없게 되자 평소 쌓아놓은 현금이 많다고 자랑하던 옆집 할머니의 돈을 훔쳐올 생각을 하게 된다. 즉 '죄와 벌'에서의 전당포 주인 노파 알료나 이바노브나(이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영국 드라마 '유토피아' 덕분이다. 끝까지 이 이름을 기억하려 애쓰던 '엘리스'에게 경배를!)가 바로 그 할머니인 것이다. 그는 온갖 추리 소설의 트릭을 다 꿰고 있는 자신의 장기를 살려 할머니를 밀실 살인하려 계획을 세우다 우연히 지진으로 인해 할머니와 자신의 방 사이에 있는 벽에 사람 하나 들어갈 정도의 구멍이 나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돈을 훔치려 한다. 그러니까 표지의 그림은 바로 그 벽에 난 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물론 소설의 주인공은 남자지만. 그런데 여기까지 들으면 '어째서 이 소설이 서술 트릭이라는 거야?'라고 생각하실 것 같다. 아무래도 벽에 난 구멍을 이용한 평범한 미스터리처럼 보일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분명 서술 트릭이 사용되고 있다. '시간의 구멍'은 청년의 방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에서 시작되는데 완벽한 밀실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누군가 취조 받는 것을 우리는 본다. 하지만 결말에 이르면 그 모든 인물들을 우리가 착각하고 있었음을 누군가 던진 테니스 공이 뒤통수를 때리듯 알게 된다. '그랜드 맨션'은 바로 그러한 이야기들이 일곱 개나 모여있는 것이다. 저렇게 등장인물들이 혼동되기도 하고 공간이 뒤섞이기도 하며 시간도 뒤죽박죽이 된다. 서술 트릭은 내가 코스모스라 알고 있던 우주를 뒤늦게 카오스라고 알려 둔중한 충격을 주는데 그것을 통해 과연 내가 무엇을 알고 판단할 수 있는가까지 나아가게 만든다. 즉 확실한 것은 언제나 일시적이거나 잠재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술 트릭은 가뜩이나 폐쇄된 사회라고 알려진 일본에 그 외부로 사유의 문을 여는 좋은 통로가 된다. 바로 그런 이유에서 유독 일본에서 서술 트릭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서술 트릭의 매력을 잔뜩 느껴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랜드 맨션'이다. 사실 소설의 '그랜드 맨션'은 아파트와 같은 공동 주거 공간에 사는 이라면 결코 살고 싶지 않은 곳이다. 그런 공간에서 마주치고 싶지 않은 '층간 소음', '스토킹', '살인', '절도', '사기', '학대' 그리고 '방화' 가 모조리 일어나기 때문이다. 7편의 이야기는 이것들을 하나씩 담고 있는데 읽다보면 절로 '뭐. 이런 곳이 다 있어!'하게 된다. 어쩌면 오리하라 이치는 이 '그랜드 맨션' 자체를 지금 일본 사회의 은유로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도 날로 막장으로 치닫는 중이지만 일본도 사정이 그리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공동 주거 공간에서 서로 얼굴 붉히지 않고 살려면 타인에 대한 배려가 필수적이다. 이 말은 내가 타인에게로 열려있어야 그만큼 나 역시 생활의 안정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 된다. 생각해 보면, '그랜드 맨션'에서 일어난 모든 비극은 타인과 겨우 벽 하나를 두고 살 뿐인데도 철저히 자신의 이익과 욕망만을 관철시키려 한 것에서 일어났다. 이것이 일본이라는 사회가 막장으로 치닫는 이유의 근본적인 모습이 아닐까? 그런 이기적 존재의 아귀다툼이 벌어지는 공간에 오리하라 이치는 슬쩍 서술 트릭을 가져온다. 믿었던 세계를 한 순간에 허물고 그를 통해 나 자신을 넘어 외부의 타자를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이것이야 말로 오리하라 이치가 '그랜드 맨션'을 통해 주려는 메시지다. 서술 트릭이라는 형식 자체가 주제인 것이다. 곁다리 : 사진의 배경은 로저 워터스가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해, 그 붕괴의 현장에서 핑크 플로이드의 대표적인 앨범 'THE WALL'을 라이브로 공연했었는데 그 실황을 담은 LP의 커버이다. 베를린 장벽이 그랬듯이 벽의 붕괴가 곧 구원이라는 '그랜드 맨션'의 근원적인 주제와 통하는 것 같아서 놓아보았다. 거기다 곧 아주 오랜만에 핑크 플로이드의 신작이 찾아온다고 한다. 그 환영의 의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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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브라보! 서술트릭의 거장 오리하라 이치(折原 一 )에게 당했는데, 너무 멋지게 당해서 감탄의 박수를 칠 수 밖에 없다.
이름만 거창한 그랜드맨션. 동쪽의 50년된 4층짜리 건물이 화재로 소실되고 그자리에 고층의 그랜드맨션 2관이 들어온다며 모델하우스와 분양사무소가 차려진다. 1관은 임대방식, 2관은 분양방식이라 일조권이 영향을 받게됨에도, 거의가 퇴직하거나 80대의 독거노인 등인지라 아무도 그닥 관심이 없다.
101 관리인 202 사와무라 히데아키, 이자카야 실직자 그외 다치바나 유리코 등 등장인물들은 7편의 이야기에서 사건의 중심인 화자로부터 관찰되고 이야기되며 연결하여 등장한다. 층간소음에서 시작되었지만, 아동학대와 살인이 의심되는 싱글맘의 집 (그래도 조용히 해달라면 미안하다고 조용히는 시키네),
읽으면서 장마다 인물과 시간, 장소 등에서 머리를 리세팅시켰던 이 작품은, 맨 뒤 머리 속의 그랜드맨션의 그림까지 다시 리세팅시키며 정신없는 와중, 정말 완벽하게 당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렇게 세상에 믿을사람 없다는거 누누히 들었음에도, 왜!!! 속이기로는 추리소설작가중에서도 탁월한 그의 말을 고스란히 믿었는지....다시 생각하게 되며. 물론 장마다 되새김을 하며 의심의 눈을 치켜떴음에도 맨뒤까지도 당했음을 알때, (그리고 나 지금 리뷰쓰다 줄거리 요약적다가 또 맨처음부터 작가가 그랬다는 것을 알때) 정말 이렇게 완벽하다면 또 당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게 2013년도 작품이니, 아직도 이 작가에게 당할일은 많겠지? 기대기대 아직 읽을게 많이 남았지만, 올연말가서도 확실할, 올해 읽은 추리소설 베스트 5안에 들것같다.
p.s :
도착시리즈 도착의 사각 201호실의 여자 (1988) 유쾌하게 당했다 도착의 론도 (1989)'서술트릭'이냐 사기냐 도착의 귀결 (2000) 서술트릭과 밀실트릭의 성공적인 만남 (저자의 넘 친절한 해설은 옥에 티)
~자 시리즈 5. 원죄자,1997 too much 리얼이 몰입도를 떨어뜨리다 6. 실종자, 1998 서술트릭이 뭔지 제대로 보여드림 8. 행방불명자, 2006 짧아서 강렬하고 짧아서 아쉬운 9. 도망자, 2009
교실시리즈
시리즈 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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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게 살고 있는 나의 일상. 그 일상에 조용히 공포가 스며들면 어떤 느낌일까? 누군가 나를 지켜보는 것 같은 느낌, 신경을 거슬리는 소음, 심리적 불안감에서 오는 보이스 피싱.. 예전에 나도 그런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경찰청이라면서 내 통장이 대포 통장으로 사용되고 있으니 그 금액을 돌려받으려면 다른 계좌번호와 주민번호가 있어야 한다는... 그래서 그 사람에게 이렇게 이야기 한 것 같다. 내가 경찰청으로 찾아갈 테니 내 계좌번호와 주민번호는 알려줄 수 없다고. 경찰청 어디로 찾아가야 하니까 그 사람은 망설이다 전화를 끊었다. 그 전화를 받았을 때 불안감에 머리가 새까매졌다면... 나도 어떻게 되었을지 모를 일들. 왜 사람들은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 범죄를 일으키는지... 여기 맨션이 있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이를 먹듯 맨션도 나이를 먹고 있다. 맨션이 나이를 먹는 만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도 풍부해지지만 묘한 괴담도 함께 불러온다. 제일 처음 만나는 이야기는 202호에 살고 있는 남자의 소리에 대한 집착이다. 아내가 떠나고 백수가 된 남자. 하루 종일 집에 있는 그에게 어느 순간 위층에서 들리는 소리는 참을 수 없다. 그 소리는 과연 어떤 소리였을까? 304호에 살고 있는 유카. 맨션을 판매하는 계약직 사원으로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는 것 같다. 내 공간에 누군가 들어왔던 흔적을 발견하는데... 206호에 사는 다카다 에이지. 그는 오랫동안 같은 맨션에 사는 아야카를 좋아했지만 말을 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결혼할 남자의 사생활을 캐고는 아아카에게 편지를 보낸다. 한편 아야카 집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고 다카다는 윗집의 비밀을 캐기 시작하는데... 203호에 사는 세누마 도미오. 그는 월세가 밀리고 방을 빼라는 경고를 받는다. 그러다 우연히 옆집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집안에 많은 돈이 있다는... 그래서 남자는 옆집 할머니의 돈에 욕심을 부리기 시작하는데... 105호 다가 이네코는 급한 목소리의 딸 전화를 받는다. 그리고 아무 의심 없이 거액의 돈을 송금하지만... 그것은 바로 보이스 피싱. 그리고 같은 맨션에서 피해를 당하는 노인들이 속출하기 시작하는데... 103호에 사는 무토 도메코. 이른 아침 찾아온 남자를 밀어, 다치게 한다. 그리고 그 남자가 수첩을 떨어뜨렸다. 읽지 말아야 하는데 자꾸만 손이가고 읽고 싶어지는데... 다시 독거노인 다가 이네코의 시선. 아침에 일어나 보니 그랜드 맨션 2관이 통째로 보이지 않는다. 혼란에 빠진 다가 이네코는 이웃에게 2관이 사라졌다고 말하지만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다가 이네코의 정신이 이상해진 것일까? 그렇다면 그랜드 맨션과 이웃들은 다가 이네코에게 무엇을 숨기는 것일까 이 책은 묘한 매력이 있다. 아니 매력이기보다는 정신이 없다. 순간 딴 생각을 하면 뒤통수 맞기 일쑤다. 집중에서 읽지 않으면 뭐야 이거? 하는 의문이 든다. 노인의 시점도 많고, 시간을 거스르는 시점도 많아서 자칫 잘못하면 헷갈리기 일쑤다. 그래도 정신 차리고 읽게 되면 그 시공간을 이해할 수 있고 재미를 느낄 것 같다. 가끔 생각한다. 나야 상가 건물에 시어른과 함께 살고 있지만... 더 시간이 흐르고 나면... 다가구 주택이나 아파트, 빌라에 젊은 사람보다 늙은 사람들이 더 많아 지는 것은 아닐까? 좋았던 기억만을 부여잡고 과거에 집착하는 어르신들이 많다면 왠지 안타까울 것 같다. 오래 된 집만큼이나 추억과 소소한 추억과 이야기가 많이 숨어 있다면 좋을 텐데... 왠지 현실은 그것과는 다를 것 같아 마음이 짠하다. 어찌 보면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하지만 그 속에 노인들의 아픔도 함께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나 역시도 그렇게 늙고 외로워질 것인가? 주변에 사람은 없고, 나를 지켜줄 것은 오로지 내가 갖고 있는 돈 이라 믿으며 살게 될까? 처음엔 그렇고 그런 공포 혹은 추리 소설일거라 생각했는데... 나름의 생각을 주는 주제들이라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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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가 보편화되면서 주거형태도 이동성이 높은 사회로 변했기에, 사람들은 예전처럼 한 곳에서 평생 살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웃들의 얼굴도 모르고 지낸다. 굳이 옆집 사람, 아랫집 사람, 윗집사람과 안면을 트고 지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다. 게다가 사람들의 개인주의, 자기중심적 성향이 강해지면서 층간 소음, 층간 흡연 사건들이 끊이질 않으니, '이웃사촌'은 고사하고 '이웃원수'가 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더구나 층간 소음은 단순한 이웃 간의 말다툼으로 끝나지 않고 심지어 폭행과 살인, 방화 등 극단적인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있으니 심각한 문제이고 말이다. 오리하라 이치의 신간 <그랜드맨션>은 지은 지 30년이 넘은 공동주택에 사는 입주 민들의 이야기이다. 202호에 사는 실직자는 위층에서 나는 층간 소음에 시달리고, 303호의 여자는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는 스토커가 있는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힌다. 206호의 남자는 오랫동안 윗집 여자를 짝사랑해왔지만, 그녀는 곧 결혼을 한다고 한다. 203호의 백수는 이번 달까지 월세를 내지 않으면 방을 빼라는 경고를 듣는데, 우연히 옆집 할머니에게 장롱예금으로 목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105호의 독거노인은 빚에 시달린다는 딸의 전화에 의심 없이 거액을 보내주지만, 보이스 피싱으로 밝혀진다. 103호의 여자는 아침에 찾아온 의문의 남자를 얼결에 밀어버리고, 남자는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된다. 층간 소음, 실직자, 연금 부정수급, 보이스 피싱, 가정 폭력, 아동 학대, 고령의 독거 노인문제 그리고 살인과 사체유기까지 뉴스에서 접하곤 했던 그런 문제점들이 각각의 에피소드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진다. 제각각 이웃과 교류 없이 소외된 채 독립된 삶을 살고 있는 입주 민들은 각각의 사건을 통해 조금씩 관계가 엮이기 시작하고, 그들의 숨겨진 놀라운 비밀이 하나씩 드러난다.
7편의 단편들은 각기 다른 화자가 서술하지만, 묘하게 교집합이 생겨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그저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이제 뭐지? 싶은 대목이 나온다. 그렇게 허를 찌르는 대목에 이르러서야 아, 그게 이런 뜻이었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서술 트릭의 묘미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각 단편의 이야기는 독립된 스토리로 읽어도 되지만, 개별적으로 서술되는 대목들을 기억해둬야 다른 이야기에서 더 큰 재미를 느낄 수가 있다는 것이다. 곳곳에 작가가 숨겨놓은 트릭이 숨어 있으니, 기왕이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어야 할 것 이다. 서술트릭의 대가 오리하라 이치의 신작이니만큼, 우선 서술트릭에 대해 잠깐 짚어보자. 서술트릭이란 글자 그대로 작가가 독특한 서술방식을 이용해서 독자를 속이는 기법을 말한다. 의도적으로 편향된 서술방식을 이용해서 독자들의 판단을 한쪽으로 쏠리게 하는 것인데, 그렇게 계속 독자들을 속여오다가 마지막에 진상을 밝히는 형식이다. 반전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작품의 마지막에 가서 한 인물의 정체를 바꾸어 버리는 방식이 가장 보편화되어 있다. 인물의 성별, 나이, 직업 등을 모호하게 처리하거나 시간과 공간을 애매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다수의 인물이 같은 시공간에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다른 시간에 있다거나 다른 곳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그 예이다. 혹은 인물의 성별을 오인하게 만들어 예측이 빗나가게 만들기도 한다.
보통의 추리, 스릴러에서는 사건에 트릭을 심는 반면, 서술트릭은 사건이 아니라 인물이나 배경에 트릭을 심는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정보를 명확히 주지 않고 독자에게 정보의 상상을 맡겼다가 나중에 정보를 주는 방식으로 배경에 트릭을 심을 수도 있고, 인물의 정체성에 대해서 흔적만 나와 독자가 나름대로 이미지를 재구성하게 만들다가, 마지막에 그런 이미지와는 다른 원래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걸로 인물에 트릭을 심을 수도 있다. 이런 서술 트릭은 영화와 드라마 같은 영상물에서는 표현하기 쉽지 않다. 일단 눈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하지만 소설에서는 모든 것을 글로 묘사해야 하고, 의도적으로 어떤 부분을 감추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세부묘사를 통해서 독자가 오독하게 만들어 속임수를 쓰는 것이 가능하다. 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성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재미인 셈이다. 독자는 작가가 쓴 것을 읽을 수밖에 없으니, 원하든 원치 않든 작가가 유도하는 방향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작가는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러 독자가 오해하게끔 살짝 서술의 방향을 틀어놓을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하지 않은 일을 과장하여 정작 중요한 일들을 잘 보이지 않게 가리거나 특정 정보를 알려 주지 않는 방법으로 이야기의 방향을 착각하게 만드는 것처럼. 독자들은 작가가 정해진 길을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쉽게 걸려들 수밖에 없지만, 반면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구성하지 않으면 치사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게 단점이다. 서술트릭은 주로 일본 소설들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데, 우타노 쇼고의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아비코 다케마루의 <살육에 이르는 병>, 오리하라 이치의 <도착의 론도>, 고이즈미 기미코의 <변호 측 증인>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오리하라 이치의 작품이라 제대로 된 서술트릭의 묘미도 즐길 수 있었고,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점들을 독특한 유머(?)와 공포로 만나는 재미도 있었다. 단편집이지만 마치 장편 소설처럼 느껴지는 건 그만큼 스토리의 구성이 매력적이라는 얘기가 될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서 오리하라 이치의 세계로 입문해 보시길... 신중하고, 집중력 있는 당신들을 언제든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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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파랑색의 커튼에 빨간색 하이힐을 신은 여인의 늘씬한 다리만 보이는 표지가 '그랜드맨션'이란 제목까지 더해져 호텔식의 고급 아파트를 연상시킨다.
몇 년 전에 층간소음으로 아래윗층간의 감정 악화로 살인을 저지른 사건까지 발생했다. 크고 작은 소소한 싸움은 일어났어도 살인사건이라니... TV이를 보면서 내심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허나 이제는 층간소음에 대한 이야기는 TV, 각종매체를 통해 심심치 않게 등장할 정도로 우리는 소음에 대해 민감할 대로 민감해진 상태다. 이런 층간 소음 때문에 예민할 대로 예민해진 이혼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소리의 정체'... 그가 왜 이렇게 소리에 민감해졌는지... 부모에게서 자행되는 가정폭력과 그랜드맨션에 나기 시작한 냄새에는 생각지도 못한 충격이 진실이 숨어 있다.
아파트 분양 모델하우스에서 근무하는 여성의 이야기 '304호 여자'는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이 있고 선한 사람도 있지만 남을 괴롭히고 싶어 하는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도 있다.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고 감시하며 곤경에 빠트리려는 악의적인 행동이 어이없으면서도 그나마 좋게 끝나 다행이다 싶은 이야기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허나 그 마음이 순수함을 넘어 다른 양상을 갖게 된다면... 한 사람의 일생이 걸린 중대한 일을 앞두고 자신이 일으킨 돌발적인 행동이 가져 온 엄청난 결과물과 노인연금 부정수급을 다룬 '선의의 제삼자' 우연히 벽을 타고 들려오는 소리로 알게 된 금고 안의 거금의 실체와 이를 가지고 싶은 욕심이 부른 화를 부른 '시간의 구멍'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뉴스를 통해서 노인들의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을 이용한 보이스 피싱을 다룬 '그리운 목소리'...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세상에 누구보다 그 마음을 잘 아는 사람이 주도하여 일을 벌였다는 것이 안타까웠던 이야기다. 평소에 나는 세상에 그 무엇보다도 보호를 받아야 할 어린이를 상대로 한 범죄는 중형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것이 아무리 친부모라고 하여도... 맞고 살고 싶지 않기에 아버지에게 도망쳐 엄마에게 갔지만 엄마와 두 언니의 싸늘한 반응과 대응... 세상에 저런 자매, 엄마도 존재하나 싶을 정도로 안쓰러웠던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마음의 여로'는 그랜드맨션을 둘러 싼 모든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매일 자신이 사는 앞 건물이 사라졌다는 말을 반복하는 할머니와 그녀의 말에 무반응을 보이는 사람들... 그녀의 잃어버린 기억 속에 존재하는 인물은 그 동안 있었던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킨 범인이다.
같은 그랜드맨션에 살기에 7편의 단편 속 인물들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등장하여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화자들로 등장한다. 혹시하며 생각했던 사실과 맞닥뜨릴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반전을 만나 책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일본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역시 노인인구 증가와 맞물러 재정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는 복지비, 의료비가 문제다. 복지를 내세운 각종 공약남용으로 인해 국가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는 세수확보를 둘러싼 사회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보며 지금 당장 서민들 아니 흡연자들로부터 쉽게 세금 징수를 하려고 논의 중이다. 조만간 노인들이 많이 사는 아파트가 있을 것이고 그 곳에서 그랜드맨션에서 발생한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을 거란 보장을 섣불리 못한다. 책에 담겨진 이야기가 우리 현실 속 이야기와 너무나 닮아 있어 안타까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내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살고 있는 현대인들... 지금 젊다고 나이 안 먹는 것이 아니기에 노인 분들은 물론이고 내 이웃에 소통하며 관심을 가지고 살 필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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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하라 이치의 작품은 <행방불명자>로 알게 되었다. 실화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소설인데 당시 읽으면서 뭔가 에매모호한 느낌이랄까? 추리가 맞는데 확실히 이쪽도 아닌데 그렇다고 일반 소설로 보기엔 확연히 실종 사건이니 그렇게 볼 수도 없다. 하여튼, 마지막 장까지 읽으면서 열린 결말은 아니지만 뭔가 어색한 느낌을 받았다. 그 뒤 다양한 작품이 출간 되었지만 자연스레 멀리 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그랜드맨션> 소설을 만났다. 표지를 보면 섬뜩하기도 하고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일까? 장르소설이면 어느 정도 예감을 하고 읽겠지만 이 작품은 뒷 표지에 소개가 되었듯이 기묘한 느낌을 준 책이다. 총 7편의 이야기들은 현 사회인의 모습을 대변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야기를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각각의 단편마다 등장한 인물들이 다른 이야기에 등장하는데 간접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 더불어, 그냥 슬슬 읽다보면 사실 문장의 흐름이 이상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에 다시 앞장으로 넘겨서 읽고 마지막에 가서야 한탄을 내뱉기도 했다. 오리하라 이치 작가 특유의 글 솜씨인데 그냥 대충 읽다가는 중요한 초점을 놓칠 수도 있다.
<그랜드맨션>의 첫 번째 이야기는 <소리의 정체>이다. 위층에서 매일 들리는 소음소리로 언제나 신경을 쓰고 있는 아랫층 남자. 조용한 공간임에도 외부의 소리로 인해 신경이 날카로워 진다면 어떻게 될까. 이 부분은 뉴스에서 거론이 된 적이 있고 현재도 되고 있는 부분이라 결말이 궁금하기만 했다. 시끄럽다는 이유로 찾아간 그 집에는 아이들과 엄마만이 살고 있다. 편모가정.. 그 뒤로 남자는 자꾸 윗집 아이들이 신경 쓰이면서 이야기 전개가 마치 예상을 하듯이 될 거 같았는데 뜻밖의 결말을 보여 줄이야....마지막 장을 보면서 무엇을 애기하려고 하는 것이지? 더 나아가 '소음' 자체가 인간에게 얼마나 큰 타격을 주는지 새삼 느낀 단편이다.
이어,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는 듯한 시선을 받는 이야기 그리고 몰래 짝사랑 하던 여인이 결혼을 한다는 소식 외 여러 이야기 흥미로 읽기엔 다소 무거운 소재들인 것은 사실이다. 특히나, 독거노인에 대한 단편은 한국에서도 문제화 되고 있어 낯설지가 않았다. 그렇지만 초점을 오로지 여기에 맞추다 보면 <그랜드맨션>을 탄생한 작가 특유의 성질을 볼 수 없다. 앞서 적었듯이 단편들로 만들어졌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 결말이 되는 설정이 독특했다.
어떤 이야기는 훈훈한 느낌을 주기도 했고 다른 작품은 이것이 뭐지? 하는 인정이 쉽게 되지 않는 요소가 있기도 했으며 안타까움을 주는 단편도 있다. 한 공간에 사는 곳에서 다양한 삶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삶 역시 한 가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길로 가는 것을 <그랜드맨션>에 사는 입주자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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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을 보기전에 표지를 한참 쳐다본다 . 나는 표지 디자인을 통해서 그안의 내용이 어떨까? 대충 짐작해보려고도 하고 또한 어떤 의도가 숨겨져 있지 않나 하는 기대감반 호기심반으로 한참 보는 편이다. 특히 장르소설이라는 특성상 대부분 표지에 책내용을 함축적으로 싣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랜드 맨션위에 빨간 하이힐을 신고 누워 있는 여자의 표지라니 감이 안온다.. 화려한 귀족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인가?
그러나 예상과 달리 오래된 4층 맨션건물에 살고 있는 ,특히 노인들이 많은 오랜된 그들의 이야기이다.
미래에 노인계층이 더욱 많아진다는 고민거리를 안고 있는 사회의 단면들을 그랜드 맨션의 에피소드를 통해 보여주는것 같다. 노령연금, 독거노인, 노인취업등등 여러가지의 문제점들이 각층에 살고 있는 그랜드 맨션 거주민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보여준다. 또한 점점 개인주의적 이기주의적으로 가고 있는 가족들과의 단절, 아동학대, 여성폭력등을 다양한 추리 형식을 통해 1층에서 차근차근 4층까지 오르락 내리락 한다.
단순히 누가 누구를 죽이고 때리고 하는 사건현장을 나타내는 형식이 아닌 때론 피해자의 눈을 통해 , 또는 가해자의 입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어 간다. 읽으면서 추리를 하려고 하면서 이야기의 결말 부분에 가서 어김없이 작가의 트릭에 당하고 만다.
도착 시리즈로 유명한 오릴하라 이치의 최신 소설이라고 하는데 사실 나는 이작가를 처음 접했는데 ,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이 특이하고 기발한 면이 있어서 다른 시리즈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가령 에피소드중 " 리셋" 부분에서 어느날 아침 눈을 떠보니 맞은편에 있어야 할 10층 짜리 건물이 사라지고 없다. 너무 놀란 화자 (독거노인 다가 이네코)는 주위사람들에게 아침마다 찾아가 10층 건물이 어디로 사라졌냐고 물어보고 다니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제목처럼 매일아침 그녀의 머리가 리셋이 되고 전날의 기억을 잊어버리는 그녀의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 이작가 도대체 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까? " 라는 궁금증과 함께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
7편의 단편에서 나오는 인물들이 얽히고 설키고 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그랜드맨션속에서 내가 살고 있는 착각이 들 정도로 읽는 동안 그맨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 이웃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랜드맨션에는 그랜드한 사람들이 살고 있더라 정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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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 이웃 간의 층간소음으로 인한 끊이지 않은 문제를 다룬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누구나 공동주택에 살다보면 위.아래 이웃을 잘 만나는 것도 복이란 말이 웃어넘길 일이 아닌것이 실제 당사자들이 겪는 고통은 그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나 역시 그런 고층을 겪어봤기에 이 책을 접하면서 주인공으로 나오는 남자의 심리를 충분히 이해를 할 수있는, 감정이입을 느껴가며 읽게된 책이다.
그랜드 맨션 1차- 세워진 지 30년이 넘은 아파트보단 조금 나은 정도이지만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낡은 주택으로 변한지 오래다.
이 곳엔 대충 이름만 관리인인, 실제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접수하지도 않고 오히려 임대료만 제 날짜에 받아가는 사람과, 총 4층에 걸쳐서 다양한 사람들이 거주를 하고 있다.
대부분은 고령의 노년층들이 많으며, 이들의 모습은 지금의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일맥 통하는 보통의 노년들의 모습들이 보여지고 있어 읽으면서 가볍게만 넘길 수없는 사회문제를 생각하게 된다.
윗층의 아이들 뛰어다니는 소리와 함께 아이의 울음을 항의한 아래층 남자의 기막힌 시체 유기사건, 현금이 많다고 이야기하는 노령층을 노려 보이스 피싱을 사칭해 어이없게 돈을 갈취하는, 알고보니 같은 곳에 살고 있는 사람의 범죄수법, 이미 고인이 됬지만 고령연금을 계속 타기위해 실제로 누워 있는 것처럼 이웃들에게 각인시켜 고스란히 연금을 타는 사람들, 건너편 빈 부지에 새로 건설될 제 2차 맨션에 대한 분양에 따른 일조권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임대주택이란 한계 때문에 제대로 항의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들엔 모두가 이웃이되 서로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조차 관심을 두지 않은 개인주의가 철저한 내 생활만의 방식이 그대로 보여졌단 점에서 더욱 각박한 인심, 그리고 세태의 흐름을 어쩔 수없이 따라가며 살아가야하는 고독한 독거노인들의 삶을 심층 들여다 볼 수있는 책이다.
이런 주택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들 주인공들은 알게 모르게 각 7편이란 단편 속에 서로 살짝 지나가거나 인연을 맺게 되면서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거나, 화자 자신이 독자들을 감쪽 같이 속이고 범인임을 알게하는 절묘한 순간의 트릭이 허를 제대로 찌른다.
역시 트릭의 귀재란 말이 사실임을 알게 해 주는 글의 구성은 극도의 긴장감을 주진 않지만 전체적인 구성면을 들여다 보면 하나하나의 한 그루 나무들이 모여서 그랜드 맨션이란 숲을 들여다 보게 됨을 깨닫게 되는 흐름들이 아주 좋고 이런 류의 트릭이 숨겨져 있는 책을 오랜 만에 읽은 터라 그 감흥이 오랫동안 남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제 멀지않은 시대가 도래하면 우리나라도 이런 문제들이 결코 이웃나라만의 문제만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독신가구가 늘어나고, 출산율저하에 따른 청년층이 고령층을 부양해야 할 책임의 무게는 물론이고, 홀로 살아가는 독거노인의 경우 자신의 위험에 따른 상황대처를 어떻게 받아들이면서 살아가야할지, 결코 인간은 홀로 사는 존재가 아니며 서로 돕고 살아가야함을 절실히 깨닫게 해 주는 책이다.
아마도 상상하건대 이런 시대가 만연이 된다면 그 때에는 그 나름대로의 새로운 직업군과 새로운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겠지만 그랜드 맨션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읽다보면 웬지 인간미가 점점 없어지는 삭막함을 느끼는 건 나만의 느낌인지....
그럼에도 그 곳에서 사랑의 기운이 싹트는 따뜻한 정경도 들어있어 잠시나마 위안을 주기도 한다.
작가가 한 문단 한 문단에 주어진 책임있는 구절들을 절대 허투루 넘기지 말고 찬찬히 왜 반복적인 글들을 써 놓았는지를 생각하며 읽는다면 트릭의 허점을 조금이라도 알아챌 수있을까도 싶지만 내 경우엔 여지없이 당한 경우라 이런 기분을 느껴가며 읽는것도 그래~ 트릭이 숨겨있는 책을 읽는 것은 바로 이 맛 때문에 읽는 것이야 하고 생각해도 좋을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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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꼭 읽고 싶었던 책 중 한 권인 <그랜드맨션>. 워낙 리뷰도 좋았고 바로 전에 읽었던 2월 30일생과 표지가 같아 더 관심이 갔던 <그랜드맨션>을 2월 30일생을 읽고 난 후 바로 꺼내 들었다. 작가 오리하라 이치는 꽤 유명하다. "도착~시리즈"와 "~자"시리즈로 유명한데 난 그랜드맨션으로 처음 만나게 된 작가이다.
<그랜드맨션>은 그랜드맨션이라는 4층짜리 공동주택에 사는 입주민들의 단편 7개로 묶여있는 책이다. 우리 사회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회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층간소음, 보이스피싱, 절도 등 뉴스에서 자주 등장하는 문제들이다. 노후 된 임대주택이라 임대료가 저렴하기 때문인지 거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노인들이 많고 백수이거나 비정규직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책은 단편이기에 작가의 서술트릭을 놓치고 싶지 않아 세심하게 읽으려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다 보면 빠져들어 놓치기 일쑤. 결국엔 결말이 나올때까지 맘 편히 읽는 쪽을 선택하고 말았다.
추리소설은 단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꽤 재미나게 읽었다. 오리하라 이치는 서술트릭으로 유명한 작가분이라는데 도착~ 시리즈와 ~자 시리즈중 무엇을 먼저 읽어야 할 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 거 같다. 아직 읽을 책을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또 관심 있는 작가 한 분이 추가되어 걱정스런 마음도 생긴다. 이러면서도 또 구매를 하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