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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빛 속에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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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이 우리는 가려준다는 믿음, 김영미     제목이, 커버가 여름과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나오자마자 사고말았다. 아침달시집은 디자인이 예뻐서 모으는 맛이 있다. 시는 늘 어렵고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 시집은 특히나 그랬다. 여름과 투명에 끌려 읽었지만 내겐 참 어려운 시집이었다. 여름의 투명함 속에서 투명이 우리는 가려주는 것보다 투명한 내 안을 들여다보는 일이었
"투명한 빛 속에 무엇이 있을까" 내용보기

 


투명이 우리는 가려준다는 믿음, 김영미

 


 


제목이, 커버가 여름과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나오자마자 사고말았다. 아침달시집은 디자인이 예뻐서 모으는 맛이 있다.
시는 늘 어렵고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 시집은 특히나 그랬다. 여름과 투명에 끌려 읽었지만 내겐 참 어려운 시집이었다.
여름의 투명함 속에서 투명이 우리는 가려주는 것보다 투명한 내 안을 들여다보는 일이었다. 내가 잠든 사이 가본 적 없는 당신의 세계가 닥치고 빛으로부터 아주 멀리 흘러갔으며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로 괴로워했다. 일년 속에서 평생을 살았다고, 일생 속에서 단 하루만을 살았다고, 그 일년이, 단 하루가 일생의 전부가 되는 일이 있는 것이다.
당신의 투명 속에 무엇이 보이는지. 얼어붙은 마음이 녹아 투명해지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그저 모른다는 말밖에.

내가 먼 곳을 다녀온 사이
나는 잠들었구나
옅은 숨을 내쉬며 맑은 냄새를 내며

다음에는 꼭 함께 가자고 젖은 머리칼을 쓸어 올려주면 꿈속에서 지방 소도시가 지나가고 섬나라의 해변이 찰랑이고 가본 적 없는 당신의 세계가 닥친다 내가 잠깐 방향을 바꾸며 돌아눕는 사이 바람이 바닷물을 들어 올리려 애쓰는 사이

내겐 너무 자주 큰 사이
_간유리

우리는 뭘 먹었는지
무럭무럭 자랐지

붉고 따갑게
굵어졌지

얼굴이 창피해지도록
선인장의 가시를 세며

아주 멀리 흘러갔지
빛으로부터

_이격
그때 그가 보는 것을 나는 보지 못하고
그때 그가 말하는 것을 나는 알아듣지 못하고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입 속에 손가락을 넣고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을 긁어내고
_모른다는 바다

어떤 것도 얹을 수 없게 어깨를 시옷 자로 세우고 오도카니 앉아 흘러내린 말들이 어디를 향해 가는지 기억하고 말 거야

시야가 겹쳐지고 분철되는 지금의 시간을
내내 서로의 책을 불사르며

새벽의 버스정류장에 서로를 세워두고 우리가 흩어질 때
한 번도 걸어본 적 없는 가로수들이 서로를 향해 포개질 때

우리가 어떻게 재가 되도록 서로의 입김 앞에서 흔들리는지
_투과성


 

 

YES마니아 : 골드 y*******2 2023.09.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