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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의 문학전기를 읽고 있어요. 책에 탐닉한 작가라서 나는 그의 일생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어떻게 그가 문학 수업을 했는지, 그의 사상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보르헤시안 문학이라는 고유 명칭으로 불릴 정도로 독특한 문학세계를 형성하고 있는 그의 내면이 궁금하여 자꾸 페이지를 넘기게 됩니다. '도서관의 작가'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는 보르헤스는 1899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출생했어요. 그는 영국인 친할머니와 할머니 밑에서 영국식 교육을 받고 자란 아버지의 지대한 영향을 받았지요. 백과사전을 모든 문학 장르 중 최고로 꼽는다는 보르헤스는 어린 시절 사설도서관처럼 방대한 양의 책이 있던 아버지의 서고에서 살다시피 했다는군요. 9살때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를 스페인어로 번역하여 신문에 이름이 실렸을때, 사람들은 그의 아버지가 번역한 것으로 생각했답니다. 어려서부터 영어와 스페인어의 이중언어체계에서 살아왔기에 그의 언어적 감각이 더욱 발달된것이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작가가 되기를 꿈꿨던 변호사출신 아버지의 영향도 무척 컸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브리태니커 사전 아무 곳이나 펴 들고 이 세상 모든 지식을 탐닉했던 그, 지상의 현실보다 상상의 책 속에서 살기를 더욱 즐겨했던 그는 1960년대 이후 6대째 내려오는 유전병으로 눈이 멀고 말죠. 실명 이후에도 그는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문학의 전도사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그가 썼던 글 중에 대표적인 것이 새로운 시간론으로 알려진 것 다음의 내용입니다.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내용입니다. <시간은 내가 만들어진 본질이다. 시간은 나를 휩쓸고 가는 강이지만 나 또한 그 강이며, 시간은 나를 태우고 가는 불이지만 나 또한 그 불이다.> 사랑도, 정치적 지향도 아니고, 오직 시간의 관념에 몰두하여 언어를 조각했던 그의 작품을 관심깊게 읽어봐야 겠어요. 그의 작품을 읽기 전에 그의 문학전기를 읽은 것이 난해한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
| 무지하게 유명한 보르헤스. 그의 작품들은 간결한 문체로 쓰여진 짧은 단편이라서 읽기 쉬울 것 같지만, 사실 쉽지가 않다. 무척 어렵다. 솔직히 말해서, 첨에 읽었을 때 '이 자식 도대체 그래서 어쨌다는 거지'라는 생각 밖에 안들었다(그래서 읽다 말았다 히히). 나는 그리 좋은 독자가 아니라서...... 도무지 작가를 이해할 수 없을 때 작가의 전기나 산문집을 찾아 읽으면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작가가, 아마도 작가 혼자서 흐뭇해하며 숨겨놓았을 장치나, 너희들도 함께 웃어보자며 만들어놓은 유머 같은 것들을 발견하고 함께 즐길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배경지식이 있으면 도움이 된다'라고나 할까. 움베르트 에코가 그랬다. 처음 맞닥뜨린 소설에서 도무지 뭘 늘어놓고 있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 "세상의 바보들에게"를 읽고 나자 그의 유머와 그가 즐기는 유희의 방식을 어렴풋이 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보르헤스 문학 전기는 그런 측면에서 꽤 괜찮은 책이다. 보르헤스의 많은 글들이 원문 그대로 담겨있고, 꽤나 많은 작품들이 요약되어 실려있다. 해설도 괜찮고, 글도 대체로 평이해서 쉽게 쉽게 넘길 수 있다. 한마디로 좋은 책. 읽어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