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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언제 샀는지 기억을 잘 못하겠지만.. 우리 책장에는 신경숙 작가의 책이 여러 권 있다. 요즈음도 눈에 띄는 제목이나 표지 또는 작가에 대한 느낌때문에 충동적으로 책을 사고 읽지만.. 이상하게도 신경숙 작가의 책은 접해본 기억이 없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 읽어 볼까?' 싶어 처음 별 생각없이 맨 앞에 있는 책을 집은 것이 「기차는 7시에 떠나네」 였다. 1999년 초에 나온 소설이니까 출간된지 10년이 넘어버린, 정서적으로 이미 상당한 괴리를 예상할 수 있을만큼의 시간의 흐름이 오히려 묘한 기대감을 주었다.
처음 몇 페이지를 읽었을때 낮이 익기 시작했고, 한 삼분의 일쯤 읽었을 땐, 예전에 읽었던 책이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끝까지 다 읽은 아직도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거의 10년 전쯤에 한번은 읽어 본 적이 있었나 보다. 그래도 전혀 기억나지 않는 결말이 궁금해 끝까지 읽었다.
작가의 명성과 다양한 작품 이력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감동이라던지 큰 매력이 느껴지는 소설은 아니었다. 주위사람들의 미래를 예견하는 매우 특수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라는 설정도 작품의 시대적 배경에 어울리지 않고 튀는 데다가 종반부에 몰아치는 듯한 반전도 작위적인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다. 반면, 삼십대 중반 이후 집필한 작품인데다가 주인공도 마찬가지로 삼십을 훌쩍 넘긴 나이로 설정되었는데도 묘사 하나하나, 조미료처럼 가미된 소품 하나하나에서 놀라울 정도의 섬세함과 감수성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작가가 다 보여주지 못한 매력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던거 같다.
시간이 허락하면 책장에 진열되 장식품으로 전락해버린 나머지 신경숙 작가의 작품들도 한번 읽어 볼 작정이다. 다만,, 내게는 더 매력적인 몇몇 다른 작가의 작품을 읽은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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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들은 순간순간 서로 교차하고 있다.’ 중국여행에서 돌아온 날에 받은 세 통의 전화, 미란의 자살소식을 전해주는 언니와 자신이 출연한 라디오의 청취자한테 받은 전화.하진은 중국여행중 사진을 찍을 때 자신도 모르게 미란의 모습을 언뜻 보았다. 그런 미란이 자신의 손목을 그은것이다. 청취자라고 한 젊은 여자는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남편을 잃었다. 누구에게 기대지도 못하고 하진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 놓는 그녀,그런 그녀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듣는 하진, 그녀 또한 청혼을 받았지만 마음이 흔들리는 상태이다. 자신의 잃어버린 시간속에 누군가가 무언가 있는것 같지만 그녀는 한때의 기억을 잃어버렸다. 조카 미란이와 언니네, 잘 살아가고 있는 듯 하지만 그들 속을 들여다보면 가족이지만 뿔뿔히 흩어져 버린 모래알 같다. 그런 속에서 자신의 정체를 잃어버리듯 했던 미란, 사랑하는 남자에게까지 사랑을 잃어버리고 결국 그녀가 선택한 길은 죽음이었다. 그녀 또한 자해를 하면서 그 이전의 기억을 잃어버렸다.이모인 하진처럼. 언니네와 미란 그리고 하진이 출연했던 라디오의 청취자인 여자와 하진 그들은 모두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그들의 아픔은 ’기차’ 처럼 서로 연결되어 한방향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다. ’늘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라고 적어 보냈어요..... 한번도 빠짐없이 그랬어요. 내가 7시가 아니라 8시라고 하여도 재킷을 가져다가 코앞에 디밀고 7시가 아니라 8시입니다. 라고 해도 메모지엔 늘 7라고 적어 보냈어요. 나중엔 나도 그 노래 제목이 꼭 기차는 7시에 떠나고가 아닌가 착각을 할 정도였지요... 왜 그랬을까요?’ 잃어버린 기억의 파편을 조카 미란과 함께 찾아 떠나보기로 한 하진은 자신이 예전에 자주 가던 다방과 그 다방에서 들었다는 노래에 얽힌 사연을 알게 되면서 들어나는 ’단서’ 들을 따라 뉴질랜드에서 제주도로 자신의 ’파편’ 을 찾아 떠나게 된다. 아픔을 간직한 조카 미란과 함께. ’닳아진 조각보처럼 그와 여자가 낳아 기르고 있는 아이를 보는 순간 어떤 기억들이 부분부분 솟아나기도 하고, 산만하게 흩어져 있던 목소리들이 기워지기 시작했다.’ 제주도에서 김용선을 만남으로 해서 자신의 잃어버린 부분들을 되찾아 마침내 완성하는 조각보, 그들이 젊은날 아픔으로 인해 치유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다시 만남으로 인해 치유되고 자신을 찾는 그들, 미란 또한 이모와의 여행에서 새로운 자신을 설계한다. 젊은 날의 아픔을 치유하고 나서야 비로소 지금 자신의 사랑을 받아 들일 수 있었던 하진 그리고 그녀를 아픔을 보면서 자신의 아픔을 치유한 윤은 현피디와 재결합을 하기로 하는 ’아픔과 치유’ 가 담긴 추리성격을 띤 소설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는 소설에서 등장한 그리스 민요 ’기차는 8시에 떠나네’ 로 인해 더 기억에 남은 소설이 되었다. '사람은 사람에 의해서 살아진다,이렇게.' 미란과 언니네를 비롯하여 주인공인 하진 또한 지난 시절 아픔을 간직하고 있었고 젊은 여자 청취자 또한 남편과의 아픔을 간직했지만 하진이 성우를 해보라며 권유를 해 그를 받아 들이며 제주도의 용선과 그도 하진을 만난 후 사랑의 치유를 하며 윤과 현은 재결합을 하고 하진도 자신 곁에 있는 사랑을 택하기로 한다. 모두의 아픔은 기차처럼 연결되어 있지만 그들은 어느 순간 ’치유’ 라는 조각보를 완성하여 삶을 현재진행형으로 돌려 놓는다. 어찌보면 삶은 아픔이 있어도 계속되고 아픔이 없는 삶이어도 계속된다. 하지만 아픔이 치유되었을때 그 삶은 더 값지게 빛이 난다. 아픔이 추억이 되고 현재의 자신을 다지는 약이 되어 더이상 흔들리지 않게 자신을 붙잡아 줄 기둥이 되게 한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는 작가의 오래전 소설이지만 지금 읽어도 재밌다. 추리기법이 가미가 되어 맛을 더해주고 잊지 않을 추억의 노래가 들어가 소설은 더 잔잔한 여운을 남겨준다. 비 오는 날 ’기차는 8시에 떠나네’ 라는 노래와 함께 읽으니 더 잊지 못한 소설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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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씨의 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책이다. 오래 전 군대 있을때 읽었는데, 얼마전에 다시 꺼내어 들춰보았다. 책 앞에 그 당시의 독서 감상 메모를 간략하게 적어 두었는데, 새삼 그 당시의 시절이 떠올라서 흐믓했다.
각설하고, 신경숙씨 책 중에서... 가장 음울하고 슬펐던것 같다. 처음 읽었던 책이 "깊은 슬픔"이였고, 그 다음이 " 풍금이 있던 자리"...그렇게 한권 한권 신경숙씨의 문체, 느낌..그런 것들이 좋았었다. 하지만, '기차는~'이 책은 그간의 작품과는 달랐던 것같다. 기억을 회상해 내는 마지막 부분에서는 너무 마음이 아파서 책을 덮어버리고 싶을 지경이였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다. 누군가의 어깨가 있다면 좋겠지만..그마저 녹록치 않다면 이 책에 동참해 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쓸쓸함이, 우울함이...이 책의 단점이라고들 이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울고 싶으면 울어버리고 훌훌 털어 버리라는..그런 느낌.내가 읽기에는 그랬다. |
| "잊으려고 하지 말아라. 생각을 많이 하렴. 아픈 일일수록 그렇게 해야 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면 잊을 수도 없지. 무슨 일에든 바닥이 있지 않겠니. 언젠가는 발이 거기에 닿겠지. 그때, 탁 차고 솟아오르는 거야." 누군가가 블로그에 올려놓은 저 글귀를 보고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사실 새 책을 읽는 데 대한 두려움(?)도 있었죠. 그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감명받을 수 있는 글은 오직 그 한 줄이었더라... 뭐 이런 느낌을 받을까봐서요. 거기다 신경숙씨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던 저로선 더욱 그랬어요. 표정변화가 거의 없는 얼굴. 마치, 인생의 고뇌를 다 떠안고 있는 듯, 무거워 보였죠. 그리고 담담한 말투. 전혀 굴곡이 없어 보이는. 얘길 듣다 보면 어느새 꼬박꼬박 졸게 되는. 그랬기에, 반신반의 했었는데, 마침 아름다운 가게에서 저렴하게 판매하길래, 부담없이 샀는데 기대이상이었어요. 한 문장 한 문장, 적어두고 보며 곱씹어보고, 계속 생각해 보고 싶은 문장들이 참 많았던 것 같아요. 하진의 예지력은 조금 섬뜩할 정도였지만,(사실 내게 그런 능력이 있다면 너무 소름끼치고 무서워서 못 견딜듯;;;) 그녀가 위안을 삼았다던 언니의 피아노 소리는 꼭 한 번 듣고 싶더군요. 그녀가 좋아한다는 풍경, 해질녘에 노을이 어슴푸레하게 내려앉고, 밥 짓는 냄새, 거기서 느끼는 평안함... 그리고, 완벽하리만큼 아름다운 처녀였던 언니가 연주해주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 마치, 어린 시절에 친구들과 해가 뉘엿뉘엿 질때까지 한발두발 이나 숨바꼭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같은 놀이를 하고 있을 때를 떠올리게 했어요. 그 때마다 엄마는 어김없이 나와서 밥 먹으러 들어오라고 외치시곤 했죠. 우리가 놀았던 곳도 대게는 집 앞이었으니까요. 괜스레 할 일이 없고, 친구들이 다 들어가더라도, 엄마가 데리러 나올 때까지 밖에 있고 싶은 기분. 그리고 엄마를 맞이할 때의 그 벅차오름과 편안함. 너무나 큰 충격으로 인해서, 자신의 예지력도, 사랑했던 이들에 대한 기억까지도 모두 잊게 된 하진과 너무나 닮아있는 미란을 보며 참으로 이상하게도 추측을 해대었어요. 혹, 미란이는. 언니의 딸이 아니라, 하진의 딸이 아닐까라는... 그런데, 또 그렇게 치면 나이가 안 맞고;;; 기억 상실증에 걸린 이들은 그림퍼즐 맞추기 같은 걸 즐겨한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어요. 드라마가 만들어낸 허상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마도, 무의식으로는 자신의 기억을 되찾고 싶은, 하나씩 하나씩 모아서 끼어맞추고 싶은 생각들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어요. 이러한 생각은 하진에게도 어김없이 일어나요. 어느 순간 삭제된 기억이 아니라, 기억 저 편에서 잠들어 있던 기억이기에, 하진이 언제라도 찾아와서 깨워주길 바랐던 기억이기에... 그것이 그녀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는지는 단언할 수 없지만 말에요. 작가는 하진의 아픔보다 미란의 아픔을 더 부각시키려고 노력했다고 해요. 젊은이들이 파릇한 청춘답게 아름답게 꽃피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겠지요. 그래서, 하진을 미란 옆에 꼭 붙여두고서는 머리 감겨주고, 씻겨주고, 안아주고, 토닥여주고... 하진이 자신의 기억을 찾고, 평범한 행복에 눈 떠갈 때 쯤.... 그 나이 쯤에 미란이도 그렇게 아무탈 없이, 아니 모든 탈을 겪고 나서 더욱 성숙해질 수 있기를 바랬어요. 지금의 내 또래인, 미란이가 스케이트 보드에 열중하고, 또 드럼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며, 다른 것에 열정을 쏟으며 자신의 아픔을 하나씩 치유해 가는 모습이 남일 같지가 않더군요. "아, 이애는 마음에 불이 있다. 내성적이고 소심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마음의 저 불이 붙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를 너무 사랑해서 그만 상하게 할 것이다. 그때까지 이애는 드럼 스틱을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니며 무엇이든 보기만 하면 두들기며 견딜 것이다. 그러다가 언젠가 미란은 지난 여름날의 나처럼 갑자기 드럼을 손에서 놓고 잃어버린 얼굴들을 찾아 헤맬 거다. 무성 영화 같은 기억의 시간들을 찾아 거슬러 오를 것이다." 제 글이 스포일러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 이거 이미 줄거리 알아 버려서 재미없겠다! 라는 생각이 아니라, 그저 좋은 글귀를 읽고 마음에 새기듯, 그렇게 마음 깊은 곳 한자락에 담아 두었다가.... 어느 순간, 책방이나 도서관에서 스치듯 "기차는 7시에 떠나네"란 제목을 보며, 왠지 낯설지가 않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길 바랍니다. |
| 언제나 신경숙의 소설은 우울했다. 단지 우울한 정도가 아니라 폐쇄적인 그무언가가 지배하는 것같아 참 싫어했었는데..누군가 괜찮다는 말에 속는다는 셈 치고 본 이 책. 역시 사람은 선입견을 갖고 보면 안된다는걸 또한번 깨닫게 했다. 작가가 아마도 결혼하고나서인가 할즈음인가에 나온 이책은 작가가 사랑으로 인해 생각이 많이 부드러워졌구나..라는 생각이 들게했다.결과도 의외였지만 중간중간 그녀가 내뱉는 말들 .생각들..모두 맘에 들었고 그래서 소설은 1번이상 보지 않는 내가 3번이상을 읽게 만든 책이다. 특히 기억나는건 "나를 절대 깎아내리지 않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구절이었는데..그런 사람을 만나는게 많은이들의 바램이 아닐까..어쨌든 그냥 사랑타령만 하는 많은 소설중에서 유독 나의 애정이 가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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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진님께.. 김하진님의 사연을 들었습니다. 어느 한 기억을 잃었다고... 그래서 의미있는 행동을 찾아내지도 못하는 익명의 내 목소리라는 쪽지와 함께 말입니다. 사람이라는게 그런가봅니다. 그게 설령 좋은기억이 좋은추억이 아니라하더라도 어느날 길을 걷다가 문득, 뒤돌아 보았을 때 내 발자국이 남아있지 않다면 왜?라는 의문사와 함께 남는 그리움들....그런것일테죠.. 하자님의 이야기를 가만가만 듣고있다보면 참 가슴이 아팠던 것 같습니다. 복숭아 향이 나는 아이를 훔치고 싶은 하진님의 욕망과 기억속에 있는, 그러나 기억하지 못하는 그 사람에게 하진님은 미안하다 했지요. 그리고 하진님은 울었습니다. 저는 가만가만 되내었지여. '울어라.울어라.'하고요.. 잃어버린 남편을 그리워해 전화를 하던 여자나 하진님의 문득문득 밀려오는 기억들에 그렇게 괴로워했던 건 추억이라는 공통점때문이었을까요? 아님 하진님은 내가 무엇을 하는지, 왜 이러고 있는지에 대한 자신에 대한 불안감때문이었을까요? 후후..막상 이렇게 편지를 쓰려 보니 할말이 떠오르지가 않는군요.. 그래도 우린 느끼지 않을까요? 아무말도 안해도 그냥 느낌만으로도... 좋은 침묵같은것들.. 그냥 그럴것같다라는 생각에 헛웃음이 나오네여.
비천상이라고 했던가요? 공후인을 끼고 하늘로 올라가는 여인을 그린... 하진님의 조카 미란양이 그 그림앞에서 펑펑울때 왜 저렇게 괴로울까?라는 안타까움과 조금의 질투가 있었습니다.저는 그런 가슴아픈 사랑을 하지 못했으니까요. 그런점에서 하진님은 행복했지요.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고, 그리워해줬으니까요. 하진님께서 맬발로 뛰어나가 붙잡고 싶었던. 그 조각 조각 파편의 기억들을 저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저 멀리서 밀려오는 그리움에 가끔 몸서리치게 울었던일이 있지요. 잡고싶은데, 잡아서 보고싶은데, 붙잡히지지가 않는. 기억이 날 것같으면서도 기억할 수 없는 그런 안타까움과 아쉬움들. 왜 이 편지를 썼는지 이유가 생각나지 않는군요. 아마도 하진님을 위로해야겠다는 의지를 갖고 썼던 모양입니다. 근데 이건 제 푸념인 동시에, 하진님에게 위로가 필요치 않다는것을 알았습니다. 하진님은 이미 그 기억을 어느 깊은 상자안에 고이고이 개켜놓고 기차에 대워서 떠나보내버렸다는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하진님을 바라보며 많은것을 느꼈나봅니다. 말로는 설명이 잘 안되겠지만. 제 마음의 우물은 한층 더 깊어진것 같습니다. 그런 하진님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듣는동안 즐거웠습니다. 이만 편지를 마칠까 합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인상깊은구절] "어디에서도 어떤 상황 속에서도 나를 깍아내리지 않을 사람, 내 편인 사람을 두 사람만 가지고 있으면 행복한 사람이라고 그랬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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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 밤에는 슬프고 아득한 기분으로 리뷰를 적었습니다. 오늘은 기분이 좋아요. 결말도 마음에 들고, 작가님의 말도 기분을 좋게 합니다.
미란이 세대가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하시는 작가님의 말이 저에게 팟팅이 되었습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기분 짱!!!
이 복잡한 이야기를 어떻게 리뷰로 적어야할까요?
대신 제 얘기로 리뷰를 대신하고 싶어요. 어젯 밤처럼요.
저도 예감이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예감에는 여러 사람이 얽혀있습니다. 아무도 제게 사실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기억과 싸우느라고 온 몸을 내던져야 했습니다. 그리고 병이 찾아왔습니다.
그 병은 저의 과거를 반추하게 되었는데, 하필이면 정신과 의사 앞이었죠. 그래서 입원하고 정말 힘들게 약을 복용하게 되었고, 지금도 약을 복용하고 있어요. 그 시간동안 저는 미술치료 선생님, 친한 언니 이 두 명과 그나마 과거를 제대로 짚어볼 수 있었지만, 그 외의 사람들 앞에서는 그냥 '병'으로만 비쳐질 뿐이었습니다.
김하진은 소설에서 기억을 잃게 되지요. 저는 그 반대로 기억이 밀물처럼 다가와서 너무 많은 추억에 시달렸습니다.
이제는 그 단상들을 저의 에너지로 조절하려고 합니다. 글로 말이지요.
작가님의 글은 정말 힘이 되어줍니다. 외딴방 읽었을 때, 전 커밍아웃을 해야겠다고 다짐을 했었죠. 그 때 생긴 다짐이 현재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제 방에 꽂힌 책들, 서점에 있는 새책, 도서관에 있는 책들... 다 저를 향해서 안녕! 합니다. 제가 선택한 길을 이제는 거북이와 토끼, 이 둘의 장점을 본받아 걸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님!
문단에서 뵙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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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작가는 '형용사의 문학'을 한다는 별칭을 받을만한 작가다. 리진(2007년)을 읽은 후 1999년의 그녀의 작품 모습은 어땠을 지가 궁금해서 손이 갔던 책이다. 이 작품에서도 난 그녀의 언어의 수사에 마음을 빼앗겼다.
프롤로그는 주인공인 '나'의 막연한 상실감과, 조카 미란의 자살 소동, '나(하진)'와 진서의 관계의 위기(이젠 결혼을 하자는 그에게 손까지 내저으며 한 발짝 물러났던 일), 남편을 잃은 서이경이라는 낯선 여자의 전화, 친구 윤과 방송국 현피디의 이혼 상태 등이 폭포수 쏟아지듯 한꺼번에 사건을 던진다.
주인공 나(하진)는 청춘의 어느 순간을 잃어버리는 기억상실증에 걸렸었다..그 기억이 때로는 무늬없는 퍼즐조각이 되어 떠다닌다. 목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언뜻언뜻 어린아이도 보이고...
상처받은 미란과 이모인 나는 나의 과거 사진속의 '그'를 찾아 제주도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기념품을 팔고 있는...예전 사진속의 사랑했던 사람이 있다..자신이 야학에서 예뻐하며 가르쳤던 제자와 함께 그들의 아이까지...
소박했던 이들의 꿈은 모두 폭력에 훼손당한 상태로 살아남았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답은 없지만 주인공물은 저마다의 자기의 대답을 들려준다.
'미란'은 친구 인옥이 지환의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고 발작을 하고 기억을 상실했지만 스케이트 보드에 열중했다가, 이제는 여성 드러머로서의 길을 택하고,
'나'는 유은기와 김용선의 사이에 있는 '아이'를 만남으로써 자신의 기억을 온전하게 회복하는 것으로 대답이 된다....
윤과 현피디는 다시 재결합하고.....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니 온전히 주인공인 '하진'이 되기도 하고 미란이 되기도 했다.
작가는 미란이 또래의 발랄한 그녀들을 보면서 그들이 내성을 길러 자기 본능에 이끌리는 다채로운 인생을 꾸려주기를 바라고 있다.
소설을 쓰는 동안 미란에게 폭발할 것 같은 애정이 솟구쳤다고 한다. 그래서 이모인 '하진'으로 하여금 미란을 목욕시켜주고, 머리 빗겨주고, 손을 맞잡아 주고, 또한 업어주고 언제나 머리맡을 지키게 했다고...
상처는 끄집어 냄으로써 치유되고, 글을 쓰면서 그 상처도 치유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치유의 책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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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들어온지 어언 9개월이 지난 뒤에 읽은 책. 표지부터가 끌리지 않았고 한번 읽어볼까 하는 마음에 읽기 전 서평을 뒤적뒤적 거렸는데, 난해하다는 말에 주춤거렸으나, 언제까지 묵혀둘 수는 없는 일이기에 한번 들춰보자해서 읽어나가게 되었다. 전에 나는 그녀의 책으로는 <엄마를 부탁해>를 읽었으나 어느 면에서 감흥을 전달받아야 하는지의 갈피를 잡지못한 채 읽어서 이 책도 어느정도의 실망감을 주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슥슥 읽어내려나갔다. 그런데 다 읽은 지금은 이런! 진즉에 읽을걸 그랬어! 라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전작과는 다른 그녀의 멜랑꼴리하고 건조한 문장에 묘한 매력을 느꼈기 때문일까.
주인공 하진은 과거의 어떤 큰 충격으로 대학생 시절의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 때의 자신을 찾아가는 일이 우습게도 이 책의 줄거리다. 자신을 잃어버린 것보다 더 큰 충격이 있을까 싶다. 나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저편에는 나는 다른 사람으로 살았다는 생각만 해도 소름이 오싹 돋는다. 사실 하진이 기억 하지 못하는 걸 보면서 얼마의 충격을 받아야 기억조차 할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게 될까. 라는 의문을 자아내기도 하고 그 시절의 자신과 같은 조카를 바라보며 하진이 조근조근 말해준다. "슬퍼하지 마…… 물 속에 비치듯이 그저 네 마음에 뭔가 비칠 따름이야. 네 마음이 물과 같이 투명하기 때문이야. 하지만 누구에게도 말은 하지 마. 널 이상하게 생각할 테니까. 어른이 되면 그래서 네 마음에 다른 것이 비치게 되면 그땐 괜찮아질 거야. 괜찮아지지 않아도 그때는 그 힘으로 슬픔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해줄 수 있을 거야……." (p103) 왠지 나의 과거에게 말걸고 위로해주는 것만 같아서 마음이 편해졌다. 내가 정말 힘들 때 이 작품을 읽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고서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으며 읽다가 뇌리에 박히는 문장을 발견했다. 잊으려고 하지 말아라. 생각을 많이 하렴. 아픈 일일수록 그렇게 해야 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면 잊을 수도 없지. 무슨 일에든 바닥이 있지 않겠니. 언젠가는 발이 거기에 닿겠지. 그때, 탁 차고 솟아오르는 거야. (p214) 나에게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07년이었고, 정말 죽어도 좋을 만큼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스무살 때 미친 듯이 술만 먹었더랬다. 쌩뚱맞지만 그렇게 먹고도 간이 멀쩡히 살아있는 걸 보면서 인체의 신비를 느끼기도 한다. 햇수로 올해가 4년이나 되었지만, 아직도 그 때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기엔 가슴이 터질 것만 같이 아파오고 쉴새없이 눈물이 흐르는 그 시절이다. 왜 난 그 시절을 그토록 증오하면서도 잊지 못했는가. 나는 언제까지 그 짐들을 떠안고 살아야 할 것인가. 하는 나쁜 생각들이 머릿 속을 헤집는다. 하지만 신경숙은 힘듦과 마주보라고 말하고 있다. 언젠가는 바닥이 보일거라고 한다. 하지만 내가 겪은 그 일들엔 바닥이 없을 것만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오기 시작했다. 아. 답답하다. 보기 싫다는 욕구가 강해서 특정 사람만 보면 잠깐 실명이 되던 미란도 안보는 편이 나은 것 처럼 나도 조금 더 외면하다가 당당하게 마주볼 수 있을 때, 그 때 다시 한번 이 책을 들어야겠다.
"뭔가 지독하게 헤어지기 싫은 무엇과 억지로 헤어진 느낌인데 무엇과 헤어졌는지를 모르겠어. 만약 내가 그 헤어진 것을 찾아내었을 때 그것이 끔찍한 것이라면 그때 당신 어떻게 하겠어요?" (p169) 지독하게 헤어지기 싫은 무엇과 억지로 헤어진 느낌. 그래, 난 그게 느낌이 아니라 왠지 알 수도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그게 느낌뿐이라면, 만약 나에게도 과거에 기억 못하는 답답함이 있었다면, 그 답답함에 못이겨 나도 아마 끝까지 찾아냈을 것 같다. 그리고 후회했겠지. 그냥 덮어둘껄. 그리고 나는 나약한 사람이기에 그것을 견디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다시 시작할 용기도 내지 못했겠지. 하지만 보란 듯이 하진은 다시 시작한다. 훨훨 털고 새로이 시작하는 삶에 발자국을 남기기 위해. 나도 그 날을 위해 날갯짓을 시작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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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으려고 하지 말아라. 생각을 많이 하렴. 아픈 일일수록 그렇게 해야 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면 잊을 수도 없지. 무슨 일에든 바닥이 있지 않겠니. 언젠가는 발이 거기에 닿겠지. 그때, 탁 차고 솟아오르는 거야.
누군가의 홈피에 실린 이 소설로부터 인용한 짧은 저 글귀를 보고 처음 이 책의 존재를 알았다.
이 책의 존재를 마음에 담아두고 도서관에서 대출할 책을 고르는데 애써 찾지 않았음에도 이 책이 눈에 선뜻 들어왔다. 신기하게도 마음이 깊으면 눈이 먼저 알아보는 법인지 그래서 이 소설은 내 눈을 통해 내 손에 닿았다.
이 소설이 파트릭 모디아노의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와 닮은 듯한 구석이 느껴지는 건 아마도 자신의 과거를 찾아 헤매는 과정이 두 소설의 소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허나 작가의 태생인 프랑스와 한국의 지리적 거리만큼이나 두 소설은 닮아 있지 않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주인공은 현재를 살면서 자신의 과거를 찾아나서는 반면 '기차는 7시에 떠나네' 주인공인 하진은 어느 한 시절을 기억하지 못한 채로 현재를 살아낼 수 없어 자신의 과거 한 시절을 힘겹게 찾아나서고 있다. 그런 하진 옆에는 하진을 쏙 빼닮은 어여쁜 조카, 미란이가 있다. 듣기만해도 마음이 살랑이는 스무살, 얼마나 깊은 상처를 입었기에 자신의 손목에 칼을 그어댔을까 안타까운 어린 여자 아이다.
그런 조카가 안쓰러워 이모(하진)는 조카의 머리를 쓰다듬고, 손을 잡고, 얼굴을 보듬고, 머리를 감겨주고 하지만 정작 위로가 필요한 사람은 그녀다. 미란의 고요한 존재와 윤의 따뜻한 죽 한 그릇, 현PD의 고독한 형상으로부터 간신히 위로를 받으며 자신의 과거 어느 한 시절을 찾아내는 지독히도 외로운 여정을 밟고 있는 사람도 그녀이다.
¶ 마음이 들썽할 때, 누군가를 의심할 때, 태양빛에 녹아 없어지고 싶을 때, 입안에 침이 마르도록 성이 날 때......윤이 만들어주는 따뜻한 음식을 먹고 나면 침착해지곤 했다. ¶
어느 독자가 소설가 신경숙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선생님, 저는 선생님 소설을 정작 외로울 때는 읽지 못하겠어요."
그 독자의 마음을, 정작 외로울 때 신경숙표 소설을 읽게 되면 마음이 무너져내릴까봐 겁이 나 읽지 못하겠는, 이해하고 그 말에 동감한다.
시린 이야기를 담담한 듯 생생하게 풀어내는 신경숙표 소설은 언제나 아프다.
소설 속에 제주도 용머리가 나오기도 하는데, 내가 고등학교 재학 시절 아빠의 가게가 있었던 제주도 용머리가 떠올라 가슴이 저미기도 했다. 한가지 더, 이 소설을 읽고나서 달큰한 복숭아 냄새가 자꾸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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