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가 오늘을 들썩이게 하는 요즘이다. 촌스러운 역사의식으로 극우-반공-제국주의자이자 파시스트로 커밍아웃을 선언한 k대학 명예교수나, 일제 부역자들에 대한 과거사 청산, 일본의 역사 왜곡 교과서, 중국의 동북공정 등의 사회적 논란들을 보면은 역사가 먼 과거의 것이 아님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다. 여기서 ‘우리에게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민족이라는 추상적인 집단의식의 족쇄로, 혈육과 전통이라는 도구로 재국민화를 이끌기 위한 것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기에는 우리의 문화적 소양과 지적 수준이 너무나 아깝지 않은가. ‘오! 수정’이라는 영화는 ‘동일한 사건을 겪은 사람들의 기억은 동일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 속에서 ‘같은 사건’을 겪으면서도 ‘같을 수 없다’는 사실은 비극적이다. 각자의 해석과 이해로 읽는 세상은 선함과 진실만이 존재한다. 그리고 반대편에 존재하는 세계에 대한 멸시와 무시하는 태도는, 참을 수 없는 대칭성을 깨기 위한 비대칭성을 향한 제국주의적 요구가 된다. 역사의 수많은 맞물림과 뒤섞임 속에서 자국 중심의 역사만을 고집하는 것은 어리석음을 낳고, 그 어리석음이 우리를 속박한다. 그것이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동아시아)의 현주소이다. 역사 왜곡은 별게 아니다.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역사이다. 그것은 기억의 무결성에 대한 기만적 믿음에서 출발한다. 그 안에 있는 정치성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 그것의 영향력으로 권력의 정당성을 획득하고, 헤게모니의 씨앗으로 삼을 수 있다는 부분은 간과할 수 없다. 이 책에서는 천황을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는데, 일본 제국주의의 꿈을 천황이라는 상징을 통하여 은밀하게 내비침으로써 현실적 어려움을 허상적인 믿음으로 대체한다. 더불어 정한론으로 자국의 우월성과 조선의 미개성을 전제로 삼아 침략의 당위성을 내재한다. 한반도에 대한 속국이념을 내재한 ‘천황’이라는 용어에 민감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민족 감정의 문제가 아닌 자존의 문제 아닌가. 물 흐르듯이, 이웃 국가의 정세와 외교 등 다각적으로 통찰하는 이 책은 자국중심주의 역사관에서 벗어나 유기적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한-중-일의 역사를 면밀하게 살핀다. 관계란 자와 타가 만나는 부분에서 형성되고, 그 실체의 본 모습을 가장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자기 이해적 해석에서 벗어나 관계에 대한 균형적인 시각이 베어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유불리를 떠나서 진지한 학자로써의 학문적 열의와 역사관에서 출발한다. 또한 곳곳에 있는 사료와 삼국을 비교한 도표들의 적절한 구성과 배치는 책에 대한 신뢰를 높인다. 또한 규슈설-기나이설, 칠지도, 광개토대왕비, 임나일본부설 등과 같이 매우 논란이 많은 문제들을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이 책에서 가장 재미 있는 부분으로는 대칭적 관계를 가지는 각 단락의 부제들을 꼽고 싶다. 책의 성향과 역사적인 주안점을 제시하는 듯 하다. 왜의 왕권과 삼국(허상과 실상), 일본의 성립과 신라-발해(이념과 현실), 헤이안-가마쿠라 시대의 일본과 고려(자존과 동경), 무로마치-쇼쿠호 시대의 일본과 조선(적대와 융화) 등 내용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시대적 정치상과 외교상을 제대로 함축했다는 느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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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지도 명문과 광개토왕 비문에 이어서 왜 5왕의 칭호 역시 한반도에서 왜국의 패권을 보여주는 사료가 아니며, 임나일본부의 존재를 증명해 주는 것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군사 지배권과 관련한 칭호 요청은 임나 지배에 대한 왜국의 일과된 지향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74쪽
일본국은 원래 금관국을 가리키는 임나를 가야 전체의 명칭으로 쓰면서 왜와 금관국의 긴밀한 관계를 가야 전체에 대한 지배로 살짝 바꿔버렸습니다. 그러나 가야가 가야다운 이유는 소국들이 최후까지 독립성을 잃지 않았으며, 따라서 통일을 이루지 못했다는 데 있습니다. <일본서기>는 임나라는 말을 사용해 가야 지방 전체를 한 나라로 이해하고 야마토 조정의 지배 아래 있었다고간주함으로써 자립성을 지녔던 소국들이 펼쳤던 가야사의 약동을 무시해버렸습니다. 77쪽
백제는 502년 무녕왕이 즉위하면서 여전히 자립성을 유지하고 있던 서남부의 영산강 유역으로 지배력을 넓힘과 동시에 513년 가야 서부로 진출하여 기문과 대사를 점령했습니다. 80쪽 불교를 들여오는 데 반대했던 모노노베씨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도래계의 호가씨의 씨족 사찰로 호코사가 건립됩니다. 호코사를 건립하는 데 승려와 사공, 와박사, 화공 등이 백제에서 파견됐습니다. 호코사 건립을 둘러싸고 주목되는 점은 고구려가 불상을 제작하는 데 황금 320냥을 보냈다는 것입니다. 호코사는 나라시대에 헤이죠쿄로 이전해서 간고사가 됐고, 옛 절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 아스카사입니다. 호코사의 건축 양식은 고구려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89-90쪽 대당제국의 출현이라는 국면에 맞닥뜨려 640년이 되자, 동아시아 국가들에서는 국내 체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습니다. 당의 압박이 갈수록 강해지던 642년, 고구려에서는 연개소문이 쿠데타롤 권력을 장악하고 당과 대결하려는 자세를 더욱더 분명하게 취했습니다. 641년에는 백제에서도 의자왕이 반대파를 제거하고 권력을 강화한 정변이 일어났습니다. 이어서 642년이 되자 스스로 대군을 이끌고 신라로 침공해 들어갔습니다. 신라는 643년 당에 사자를 보내 고구려와 백제의 부당함을 호소하면서 구원을 요청했습니다. 당은 마침내 645년 대군을 동원하여 고구려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신라는 이에 호응해 수만의 군사를 고구려에 보내서 양공작전을 폈고, 백제는 그 틈을 타서 신라에 빼앗겼던 지역들을 회복하려고 전력을 기울였습니다. 왜국에서 이른바 다이카 개신이 단행됐던 시기는 당의 원정군이 고구려를 공격하고, 삼국의 공방이 더욱 격렬해지고 있었던 때입니다. 이러한 상황 아래 신라에서는 당에 대한 외교 노선을 둘러싸고 유력한 귀족인 비담 등이 반란을 일으켰지만 김춘추 세력이 이를 진압하고 권력 집중을 추진했습니다. 649년에는 복장 제도를 당풍으로 바꾸었고, 다음해에는 당의 연호를 채용하는 동시에 당의 제도를 모방한 관제 개혁을 단행했습니다. 다이카 개신이라는 쿠데타도 삼국에서 각각 일어났던 왕권 강화의 움직임과 같은 성격입니다. 99-100쪽 뎀무 천황은 율령 제정을 명령함과 거의 동시에 역사서를 편찬하라고 명했는데 그 결과 720년에 일본서기가 완성되었습니다. 일본서기가 천황 통치를 정통화하기 위한 역사서였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한국과 관련한 징구 황후의 삼한 정벌과 임나일본부 이야기는 단순한 일화가 아니라 일본서기의 편찬 의도와 관계가 있습니다. 천황이 천황이기 위해서는 한반도의 국가들을 복속시킨 역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것입니다. 114쪽 752년에 파견된 후지와라노 기요카와는 당 조정에서 조하 의식을 거행할 때, 자신의 자리가 신라보다 낮은 데 항의하는 쟁장사건을 일으켰습니다. 일본의 항의로 자기가 상석으로 바뀌긴 했지만 당이 내린 평가는 그 정도였던 것입니다. 116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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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라는 나라는 나뿐만 아니라 한국인 모두에게 정말 가깝고도 먼나라일 것이다. 때로는 연민의 정을 느끼면서 역사속에서 행해진 많은 만행을 직간접적으로 보고 들을때 그들의 잔혹성에 치를 떨기도 한다.
그래서 그만큼 그들을 알기위한 많은 책들이 나오지 않았을까? 지피지기를 위한 몸부림처럼...
행간에 유행하는 일본은 있다! 없다가 아니다.
역사속에서 우리와 그들이 밟아온 자취를 우리의 시각이 아닌 일본학자의 엄격한 잣대를 지침삼에 더듬어 가 본다.
역사의 인식에는 항상 자기들만의 잣대가 있듯이 그 편향된 시각을 바탕으로 한 역사교과서나 역사책에는 반드시 모든 인류가 동감할 수는 없는 논쟁거리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를 거울삼아 그 거울을 잘 닦는 다면 현재와 미래를 잘 비출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2천년 동안의 한일 역사의 시기를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서술하고 있다. 일본인의 위한 강의자료이지만 한국사람인 내게도 참 유익한 책이었다.
문화인류학적인 측면에서 뿐만아니라 유전학과 병리학의 모든 자료를 동원하면서도 결코 일반인을 소외시키지 않으려는 그의 의도는 1장 일본 열도의 주민에서부터 알아차릴 수 있다.
고대 문화의 시혜국이라는 막연한 우월감에서 일본인을 무시하려는 보상심리..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당하고 씻기지 않을 흔적을 이곳저곳에서 보아온 우리들에게 마음속으로만으로도 그들을 무시하고 싶어 한 것은 아닌지..
2천년의 역사속에서 한일중간의 관계는 동북아시아 즉 중화권이라는 세계관을 때어놓고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저자도 이러한 면에 있어서 그동안 다른 일본인 역사학자의 저술에서 흔히 발견될 수 있는 문화의 시공간적 중간전달자로서만의 반도의 역할에 대한 비하에 동조하지 않는다.
책을 읽으면서 일본이라는 나라가 자기 발전의 원동력으로 한반도를 모델로 삼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청출어람하려는 그들의 노력은 결국 극단적인 한반도 극복을 위한 정한론과 19세기 시대사조에 동조한 군국주의로의 귀착으로 결론을 내지만 우리는 이제 그들을 용서하고 이해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우리는 어울려 살아야 하지 않을까? 언제까지나 과거에 집착할 수는 없다.
임진왜란과 한일합방이라는 일본인의 역사적 승전물에 대한 저자의 날카로운 지적과 비판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바를 보여준다. 민족사관에 묻혀버린 우리의 잘못도 이제는 인정할 때가 아닌지...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된 많은 역사적 사실에 다시 한 번 저자에게 감사드리며 역자이신 한철호 교수님께도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인상깊은구절] 여기서 지나쳐서는 안 될 사실은 저자가 근대에 해당하는 시기에 대해 아무런 특징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시기에 일본은 한국의 국권을 강탈하고 식민지로 지배하였고, 그 결과 해방과 동시에 패전국 일본이 아니라 오히려 식민지 한국이 분단되는 뼈아픈 상황이 전개되고 잇다. 이와 같이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으로 얼룩졌던 그대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한일관계를 어떠한 특징으로 채워넣도록 노력해야 할까? 현재와 미래의 바람직한 한일관계상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는 곧 요시노 교수가 이 책에서 두 나라 국민을 향해 던지는 메세지이기도 하다. <352쪽 옮긴이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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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동아시아 속의 한일 2천년사 - 지은이 : 요시노 마코토 - 옮긴이 : 한철호 - 한일 2천년사를 일본사학자의 객관적 입장으로 애기한다. 중국사강의,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등의 책을 통해서 중국사학자,한국사학자의 객관적 입장에서 역사를 생각하는 이야기를 들어 보았었다. 그때 그들이 주변의 나라를 이야기 하는 방식도 들어보았다. 이번에는 일본사학자의 입장에서 역사를 어떻게 보는지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역사라는것은 수많은 여러가지 사건들이 있는데 그중에서 사학자의 관심을 받어서 추려져서 기록된것만이 책으로 남게 되고 역사라고 후세에 전해지는것 같다. 그런 관점에서 보았을때 이 책은 2천년의 역사를 현재 남아 있는 기록을 중심으로 시간대별로 사학자의 주관성은 배제 한채 사실적으로 기록 한 책으로 보인다.일본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이루어 졌으며 그시대별로 한국가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이루어 졌는지 등이 이야기 되어 진다.역사를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그 기록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미래를 보는 창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서 일본의 역사와 그들이 주변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이해하는데 조금 이나마 도움이 되었던 것으로 생각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