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조선사회주의 체제성립사: 1945~1961 1. 북한은 사회주의사회인가? 전체주의적 독재국가인가. 북한을 바라보는 것에 있어 논란의 대상이 되는 부분 중의 하나는 북한체제를 어떤 체제로 보아야하는가라는 점이다. 대체적으로 기존의 연구는 북한을 소비에트 사회주의체제로 보았던 면이 있는가 하면 유격대국가, 사회주의의 조합주의, 신전체주의 국가로 본 견해도 있었다. 좀 더 넓게 보면 북한 체제는 특수적인가 아니면 보편적인 체제인가를 묻는 것이라 하겠다. 이러한 특수성과 보편성의 논쟁에 이은 북한의 학문적 연구는 이제는 대체적으로 북한을 사회주의로 보는 시각이 뚜렷하다. 이는 북한이 갖는 항일유격대를 중심으로 한 역사의 새로운 정립 시도, 부자간 권력승계, 선군정치 등과 같은 사회주의에서도 특이한 면을 인정하면서도 최소한 체제적인 부분을 놓고 볼 때는 사회주의라는 점이다. 북한은 사회주의사회라는 것은 북한이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추적해보면 경제에서 사회주의 경제, 사상에서사회주의 교양의 강조, 정치에서 당적 지도 확립, 사회에서 집단적 질서 확립 등을 통해 충분히 파악될 수 있다. 그런데 북한 사회주의체제는 스탈린적 독재의 측면이 강한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다. 정치권력이 과도하게 최고지도자 개인에게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권력이 개인에게 집중되어있는 것만을 본다면 북한은 당연히 정치권력적인 측면에서 독재국가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면이 있다. 이 지도자와 당을 중심으로 모든 인민들이 하나의 조직체인 양 움직이는 것을 독려하고 또 그렇게 보인 것 같다. 이를 두고 우파진영의 논리로서 북한은 좌파 전체주의 사회이다. 그런데 북한을 사회주의에서 보이는 스탈린적 전체주의 독재국가로 규정은 얼마나 적절한가. 내 생각에는 북한을 독재적인 국가로 보는 것은 일면 타당한 면이 있지만 체제의 성격을 전체주의로 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사상적으로 전체주의에서 집단과 사회주의에서 집단의 개념은 그 본질부터가 다르다. 간단히 말하면 전자의 경우에는 집단에서 개인이란 말 그대로 전체(집단)에 종속되는 면만을 강조하며 후자의 경우에는 개인의 해방적인 부분이 매우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부분도 기본적으로 자본주의인가 사회주의라는 부분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곧 자본독점이 전자는 여전히 자본가에 있지만 후자의 경우는 전인민적 소유(국가)에 있다. 또한 인종주의와 보편주의 같은 대립에서도 두 체제는 근본부터가 다르다. 결국 북한은 사회주의체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사회주의체제를 바탕으로 북한사회의 특수적인 부분을 첨가하는 시도를 해야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러한 바탕위에서 북한의 유격대적 특성, 조합주의적 성격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가 될 수 있다. 2. 북한사회주의체제의 성립과정 북한을 사회주의로 규정은 기존의 전통적인 연구에 힘입은 바가 크다. 전통적인 연구에서는 북한체제를 명백하게 사회주의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언제부터 북한은 사회주의였고 어떤 과정을 거쳤는가라는 점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전통적인 연구는 북한을 태생부터 사회주의 국가로 보는 관점이 강했다. 이는 북한 정권이 처음부터 소련에 의해 이식되었다는 견해가 강했으며 김일성 개인의 권력을 중심으로 북한을 연구한 경향이 매우 농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다분히 이념적 규정에 의한 관점은 이제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90년대 중반이후 북한에 대한 역사적 접근의 연구들은 북한 사회주의체제는 처음부터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경제관리방식이나 정치적 지도관계를 놓고 볼 때 북한은 국가성립부터 사회주의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나타난 사회주의는 국가사회주의 형태를 갖고 나타났는데, 이것의 주요한 특징으로는 ‘당=국가’체제, 당-군 관계, 당적지도체계의 일원화, 생산부문에서 당적지도 등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주요한 특징으로 볼 때 북한사회주의체제는 결정된 것이 아닌 하나의 변화의 관점에서 그 과정에 주목을 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렇게 변화의 관점에서 볼 때 북한사회주의체제가 완성된 시점은 1961년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시기에 와서 당의 일원적 지도가 산업, 농촌부분 까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대안의 가업체계, 청산리 방법이다. 이렇게 북한이 사회주의 체제가 완성되는 시점이 1961년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해방시기부터 61년까지의 북한의 사회주의체제성립사를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저자는 이러한 시기적인 발전을 크게 5시기로 구분을 한다. 첫 번째 시기는 1945~1946년. 두 번째는 1946년~1950년. 세 번째는 1950~1953. 네 번째는 1953~1958년. 다섯 번째는 1958~1961년이다. 각각의 시기를 짧게 요약해보면 우선 첫 번째 시기는 전반적으로 부르주아민주주의혁명노선에 따른 통일전선과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창설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시기 인민위원회, 농민위원회, 공장위원회에 의한 산업관리가 이루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번째 시기에는 모스크바 삼상회의 이후 열린 미소공동위원회개최를 앞에 두고 북한의 토지개혁을 비롯한 민주개혁을 통해 북조선분국의 역할 강화과정, 북조선노동당 창립(북로당) 다루고 있다. 이 시기의 핵심은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임위)와 북조선인민위원회(인위), 그리고 북조선로동당의 창립이다. 이는 토지개혁을 중심에선 임위의 통일전선 범위가 시간이 흘러 갈수록 좁아지는 경향과 맞물려 북조선분국이 토제개혁을 시점으로 점차적으로 당적 확대가 이루어지는 것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한 당적 확대는 북로당의 창립으로 그 절정에 달한다. 이제 정치구조에서 사회주의적 정치조직구조의 형태를 나타내는 ‘당=국가’를 지향하는 북로당이 46년8월 창립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당=국가’체제의 모습은 47년 2월에 성립한 인민위원회에 북로당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경제 부문에 있어서 아직까지는 사회주의로 나아가지는 않았다. 농업에서는 사적경영이 대부분이었으며 공업부문에서 국유화의 비율이 높았다하더라도 여전히 사회는 사적 소유가 관철되고 있었다. 곧 소유의식은 이전과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농민동맹이나 직업동맹 같은 사회단체에 당적 지도가 당조를 통해 강화되고 있었다는 점, 경제관리방식에서 유일관리제에 의한 당위원장, 지배인, 직업동맹위원장이라는 삼두마차가 이끄는 경제관리방식이라는 점, 노멘클라투라 시스템이 확대되어가고 있다는 점 등은 점차적으로 사회주의를 향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반적으로 정치부문에서는 국가사회주의적인 요소가 점차적으로 많아지고 있었지만 다른 부문들을 볼 때 사회주의국가라고 부르기는 힘든 면이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저자는 이시기를 ‘당=국가체제’가 올라서있는 ‘인민민주주의국가’라고 말하고 있다. 다음 시기는 전쟁시기이다. 이 시기는 박헌영 숙청에서 나타난 권력 투쟁을 통해 과거 적색농조, 노조운동 출신의 국내계 공산주의자들의 진출이 나타나는데 그 대표적인 게 갑산계이다. 산업부문에서는 전쟁 전의 유일관리제가 순조롭게 운영되었다. 하지만 노동력부족 사태에 직면하여 노동력의 조직화가 이루어지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공동작업대, 부업협동조합이다. 이러한 협동적 성격의 노동조직의 경험은 전쟁 이후 농업집단화의 맹아적 역할을 한다. ‘당=국가’체제가 본격적으로 농촌 말단까지 침투하도록 하는 토대가 만들어 진다. 전반적으로 전쟁을 통하여 남하한 주민들로 인해 북한 인민들의 질적 구성은 훨씬 등질화가 되었으며 사적부문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남쪽과 단절과 북의 단결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사회주의로 나아가는데 주요 걸림돌이었던 남쪽과 단절됨으로써 본격적인 사회주의건설의 기초가 북한지역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다. 네 번째 시기는 전후복구건설의 기간이다. 하지만 이시기는 단순하게 전후복구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전후복구는 자연스럽게 사회주의 건설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정치적인 부문에서는 김일성 중심의 지도체계가 이루어지는 과정이었으며, 종파사건의 배경이 된 경제건설을 두고 ‘중공업우선 농업경공업 동시발전노선’을 통한 경제재건이 이루어지는 시기였다. 또한 종파사건은 군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군의 경우는 김일성 중심의 만주빨치산파가 이전부터 대체적으로 장악하고 있었지만 종파사건을 통해 연안계와 소련계는 더욱 철저하게 숙청이 이루어진다. 이는 인민군의 전통이 김일성을 중심으로 하는 항일빨치산 혁명전통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된다. 전반적으로 전후 복구건설에서 나타난 사회주의적 개조는 위로부터 시작이 되었다. 그 중심에는 당이 있었으며 방식은 대중운동을 통해 나타났다. 농촌에서 집단화, 공업에서는 이전의 증산경쟁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집단적 혁신이 나타나는데 이는 직맹의 역할약화와 더불어 당의 지도가 강화되는 결과에 원인이 있다. 또한 개인상공업의 사회주의적 개조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사회주의 건설에 있어 농업 생산력의 향상은 매우 중요했다. 초기의 사회주의권 국가로부터 원조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자금원천은 농업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농업에서 잉여추출을 통해 공업으로 강행작인 발전이 이루어진 것이다. 종합적으로 이 시기는 ‘당=국가 체제’의 행정력과 조직력이 농촌과 개인 상공업에서 사회주의적 개조를 완성한 시기이다. 다섯 번째 사회주의 완성으로서 국가사회주의 이루어지는 시기다. 이시기의 가장 큰 특징은 당의 ‘일원적 지도’체제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시기 출발을 알리는 것은 바로 58년 3월 열린 당 제1차 당대표자회의다. 이 회의에서 종파주의와 수정주의 청산을 총결하였으며 이를 통해 토착 좌익공산주의자 상당수가 당, 인민위원회에서 숙청됐으며, 갑산계에 의해 새로운 혁명전통이 확립되는 시기이다. 이와 더불어 당의 지도는 더욱 확고하게 된다. 이러한 당적 지도는 58, 59년경에는 거역할 수 없는 대세가 된다. 농업부문에서는 청산리 방식, 공업부문에서는 대안의 사업체계, 군에서는 당위원회를 통한 일원적 지도가 이루어진다. 물론 시작은 군에서 시작했으며(이 과정에서 소련계의 숙청이 결부됨) 다른 부문으로 확대된 것이다. 국가사회주의가 완성된 61년 4월에는 조선노동당 4차당대회가 열린다. 이 당대회는 흔히 ‘승리자의 대회’로 불리고 있다. 그리고 그 승리자는 김일성이다. 이때의 김일성은 단순한 지도자가 아닌 북조선 체제 전체를 설계하는 설계자의 위치에 설계자의 위치에 올라섰다. 그리고 그를 중심으로 하는 만주파는 주도세력이 된다. 4차당대회 결과 당 중앙위원회와 후보위원회에서 만주파는 다수를 차지하며, 군 역시 만주파가 장악함으로써 명실상부한 ‘당ㆍ정ㆍ군 일체화’가 시작이 된다. 그리고 군내에서 최고조직이 당위원회가 되고 당조직을 지도하는 총정치국이 되면서 군당위원회에 의한 당의 일원적 통제가 이루어진다. 또한 이시기는 경제건설의 총적방향은 국방ㆍ경제 병진건설 노선이 채택된다. 그러나 경제의 전반적인 상태는 양호하지 못했다. 중소분쟁을 통해 소련과 냉각관계가 되면서 원조가 줄어들면서 ‘자력갱생’을 통한 ‘민족경제건설’ 노선으로 나가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방ㆍ경제 변진 노선은 경제 발전에 부담이 된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이 취했던 방식은 당적 지도 강화를 통한 집단주의적 발전전략이었다. 이러한 집단주의적 발전전략의 핵심은 당위원회의 역할강화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이는 인민들의 열성적 참여, 이를 위한 사상 강화를 통한 공산주의적 개조, 군중노선으로 나타난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 앞에서 말했던 ‘대안의 사업체계’, ‘청산리 방법’로 나타난다. 경제관리에서 당적지도의 강화는 생산에서 기존의 지배인중심에서 당위원회중심으로 변화를 불러오게 된다. 종합적으로 이시기는 당의 일원적 지도가 정ㆍ군ㆍ공ㆍ농의 모든 부문에서 관철됐으며, ‘당=국가’체제가 전 사회를 포섭한 국가사회주의가 성립한 것이다. 3. 종합 북한사회주의는 그것의 특수적인 성격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적 발전경로를 걸었다. 이러한 경로를 밟은 흔적은 많은 부분에서 사회주의적인 냄새를 풍기고 있다. 61년 이루 북한 사회의 발전은 사회주의체제의 연장이 기본적인 방향이다. 비록 북한체제가 독재적인 부분이 많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우리나라 역시 박정희 독재시절을 자본주의체제라 보듯이 북한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사회주의라고 보아야한다. 무엇보다 북한이 주장하는 사회발전노선은 전형적으로 사회주의에서 보이는 것이었으며, 미래에 대한 기대 역시 사회주의가 목적하는 바와 동일하다. 그리고 이렇게 북한 사회를 사회주의로 인식하는 것은 북한의 변화를 설명하는데 기준점을 제공한다. 지금 사회주의체제를 고수하는 국가들 또는 체제전환을 이룬 국가들에서 나타난 것들과 북한의 변화 가능성을 비교 검토하는데 있어 북한 사회를 사회주의로 보는 것은 일반적인 변화의 관점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