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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기행, 그 온전한 공유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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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시원한 책을 만났다. 비슷한 책들이 이미 여러 권 나오기도 했지만 '자연과 사람의 새로운 만남'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제법 읽을만한 책이 나와 반갑다. 어쩌면 생태기행 혹은 생태관광만큼 일반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킨 말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생태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수많은 파괴와 몰지각한 행동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요즘은 환경이나 생태라는 단어가 통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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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시원한 책을 만났다. 비슷한 책들이 이미 여러 권 나오기도 했지만 '자연과 사람의 새로운 만남'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제법 읽을만한 책이 나와 반갑다. 어쩌면 생태기행 혹은 생태관광만큼 일반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킨 말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생태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수많은 파괴와 몰지각한 행동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요즘은 환경이나 생태라는 단어가 통행증처럼 치부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김재일의 '생태기행'도 어쩌면 그런 통행증의 하나가 아닐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면서 책을 펼쳤다. 오래지 않아 아무래도 그런 선입견을 접어두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남 몰래 겸연쩍었다. 제법 입맛 당기는 글솜씨와 함께 잘 찍은 사진들이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산하를 왜 굳이 '생태기행' 이라는 이름으로 일반에 소개하여 오히려 섣부른 안내가 빌미가 된 파괴를 선도하는 것이나 아닐지 내심 걱정도 되지만 김재일의 글은 결코 돌팔이의 글이랄 수 없었다. 저자 역시나 그런 걱정을 아니한 것은 아니나 그래도 몰라서 자행되는 파괴만은 막야야겠다는 절심함이 붓을 들게 하였으리라. 먼저 중부권과 남부권을 내놓았는데 소설이 아닌 바에야 줄거리를 들먹일 필요는 없겠고 누구나 차례대로 혹은 손에 잡히는대로 읽다보면 우리 땅에 이런 곳도 있었구나고 탄성을 내지를 게 자명하다. 매 장소마다 산뜻한 약도를 실었고 교통이나 숙식 등 현지 정보를 간추린 것이 발로 직접 뛰지 않고서는 챙길 수 없는 것들이다. 십년 남짓 국어교사로 지낸 탓인지 그의 글에는 가는 곳마다 얻어들었음직한 설화나 전설, 문학 이야기가 가득하다. 칠갑산의 소개한 글에도 산에 올라 산나무/배에 올라 배나무/낮에 나도밤나무/사시장철 사시나무/십리 절반 오리나무... 청양지방에서 지금도 불린다는 민요를 채록하였는데 사실 내 어릴 적에도 책에서나 겨우 들어본 그런 노래다. 하지만, 벌써 수십년 지난 지금도 어릴 적 읽은 책에 담긴 민요 가사를 기억하는 것을 볼 때 언젠가 이 산하의 수많은 구비들이 사라져버릴 미래에 어쩌면 우리 후손들은 김재일의 글에서 우리 땅의 간절한 모습을 기억하게 되지나 않을지. 그저 감상에 겨운 글만 아니고 도대체 생태기행이 무엇인지 잘 아지 못하는 보통 사람들을 위해 나름대로 잘 정리한 올바른 생태기행에 대한 수칙을 부록에 담았다. 오래 전 존 뮤어가 역설했던 자연에 대한 예의도 간단히 정리해둔 것을 보면 예삿책이 아님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실질적인 도움이 되게 각종 관찰기록장이나 탐사일지의 양식도 덧붙였다. 환경운동가가 아니더라도 요즘 사람들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다. 그러나 관심만 가지고 환경을 지킬 수는 없다. 최선은 아닐지라도 김재일 식 자연알기와 생태기행이 방법을 몰라 실천하지 못하는 많은 일반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갔다.

[인상깊은구절]
우리는 이 숲을 지켜온 문화적인 바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제는 정신문화의 잣대로 대자연을 보는 좀더 깊은 안목이 필요하다.
p******6 2000.08.0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자연과 함께 살아가기 또는 일부러 모른 척하기
"자연과 함께 살아가기 또는 일부러 모른 척하기" 내용보기
이 책을 접하면서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가 떠오른다. 우리 옛것의 아름다움을 무관심한 일반인에게 널리 알린 작품이지만, 이 책에 나와있는 사찰 및 지역들은 수많은 관광객으로 인하여 훼손되었다고 했다. 생태기행은 일반인에게 덜 알려진 곳들, 그래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개발의 이데올로기에 차츰 훼손되어 가고 있는 곳들
"자연과 함께 살아가기 또는 일부러 모른 척하기" 내용보기
이 책을 접하면서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가 떠오른다. 우리 옛것의 아름다움을 무관심한 일반인에게 널리 알린 작품이지만, 이 책에 나와있는 사찰 및 지역들은 수많은 관광객으로 인하여 훼손되었다고 했다. 생태기행은 일반인에게 덜 알려진 곳들, 그래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개발의 이데올로기에 차츰 훼손되어 가고 있는 곳들을 소개해놓았다. 내린천의 멋쟁이 쉬리, 눈물나도록 아름다운 강 동강, 한반도의 그랜드캐니언 태백 통리협곡, 메밀꽃 산간마을 강원도 봉평, 점점 사라져가는 개펄의 왕국 강화도 남동해안, 조선시대 송금정책으로 지금까지 남아있는 안면도 소나무 숲 등이다. 어느 곳하나 역사의 숨결이 살아있지 않은 곳이 없고, 자연의 위대함이 느껴지지 않는 곳이 없다. 하지만 우리 앞에 던져진 건 뗏목이 다니던 동강엔 생태관광이란 이유로 래프팅이 한창이고, 그로 인해 동강의 동물, 식물들이 죽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오죽하면 동강의 가난한 농민들이 '서울년놈들 낄낄대고 노는 꼴 보기 싫어서라도 댐이 빨리 건설되어야한다'고 할까. 이걸 읽으면서 동강 근처엔 아예 가질 말아야지하고 생각했다. 마찬가지로 다른 곳들도 이 책에 나와있는 코스로 다니면서 괜한 욕심 부리지 말아야지했다. 자연과 함께 살아간다는건 때로는 모른 척하고 가만히 내버려두는 미덕을 발휘해야하는게 아닌가.

[인상깊은구절]
동강이 생태관광지로 개발되고 생태관광이 대량 관광으로 이어지면, 길을 닦아야하고 주차장이며 숙박시설이며 각종 편의시설도 만들어야한다. 더불어 각종 위락시설까지 들여놓아야한다. 생각해보라. 말이 되는 소리인가. 정말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 그런식의 동강 보전법이 얼마나 가겠는가. 생태관광은 영월댐보다 더 빨리 동강을 망가뜨리는 길이다
w****n 2001.07.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