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연호 교수의 본서는 김수영 전공자다운 세밀한 시읽기와 탐구적 문체로 가득차 있어서 읽기에 좋다. 난삽한 이론을 자랑하며 정작 시 분석에는 소홀한 기존 연구자들의 조야함과 비견되기에 충분하다. 저자의 치밀한 논구가 돋보이는 구석은 김수영의 시에 관한 종래의 접근을 발전적으로 초월하여 지금까지 고구된 연구 성과 '너머'의 새로운 해석과 연구자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체계화했다는 점이다. 그의 시읽기는 섬세한 떨림과 연구 대상자에 대한 가없는 존경 그리고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그는 김수영의 시를 넘어서는 시를 쓰고 싶은 시인이자 시론가로서의 진지한 고뇌를 보여주고 있다. 2부에 묶인 전봉건, 김종삼, 김춘수 등의 시인들에 나타난 모더니티와 미적 구조의 모색은 그의 지적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는 김수영으로부터 이어지는 한국 현대시의 모더니즘 계보를 줄기차게 천착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그의 연구 방향은 50년대의 전후시에 나타난 모더니즘적 성과와 내적 구조를 구명하는데 초점을 겨누고 있다. 이러한 저자의 연구 성과는 한국 현대시 연구에 여러 가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김수영의 시세계를 뛰어넘지 못한 채, 영성한 시론과 어설픈 신변고백으로 시인인 양하는 요즈음의 시단과 견주어볼 때, 김수영의 치열한 시정신과 엄숙한 시작 태도를 본받으려는 연구자의 소망은 사방을 향한 나즈막한 웅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