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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직접 읽은 뒤 작성하였습니다. 대전은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1993년, 엑스포에 가족들과 같이 갔던 기억의 도시다. 그 때를 떠올리니 뭉클한 마음이 든다. 웅장하고 화려했던 그 시기의 감탄, 줄을 서며 느꼈던 기대감이 떠오른다. 분홍색 꿈순이 목걸이를 기념으로 지니고 와 한동안 추억했었다. 그 후로 대전에 갈 일은 거의 없었다. 최근에는 국민빵집이자 국민착한기억으로 자리잡은 성심당이 다시 회자되고 있지만, 정작 대전은 '성심당 외엔 볼 게 없다'는 말을 듣곤 했다. 그걸 보며 어딘지 쓸쓸한 마음이 들었다. 그 도시가 그런 이야길 듣는 게, 그 시절 그 부흥과 신기술들을 보러 애써 거기에 가고 들떴던 우리 가족과 내 추억에도 괜시리 미안한 마음. 이 책을 보자마자 그런 씁쓸함을 달래줄 것 같은 희망을 만난 느낌이었다. 특히나 건축은 아는 만큼 보이는 분야다. 자세히 알고 샅샅히 뜯어보지 않으면 그냥 규모나 분위기, 편리성 정도로 크게 뭉뚱그려 느끼기 좋은 게 건축물이다. 반면 디테일을 알수록 재미있는 것들이 보인다는 걸 건축학도 옛 친구와 걸으며 알게 된 적이 있다. 그래서 더 의미있는 책이다. 느린 시선으로 걸으며 대전의 마을 곳곳과 거기 자리한 건물들의 특색을 찬찬히 소개한다. 대전이 일제 강점기 및 근현대의 역사와 연관이 깊고, 그렇기에 건축물들도 독특하다는 걸 처음 알았다. 시간과 비용이 배로 드는 타일 전시장인 구 충남도청, 스테인드글라스로 권위를 드러냈던 흔적을 간직한 옛 관사 등 건축의 요소로 알게 되는 상식 담긴 이야기가 풍부하다. 교육이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와 함께 소개된 한밭교육박물관, 박학래 창업주가 아내를 위해 설계를 의뢰했다는 학천탕 등 사진과 함께 읽다보면 향수가 저절로 자극된다. 특히 건축을 잘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보게 되는 김수근 건축가가 설계했다는 학천탕은 당시 건축주의 정치적 활동 이야기와 함께 무슨 우리나라의 타지마할을 보는 것처럼 비장했다. 작가는 놀라울 정도로 순수한 건축에 대한 사랑을 보여준다. 궁금함과 설렘의 발자취를 이렇게 편하게 책으로 받아볼 수 있다니 감사하다. 이 책을 보며 대전이 가고 싶어진 것은 물론 함께 소개된 청주(이 또한 나의 추억의 도시다), 공주, 옥천에도 가보고 싶어진다. 결국 이 책은 건물을 어떻게 볼 것이냐를 넘어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현재에 남은 의미를 어떻게 기억하며 사랑하며 살아갈 것이냐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분들께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