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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난 후 예전에 썼던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리뷰를 찾아봤다. 그 책을 읽은 지도 어느새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있었고 책의 분위기 때문인지 침울한 색채를 띠고 있었지만 그래도 기저에는 따뜻함을 느끼려 애썼던 흔적이 역력했다. 그리고 존 그린이 소설을 통해 내세우는 공통점 하나를 발견했다. 내가 알기로 그가 다루는 주인공은 매번 10대다. 어느 연령대라도 인생에 임하는 고민을 하겠지만 10대는 고민 이전에 자기 인생이 본디 자기 것이라는 인식이 가장 중요한 나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책(속 인물들)은 항상 자기 인생이라는 것을 인지하라는 메시지가 강하다. 『윌 그레이슨 윌 그레이슨』에서도 그러했다. 두 명의 윌 그레이슨이 등장한다. 한 명은 타이니라는 게이 친구를 두고 있고 사랑 앞에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 다른 한 명은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며 자기 파괴적이고 우울증약을 복용하는 삶을 살고 있다. 두 명의 윌 그레이슨, 이들의 매개는 타이니라고 해도 무방하다. 사랑의 큐피드 역할이자 동성 연인이라는 위치로. 그리고 여기에 삶의 초석을 닦으려고 분투하는 10대의 일상을 뮤지컬이라는 그럴싸한 장치로 희화화했다.
동성애라는 것을 배제하고 각기 개성이 뚜렷한 인물 설정은 흥미로웠지만 앞서 말한 뮤지컬이라는 장치는 솔직히 말해서 진부함의 극치였다. 뭔가를 성취해야만 하는 강박에 사로잡힌 인간의 모습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 해서다. 그리고 마치 미리 영화화될 것을 염두해 둔 설정 같기도 했다. 극적인 무엇, 이루어내야 한다는 자가 발전적 장치로써 말이다. 10대의 소설이 대개 이런 유형이라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뮤지컬을 기획하고 이끌어가는 인물 자체가 동명의 윌 그레이슨 두 명이 아니라 타이니라는 친구라는 것도 주객이 전도된 느낌을 주었다. 제목은 윌 그레이슨인데 그들의 이야기는 배경이고 타이니의 삶이 중심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게 맞겠다. 그래서 중반까지 읽어가는데 참 더뎠고 약간의 혼선이 존재했다. 동성 간의 사랑을 다루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는 동명의 윌 그레이슨 사이에서 비롯한다고 단정하고 있었던 내 문제였다. 물론 동성의 사랑이 등장하는 건 사실이지만 실상은 각각의 그 또래에 겪는 사랑, 삶의 고민 이야기였을 뿐이고 인연이라는 큰 틀 안에 묶여있는 사이였을 뿐이다.
사람의 인생은 항상 우여곡절이 따라오듯이 롤러코스터의 감정 기복을 가진 청소년기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어른의 삶 축소판이 이 아이들의 삶일 테니 말이다. 만남, 사랑, 이별, 정체성, 책임감, 이런 여러 인생의 교차점은 그 또래 아이들의 삶에서 추출해내는 게 어쩌면 가장 이상적이고 진실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사랑 앞에서 소위 말하는 밀당이나 이익계산을 따져가며 만날 리도 거의 없을 시절이고 삶을 대하는 자세도 마찬가지다. 그저 닥치면 밀고 나가는 백지 상태가 이때가 아닐까. 그래서 청소년을 다루는 소설을 읽으면 나이 든 어른이 된 내가 실감 난다. 그들을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맹목적으로 사랑할 수도 있고 삶에 임할 수도 있구나 같은, 감탄이나 부러움 때문이리라.
나: 사랑이 제일 짜증나는 게 뭔지 알아? 또 다른 윌 그레이슨: 뭔데? 나: 사랑은 늘 진실과 한통속이라는 거야. -214쪽
난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으로 자기 자신의 모습 그대로인 그 누군가와 함께이고 싶다. 그게 내가 바라는 전부. 겉치레와 가식을 모두 벗어 던지고 곧장 진실을 향해 다가가고 싶다. -463쪽
사람들의 사이가 틀어졌을 때 그 둘을 다시 예전으로 되돌아가지 못하게 하는 것은 단순히 사이가 틀어졌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둘 사이의 아주 작은 무언가가 영원히 소실되었기 대문이다. 그래서 비록 둘이 원한다고 하더라도 남아 있는 조각들로는 완전히 예전처럼 아귀가 들어맞지 않게 된다. 전체적인 모양이 이미 달라져버린 것이다.-297쪽
항상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람을 대하려고 한다. 너무 솔직한 모습에 때로는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한 겹 두 겹 가식을 덧씌우면 그 자체를 스스로 감당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과 쉽게 가까워지지 못한다. 사랑도 비슷하다. 지금을 바로 볼뿐 좋았든 나빴든 과거의 환영이나 미래의 기대는 하지 않는다. 비 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지만 사랑 앞에서는 예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 안다. 아니 어쩌면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미, 한 번 일어났는데 두 번이라고 못 일어날까 같은 부정적인 생각들에만 집착해서라는 이유가 더 강할 것이다. 실제로 이성 간에 이별 번복을 몇 번 경험해봤는데 애초부터 저런 마음을 가진 사람과는 잘 되려야 될 수가 없다. 이미 결과를 단정해버리고 노력은커녕 우울함 속에서 유영하고 있는 이들이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이는 우정 이라는 이름의 관계로 보여진다. 틀어져 버렸지만 다시 단단히 이어지기 위해 이들은 자존심은 버리고 서로 간에 관심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사랑과 우정은 다른 영역이지만, 사랑 역시 의리와 배반이 존재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 않나 싶다.
처음에는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참 지루했지만, 간간이 아이들의 말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통찰의 메시지도 있어서 나쁘기만 한 독서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아이들의 삶이라기보다는 삶에 찌든 어른의 삶을 보는 것 같을 때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았지만 완벽한 성장 소설 즉 청소년 소설이라 보기에도 뭣하고 어른과 아이 사이에 유리된 것 같은 조금 어정쩡한 소설이 아니었나 싶다. 다만 한가지, 삶, 사랑, 우정의 진실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 아둔하게도 너무 늦게 알아채거나 직면하지 않으려는 인간이 있었을 뿐이다. 나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혹은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었거나 하는 이유로 말이다. 결국은 같은 의미의 말장난일 뿐이지만, 어쨌든 둘 중 하나는 진실인 것이다. 자기 자신이 바라는 진실을 모르는 게 아니라 바로 보지 않고 감추려했던 것, 아이들은 이 진실을 품어 안고 타파하며 성장한다.
WGrayson7: 사람들은 시도하고 실수하고 또 시도를 하지. WGrayson7: 시도하고 실수하고 시도하고. WGrayson7: 시도하고 실수하고 시도하고. WGrayson7: 그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그것을 얻게 되는 거야. willupleasebequiet: 그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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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아래 위로 서로가 바라보는 모습은 그럴 듯하나, 표지는 산만하다. 겉표지를 벗겨내면 속표지는 산만한 제목이랑이 없고 오렌지색 표지에 서로가 바라보는 모습이 깔끔하고 좋다. 양장본에다 북끈까지 있다. <이책은> 전자책 기념, 종이책 100명 선정 서평단 모집 당첨 도서 <저자는>
<책내용 맛보기>
<책읽은 소감> 동성애를 다룬 영화나 책이 점차로 많아지더니 커밍아웃을 선언하는 사람도 늘었다. 그걸 보는 시선들이 이제는 좀 이해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보여진다. 그런데 멀찌기서 남을 바라보는 시각과 내 지인이 동성애자라면 ...더 나아가 하나뿐인 아들이 동성애자 라고 어느날 문득 선언한다면...거기선 분명 아직도 자유롭지 않을 것임을 말할 수 있다. 편견이랄 수도 있지만 이성과 감성은 다르고 일치하지 않음을 어쩌리.
두 저자가 짝수와 홀수의 페이지를 나눠서 전개해 나가는 방식이 신선하달 수도 있다. 더구나 이름이 같은 주인공을 번갈아 가며 구사해 낸다는 것. 읽다 보면 도대체가 어떤 그레이슨이던가 싶은 지경 ㅠㅠㅠ. 다시 앞 페이지로 가서 대략 살펴보고는 읽기 시작. 아하 그 그레이슨이였지 하며 읽노라면 또 어떤 그레이슨이었던가. 또 다른 그레이슨 이야긴가 싶으면 그레이슨 이야기고, 그레이슨 이야긴가 싶으면 또 다른 그레이슨 이야기니라니 ㅠㅠㅠ. 독자인 나는 이해력이 딸리는가 스스로를 자학하면서 다시 되짚어 보며 이해하고...그런 과정을 반복하는데 짜증 지대로 났다.
내겐 첫 만남인지라 무척 기대를 했건만 두 저자가 번갈아 서술하는 방식이 참신하다는 생각보다는 헷갈렸기에 반감되었다. 그렇다해도 청소년기의 우정과 성을 비교적 많이 보여주려 애쓰는구나. 아이들의 심리를 잘 나타냈구나. 실은 내 아이가 지금 상근예비역으로 자대 배치를 받아 출근한 지 이틀째다. 십대의 청소년기를 지나왔지만 잘 알지 못한다. 친구들과의 교류를 중시하면서 아버지도 아닌 어머니하고 시시콜콜 이야기하는 그런 아이는 아니었다. 그렇기에 여기서 보는 청소년기가 새로운 호기심였다.
윌 그레이슨은 우울증 약도 복용하며 우울감을 잊는 한가지가 있다. 매사 심드렁하니 관심 없는데 인터넷의 친구 아이작을 좋아한다. 아이작만이 자신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기에 그 친구를 정말로 좋아하는 자신이 신기하다. 그 친구를 드뎌 만나기로 약속해 집에는 거짓말까지 하고 만나러 간다. 그 친구를 위해 자신이 얼마나 설레이고 잘 보이고 싶어하는지 옷차림에 신경을 쓰고...영낙없는 첫사랑의 열병에 걸린 모습이다. 아이작이 남자여서 그렇지.
그렇게 아이작을 만나러 간 장소에서 아이작은 만나지도 못하고 오히려 한 십대를 만나니 또 다른 윌 그레이슨이다. 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나 싶은 마음에 둘은 이야기를 좀 하고...나는 여지껏 살면서 내 이름과 같은 사람을 한번도 마주치지 않았다. 들어본 적도 없다. 비슷한 이름은 봤지만. 할아버지께서 지어 주신 이름이 어릴 때는 창피하기만 했는데 나이를 먹어갈수록 좋다. 비록 마음일망정 어쩜 이름의 뜻대로 살려는 내가 있다.
번갈아가며 이어지는 윌 그레이슨과 또 다른 윌 그레이슨이 연관이 되어지는 건 나중이다. 오히려 윌 그레이슨을 둘러싼 교우 관계가 펼쳐지고, 또 다른 윌 그레이슨을 둘러싼 교우 관계가 펼쳐진다. 이름만 같았지 모든 면에서 다른 두 윌 그레이슨들을 통한 미국의 십대 청소년들의 우정과 성은 신랄하다. 직설적이라 조금은 민망하다. 그렇다고 성 행위가 나온다던지 성 행위 묘사라든지는 연상하시지 말라. 전혀 관계없다. 다만 자신이 동성애자 임을 부모에게 선언한다던지 부모도 기절초풍하게 놀란다든지 그런 제스처도 아니다. 미국식 사고는 이런가 싶다.
미국 청소년들의 일상 엿보기 정도라 해얄까. 그네들이 컴으로 주고받는 용어라든지는 외계 용어 같았다. 내겐 ㅋㅋㅋ. 자유분방함이 느껴지고 그만큼 더 성숙한 청소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울나라 청소년은 공부, 공부 부르짖으며 열공이 되든 안되든 그 시간들을 스트레스 받으며 지낼텐데 싶은 생각이 들매 미국 청소년이 더 낫다고도 못하고 울나라 청소년이 불쌍하다고만도 못하고, 누구나 한번 접하고마는 청소년기인데 싶었다. 좌충우돌하면서 매사가 불분명한 시기가 청소년기인데 나름 그들의 속내를 아주 많이 본 기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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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그린의 소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를 영화화한 「안녕, 헤이즐」을 보고 감동을 받아, 존 그린의 국내 신작 소설이라는 말에 혹했다. 존 그린의 소설은 읽어봐야겠다, 라고 생각한 것. 사람의 이름인 윌 그레이슨이 두 번이나 있는 제목의 소설이다. 역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소설이기에 더 기대감이 크기도 했다.
기대감이 크면 실망도 큰 법. 처음에 나는 존 그린의 국내 신작이라는 문장만 보고 책을 폈는데, 오른쪽 책날개에 다른 작가의 이름과 소개가 있는 것이다. 다시 살펴보았더니 존 그린과 데이비드 리바이선이라는 두 작가가 홀수 장과 짝수 장을 맡아 번갈아가며 쓴 소설이었다. 또한 이름이 같은 윌 그레이슨이라는 소년 둘을 한 작가씩 맡아 쓴 것이었다. 난 그것도 모르고 초반 부분에서 왜 윌 그레이슨의 엄마랑 둘이서만 살고 있다했는데, 부모님이 있는 것일까 혼자 헷갈렸던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니 이해력이 딸리나 싶다. 엄마와만 살고 있는 윌 그레이슨과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윌 그레이슨을 다른 인물로 보지 못했다. 곁에 있는 친구들도 때에 따라서 마우라나 타이니, 제인 정도를 다 같은 친구로 보았으니, 이런 착각도 없다. 그래서인지 인물들의 혼선 때문에 소설의 내용에 더 몰입하지 못했다. 나의 마음속에 들어온 글들이 아니라, 머릿속 밖에서 둥둥 떠다녔다고 해야할까. 좀처럼 인물들이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전체적인 스토리를 보자면 이름이 같은 두 명의 윌 그레이슨의 성장 소설이라고 볼수 있다. 윌 그레이슨과 또 한 명의 윌 그레이슨의 우정과 사랑을 이야기한 글이다. 존 그린이 말하는 윌 그레이슨은 친구들도 많고 원만한 성격을 지녔다. 게이라고 밝힌 타이니와 친하게 지내면서 이성 친구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면이 있다.
데이비드 라비이선이 그리는 윌 그레이슨은 우울증 때문에 약을 먹고 있는 소년이다. 윌 그레이슨의 곁엔 마우라가 있지만 자신은 아무래도 게이인 것 같다. 인터넷에서 만난 아이작이라는 친구와 대화하는게 유일한 즐거움이다. 밤늦게 혹은 오후에 아이작과 대화를 하며 그를 아주 많이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드디어 만날 때가 되었다. 아이작과 만나기로 한 포르노를 판매하는 가게에서 아이작은 보이지않고, 우연히 자신과 같은 이름을 가진 소년을 만나게 되었다. 윌 그레이슨과 윌 그레이슨의 첫 만남이었다.
요즘엔 그나마 보편적이 되었지만, 그래도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동성애에 관한 것인데, 책 속의 소년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때문에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한참 성에 눈 뜰때, 자신이 이성애자인지 동성애자인지 알아가는 것도 아주 큰 일이라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다. 한참 사춘기때는 친구들과의 우정에 대해서도 예민할 수 밖에 없다. 한 친구들의 무리를 뒤로 하고, 게이라고 밝힌 타이니와 친하게 지내면서, 다른 친구들로부터 게이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도 웃어 넘길수 있다는 것 또한 게이인 친구를 조금씩 이해한다는 것이기도 했다.
이성 친구보다 동성 친구와의 관계가 더 중요한 시기의 청소년들. 마음 속에 폭풍을 안고 있는 시기이지만, 진정한 우정이란게 어떤 것인지 알아가는 것도 큰 결실이라 할 수 있겠다.
내가 사랑한다고 하면, 너도 나한테 사랑한다고 하고? 그렇지만 우정은 전혀 달라. 누군가와 사귄다는 건 내가 마음먹기에 달린 일이지만 친구가 된다는 건 그냥 자연스럽게 나의 일부가 되는 거야. (437페이지)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는 나이인만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한 만큼의 성장을 했던 십대 시절.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기에 우리는 십대 시절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십대 소년들의 이야기를 읽는 일도 그리움의 일환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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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내가 얼마나 귀여운 아이였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친구들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친구들의 눈에서, 마음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할 때가 있는가 하면 괜스레 피어나는 수줍음에 내 솔직한 마음을 고백하지 못해서 친구들이 오해를 해버리게 내버려 둘 때가 있다. 또는 즐거울 거라 생각해서 행한 일을 사람들이 괴상하게 생각하게 되면 나 자신이 이상한 사람인가 하며 고민할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난 우물쭈물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물쭈물할 수밖에 없었다. 그땐 나 자신보다 소중했던 건 없었으니까. 상처받기 싫어 보이는 것만, 들리는 것에만 반응했다. 나 스스로가 나의 마음이 연약한 구슬 같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직접 부딪혀본다든지, 싸워본다든지 그런 노력은 왜 생각해보지 못했을까. 왜 사랑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했을까 싶다.
책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책에서는 윌 그레이슨이란 이름의 두 소년이 나온다. 홀수 페이지, 짝수 페이지로 나뉘어 두 사람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며 전개된다. 홀수 윌은 참 독특한 사람이다. 그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면 거의 투덜거리는 어투들이 가히 기저귀를 갈지 못한 아기 같았다. 그러나 투덜거리며 온갖 시니컬한 척을 다 하는 그의 행동들 하나하나를 보면 참 자상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런 독특한 매력 때문에 제인의 사랑을 쟁취할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의 친구 타이니 쿠퍼도 참 독특한 사람이었다. 겉으론 혀를 차게 만들 정도로 제멋대로고, 너무 거세면서 즉흥적이었다. 하지만 남들의 시선에서 벗어난 그의 진정한 모습은 참 따스하고 다정했으며 속이 깊고,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눈부시도록 예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는 로맨틱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사랑에 빠진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이렇게 로맨틱해지는 걸까? 짝수 윌과 달콤한 사랑을 속삭이는 그의 모습을 볼 때면 나조차 그 달콤함에 취해버리는 것 같았다.
짝수 윌 또한 독특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외로운 사람이었다. 직접 만나 보지 못한 인터넷 채팅 속의 아이작에게만 제 속마음을 꺼낼 줄 알았던 아이. 어찌 보면 그의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아이작만큼의 신뢰를 주지 못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으로 그의 마음의 문을 열고자 하는 사람이 있길 얼마나 바랐는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이었다. 그 모든 사람들이 한자리에서 만났다. 어떤 예고도 없이 우연히, 갑작스럽게! 짝수 윌의 상처 가득한 마음을 타이니는 포근하게 감싸주었다. 그 속에서 피어오르는 사랑은 비록 그들이 동성 커플이었지만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뻤다.
책 속의 인물들이 보여주는 사랑은 참 예뻤다. 하지만 불안정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서 안타까웠다. 그 사랑들이 예쁜 걸로만 그치는 점 때문이었다. 자기 자신에게, 타인에게 솔직하지 못한 사랑이 어떻게 아름답게 보일 수 있을까. 당당하지 못한 사랑의 빛깔이 언제나 환한 빛을 머금을 수 있을까. 오해와 불신, 실망만이 남게 된다. 즉, 용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사랑이라는 건 보여줄수록 표현할수록 줄어들거나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늘어나고 커져버리는 것이다. 터져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더욱 견고해지는 것이 사랑인데 터질 리가 있을까. 귀여운 아이들은 이미 그런 걱정 속에 쌓여있다. 표현하고, 솔직하기에 앞서 걱정 때문에 뒤로 숨고 말았다. 하지만 숨었다고 한들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오히려 부풀어가는 마음을 억누르는 것이 힘겹고 아프기만 할 것이다. 견딜 수 없이 아파서 망가져만 갈 뿐 일리라.
때때로 걱정 속으로 나 자신을 내던지는 것이 나를 위한 선택이 될 수가 있다. 이 책은 그것을 보여준다. 걱정하고 있는 대상을 직면하고 포용할 줄 아는 용기가 이곳에 담겨져 있다. 타이니가 자신의 아픔과 사랑을 그대로 보여주는 뮤지컬을 만들었던 것처럼, 짝수 윌과 홀수 윌이 그런 그에게 자신들의 마음을 표현한 것처럼, 서로를 눈에 담고 서로를 향한 사랑을 마음에 담는 그 모습 하나하나가 커다란 기쁨으로 다가왔다. 그제야 예쁘기만 했던 사랑이 아름다워지기 시작했다. 역경을 이겨낸 꽃은 상처가 있을 지라도 그 어떤 꽃보다 강인하고 아름답다. 아직은 어린 윌, 타이니, 제인 그리고 나는 이렇게 크고 작은 시련들을 겪으며 귀여움을 탈피하고 성숙해져 가는 연습을 하며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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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헤이즐'로 우리에게 알려진 존 그린 작가의 신작 '윌 그레이슨. 윌 그레이슨'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소년을 통해서 사랑, 우정을 매력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솔직히 두 소년이란 것을 알고 읽었는데도 초반에 살짝 헷갈렸다. 두 명의 윌이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풀어가 있는데 누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전혀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고 있다. 책을 읽는 독자 스스로 서로 다른 윌을 인지하고 읽어야 한다.
한 명의 윌 그레이슨는 부모님 모두 의사로 반듯한 훤칠한 키를 가진 소년으로 그에게는 오랜 시간 함께 한 절친이 있다. 타이니 쿠퍼는 2미터가 넘는 장신에 집도 으리으리한 곳에 살고 있다. 다만 자신이 가진 성 정체성에 어린 시절에 커밍아웃을 통해 선포하며 당당하게 생활한다. 이런 타이니가 정말 좋지만 때로는 그의 과도한 행동에 살짝 불편한 감정이 들 때가 있다. 윌이 친하게 지내는 친구도 타이니가 소속된 클럽의 친구들이다.
내 이름은 윌 그레이슨... 어머니와 둘이 살고 있다. 우울증을 갖고 있는 소년으로 마우라란 이름의 여자 친구도 있다. 헌데 마우라의 적극적인 애정 공세에 윌을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자 친구를 멀리하고 싶어질 뿐이다. 그가 마음을 여는 유일한 상대는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아이작 뿐이다. 아이작이 남자란 걸 알지만 그에게 끌린 자신을 느낀다.
나이가 어린 탓에 대놓고 클럽 출입을 할 수 없는 윌을 위해 타이니와 친구들은 꼼수를 부린다. 첫 번째는 주먹을 사용한 것이 먹혔지만 두 번째는 다른 방법을 사용했지만 걸리고 만다. 친구들이 클럽에서 놀 동안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기로 한 윌... 윌은 포르노 가게에 들어간다. 헌데 이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인물과 만나게 된다. 같은 이름을 가진 윌이 결재를 하면서 동일한 이름을 가진 또 다른 윌 그레이슨을 만난다. 세상에서 분명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꽤 있는데 하필이면 포르노 가게에서....
윌은 아이작이란 인물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에 놀라게 된다. 자신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여자친구 마우라가 한 행동이란 것에 격분한다. 헌데 마우라로 인해 또 다른 윌 그레이슨을 만나고 그의 절친 타이니 쿠퍼에 끌리며 그와 진한 키스를 하게 된다. 거리가 있지만 이제 막 사귄 연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윌과 타이니... 또 다른 윌 그레이슨은 이들을 보며 감정이 묘해진다.
미국의 십대 고등학생 학생들이 가진 현실적인 문제와 문화를 잘 풀어낸 책이라 여겨진다. 우리나라와 달리 학교에서 자신들의 성 정체성을 들어내는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이 놀라우면서도 인정하는 분위기가 좋게 보인다. 두 명의 윌 그레이슨이 풀어내는 이야기는 갈수록 이혼율이 높아지는 우리 현실에서 볼 때 자녀들이 가질 수밖에 없는 심적 상처, 감정, 갈등 등에 이해가 된다.
우린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잣대로 다른 사람을 바라보게 된다. 얼마전에 서울시 박원순 시장님의 동성애 발언과 관련된 논란을 뉴스를 통해서 본 기억이 있다. 아직은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용인되지 못한 성소수자들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고 있기에 그들을 따뜻한 시선까지는 아니더라도 이해하려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번 책도 그렇고 전작 안녕, 헤이즐에서 볼 수 있듯이 청소년에 대한 저자의 남다른 애정을 볼 수 있다. 성장기 청소년이 가진 감정을 잘 표현한 저자의 다른 작품 '이름을 말해줘'도 읽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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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윌 그레이슨, 윌 그레이슨 [존 그린, 데이비드 리바이선 저 / 김미나 역 / 자음과모음]
영화 <안녕, 헤이즐>의 원작 소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의 작가 존 그린과 데이비드 리바이선이 만나 한 편의 우정 이야기를 그려낸 책이라 너무 기대하면서 보게되었다. 이 책은 총 20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야기에 등장하는 같은 이름을 가진 두 명의 윌 그레이슨이라는 청소년을 홀수 장은 존 그린이, 짝수 장은 데이비드 리바이선이 번갈아가며 집필했기 때문에 이야기도 참 재미있었지만 책을 읽으며 두 명의 주인공을 번갈아가며 만나는 재미가 쏠쏠했다.
사는 지역도 성격도 전혀 다른 두 청년이 어느 날 운명처럼 우연히 한 장소에서 만나게 된다. 이 둘의 이름은 윌 그레이슨.
홀수 장에 등장하는 한 명의 윌 그레이슨에게는 어릴적부터 함께 해 온 타이니 쿠퍼라는 게이 친구가 있었는데 윌 그레이슨은 타니이 쿠퍼가 항상 귀찮고 번거롭다고 느꼈었다. 그리고 짝수 장에 등장하는 다른 윌 그레이슨은 엄마와 함께 사는 상처를 가진 아이로 항상 침울하고 부정적이고 우울증을 심하게 앓고 있는 아이였다. 이 아이에게는 마우라라는 이성친구가 있었는데 윌 그레이슨은 여자보다는 남자를 사랑하는, 평범한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자신의 성 정체성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마우라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윌 그레이슨을 괴롭힌다.
어느 날 윌 그레이슨은 친구 타이니와 제인과 함께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보러 클럽에 갔지만 불법으로 만들어 낸 가짜 신분증의 오타로 인해 혼자만 들어가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겠다고 말하며 타이니와 제인만 들여보낸다. 그리고 윌 그레이슨은 친구들을 기다리는 동안 시간도 떼우고 게이 친구 타이니에게 자랑도 할 겸 주변에 있는 성인용 책을 파는 취미도 없는 포르노 가게에 들어가게 된다.
또 다른 우울하고 침울한 윌 그레이슨은 인터넷에서 사랑하는 남자 아이작을 만나 채팅하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었는데 드디어 처음 만나기로 약속을 잡게 된다. 아이작을 만나러 시카고까지 가서 아이작의 친구가 추천했다는 프렌치스라는 이름의 약속 장소를 찾아갔더니.. 거기는 포르노 가게였다. 우물쭈물 가게에 들어가니 어떤 남자 아이가 서 있어서 유심히 봤지만 그는 아무리봐도 아이작은 아니었다. 그렇게 두 명의 윌 그레이슨은 처음 만나게 된다.
아이작을 기다리던 윌은 곧 마우라의 전화를 받는데 크게 분노한다. 그것은 마우라가 자신이 아이작이라며 거기에는 아이작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렇게 분노하고 억울해하던 윌 그레이슨의 옆에 있는 윌 그레이슨은 그을 위로하려 하고 콘서트를 다 보고 나온 타이니에게 새로운 윌 그레이슨을 소개한다. 그렇게 만난 우울한 윌 그레이슨은 타이니에게 끌려 사서로 랑하게 되고 용기를 내어 집과 학교에 당당하게 커밍아웃을 하게된다.
독특하고 엉뚱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타이니는 학교에서 하는 공연을 통해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과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는 마음을 보여주기 위해 연출에서부터 노래, 무대, 소품, 기획, 감독 역할까지 전부 다 맡아서 하면서 윌 그레이슨을 가끔씩 귀찮게 한다. 하지만 매일이 유쾌한 타이니는 비록 게이지만 친구로서 정말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이 책에서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그리고 윌 그레이슨과 제인은 서로 역경을 극복하고 결국 사랑하게 되고 또 다른 윌 그레이슨은 타이니와의 관계 이후 자신의 정체성에 맞는 친구를 만나게 된다.
지금 이 시간에도 나와 같은 나이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을 우연히 만나게 되고, 우리가 한 친구를 통해 같은 것을 느끼고 공유하게 된다면 참 신기할 것 같고 진짜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두 명의 윌 그레이슨의 서로 다른 입장과 시각을 번갈아가며 만나는 것도 신선했고, 타이니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십대의 순수한 사랑과 더욱 두터워진 우정을 통해 십대 성장기에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만한 감정들을 재미있게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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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책을 덮는데 기분이 정말 좋아진다. 청소년 문학 좋아하는 편이긴 해도 그걸 읽으면서 감동을 느꼈던 적이 별로 없어다. 물론 단순한 재미를 주는 책은 많았다. 완득이도 그렇고 오 나의 남자들도 그렇고, 하지만 낄낄 거리며 읽는 책이 아닌 글 자체의 매력을 보여주는 책을 만난 횟수는 손가락을 뽑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청소년 문학은 그저 사회 문제를 특히나 청소년 시기에 경험할만한 문제를 다루는데 집중했다. 기아, 가출, 폭력, 친구관계 등등 이 모든 문제는 대부분 문제 해결보다는 주인공 자신의 성장을 통해 일단락되어지는 모습으로 정리되곤 했다. 문학으로서의 감동이랄지 글의 묘미와는 별개로 그저 스토리 전달에 작가의 의도가 다분히 실린 목적을 눈에 보이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글 자체가 넘 좋아 매력이 넘쳤던 책은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 이후 처음인 듯 하다. 존그린의 윌그레이슨 윌그레이슨은 주인공이 청소년이고 배경이 고등학교일 뿐이다. 인물의 묘사나 고민을 다루는 작가의 자세는 청소년 문학을 하는 여타의 작가와는 전혀 달라보인다. 분량이 많아서 좀 더 자세히 표현할 수 있는 지면을 획득해서인지는 모르겠다. 무엇보다 참 많이 고민하고 쓴 글이라는 것은 읽는 이 누구라도 느낄만 했다. 우리나라 분위기상 내가 자라온 환경 때문에 동성애에 대한 부분을 받아들이는 것에 거리낌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도 글의 중심이 처음부터 그들의 사랑보다는 그들의 우정에 맞춰져서인지 거부감이 들지도 않았다. 두 명의 윌 그레이슨이 나온다. 세상 모든 일, 모든 관계에 있어서 한 발 물러나 조용히 없는 듯 방관하며 살아가는...친구라곤 뚱뚱하고 매번 사랑에 빠지고 상처받는 동성애자 타이니 뿐인 윌 그레이슨과 부모님의 이혼으로 약간의 우울증 치료를 받고 인터넷 채팅을 하는 아이작과만 소통을 하는 외로움에 몸부림치면서도 자신의 울타리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는 윌 그레이슨이 있다. 한 명의 윌은 세상에 다가가지 못한 채 섞이고 싶지 않고, 한 명의 윌은 자신을 품어 주지 않는 세상 때문에 외로워 한다. 이 둘이 우연에 우연이 겹쳐 생전 처음 들어가본 포르노 가게에서 만난다. 처음에는 이 둘이 사랑하게 되는거야? 의심했지만 시카고의 월은 이미 제인에게 마음이 기울어진 상태였고 외로운 남자 아이를 사랑해줄 친구 타이니를 소개해준다. 또다른 윌은 이제껏 누구도 자신에게 해준 적 없는 따뜻한 말과 행동을 보이는 타이니에게 정을 느낀다. 뭔가 자신을 소중히 여겨주는 것만 같아서 예전의 자신처럼 행동할 수는 없지만 그런 자신의 모습이 싫지 않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만나 진행된 사랑이 결실을 맺긴 어려운 법. 시카고의 윌은 연애를 할 때면 늘 자신에게 소홀해지는 타이니를 섭섭해 하던 와중에 그가 진행하는 뮤지컬에서 자신의 극중 인물을 설명하는 타이니의 말에 충격에 빠지고 그와의 관계가 서먹해져버린다. 또 다른 윌은 갑작스럽게 다가와 자신의 이야기를 늘여놓고 어떤 행동 하나 하나를 공식처럼 진행하는 타이니가 낯설다. 말다툼 끝에 돌이킬 수 없게 되고 만다. 하지만 타이니가 했던 말 자신은 단지 다른 이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다는 그말이 머릿 속을 맴돈다. 그리고 그만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한다. 이 세상의 윌 그레이슨을 총 집합시켜 타이니의 사랑하는 모습 노력하는 모습에 감사의 인사를 한다.
이 소설의 압권이 바로 이 장면이다.연극 도중에 한 명씩 일어나 타이니에게 감사인사를 하는 장면 특히 시카고의 윌과 타이니의 모습이 그리 보기 흐뭇했다. 이 녀석들 참 이쁘게 자라고 있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진정으로 통하는 친구의 모습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너무나 가까이에 있었기에 그의 좋은 점 나쁜 점을 다 알고 있고 자신의 눈에 비추는 무수히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나누고 함께해온 시간을 나눌 수 있는 그를 사랑하는 것, 정말 이쁜 모습이다.
존 그린의 글은 처음 읽었는데 정말 좋았다. 그의 다른 글도 빨리 읽어보고 싶어진다. |
어쨌든 밸런타인 / 강윤화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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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그레이슨 윌 그레이슨/존 그린/자음과모음]십대들의 성 정체성을 다룬 성장소설~ 영화 <안녕, 헤이즐?>을 보면서 존 그린을 처음 알게 되었다. 죽음을 앞둔 십대들의 남은 삶에 대처하는 자세를 감동적으로 그렸기에 굉장히 먹먹했던 영화다. 그리고 그 영화의 원작 소설인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를 읽으면서 존 그린의 십대들에 대한 이해, 수학에 대한 관심, 죽음의 철학에 대한 통찰, 재치 있는 문체에 끌렸다.
이번에는 존 그린과 데이비드 리바이선의 공동 작품인 <윌 그레이슨 윌 그레이슨>을 만났다. 십대들의 성 정체성과 동성애를 다룬 성장소설이다. 십대 남자아이들의 동성애, 십대들의 우정을 다루고 있기에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작품이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취향이 아니기에 읽는 속도가 나지 않았던 작품이다.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를 읽을 때와는 달라도 많이 다른 느낌이다. 단지 존 그린이 십대들을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 수확이랄까. 주인공인 윌 그레이슨은 타이니 쿠퍼와 베스트 프렌드다. 이들은 학교에서 동성-이성애자 연합(GSA)에 가입해서 같이 활동 중인 17세 고교생들이다. 윌의 절친인 타이니 쿠퍼는 남자 친구들을 좋아하는 게이다. 하지만 윌은 단지 타이니의 절친일 뿐이지 게이가 아니라며 늘 강조한다. 윌은 친구들과 함께 십대의 호기심으로 신분증을 위조해 무명 인디밴드 재공연 결성에 가기도 한다. 왕성한 궁금증으로 위조된 신분증을 갖고 포르노 가게에 가기도 한다. 또 다른 윌 그레이슨은 이혼한 어머니와 함께 살며 우울증을 앓고 있다. 엄마와의 갈등 관계에 있다. 윌은 여자 친구인 마우라의 지속적인 애정공세에도 흔들리지 않는 남자다. 윌의 유일한 친구는 컴퓨터 채팅으로 알게 된 아이작일 정도로 친구가 없는 아이다. 어느 날 윌 그레이슨은 아이작을 만나러 간 포르노 가게에서 또 다른 윌 그레이슨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타이니의 애정공세를 받게 되는데……. 넓은 세상에서 똑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은 많겠지만 한적한 포르노 가게에서 같은 이름을 가진 두 미성년자가 만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같은 이름을 가진 타인을 만난다면 어느 정도의 동질감을 느끼게 될까. 만약에 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타인을 만나다면 동질감을 굉장히 느껴지지 않을까. 같은 이름을 가지고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애착과 동류의식을 느끼지 않을까. 또 다른 곳에 사는 또 다른 나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이 책은 십대들이 성장하면서 느끼는 동성애에 대한 고민, 부모와의 사랑과 갈등, 우정과 사랑 사이의 고민, 커밍아웃, 미래에 대한 고민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520쪽에 걸쳐서 펼쳐진다. 존 그린과 데이비드 리바이선이 한 장씩 나누어 집필했다는 <윌 그레이슨 윌 그레이슨>, 내용은 비록 취향이 아니지만 톡톡 튀는 문체는 존 그린다운 소설이다. 미국 사회 십대들의 문화, 성적 취향, 학교 문화 등을 접할 수 있는 책이다. 십대의 성 정체성 혼란, 게이, 커밍아웃 등의 단어들이 이질감을 주지만 분명 어느 곳에선가 이런 고민으로 괴로워하는 십대들도 있지 않을까. 그런 십대들을 위한 위로의 성장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