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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휴의 산문 정선집, 이아청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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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환 이용휴(李用休, 1708-1782)는 실학파의 중심인물인 성호 이익의 조카이자, 조선 후기 천재 문인으로 불린 이가환의 부친이다. 혜환은 연암 박지원과 쌍벽을 이룬 18세기 조선 문단의 거목이었다. 18세기 남인문단의 핵심인물로, 남인과 소북 문인부터 서얼·중인까지 그 교류대상이 넓었다. 혜환은 요절한 여항시인 우상 이언진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정약용은 혜환을 재야에서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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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환 이용휴(李用休, 1708-1782)는 실학파의 중심인물인 성호 이익의 조카이자, 조선 후기 천재 문인으로 불린 이가환의 부친이다. 혜환은 연암 박지원과 쌍벽을 이룬 18세기 조선 문단의 거목이었다. 18세기 남인문단의 핵심인물로, 남인과 소북 문인부터 서얼·중인까지 그 교류대상이 넓었다. 혜환은 요절한 여항시인 우상 이언진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정약용은 혜환을 재야에서 문단의 저울대를 30여 년간 놓지 않은 '재야문형'이라 칭하였다. 이 책『나를 찾아가는 길』(돌베개, 2014)은 혜환의 산문 총 367편 가운데 대중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46편을 정선한 책이다.

편역자 송혁기는 혜환의 재야문형으로서의 의의를 이렇게 달리 설명한다.

이용휴에게 있어서 문학은 더 이상 경세의 도리와 학문의 이치를 담는 도구가 아니었다. 자기 존재를 발견하고 확인하며 세상을 이해하고 반영하는 새로운 시선이자, 또 하나의 세계였다. 실학자들이 현실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한 경세의 이상을 학문으로 저술해 냈다면, 이용휴는 세상의 통념을 넘어서 자신이 생각하는 삶과 예술의 가치를 문학이라는 상상의 세계로 그려 낸 것이다.(9, 10쪽)

이용휴의 산문에 대한 공통된 평어는 '기괴할 기(奇)'자로 요약된다. 가령 이경유는 기매奇邁와 절속絕俗을, 김택영은 기궤奇詭와 첨신尖新을, 정약용은 기굴奇崛과 신교新巧를 혜환 산문의 특색으로 평했다. 다산 정약용은 혜환의 아들인 이가환의 묘지명「정헌묘지명貞軒墓誌銘」에서 이용휴의 글이 "기굴하고 신교하여 요컨대 전겸익과 원굉도의 아래에 있지 않았다"고 서술한 바 있다. 이처럼 혜환은 형식상의 파격을 선호했는데, 시는 산문처럼 쓰고 산문은 시처럼 썼다. 또한 전고의 대상으로 육경과 삼사, 당시 외에도 사대기서부터 불경류까지 그 폭이 매우 다양하다. 이는 이용휴가 유불선을 모두 섭렵하고, 명말청초의 사조에 경도되었기 때문이다. 

 

창강 김택영은 연암의 글을 보고 '이아청절(夷雅淸切)'이라 평한 바 있다. 연암의 글이 화평하고 바르고 진실되고 간절하다는 얘기다. 혜환의 이 정선집을 읽고 나니, 창강처럼 나 역시 혜환의 글이 '이아청절'하다고 평하고 싶어진다.

 

혜환이 외손자에게 주는 따스한 가르침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만족할 줄 아는 자는 하늘이 가난하게 할 수 없고, 구하는 것이 없는 자는 하늘이 천하게 할 수 없다. 시름과 고통을 참기는 쉽고, 기쁨과 즐거움을 참기는 어려우며, 노여움과 분노를 참기는 쉽고, 좋아함과 웃음을 참기는 어렵다. 남을 헐뜯는 자는 자신을 헐뜯는 것이고, 남을 성취시키는 자는 자신을 성취시키는 것이다. 천하에는 착한 일을 하는 것보다 더 쉬운 것이 없고, 착하지 않은 일을 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없다. 일 하나라도 생각없이 하면 곧 창자를 썩히게 되고, 하루라도 일을 하지 않으면 곧 미련한 놈이 되는 것이다. 옛사람에게 양보하면 의지가 없는 것이고, 지금 사람에게 양보하지 않으면 아량이 없는 것이다. 군자에게 있는 변치 않는 사귐을 '의'義라 이르고, 변치 않는 맹세를 '신'信이라 이른다. 곡식이 되나 말에 넘치면 사람이 평미레로 밀고, 사람이 분수에 넘치면 하늘이 평미레로 밀어 버린다. 과거에 합격하는 것은 사람의 지기志氣를 길러 주기도 하지만 사람의 선한 바탕을 없앨 수도 있다.(63,64쪽)

z***a 2014.10.06.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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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을 새겨 문장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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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을 새겨 문장에 담다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인물로 열하일기의 박지원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당대에서부터 문장가로 이름을 날렸으며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자신의 삶을 빛나게 했다. 이런 박지원과 같은 시대를 살며 문장으로 그와 견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 혜환 이용휴가 그 사람이다. 혜환惠寰 이용휴李用休(1708~1782)는 조선 영조 때의 실학자로 성호학파의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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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을 새겨 문장에 담다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인물로 열하일기의 박지원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당대에서부터 문장가로 이름을 날렸으며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자신의 삶을 빛나게 했다. 이런 박지원과 같은 시대를 살며 문장으로 그와 견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 혜환 이용휴가 그 사람이다.

혜환惠寰 이용휴李用休(1708~1782)는 조선 영조 때의 실학자로 성호학파의 대표적 문인이다. 생원시에 합격했으나 이후 출사하지 않았다. 당대의 문장가로서 초야에 머문 선비였으나 정약용에 따르면 남인계의 문권을 30여 년 간 주도했다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추종을 받았다. 문학을 영달을 위한 수단이 아닌 그 자체의 진실을 추구하려는 것으로 보았다. 성호 이익의 조카이다. 정조 때 천주교 관련 사건으로 옥사한 이가환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하층민의 삶을 긍정적으로 다룬 '해서개자 海西丐者' 등의 작품을 남겼으며 저서로는 '탄만집', '혜환시초惠寰詩抄', '혜환잡저惠寰雜著'가 있다.

 

이 책 '나를 찾아가는 길'은 이용휴의 '혜환잡저惠寰雜著'에서 대표적인 글 47편을 뽑아서 번역하고 평설을 단 것이다. 그렇게 번역한 47편중에서 삶의 태도, 인식론, 혜환 관련 인물과의 이야기를 주로 다룬 글을삶의 길, 죽음의 자세로 묶고, 사회의식 및 시와 그림에 대한 견해 등의 글을세상 밖으로, 예술 속으로로 묶었다. 각 작품은 내용에 적합한 제목을 따로 달았으며 원문도 함께 수록하여 한문 원전으로 읽는 맛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혜환 이용휴가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기에 이용휴, 그의 삶과 글이라는 해제를 수록해서 이용휴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나와 남을 놓고 보면, 나는 친하고 남은 소원하다. 나와 사물을 놓고 보면 나는 귀하고 사물은 천하다. 그런데도 세상에서는 도리어 친한 것이 소원한 것의 명령을 듣고, 귀한 것이 천한 것에게 부려지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욕망이 그 밝음을 가리고, 습관이 참됨을 어지럽히기 때문이다. 이에 온갖 감정과 여러 행동이 모두 남들을 따라만 하고 스스로 주인이 되지 못한다. 심한 경우에는 말하고 웃는 것이나 얼굴 표정까지도 저들의 노리갯감으로 바치며, 정신과 사고와 땀구멍과 뼈마디 하나도 나에게 속한 것이 없게 되니, 부끄러운 일이다.”내 집에 세 들어 사는 나(아암기我菴記)

 

비교적 짧은 분량의 글 속에 깊은 철학적 사유를 담는 혜환 이용휴의 글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처한 불우한 환경을 탓하기보다 자신의 내면을 탐구했던 사람으로 참다운 나를 찾는 일, 나답게 사는 일이야말로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문장이라고 볼 수 있다.

 

벼슬에도 나아가지 않은 신분으로 문단의 저울대를 손에 잡은 것이 30여 년이었으니, 이는 예로부터 유례가 없는 일이다라며 다산 정약용에 의해 재야문형在野文衡이라는 칭호를 얻었다는 것이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이용휴의 글이 가지는 매력은 박동욱송혁기 두 번역자들의 평설에서 더욱 빛나고 있다. 본문에 충실하되 오늘날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현실감이 있다. 곁에 가까이 두고 기회 있을 때마다 한편씩 읽어가며 그 글에 담긴 정신을 되새겨볼 수 있으면 한다.

m*****8 2017.03.03.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