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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사랑의 손길 일곱 성사 손희송 가톨릭 출판사
교리 수업 중에 ‘성사’를 배운다. 성사는 ‘볼 수 없는 하느님 사랑의 가시화된 은총’이라고 하고 본문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총을 전하는 예식’(p. 15) 이라고 전한다.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 중에 살고 있는 우리가 느낄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은총들, 그리고 우리가 하느님께 맞갖게 되기까지의 여정, 즉 구원의 여정에 반드시 필요한 은총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쩌면 교리 관련 서적과 가톨릭 교리서에 정확히 나와 있는 내용을 따로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하느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는 그 사랑 때문에 많은 죄에서도 용서를 받고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음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삶의 매 순간에 하느님의 사랑을 잊고 죄를 범하거나 그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기도 한다. 몰라서가 아니라 우리가 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죄의 그늘에서 나오지 못하는 우리를 늘 끌어내시고 사랑을 부어주시며 우리의 한 평생을 당신께로 이끄시는 분, 그분께서 늘 우리와 함께 있다는 그 사랑을 보여주시는 손길이다.
주교에게는 신자 교육의 의무가 있다. 우리는 보통 본당에서 교리교사나 신부님의 강론, 성경 공부, 기도 등을 통해 하느님을 배운다. 그런 일들이 원래는 주교님의 몫이라는 것이다. 바티칸 뉴스를 통해 교황님도 교리 강의를 하고 계심을 확인할 수 있다. 강론을 통해 교서를 통해 우리는 늘 하느님을 배워가고 있다. 교리교사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교리 수업, 그 중 일곱성사의 가르침을 깔끔하고 날카로운 손희송 주교님의 강론으로 들을 수 있음은 우리 공동체의 큰 복이라고 생각한다.
본문은 우리 보편 교회의 일곱 성사에 대한 내용을 쉽게 그러나 날카롭고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성사의 의미와 성사를 통해 부어지는 은총, 그리고 성사를 받는 이들이 갖추면 좋을 것들을 설명한다. 성사의 인효성과 사효성이 그러하다. 성사를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시고 그 대리자의 부족함에 그 효과가 좌우되지 않고 받는 이에게 전해진다는 말씀은 그저 한낱 피조물일 뿐인 ‘인간’을 존중하시며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시는 분을 만나게 한다.
인간에게는 생의 과정들이 있다. 그 과정들과 함께 성사는 베풀어진다. 또 부르심에 응답하여 걷는 길에 따라 그에 필요한 은총을 주신다. 세례 성사와 견진 성사, 병자 성사와 고해 성사, 혼인성사와 성품성사, 그리고 성체 성사는 인간이 태어나 먹고 자라며 성숙하고 하느님의 일에 봉사하고 또 살면서 얻는 고통에서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는 과정과 닮아 있다(p.16 인간 삶에서의 성사적 면모). 이는 억지로 찾아낸 닮은 점이 아니라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중요한 일곱 성사를 저자 손희송 주교님은 ‘하느님 사랑의 손길’이라고 표현한다(제목 참조). 이 손길이 우리 삶의 어떤 부분까지 닿는지를 매우 섬세하게 예를 들어 보여준다. 교회에서 대리 권한을 가진 사제들이 이를 권력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겸손하게 자신을 하느님의 손길에 내어주어야만 가능한 ‘사랑의’ 신비’이며 이를 받는 이들 역시 세상의 법이 아니라 ‘하느님의 법’ 안에 살려고 노력해야 그 사랑 안에서 ‘구원’에 닿을 수 있는 ‘은총’이 된다.
하느님의 사랑은 과거의 역사에 갇힌 사랑이 아니다. 늘 변하는 세상에서 함께 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당신의 자녀들의 눈 높이에 맞추어 함께 걸으시려 한다. 하느님의 본질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우리가 당신의 사랑을 잃지 않도록 눈을 맞추시는 것이다. 이에 세상의 눈으로 보면 이해되지 않는 교회의 결정들(예를 들면 혼인법의 엄격함)이 있지만 들어가보면 그것을 우리를 한 명이라도 더 살리시려는 크신 사랑의 손길임을 알게 된다’. 그 정점에는 성체성사가 있고 이는 당신의 모든 것, 생명, 하느님을 우리에게 주시는 ‘희생’의 제사임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 역시 그렇게 살라고 하신다. 또한 그 성사를 집전하는 당신의 대리인인 사제에 대해 우리가 어떤 인식을 가져야 하는지도 생각하게 한다(p.170 사제는 신자들의 기도로 산다).
성사는 하느님을 만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우리에게 그 길을 가르쳐주는 도우심이다. 당신께 가는 길로 걷게 하시고, 잘못된 길, 어긋난 길로 들었을 때 다시 비추임을 받아 바른 길로 이끄시며 나 혼자가 아닌 우리가 ‘함께’ 갈 수 있도록 가르치시는 참사랑의 손길임을 새기게 하는 수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