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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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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의 작가수첩 맨 뒷면을 보면 방금 책을 뒤집은 자를 뚫을 듯 빤히 바라보는 카뮈의 담배를 빠는 얼굴과 그의 정갈하게 정돈된 머리 위로 이런 글귀를 읽을 수 있다. 카뮈의 은 모두가 조각조각난 생각과 사실과 감정과 언어의 파편들이다. 이제 이 조각들을 이어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 하나의 희망, 요컨대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해야 할 창조자는 그 파편들 사이 사이에 가득
"카뮈는 말했다" 내용보기
카뮈의 작가수첩 맨 뒷면을 보면 방금 책을 뒤집은 자를 뚫을 듯 빤히 바라보는 카뮈의 담배를 빠는 얼굴과 그의 정갈하게 정돈된 머리 위로 이런 글귀를 읽을 수 있다. 카뮈의 <작가수첩>은 모두가 조각조각난 생각과 사실과 감정과 언어의 파편들이다. 이제 이 조각들을 이어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 하나의 희망, 요컨대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해야 할 창조자는 그 파편들 사이 사이에 가득한 침묵만을 남겨둔 채 가고 없다. 그런데 기이한 것은 섬처럼 떠 있는 이 언어의 파편들 사이 사이에 하얗게 펼쳐진 침묵이 오히려 웅변적이고 감동적이란 사실이다. 그 침묵의 백지 속에 향기처럼 여운처럼 비쳐 보이는 내밀한 삶 혹은 꿈,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바로 '비밀'이기에 이 침묵은 살아 있는 우리의 마음을 이토록 천천히, 그러나 깊숙이 흔들어 놓는 것일까? 언어의 파편들, 영원에 부치고 싶을 그의 감수성의 루머, 카뮈의 <작가수첩>은 한번 쯤 이방인에 흔들리고 페스트에 숨을 들이키고 칼리굴라에 눈물 흘렸던 우리 '카뮈스트'들에게 그의 삶의 체취와 온기를 느끼게 해 주는 깨진 거울 같은 역할을 해 준다. 카뮈의 감수성과 인식은 시간이라는 틀 아래 하루하루 조각난 채로 때론 짧게 때론 격렬하게 담겨 있지만 그 작은 흔적의 조각을 통해 우리는 이방인의 체취를 맡고 카뮈가 따르던 작가와 카뮈가 즐기던 이야기들, 카뮈의 고민, 카뮈의 생활까지도 아울러 스토킹 해 볼 수 있는 생활백서의 구실까지도 도맡아한다. 아쉽게 시대를 통과한 한 작가의 정신을 사랑하게된 카뮈스트들이라면 이방인만 반복해서 읽고 음미할 것이 아니라 <작가수첩>을 읽고 카뮈도 사랑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보통 감수성이란 것은 자신과 일치되는 것이고, 타인들에 대하여 지나치게 신경쓰지 않고도 책임감을 행사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인데 그 감수성을 상실하지 않고 책임감의 나이에 이르는 것은 불행.
c******e 2005.11.17. 신고 공감 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