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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에게 금실이 되어 주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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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함께 글공부하는 벗들과 함께 한강 작가 독서모임을 했다.  초기작인 <여수의 사랑> 부터 시작하여 10권의 책을 함께 읽어나갔다. 한강 작가의 글은 쉽지 않았다. 고통과 불행의 한가운데를 지나는 인물들.   그 고통 속을 통과하면서도 끝까지 한 줄기 바람을 찾으며 파란 돌을 찾는 걸 보며 우리의 인생이란 고통 속에 피어나는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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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함께 글공부하는 벗들과 함께 한강 작가 독서모임을 했다. 

초기작인 <여수의 사랑> 부터 시작하여 10권의 책을 함께 읽어나갔다. 한강 작가의 글은 쉽지 않았다. 고통과 불행의 한가운데를 지나는 인물들.   그 고통 속을 통과하면서도 끝까지 한 줄기 바람을 찾으며 파란 돌을 찾는 걸 보며 우리의 인생이란 고통 속에 피어나는 희망을 보곤 했다. 

그래서일까.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소감이 함께 수록된 에세이 ?《빛과 실》의 결도 다르지 않다. 

먼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소감 중 우리는 작가의 질문 중 하나를 뺴놓을 수 없다. 

<소년이 온다> 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참혹한 현실을 쓰면서 한강 작가에게 떠나지 않았던 질문. 

인간은 어떻게 이렇게 폭력적인가? 동시에 인간은 어떻게 그토록 압도적인 폭력의 반대편에 설 수 있는가? 우리가 인간이라는 종에 속한다는 사실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인간의 참혹과 존엄 사이에서, 두 벼랑 사이를 잇는 불가능한 허공의 길을 건너려면 죽은 자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20p 

인간이 인간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사실. 이토록 쉽게 폭력적일 수 있고 그 압도적인 폭력의 반대편에 어떻게 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지구 건너편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이다. 

어떻게 이토록 쉽게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지, 그토록 수많은 민간인들을 죽여놓고 큰 소리 칠 수 있는가. 어떻게 우리는 폭력의 반대편에 설 수 있는가.  그리고 과연 인간의 역사는 전쟁이 비극을 초래하는 걸 뻔히 알면서도 전쟁을 멈추지 않는 현재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우리는 과거로부터 배우기는 하는 걸까라는 탄식이 나오곤 한다. 정말 인간의 역사는 희망이 없는 것일까?  그 질문 속에 한강 작가는 말한다. 

이 세계에서 우리가 끝끝내 인간으로 남는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요?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인간으로 남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정말 희망이 없는 것일까? 그럴 수 없다. 한강 작가의 인물들은 그 고통 속에서도 파란 돌을 찾아내지 않았던가. 죽고 싶지만 파란 돌을 잡기 위해 눈물을 흘려야 했던 <바람이 분다, 가라>의 삼촌처럼 고통 속에서도 끝내 파란 돌을 줍지 않았던가. 한강 작가에겐 파란 돌은 무엇이었을까. 

아마 김광석의 ?노래 「나의 노래」 였던 것 같다. 

마지막 한 방울의 물이 있는 한 마시고 노래하리란 김광석의 노래 가사처럼 살아 있는 한 희망을 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한강 작가의 여러 인물들의 모습이 겹쳐진다. 그래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에서도, <채식주의자>에서도 <노랑무늬 영원>에서도 인물들은 모두 희망을 선택한다. 이게 뭐 희망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희망이라고 부른다면 희망이 되지 못할 게 없다는 작가의 글을 보며 한강 작가의 작품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빛과 실》의 표지와 본문 사진들이 한강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다. 

글을 읽기 전에는 무심코 지나치기 쉽지만 책을 읽고 난 이후 이 사진들을 다시 보게 된다. 

거울로 식물을 비추고 있는 모습. 집을 이사하고 햇빛이 들지 않는 북향에 위치한 화단을 키우면서 조경사님은 힌트를 준다. 해가 잘 들지 않으니 거울로 빛을 반사시켜 빛을 주면 도움이 될 거라고. 그래서 여러 거울을 사서 빛을 비춘다. 

해의 움직임에 따라 거울의 각도를 바꾼다. 북향에서도 끝까지 빛을 비추는 일. 그것도 역시 하나의 희망이 아닐까. 햇볕이 잘 닿지 않는 북향에서도 끝까지 거울의 각도를 시시각각으로 바꾸며 빛을 비추는 건 한강 작가의 인물들과 닮아 있다. 빛을 포기하지 않음으로 작가 역시 빛의 리듬으로 바뀌어간다. 식물들도 끝내 꽃을 피운다. 

한강 작가는 질문한다. 

사랑이란 무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 주는 금실이지.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 주는 금실이란 무엇일까. 나는 한강 작가가 화단에 빛을 연결해주는 거울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햇볕이 잘 안 드는 북향 화단에 빛을 반사해주듯, 고통의 한 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인간의 인생길에서, 인간으로 태어났음에도 인간으로 살아가는 게 이토록 어려운 인생길에서 서로에게 빛을 반사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 

북향의 화단의 식물들은 스스로 햇볕을 받지 못한다. 작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거울이란 도구가 필요하다. 

그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것도 우리 스스로 빛을 비추기보다 서로가 서로의 거울이 되어 빛을 반사해주는 거울이 되어야 할 것이다. 가냘프고 연약한 나무가 끝내 울창해지듯 우리도 비로소 희망을 피워낼 수 있을 것이다. 

YES마니아 : 골드 i***9 2026.04.26. 신고 공감 30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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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으로 나아가는, 생명을 말하는 시와 산문들
"생명으로 나아가는, 생명을 말하는 시와 산문들" 내용보기
이 땅의 역사 속에서 호흡하고 있는 고통과 참담한 상처는 그저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통절하게, 그 이해를 지닐 수 있는 지극한 살핌의 능력을 일깨웠던 작품으로 나는 『작별하지 않는다』를 기억한다. 그건 아마도 작가의 물음처럼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라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네의 삶에 와 닿은 고뇌어린 과제요, 각성의 문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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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역사 속에서 호흡하고 있는 고통과 참담한 상처는 그저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통절하게, 그 이해를 지닐 수 있는 지극한 살핌의 능력을 일깨웠던 작품으로 나는 『작별하지 않는다』를 기억한다. 그건 아마도 작가의 물음처럼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라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네의 삶에 와 닿은 고뇌어린 과제요, 각성의 문제일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답하는 듯하다. “어떤 한 순간에는 (....).혼들과 함께, 단 한 순간 삶으로 건너 올 수 있지 않을까”라고. 우리 둔감한 자들은 어렴풋 작가의 글을 통해 그 순간들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일 게다.



그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작별하지 않는다』 이후, 작가 내면의 풍경에 보다 다가가고 싶었다. 어쩌면 이 작은 책이 이러한 내 욕심을 조금은 충족시켜주었다고 해야겠다. 작가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기(旣) 출간된 작품들을 집필하게 된 계기나 동기. 의도했던 글의 방향이나 그 여정에서 작가가 지녔던 감성과 생각들, 쓰기의 행위 자체로부터 파생되었던 사념들을 통해 작가와 작품의 숨결에 보다 더 다가가는 읽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북향 방」, 「(고통에 대한 명상)」, 「소리(들)」 등 몇 편의 시(詩)들과, 산문 「북향 정원」과 「정원 일기」는 『작별하지 않는다』를 쓰는 과정에서 자신이  “구해지는 부수적 결과”였음을 말하듯, 작가의 글쓰기가 생명 쪽으로 가게 되었음의 증거들로 이해해도 될 것만 같다. 그럼에도 작가의 이 세계에 대한 인식은 ‘햇빛 아래 고요히 마주 앉아 있을 때조차 비명 소리와 신음, 울부짖음 속에 있음을, 이 세상에서 하루 더 사는 자신(詩「소리(들)」,Ⅰ 단성부에서)’을 매 순간 잊지 않는다. 어쩌면 산문 「출간 후에」에서 말하는 “생명의 힘으로 나아가는, 생명을 말하는” 것들에 대한 작가의 이후의 글쓰기는 작별 할 수 없는 고통의 목소리에서 연원하는 사랑에 대한 희망이라는 고된 작업일 것 같다. 



그것은 詩 「소리(들)」 ‘Ⅱ 이성부’의 마지막 연(聯), “살아있는 한 어쩔 수 없이 희망을 상상하는 일/ 그런 것을 희망이라고 불러도 된다면 희망은 있어”의 산 자로서 가지는 희망에 대한 상상,「정원 일기」속 벌레에 괴롭힘을 당하면서 기어이 일곱 송이 불두화를 피어내는 그 경이로움에 이르는 손길인지도 모르겠다. 하얗게 잎사귀를 마르게 하는 응애를 없애기 위해 잎사귀 하나하나의 뒷면에 약을 뿌리고, 닦아내는 손길, 그것이 곧 생명의 이야기이고, 희망이 아닐까?



열다섯 평 대지의 열 평의 집, 작은 마당(중정)이 있고, 옥잠과 불두화, 호스타, 소나무가 심겨져 있는 북향집, 그래서 빛을 주기 위해 햇빛을 반사하는 거울 여덟 개를 지구의 자전과 공전에 맞추어 각도를 조절해주며 함께 속도의 감각을 배우는 대지와 일체가 된 한 섬세한 존재를 보게 된다. 작가의 글쓰기와 닮았다. 죽음에 이를 때까지 계속 씀으로써 빛을 느끼는 작가의 행위가 곧 독자와 이 세계의 그늘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이 세계의 리듬과 일체가 되어 수시로 반사해 사각의 빛을 쬐어주는 그것일 것이다.





【산문 「북향 정원」, 97쪽에서】



그것이 곧 생명의 얘기이지 않겠는가? 완전히 죽은 줄 알았던 둥글레에서 싹이 트는 것을 보면서 꼭 죽은 것처럼 보여도 뿌리가 살아 있으면 되살아날 수 있음을 알게 되듯, 네 평 짜리 정원이지만 들어 올만한 곳이라고 새들이 생각했음에 으쓱해지는 작가의 기분처럼, 2021년 3월의 어느 날에서 2023년 5월에 이르는 정원일기는 외부, 하늘로 열려있는 작가의 내향적 집에 온전히 흐르는 평화의 기분을 공유케 된다. 처음에 들어선 순간 작가가 사랑에 빠진 집의 온화함, 그 태곳적 안전함과 고요는 시인이 말하는 ‘북향의 사람’, 바로 그만이 아는 변하지 않는 빛, “심장에서 심장으로 이어지는 금(金)실”, 바로 그것 일 것이다.



작가의 소품 집이라 표현할 이 빛 같은 책자는  “햇빛이 잎사귀들을 통과할 때 생겨나는 투명한 연둣빛, 거의 근원적이라 느껴지는 기쁨의 감각”을 우리들에게 선사한다. 작가는 남쪽으로 비치는 햇빛을 거울이 되어 우리네에게 반사시켜준다. 그늘에서도 잘 자라도록, 생명의 힘을 넘겨준다. “절망 바닥에 눕는 새는 죽은 새뿐임을 아는(詩, 「(고통에 대한 명상)」) 시인은 그래서 “북향 창 블라인드를 오히려 내리고 어둠 속에서 꼿꼿이 기다린다.(詩, 「북향 방」) 이제 독자인 나는 생명의 힘으로 나아가는, 생명을 말하는 작품을 기다리게 되었다. 고통을 함께 앓을 수 있게 된 많은 독자들 또한 작가가 온 정성을 다해 시시각각 빛의 각도를 조절함으로써 쬐어주는 거울, 그 거울의 글을 기다릴 수 있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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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깊은.. 한강 작가에게 글쓰기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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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한강 작가가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고 2023년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작에 선정되는 등 세계 유수의 문학상을 연이어 수상했을 때도 사회, 역사적 무겁고 어두운 주제로 소설을 쓰는 작가라는 이유로 책을 찾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24년 전혀 예상치 못했던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전국에 독서 열풍을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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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에 한강 작가가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고 2023년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작에 선정되는 등 세계 유수의 문학상을 연이어 수상했을 때도 사회, 역사적 무겁고 어두운 주제로 소설을 쓰는 작가라는 이유로 책을 찾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24년 전혀 예상치 못했던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전국에 독서 열풍을 불러왔고 작가의 작품에 관심이 없던 내 마음도 움직여서 자존심(?)을 버리고 『작별하지 않는다』를 주문했다. 주문 폭주로 몇 주만에 어렵게 내 손에 닿을 수 있었던 책은 제주 4.3 사건을 담은 주제도 묵직했지만 현실과 꿈을 오가는 듯한 전개에 책을 완독 했으면서도 리뷰 쓸 엄두를 내지 못 했다.

 봄 기운이 완연했던 지난 4월말 노벨문학상을 수상 후 한강 작가가 처음 펴낸 신작인 「빛과 실」이 출간했을 때 반가운 마음에 서둘러 주문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만난 책은 초판 2쇄였다. 신문 기사를 찾아보니 인터넷 서점에서 온라인으로 판매를 시작한 지 24시간 만에 총1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독자들이 한강 작가의 신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는 증거겠지.

 「빛과 실」에는 총12편의 글이 실려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을 비롯해 시 5편, 산문 등이 담겨 있는데 한강 작가의 책을 기다리는 독자들에게는 다음 소설이 나오기까지 한줄기 빛과 같은 책이 아닐까 싶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작가가 8살에 썼다는 시다. 시 전문은 이렇다.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팔짝팔짝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사랑이란 무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이지.

  
 8살이라는 나이에 '사랑'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명확히 알고 있는 것도 놀랍지만 두 행 짜리 연들로 구성된 시를 쓸 수 있는 8살 저자의 문학성에 떡잎부터 남달랐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나의 과거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초등학교 6학년 때 자작한 동시는 버린 지 오래라 기억이 잘 안나지만 수업 시간에 '아기'라는 제목의 동시로 반 친구들 앞에서 선생님께 칭찬을 받았던 기억은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도 뚜렷하게 떠오른다. 한강 작가는 이사를 위해 창고를 정리하다가 구두 상자에 넣어 두었던 8살 때 쓴 시를 우연히 찾아 사십여 년의 시간을 건너 저자는 물론 독자들에게 금실(빛을 내는 실) 연결해 주었으니 이 짧은 시는 작가만의 사적 기록이 아닌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를 배출한 우리나라에 소중한 기록이 아닐까 싶다(그건 그렇고 6학년 때 내가 쓴 동시는 보관하지 않기를 잘 했다).

 책을 펼치면 처음 만나게 되는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은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는데 각 작품들이 실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작품을 쓸 때마다 작가가 신체의 모든 부분을 사용하며 겪었을 고통과 울음은 내게 오롯이 전해지는 기분이 들었는데 어느 작가나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책 한 권을 완성하기까지 한강 작가가 쏟은 노력은 상상 이상이었음 느끼게 되었다.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를 완성하기까지 7년이나 걸렸다고 하니 한강 작가의 차기작을 빨리 만나고 싶다고 작가를 너무 보채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소설을 쓸 때 나는 신체를 사용한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부드러움과 온기와 차가움과 통증을 느끼는, 심장이 뛰고 갈증과 허기를 느끼고 걷고 달리고 바람과 눈비를 맞고 손을 맞잡는 모든 감각의 세부들을 사용한다.

 「빛과 실」에는 이밖에 5편의 시와 미발표 산문 3편을 만날 수 있는데, 작가가 4평 짜리 북향의 정원이 딸린 집을 산 후 식물을 키우는 과정을 담은 '정원 일기'를 통해 식물의 생리와 빛의 존재 의미를 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북향 정원에서 남쪽에서 비치는 빛을 식물에게 골고루 쬐게 하기 위해 여덟 개의 거울을 차례로 구입 해 15분마다 거울의 각도와 위치를 옮겨가는 모습에서 식물에 대한 애정과 함께 지구가 공전하는 속도의 감각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작가를 만나게 된다.

 「빛과 실」은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강 작가가 처음 펴낸 신작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한강 작가에게 글쓰기란 무엇인지 알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만 다소 짧은 산문은 보다 많은 작가의 글을 읽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실망을 줄 수도 있으나 어릴 적 설레게 했던 종합선물세트처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과 시, 미발표 산문 등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에게 작지 않은 행복을 전해 줄 것이다. 인간의 폭력성과 잔인성을 이야기하지만 결국은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는 한강 작가. 앞으로 작가의 묵직하고 깊이 있는 울림을 기다리는 이유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빛과 실 #한강 #(주)문학과지성사 #에크리 #과거 #현재 #산 자 #죽은 자 




YES마니아 : 로얄 s****6 2025.05.17. 신고 공감 17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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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속의 너에게 건네는 생명의 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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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나를 많이 괴롭게 하는 누군가의 말과 태도가 어느날 나에게 행하는 폭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왜 나에게 폭력을 휘두르는가. 그는 왜 자신의 말과 행동이 폭력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가. 그는 왜 타인에게 폭력을 휘두르는가. 그는 왜 자신의 폭력으로 타인의 마음이 다칠 수도 있다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않는가. 그는 왜 자신의 폭력으로 아파하는 이에게 쿨하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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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나를 많이 괴롭게 하는 누군가의 말과 태도가 어느날 나에게 행하는 폭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왜 나에게 폭력을 휘두르는가. 그는 왜 자신의 말과 행동이 폭력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가. 그는 왜 타인에게 폭력을 휘두르는가. 그는 왜 자신의 폭력으로 타인의 마음이 다칠 수도 있다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않는가. 그는 왜 자신의 폭력으로 아파하는 이에게 쿨하지 못하고 뒤끝이 있다고 하는가.

나는 왜 그것을 폭력으로 느꼈는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폭력이라고 할 수 있을까.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기준이라는 것이 있을까. 그런 기준은 없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나 역시 누군가에게 혹은 나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폭력을 행하는 자와 폭력에 맞는 자. 폭력에 동조하거나 방조하는 자와 폭력에 맞서는 자. 나는 폭력을 행하고, 동조하고, 방조하는 자로부터 얼마나 다를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나는 폭력을 행사하는 그들의 행동을 판단하고 비난할 수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물며 흘러가던 생각이 가닿은 곳은 한강 작가님의 <채식주의자>를 읽었던 때의 기억이었다. 자신들의 말과 행동이 폭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들과, 그것을 폭력이라고 생각해 거부하는 사람의 결말. 

작가님의 다른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고민들에 대한 답을 찾거나 적어도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그렇게 발견한 작가님의 신간 <빛과 실>. 가슴이 벅차오르도록 아프고 감격스러웠던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과, 글 쓰는 사람, 생명을 말하는 것들을 쓰는 사람이자 식물이라는 생명을 가꾸는 사람의 사색이 담긴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혼란스러움과 함께 노여웠던 마음이 조금은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작가님이 '삶과 폭력'에 대해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어떻게 질문하고, 치열하고 끈질기게 고민하고 찾은 답에서 다시 나아가 다음 질문을 견디며 그 안에 살아오셨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감사했다. 그렇게 끝까지 파고들어 폭력을 마주하고 견디어 끝내 글로 써준 작가님의 글과 이야기를 통해 위로를 받았다. 누군가가 마주하는 폭력을 외면하지 않고 그 고통 속에 끝까지 함께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그 안에 담긴, 그 끈질김 속에 담긴 사랑 때문이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그 빛나는 실을 통해 너의 고통을 고스란히 함께 견디려 하는 그런 사랑 말이다.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식물이 될 수 없는 인간이라는 종은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서로 다르기에 크고 작은 폭력이 필연적인 인간 세상에서 나는, 우리는 어떻게 가해자가 되지 않으며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런 삶과 세계를 끌어안고 빛과 따스함의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까?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처럼, 농담도 위트도 감사도 따뜻한 말도 필요없이 그냥 잘 있어주기만 하는 마음을 가져본다면 그래도 조금은 폭력의 반대편에 설 수 있게 되는 걸까? 
작가님이 거울로 나무들에게 남쪽으로 비치는 햇빛을 전해주시는 것처럼, 글로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고통 속에 살아있는 누군가의 마음에 금빛을 전달해주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세상에 전해주는 생명. 넘겨받은 생명의 힘으로 생명을 말하는 것들을 쓰실 작가님의 다음 소설을 오래 기다리며 나도 계속해서 질문하고, 나만의 질문을 견디며 답을 찾아가봐야겠다는 힘을 받는다. 

s*******i 2025.07.31. 신고 공감 11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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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실』언어가 잇는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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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이사 준비를 하면서 짐 정리를 시작했다. 아이들이 쓴 오래된 일기장, 그림, 상장 등이 있었다. 들춰봤더니 아이만이 가진 글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그걸 보고 웃고, 멀리 있는 아이에게 사진 찍어 보내주기도 했다. 소중한 것을 버리지 못하는 마음.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유치원 때부터 초등학교 때의 추억이 깃든 물건이었다. 반면 나의 어렸을 적 추억거리는 없다. 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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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이사 준비를 하면서 짐 정리를 시작했다. 아이들이 쓴 오래된 일기장, 그림, 상장 등이 있었다. 들춰봤더니 아이만이 가진 글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그걸 보고 웃고, 멀리 있는 아이에게 사진 찍어 보내주기도 했다. 소중한 것을 버리지 못하는 마음.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유치원 때부터 초등학교 때의 추억이 깃든 물건이었다. 반면 나의 어렸을 적 추억거리는 없다. 가난한 살림, 수많은 좁은 집을 거치면서 우리의 공책 같은 건 남겨둘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살뜰하게 챙기는 부모여야 가능한 법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첫 책, 문지 에크리 시리즈로 나온 한강 작가의 글을 보고 있으니 감동이 밀려온다. 유년시절에 쓴 일기장들 사이에 ‘시집’이라고 적힌 책자 한 권을 발견하며 글이 시작된다. 썼던 시를 엮은 작가의 첫 작품집이다. 벌써 작가의 싹이 보였나 보다. 사랑에 대하여 고민하고 떠오르는 마음을 글로 쓴 거다. 유명한 시인이 썼다고 해도 믿을 만한 시어다. 아래의 문장을 보라.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사랑이란 무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이지. (10페이지)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문을 비롯해 작품을 펴낸 시점의 마음을 담은 강연, 산문, 그리고 소설의 글감이 되는 메모장, 작가만의 북향 정원을 가꾸는 이야기가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이로써 다음 작품을 기다렸던 마음을 잠시 달랠 수 있다. 장편을 쓰면 짧게는 1~2년, 길게는 7~8년 동안 쓰는데, 그에 따른 시간과 노력 그리고 고뇌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작품이 나오기까지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걸 독자들은 자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출간된 책 한 권을 휘리릭 읽은 후 다음 작품을 그저 기다린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었다고만 여겼다는 게 독자로서 조금은 미안하다.




집과 텃밭에서 작은 정원을 가꾸고 있다. 이사한 후 전보다 좁아진 발코니에 제라늄을 키운다. 제라늄들도 새집에 적응하느라 힘들었는지 잎을 틔우지 못하고 있었다. 봄이 되자 분갈이를 하고, 영양제를 조금 주었더니 어느 정도 적응 후 잎과 꽃을 틔우기 시작했다. 혹시나 햇볕이 부족할까 봐 집에 있을 때마다 혹은 출근 전에 화분을 이리 옮기고 저리 옮겨주었다. 북쪽 정원을 가꾸는 작가의 산문을 보고 느끼는 바가 많았다. 햇볕이 들지 않은 쪽에 정원을 가꾼다는 것 자체가 독특했다. 작가가 부른 조경사는 거울을 이용해 식물을 키우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거울 몇 개를 들여와 햇볕을 식물에 쏘아두고 햇빛이 움직일 때마다 옮겨주느라 하루를 보낸다는 작가였다. 그 애틋함이 공감되었다. 미스김라일락이 꽃필 때, 단풍나무의 키가 자랄 때, 불두화에 진딧물이 올라 잡아주느라 쪼그리고 앉았을 작가를 그려보았다. 식물이 자라는 과정을 일기로 담아 일상의 소중함과 삶의 통찰을 바라보게 했다. 보살피고 지켜보아야 잘 자라는 인간의 삶처럼 말이다.





지난 주말에 텃밭에 갔더니 한 달 전에 잘라준 장미는 금방 꽃 피울 듯 풍성하게 자랐다. 7월에 피는 목수국 아래 잔가지를 잘라주고 꽃망울이 맺힌 불두화 가지도 정리해주었다. 꽃양귀비는 일주일쯤 뒤에는 꽃이 필 것 같다. 늦은 오후엔 오이, 고추, 참외, 토마토 모종을 심었다. 자연에서 나는 식물과 꽃, 채소가 점점 더 귀하게 느껴진다. 키우는 즐거움이 있다.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라는 것을, 생명의 빛과 전류가 흐르는 그 실에 나의 질문들이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에. 그 실에 연결되어주었고, 연결되어줄 모든 분들에게 마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29페이지)




작가는 언어로 말하는 사람이다. 글쓰기로 인생을 껴안아 보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충분히 살아냈다고 표현한 작가의 글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것 같다. 하루하루 정원을 지켜보며 자라는 나무를 보는 즐거움, 사회에 일어난 폭력을 글로 풀어내야 하는 고통과 부담감, 그럼에도 작품을 완성하고 출간하는 순간을 기다려온 것들의 감정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폭력의 역사가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작가로서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하는지 폭력에 대처하는 명확하고 명징한 시선이 담긴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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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25.05.01. 신고 공감 1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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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언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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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자마자,(네 권을 주문했다. 나 혼자만 읽어서는 안 되므로)한강의 ‘빛과 실’을 받자마자 단숨에 읽었다.금요일 오전은 봄빛이 완연하게 익어가고 있어 책 읽기에 더욱 좋았으므로,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 ‘빛과 실’을 포함해, 미발표 시를 담은 ‘작은 찻잔’등 열두 꼭지의 글을 차례차례 읽으며 사색을 겸하였다.책을 덮은 뒤엔 여덟 살에 쓴 시 한 편만 남았다, 아주 매우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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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받자마자,

(네 권을 주문했다. 나 혼자만 읽어서는 안 되므로)한강의 ‘빛과 실’을 받자

마자 단숨에 읽었다.

금요일 오전은 봄빛이 완연하게 익어가고 있어 책 읽기에 더욱 좋았으므로,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 ‘빛과 실’을 포함해, 미발표 시를 담은 ‘작은 찻잔’

등 열두 꼭지의 글을 차례차례 읽으며 사색을 겸하였다.

책을 덮은 뒤엔 여덟 살에 쓴 시 한 편만 남았다, 아주 매우 선명하게.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사랑이란 무엇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이지.


한강은 여덟 살 때부터 쓰기의 천재였다. 시든, 단편소설이든, 장편소설이든

그 소질을 전생으로부터 타고난 이였다.

‘뛰는 가슴 속 내 심장.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 그걸 잇는 금金실 - 빛을

내는 실.’을 가진 존재였다.

너무 부럽다.

한강은 하나의 글을, 하나의 장편소설을 쓸 때마다 질문들을 견디며 그 안에

산다고 말하였다.

그 질문들의 끝에 다다를 때 – 대답을 찾아낼 때가 아니라 – 그 소설을

완성하게 된다고 말하였다.

다시 바라보니 한강은 자주 아플 것 같아 안쓰럽다는 마음도 든다.

더구나 2012년 봄, ‘삶을 껴안는 눈부시게 밝은 소설’을 쓰려고 애쓰던 어느

날, 한 번도 풀린 적 없는 그 의문들을 내 안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이라니,

한강은.

서가에 거꾸로 꽂힌 ‘광주의 사진첩’을 다시 떠올리며 ‘인간은 인간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깊숙이 천착하게 된 것이다.

일기장을 바꿀 때마다 맨 앞 페이지에 적었던 문장도 덩달아 돌아온 것이다.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소설을 쓰는 일을 더 이상 진척할 수 없겠다고 거의 체념했을 때 한강은 1980년 5월의 젊은 야학 교사를, 그의 일기를 만난다.

군인들이 되돌아오기로 예고된 새벽까지 도청 옆 YWCA에 남아 있다 살해

되었던, 수줍은 성격의 조용한 사람의 마지막 밤을 만난다.

“하느님, 왜 저에게는 양심이 있어 이렇게 저를 찌르고 아프게 하는

것입니까? 저는 살고 싶습니다.”

한강은 그 문장들을 읽은 순간 벼락처럼 알게 되었다 고백한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이후 ‘소년이 온다’를 쓰는 동안, 실제로 과거가 현재를 돕고 있다고, 죽은

자들이 산 자를 구하고 있다고 느낀 순간들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이상하게도 묘지에 갈 때마다 날이 맑았으며, 눈을 감으면 태양의 주황빛이

눈꺼풀 안쪽에 가득 찼다는 경험도 고백한다.

그것이 생명의 빛이라고.

그러므로 생명은 살고자 하며 생명은 따뜻하다는 말도.

한강은 다시 묻는다.

우리는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는가를, 어디까지가 우리의 한계인가를, 얼마나

사랑해야 우리는 끝내 인간으로 남는 것인가를 다시 묻는다.

그 질문이 아직 다음의 소설을 완성하지 못하는 이유라고도 들려준다.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라는 것을, 생명의 빛과 전류가 흐르는 그 실에

나의 질문들이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혼잣말, 한강은 분명 금실을 가지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이 구절이 증거다.) 실감하는 순간에 그 실에 연결되어

주었다고,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에서 감사 인사를 나눈다.

언어라는 실을 통해 타인들의 폐부까지 흘러 들어가 내면을 만나는 경험,

끝끝내 우리를 연결하는 언어를 다루는 문학에는 필연적으로 체온이 깃들어

있다고,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에서도 밝힌다.

‘출간 후에’라는 꼭지를 읽으면서 한강이 얼마나 자신에게 얼마나 독할 수

있는지도 슬쩍 엿볼 수 있다.

‘작별하지 않는다’의 첫 페이지를 쓴 날로부터 완성하기까지 거의 칠 년이 걸렸다고 하니, 그사이 퍽 많은 양의 메모를 – 얇은 노트로 열 권이 넘는 -

스스로 묻고 답하고 길을 찾으려 더듬어간 세월이라니.

다시 책상 앞에 앉아 쓴다 …… 쓴다 …… 울면서 쓴다니.

흐름을 끊기 싫어 부엌에 선 채로 요기하고, 화장실에 뛰어갔다 돌아오기도

했다니.

그 메모에는

‘그러나 살아 있으므로 아름다운 것들

지독하게

무정하게 아름다운 것들.’이라는, 내 노트에 메모해 둘 수밖에 없는 무정하게

아름다운 구절도 있다.

미발표 시인 ‘코트와 나’를 읽다 보면

‘코트는 나를 안고 / 나는 코트를 업는지 (중략)

나는 오십 년 늘고 / 코트는 이십 년 늙어 / 어느 날 헤어질 서로를 안고 업고 / 겨울볕 속으로 걸어가네’라는 따뜻한 구절도 만난다.

한강은 마흔여덟 살에, 내 명의로 온전히 갖게 된 최초의 집을 장만한다.

열다섯 평 대지에 딸린 열 평 집을.

다만 북향이라 햇볕이 잘 들지 않으므로 정원에 봄이 되면 뭘 심을지를

고민해야 했다.

한강이 심고 싶어한 살구나무, 모과나무, 모란, 능소화와 장미는 모두 햇빛을

필요로 하므로, 거울을 이용하는 방안을 조경사로부터 배우게 된다.


햇빛.

햇빛을 오래 바라봤어.


그렇다. 햇빛, 그리고 남쪽으로 비치는 햇빛을 반사시켜 주는 거울을 여덟

개나 준비하는 걸 볼 때, 한강은 배려하는 마음도 넉넉한 게 틀림없다.

생명을 말하는 것들을, 생명을 가진 동안 써야 하는 것 아니냐며,

허락된다면 다음 소설은 이 마음에서 출발하고 싶다니, 한강의 빛과 실은

생명임도 틀림없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j*****5 2025.04.25. 신고 공감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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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금실(혹은 광선) 찾기 - [빛과 실]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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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금실(혹은 광선) 찾기<빛과 실>을 읽고  해석하지 않는다. 한강 작가의 소설들을 읽기 전에 늘 먹는 마음이다. 그럼에도 뭐가 됐든 해석하지 않을 길이 없다. 작품들 속 새와 눈은 그토록 가볍게 날아드는데, 어찌하여 독자의 가슴은 묵직하다 못해 먹먹해지고 마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 나온 신간이자 소설이 아닌 산문들로 엮어 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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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금실(혹은 광선) 찾기
<빛과 실>을 읽고


  해석하지 않는다. 한강 작가의 소설들을 읽기 전에 늘 먹는 마음이다. 그럼에도 뭐가 됐든 해석하지 않을 길이 없다. 작품들 속 새와 눈은 그토록 가볍게 날아드는데, 어찌하여 독자의 가슴은 묵직하다 못해 먹먹해지고 마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 나온 신간이자 소설이 아닌 산문들로 엮어 펴낸 책, <빛과 실>을 만날 수 있어 기껍다. 표제작 「빛과 실」은 노벨문학상 수상식 강연에서 나지막하고도 단단하게 울려 퍼지던 작가의 육성을 활자로 한데 모아 독자의 두 눈과 입에서 재생되도록 만든다.
  “하나의 장편소설을 쓸 때마다 나는 질문을 견디며 그 안에 산다. 그 질문들의 끝에 다다를 때ㅡ대답을 찾아낼 때가 아니라ㅡ그 소설을 완성하게 된다(12쪽).” 『희랍어 시간』,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 여러 작품들의 탄생(혹은 완성) 과정에 얽힌 일화를 하나씩 알게 된다. 이미 읽었음에도 낯설거나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것들을 발견할 때면 ‘다시 읽기’라는 고난의 (눈)길을 밟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인간은 왜 이토록 잔인하면서도 아름다운가, 라는 물음 안에서 살다 다음 소설로 넘어갈 때마다 저자는 어떤 ‘사랑’을 마주한다. 그가 여덟 살에 쓴 시를 통해 그 사랑의 시작점을 가늠해볼 수 있다.
  한강 어린이에 따르면 사랑은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고,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10쪽)’이다. 이 정의에 기대어 일독했을 때는 말 그대로 흩어진 글들을 추려 모은 산문집 정도로 여겼던 <빛과 실>을 재독하면서 책 속에 드러나거나 숨겨진 ‘빛’과 ‘실’을 찾아본다. “나는 오십 년 늙고 / 코트는 이십 년 늙어 / 어느 날 헤어질 서로를 안고 업고 / 겨울볕 속으로 걸어가네” 「코트와 나」의 마지막 단락에서 화자가 입은 코트가 ‘실’로 짠 옷이며 둘이 함께 걸어가는 겨울볕 속에 ‘빛’이 깃들어 있음을 모르지 않는다.

                                 (책표지 사진)

  그 겨울볕을 쬐고 돌아온 집은 남향이 아니라 볕이 잘 들지 않는다. 「북향 방」에서 책상 위 스탠드에서 나오는 ‘광선(光線)’에 의지하여 내향인이자 북향인으로서 겨울을 나고 봄을 맞이한다. 그가 글쓰기와 같이 몰두한 일이 다름 아닌 정원 가꾸기다. 소설가가 한 세계를 창작하듯 정원사 역시 또 하나의 세계를 창조한다. 「북향 정원」에 라일락, 불두화, 옥잠화, 맥문동, 앵두나무, 블루베리 외에도, 꽃이 피민 그 이름을 알게 될 야생화들의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가지를 솎아주면서 “매일, 매 순간, 매 계절 변화하는 ‘빛’의 리듬으로 자신을 바꾸고 있음을 감각(97쪽)”한다.
  조경사의 조언에 따라 그늘에서 잘 자라는 식물들을 키운 것이지만, 이들을 더욱 잘 자라게 하려면 이것이 필요했고, 이것은 저자가 햇‘빛’이 무엇인지 인지해나가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준다. 바로 ‘거울’이다. 북향 방안에서 십오 분마다 글쓰기를 멈추고 북향 정원으로 나와 거울들의 각도와 위치를 옮겨주느라 분주한 작가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정원 일기」에는 그가 응애와 진딧물 같은 병충해를 막고자 살충제를 뿌렸다가 정원에 곤충들까지 사라지는 광경에 당혹감을 넘어 서늘함마저 느꼈던 순간이나, 언젠가는 꽃 피우기를 기다리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냥 죽지 않고 잘 있어 주기만을 바라는 마음도 담담하게 담겨 있다. 일기장을 넘기면서 그날들의 짧은 기록 아래에 자리한 여백이 눈길이 머문다. 이 공간에 식물들의 그림을 손수 그려 두어도 괜찮겠단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한다.     
  <빛과 실>에서 숨은 금실(혹은 광선) 찾기를 마치며, 나에게 ‘사랑’이란 무엇인지 되묻는다. 단언할 수는 없겠으나 적어도 개인과 타인을 오가며 삶을 살아내는 여정에 반드시 필요한 일종의 생필품이 아닐까, 저마다 주고받는 방식은 다르지만 한방향이 아닌 양방향일 때 비로소 효력이 있는 가치가 아닐까 싶다. 책에서 저자의 다음 작품이 사랑에 이어 ‘생명’에 관한 소설이 될 거란 실마리를 찾았다. 작가가 말했듯이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라는 것을, 생명의 빛과 전류가 흐르는 그 실에 나의 질문들이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29쪽)”을 머지않아 다시 느낄 수 있기를 고대한다.


#올해의책 #연말리뷰 #빛과실 #한강 #문학과지성사

이달의 사락 k*****o 2025.12.25.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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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한강의 글쓰기와 일상에 대해 소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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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쓸 때 나는 신체를 사용한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부드러움과 온기와 차가움과 통증을 느끼는, 심장이 뛰고 갈증과 허기를 느끼고 걷고 달리고 바람과 눈비를 맞고 손을 맞잡는 모든 감각의 세부들을 사용한다. 필멸하는 존재로서 따듯한 피가 흐르는 몸을 가진 내가 느끼는 그 생생한 감각들을 전류처럼 문장들에 불어넣으려 하고 그 전류가 읽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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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쓸 때 나는 신체를 사용한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부드러움과 온기와 차가움과 통증을 느끼는, 심장이 뛰고 갈증과 허기를 느끼고 걷고 달리고 바람과 눈비를 맞고 손을 맞잡는 모든 감각의 세부들을 사용한다. 필멸하는 존재로서 따듯한 피가 흐르는 몸을 가진 내가 느끼는 그 생생한 감각들을 전류처럼 문장들에 불어넣으려 하고 그 전류가 읽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느낄 때면 놀라고 감동한다.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라는 것을, 생명의 빛과 전류가 흐르는 그 실에 나의 질문들이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에. 그 실에 연결되어 주었고, 연결되어줄 모든 분들에게 마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노밸 문학상 수상 강연문’ 중에서)


언어가 실처럼 연결되어 작가와 독자를 연결시켜줄 수 있는 결과물이 바로 작품이며, 아울러 그 실에 ‘생명의 빛과 전류’가 흐른다면 독자들도 작품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작가의 믿음이 묻어나는 내용으로 읽혀졌다. 노밸 문학상을 수상하기 이전부터 틈틈이 저자의 작품들을 읽고, 독자로서 매 작품마다 특별한 느낌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처음에는 그동안 읽었던 소설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어 다소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으나, 여러 작품을 읽으면서 그것이 작가의 개성에 맞닿아 있다고 여겨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나 자신에게 던졌던 질문들에 대해 어느 정도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아울러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태도들을 접할 수 있었다. 


출간된 소설책에 기록된 ‘작가의 말’ 이외에, 이 책 이전에는 작가의 글을 별도로 읽었던 기억은 없다. 그렇기에 그동안 작품을 읽으면서, 작품 혹은 작가의 글쓰기에 대한 궁금증은 이 책을 읽는 동안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절실함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작가의 장편에 나타나는 ‘산 자와 죽은 자’의 대화 혹은 공감이라는 문제가 중심을 이루는 까닭을 헤아릴 수 있었다. 여전히 우리 사회 일각에서 갈등 요인으로 잠복해있는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작품에서 정면으로 다루면서, 작가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떠올렸다고 한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아마도 그 질문을 오랫동안 숙고하며 마침내 작가로써 동의할 수 있었기에, ‘광주’와 ‘제주도’의 비극적인 ‘사건들’과 정면으로 맞서 작품으로 펼쳐낼 수 있었을 것이다. '죽은 자'들의 진실이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산 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의 노력에 의해 진실을 '탁별법'이 제정되어, 이제는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기도 했다. 하지만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들에 찬물을 끼얹고 방해하는 세력들이 엄존하고 있음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는 그동안 발표했던 작품들이 완결되기까지 겪었던 작가로서의 고민과 힘겨움의 실체들도 ‘작가의 고백’을 통해서 토로되고 있다. 그리하여 ‘폭력적이고 고통스런 현실’과 ‘너무도 아름다운 세계’에 대한 의문, 그리고 이에 대한 ‘긴장과 내적 투쟁이 내 글쓰기를 밀고 온 동력’이었다는 작가의 진술에 독자로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작품을 쓰는 작가의 마음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기에, 같은 작품을 읽더라도 다음에는 그 내용과 그 의미에 대해 더 깊이 음미할 수 있다고 하겠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언어라는 ‘실’과 그것을 잇는 ‘빛’이 작가와 독자들을 연결해주고 있다는 저자의 믿음에 공감할 수 있었다. 아울러 작품을 쓰는 과정에 대한 심정을 토로한 ‘출간 후에’라는 항목, 그리고 작품을 완성하는 동안 작가의 곁을 지켰던 ‘작은 찻잔’에 얽힌 이야기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리고 이어지는 몇 편의 시 작품들, 작은 화단을 조성하여 식물들을 가꾼 기록들로 채워진 ‘정원 일기’는 저자의 일상과 생각들을 더듬어 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 ‘북향 정원’이기에 식물들에게 필요한 빛을 비춰주기 위해서 ‘거울들’을 구입했다고 밝히는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북향의 화단에 햇빛을 비춰주기 위해 매일 노심초사했을 저자의 일상이 그려지기도 했다. 아마도 글을 쓰는 동안 정성껏 화단을 가꾸는 시간들은 작가에게는 다소간의 여유를 제공하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라고 짐작해 본다. ‘글쓰기’로 인생을 껴안고, 사람들을 만나고, 충분히 살아냈다는 저자의 다짐이 다음 작품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i*****n 2025.06.07.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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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와 독서모임이 더한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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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초,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작가가 선정되었을 때 너무나 가슴이 벅차올랐던 것을 기억한다.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동양에서, 여자로서 최초 수상이었기에 믿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대단한 업적을 남긴 작가의 글을 읽어 보긴 했는가? 그에 앞서 '한강'이란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해서는 얼마나 인지하고 있는가? 이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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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0월 초,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작가가 선정되었을 때 너무나 가슴이 벅차올랐던 것을 기억한다.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동양에서, 여자로서 최초 수상이었기에 믿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대단한 업적을 남긴 작가의 글을 읽어 보긴 했는가? 그에 앞서 '한강'이란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해서는 얼마나 인지하고 있는가? 이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사실 나는 그녀의 간단한 이름만큼이나 모든 것에 문외한이었고, 마치 편식하듯 구미에 당기는 책들만 보고 있었다. 그래서 어떤 글들을 써왔고, 어떤 계기로 노벨문학상을 받게 되었는지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후 (노벨문학상) 수락 연설문을 낭독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한림원에 울리는 고요함 가운데 느껴지는 진실과 마주한 작가의 용기에 몇 번이고 유튜브를 돌려보며 눈물을 훔치기도 하였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으로 '한강'작가의 연설문과 단편을 모은 [빛과 실]을 구입하며, 이제 나도 미약하게나마 그녀의 작품세계에 관심을 갖는다.   특별히 인터넷 서점 "예스 24"에서는 독서블로그를 활용한 '사락 독서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요 근래에 나오는 필사 이벤트를 보면 매년 봄·가을에 정기적인 행사로 정착하는 것 같다. 평소 필사 도서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다면, 혼자 읽기 힘든 책을 챌린지 도서로 정하곤 하는데, 이번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도전하게 되었다. [빛과 실]이란 제목은 '한강'작가의 노벨문학상 수락 연설문이다. 총 열 페이지 남짓한 이 글은 한 편의 시(詩)와 같기도 하고 이것 자체로 작가가 추구하고자 한평생의 모습을 함축적으로 엿볼 수 있었다. 그래서 더욱 의미 있는 구절들을 필사로 남기고 싶은 마음에 선정하였다. 

 작가로서 문자라는 수단으로 독자들과 연결되고 있음을 표현한 작가의 시선을 통해 나 역시 내 삶의 여러 가지 실로 연결되어 접속하고 있다는 적용을 해보았다. 그리고 이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고 앞으로 만나게 될 연결에 대한 기대에 가슴이 뛴다. 어쩌면 각자의 이 수단을 찾는 것과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우리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 아닐까 생각한다.

 총 세 부분으로 나눠진 글은 희미하게나마 '한강'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그런데 오히려 나에겐 이런 부분이 그동안 발표해 온 작품들에 대한 궁금증으로 작용해 시나브로 스며들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김광석이 부른 [나의 노래]를 함께 흥얼거린다. 

... 흔들리고 넘어져도 이 세상 속에는
마지막 한 방울의 물이 있는 한
나는 마시고 노래하리...

#사락독서챌린지
#빛과실
#한강작가
j*****g 2025.06.02.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한강 <빛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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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님의 새 책 소식을 듣고 출간 일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떤 책일까 궁금했는데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 때 했던 연설문이 들어가 있고 미발표된 시도 볼 수 있다고 해서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읽어 보니 작가님이 장편 소설을 집필하며 생각했던 에세이에 가까워서 더 좋았습니다. 글을 쓸 때마다 느꼈던 것을 메모했던 것인지 창작의 고통을 이야기했지만 독자로서는 공감도
"한강 <빛과 실>" 내용보기
한강 작가님의 새 책 소식을 듣고 출간 일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떤 책일까 궁금했는데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 때 했던 연설문이 들어가 있고 미발표된 시도 볼 수 있다고 해서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읽어 보니 작가님이 장편 소설을 집필하며 생각했던 에세이에 가까워서 더 좋았습니다. 글을 쓸 때마다 느꼈던 것을 메모했던 것인지 창작의 고통을 이야기했지만 독자로서는 공감도 되고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너무 좋아요. 추천합니다.
YES마니아 : 로얄 c********7 2025.04.26.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