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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은 내가 장르를 불문하고 가장 좋아하는 소설분량이다. 짧아서 아무데서나 읽을 수 있고, 쉽게 끝낼 수 있다는 형식적 장점 외에도 단편에는 작가가 혼신을 기울여 넣은 강렬한 충격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나온 일본근대단편소설도 무난히 구입을 하게 되었다.
성애, 마냥 동물적이고 그래서 대낮에는 큰 소리로 말하는 게 꺼려지는 것에 바로 성에 관한 이야기일것 같다. 일본의 특이한 성관련 산업에서 일하는 여성의 이야기, 남편을 버리고 떠나와 길에서 만난 젊은 남자와 끈적끈적한 관계를 유지하는 여성이야기 등은 자칫 성에 관한 적나라하고 대범한 그네들의 문화에 거부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자세히 조금 더 진중하게 읽다보면 왠지 모르게 그 행위 하나하나에 스며있는 허무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대포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당장 내일 아니 지금이라도 폭격에 끝나버릴 것 같은 생에서 마지막 남은 삶의 절규 같은 성애의 몸짓은 그래서 슬퍼보이기도 했다. 언제나 사회에서 소외당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성을 파는 여성의 이야기는 행위와 오르가즘에만 전폭적으로 몰두하는 성 담론 속에서 왜그렇게 처량하기만 한건지,,,
전쟁과 폐허를 겪으면서 시대를 아프게 살아온 나라의 작가들이 몰두한 성 이야기. 적나라한 묘사와 파격적 스토리를 읽으면서도 읽는 내내 가슴이 시린 느낌이 드는 그런 단편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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