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ou'd better not (or should not) trust all that remains on the crime scene (범죄현장에 남겨진 증거물들을 모두 다 믿지 말라). 아무래도 이게 퍼트리셔 콘웰이 이 작품에서 하고픈 얘기겠다. 5년간에 걸쳐 (그러니까 버지니아 리치몬드에 케이 스카페타 박사가 3년전에 왔으니까 그녀가 보지 못한 사건부터 걸쳐) 커플 연쇄살인이 일어난다. 공통점은 성폭행의 흔적이 없으며, 피해자의 신발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현장마다 하트잭이 남겨져 있다. 베트남전에서 미군부대가 학살의 장소에 스페이드 에이스 카드를 남겨놓았다는 사실과 연관되어 볼때 음모론의 냄새가 풍긴다. 살해당한 커플 뿐만 아니라 이 작품에서는 두 여성이 남성위주 사회의 피해자로 그려진다. 가장 최근의 피해자는, 부통령후보로 점쳐지는 여성 거물 정치가, 그리고 성폭행과 누이동생의 살해 등을 겪었지만 한단계 업그레이드 나갔었던 애비 턴블. 현장에 남겨진 증거물이 FBI가 심어놓은 것이며, 또한 어떤 것들은 범인이 잘못 유도하기 위해 남겨진 것들. 따라서 모든 증거물을 믿어선 안된다. 증거물들이 가르키는 방향으로 사냥개마냥 무조건 뛰어가면 안된다. 어떤 장면에선 '인간사냥' 에 관한 짧은 단편이 연상되면서 소름이 돗는다. 하지만, 이 작품에선 케이 스카페타 박사를 둘러싼 인물들과 그녀의 관계가 정말 따뜻한 인간적 체온으로 느껴진다. 배신을 당하고 의심을 받는 애비 턴블과 가정불화로 힘들어 하는 마리노와의 협동작업과 애증관계인 마크, 그리고 항상 서늘하지만 믿음직한 벤튼 등 '....내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마리노는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 내 신경을 건드리는 사람이었지만 그가 곁에 없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었다...' (p.144) 공항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케이가 마리노를 발견하곤 따뜻한 커피와 베이글을 건네고, 마리노는 왜 비용을 청구안하냐며 투덜거리는 장면 등 (p.176). 스티븐 킹은 (허구의) 인물을 던져놓고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보면서 이야기를 만든다지만, 퍼트리셔 콘웰의 인물들 (어떤 부분은 작가 개인 인생사가 반영이 된게 아닌가 싶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장하고 있다. 여하튼 확실히 한가지 사실은 말할 수 있다.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는 작품이 나올수록 재미와 흥미가 증가한다는 것을. p.s: 정신과의사가 덧불인 말 "그녀는 퍼즐을 좋아했어요"는 실마리로 사용될 수 있지만 조금은 생뚱맞았다는 느낌. |
| 매스컴이나 유명언론 또는 작가들이 책 첫머리에 많은 칭찬과 찬사를 적어놓는 책은 역시 경계할 필요가 있다. 책을 선정하는 독자들을 현혹시킬 가능성이 그 만큼 농후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내내 왜 제목이 '하트 잭'인가 고민했다. 그 고민은 책을 다 읽은 지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범인이 굳이 하트 잭이란 카드를 살인현장에 남긴 이유나, FBI나 주인공인 스카페타 박사가 그 카드로 인해 범인을 찾아가게 된다든지 하는 사건전개의 스토리라인이 약하고, 소설이 과거 미궁의 사건을 근거로 했듯이 현실적인 가능성(우연히 범인을 확인하게 되는..등)을 소설에 도입하였으나 이는 오히려 '소설이 현실이 아님'을 도외시함으로서, 소설의 재미를 떨어뜨리고 긴장감을 감소시키는 우를 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초반 도입부부터 중반까지는 서문의 고전적인 추리와 현대적인 스릴을 만끽하게 하는 긴장감이 있으나 마무리가 다소 빈약해 추리소설 매니아들에겐 약간의 실망감을 느끼게 하지 않을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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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트리샤 콘웰의 세 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 제목은 <법의관>, 두 목은 <소설가의 죽음>이었는데 갑자기 세 번째에서 뜬금없어 보이는 제목이 등장했다. 개인적으로 생각해 보면 원제목인를 그대로 번역하기가 그랬을 거라는 입장은 이해가 된다. 전에 다른 출판사에서 <남아 있는 모든 것>이라는 제목으로 출판한 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연쇄 살인 사건이라고 하기도 그렇다. 퍼트리샤 콘웰의 모든 작품은 연쇄 살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법의관이 탐정이기 때문에 그의 시각에서 좀 더 많은 단서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시체뿐이고 그것은 당연히 연쇄 살인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커플 살인 사건>은 어땠을까... 진부하다. 역시 단서가 되는 하트잭만한 제목을 찾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의 노고가 엿보이는 부분이었다.
사실 이 작품은 처음 두 작품보다 작품성에서는 그 다지 돋보이지 않는 작품이다. 사건에서 정치적 연계성이 너무 심화되어 사건 자체에 대한 작가의 초점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마지막 결말도 순식간에 결정 나기 때문이다. 커플들만 살해되는 사건... 그 사건에 연루된 마약국장의 딸... 그리고 FBI와 CIA의 모종의 음모... 처음으로 분열되는 스케페타와 마리노와 벤튼...
하지만 스카페타 시리즈가 매력적인 것은 - 나도 처음 작품을 읽을 때는 별로 느끼지 못한 점이지만 - 인간 관계의 가감 없는 드러냄에 있다. 영웅이 아닌 이들은 보통의 법의관, 경찰, FBI 프로파일러로서 보다 인간적인 면에서 보통으로 드러난다. 변해 가는 스카페타와 마리노의 관계가 가장 볼만 한데 그들은 처음 서로를 경멸하다가 정이 들어 서로를 동정하는 친구가 된다. 물론 마리노의 마음과 스카페타의 마음은 다르지만... 이들 스카페타, 마리노, 벤튼의 변해 가는 관계를 보는 재미도 추리 소설적 사건 해결을 보는 재미만큼 재미를 존다.
그리고 이 작품이 앞의 두 작품에 비해 약간 실망스럽다고 생각된다면 다음 작품을 기대하시길... 다음 작품에서부터는 더 짜임새 있고 더 박진감 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오타가 있다. '임도'... 읽을 때 인도를 잘못 썼군 했는데 계속 '임도'로 나온다. 그래서 사전을 찾아봤더니 '임도'란 말은 없다. 역시 인도에 대한 오타인 모양인데 이렇게 끝까지 초지일관이라니...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약간의 혼란은 있었다.
대신 표지가 너무 좋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표지가 아닌가 싶다. 다음 작품은 더 좋아지기를...
[인상깊은구절] 163p “하트 잭 건도 있어, 케이.” 이미 나도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한다는 투였다. 하지만 그게 무슨 말인지 내가 못 알아들었다는 것을 깨달은 모양이었다. 에비의 얼굴에 깜짝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몰라?” “무슨 하트 잭?” “이번 사건 현장마다 카드가 한 장씩 발견됐다는 얘기 말이야.” 애비는 믿기지 않는 듯 내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198p "하트 잭은 그림 카드지요. 이 카드는 남자를 의미합니다. 하트 킹 역시 그림 카드지만 킹은 권력이나 지배력을 가진 자, 혹은 스스로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즉 아버지나 보스 같은 사람을 뜻해요. 반면 잭은 기사처럼 군인이나 방어하는 사람, 챔피언으로 비쳐지거나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을 상징할 수 있답니다. 사업 제일선에서 전투를 벌이는 사람일 수도 있고, 운동선수나 경쟁심이 강한 사람일 수도 있지요. 잭은 여러 가지 뜻을 지니고 있지만 하트는 감정과 사랑의 카드이기 때문에, 하트 잭이 상징하는 사람은 돈이나 업무적인 요소에 비해 감정적인 요소가 더 강하다고 볼 수 있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