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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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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란 직업에 묘한 매력을 느꼈던 적이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능력으로 미친 듯이 글을 쓰거나 자판을 두드려 걸작이 나오는 것. 작가란 모두 그런 광기 비슷한 걸 가진 사람이라 생각했으니까. 지금도 나는 생각한다. 작가라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글 쓰는 능력을 타고난 사람들이라고. 다만 후천적으로 글을 갈고 다듬는 노력 형 작가도 있겠지만.. 광기를 가진 작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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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란 직업에 묘한 매력을 느꼈던 적이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능력으로 미친 듯이 글을 쓰거나 자판을 두드려 걸작이 나오는 것. 작가란 모두 그런 광기 비슷한 걸 가진 사람이라 생각했으니까. 지금도 나는 생각한다. 작가라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글 쓰는 능력을 타고난 사람들이라고. 다만 후천적으로 글을 갈고 다듬는 노력 형 작가도 있겠지만.. 광기를 가진 작가는 아니지 않을까 하는 나름의 상상을 해본다. 그 만큼 예술이 가진 색깔은 평범함에서 오지 않는 것 같다는 혼자만의 판단을 할 뿐. 그런 매력이 작가의 신분을 신비롭고, 묘하게 만드는 것 아닐까 

 

문예 잡지에서 편집장을 맡고 있는 미무라에게 어느 날 내과 의사 히로세가 전화를 한다. 자신의 환자 중에 다카오카 마키라는 여성이 있는데 그녀가 자신의 소설을 미무라에게 보내라고 부탁했다는 것. 미무라는 전화를 받고 생각한다. 자신이 다카오카 마키라는 여성을 아는가? 만난 적 없고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여성. 그녀가 쓴 소설이 녹색 원숭이라는 말에 미무라는 깜짝 놀란다. 마키의 원고를 받은 미무라는 이 원고가 작가를 지망하다 돌연 모습을 감춘 기스기 교코의 작품과 동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편 기자 일을 하고 있는 기베 미치코는 3년 전 고베에서 일어난 유아 유괴 사건을 추적하다 마키를 만난다. 마키로부터 혼고 마토코의 작품 꽃의 사람이 실은 다른 사람의 작품이란 말을 듣게 되고 유괴 사건과 함께 마키의 말도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에게 글은 어떤 것일까?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결코 자신의 작품을 다시 읽지 않는다. 작품이 끝나갈 쯤 또 다른 작품이 생각나고, 그 작품을 쓰다보면 또 다른 작품의 구상이 끝나간다. 때문에 자신이 쓴 글을 결코 다듬지 않는다. 작가가 되기를 원하지만 편집자가 말하는 방향으로 글을 고치고 싶지 않다. 오로지 글을 쓰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그렇게 작품을 완성해가는 모습. 대부분의 작가가 그런 광기를 보이지는 않겠지만 만약 이런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다면 평범한 사람과 조금 달라도 이해될 수 있을까?

 

한때 나에게 그런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달리 글공부를 하지 않아도 머릿속의 내용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능력. 그런 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 하지만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 하지 않던가? 그 광기가 천재적인 작가의 삶을 묘하게 틀어버린다. 글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혼동하는 것처럼. 글 안에 갇혀 버린 꼴이 되어버렸다고나 할까? 그런 광기를 바라보는 3자의 입장은 또 어떤 느낌일지..글을 쓰는 입장에서 그 손은 신의 손이 될지언정 현실에선 그게 신의 손이 되지 못했다. 그로 인해 비극이 시작되었으니까.

 

소설을 쓴다는 것은 의식과 무의식 사이를 떠다니는 말들을 잡는 것. 그 말대로, 그 세계에 머리까지 푹 담그지 않으면 뽑아 낼 수 없는 문장이 있다. 그리고 그 세계에 몸과 마음을 바치지 않으면 사람을 감동시킬 수 없다고 믿는 삶의 방식이 있다. (63)

소설을 쓰고 싶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실패하고 만 것은... 내가 의식과 무의식 사이를 떠다니는 말들을 잡을 능력이 없었다는 것. 아무리 생각하고 아무리 표현하려해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단어들이 떠다니지만 구체적으로 잡을 수 없다는 걸 느낀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그 단어가 보일 것 같은데 약만 올리고 떠나버린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글을 읽으면서 나는 그 세계에 몸과 마음을 담그지 않았구나 하고 깨달았다. 아마 담그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미스터리 서스펜스라는 장르지만 솔직히 조금 지루한 부분들이 있었다. 긴장감이 들고 긴박하게 이야기를 진행시켰더라면 더 좋았을 테지만 섬세한 심리를 좋아한다면 괜찮다고 평했을지 모르겠다. 다만... 내 입장에서는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느낌이 들어 살짝.. 지루했다는 것. 그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YES마니아 : 로얄 k*****3 2015.02.11. 신고 공감 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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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손》소설가, 그 속의 괴물에 대하여.
"《신의 손》소설가, 그 속의 괴물에 대하여." 내용보기
여기, 신의 손을 가진 한 여류 작가가 있다. 창작 활동에 거의 중독 상태였던 그녀는 밤엔 잠을 자지 않고, 낮에는 일어나지 않고, 하루 내내 한밤중에만 깨어 있었다. 그저 키보드 앞에 앉아 있을 때, 소설에 대해 말할 때만 눈이 빛나던 그녀. 이상할 정도로 손이 아름다웠던, 마치 마물과도 같은 손을 가진 그녀. 소설을 쓴다는 것은 의식과 무의식 사이를 떠다니는 말들을 잡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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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신의 손을 가진 한 여류 작가가 있다. 창작 활동에 거의 중독 상태였던 그녀는 밤엔 잠을 자지 않고, 낮에는 일어나지 않고, 하루 내내 한밤중에만 깨어 있었다. 그저 키보드 앞에 앉아 있을 때, 소설에 대해 말할 때만 눈이 빛나던 그녀. 이상할 정도로 손이 아름다웠던, 마치 마물과도 같은 손을 가진 그녀. 소설을 쓴다는 것은 의식과 무의식 사이를 떠다니는 말들을 잡는 것이라고. 소설가란 마음속에 괴물을 한 마리 키우고 있다고. 그 괴물을 키우면서 작가가 되고, 그 괴물에 잡아 먹힐 때 자살한다고 말하는 여류 작가. 그런데 그녀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다. 그녀는 대체 어디로 자취를 감춘 것일까?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것일까? 이 작품은 그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말이죠, 몸 속에 괴물을 한 마리 키우는 것과 같아요. 그건 숙주를 먹이로 삼아 성장하고, 일단 성장을 시작하면 다 먹어 치울 때까진 만족할 줄 모르죠. 자유로운 사고를 허용치 않고, 때로는 사람 만나는 것조차 못 하게 막고, 숙주를 독점하고, 항상 자기만 신경 쓰라며 아우성치고, 노려보고, 춤추고. 그것과 키보드 사이의 연결 파이프로만 존재하게 되는 거예요. 괴물은 커 가는데 나는 소모되고, 신경은 삐걱거려 비명을 지르고, 그래도 놈에겐 자기만이 전부여서, 내가 죽는다면 다음 숙주를 찾아 떠나고 말 거예요. 작가들은 어째서 자살하는 걸까? 인간으로서 그 괴물을 품고 있을 수 없게 된 때, 안식을 얻고 싶은 거예요. 난 지금 거기에 발을 디딘 것 같아요. 바닥 없는 늪이란 것을 알면서도 저항할 수가 없어요.

 

이야기는 혼고 모토코라는 여성 작가가 '꽃의 사람'이라는 작품으로 신세기문학상을 수상하는 파티로 시작한다. 그녀는 이 작품으로 순 문학 작가로서의 첫발을 내딛게 된 것에 도취되어 있었다. 같은 날, 절벽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남자가 한 명 서 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문예 잡지의 편집장인 미무라가 어느 날 내과 의사로부터 의문의 전화를 받게 되는 걸로 시작한다. 그의 환자 중에 마키라는 여성이 소설을 쓰고는 원고를 보내 달라 했다는 것이다. 그로서는 처음 듣는 이름이라 의아했지만, '녹색 원숭이'라는 제목을 듣고는 당황한다. 그것은 바로 10년 전 작가 지망생이었던 여성이 쓴 작품과 동일한 내용이었다. 게다가 그 여성은 어느 순간 돌연 모습을 감춘 상태, 즉 실종 상태였던 것이다.

 

이어 실종된 여류 작가의 이야기와 다른 한 축에선 유아 유괴 사건에 얽힌 진실을 밝히려는 기자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초반 이야기가 진행될 즈음만 해도 실종과 유괴 사건이 별도로 각각 진행되면서 어떻게 연관이 있을 지 스릴러 형식으로 풀어내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이야기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전개된다. 소설가라는 매혹적인 캐릭터에 집중해서 소설가의 어두운 심연 자체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고, 정작 실종된 소설가가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그녀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이 수수께끼를 푸는 것처럼 하나씩 단서를 던진다. 마치 퍼즐을 맞추듯 우리는 단서들을 모아서 실종된 여류 작가가 어떤 인물이었는지에 대해 추측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전혀 상관없어 보이던 유괴 사건과의 접점이 생겨나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에 당혹스럽기까지 할 정도이다.

 

'이런 순간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1년 반을 몰두해서 남들이 실없는 장난이라고 치부하는 작품을 쓴다..... 얼마나 사치스러운가요. 나는 남을 위해 글을 쓰는 게 아니에요. 그저 나와 그들을 위해, 내 속의 그들을 위해, 그저 그걸 위해 작품 18편을 쓸 시간을 들여 300매짜리 한 편을 쓴 거예요.'

 

교코, 그러니까 실종된 여류 작가인 그녀는 200매 원고를 4주 만에 써내는 게 가능했다. 그런 그녀가 1년 반에 걸쳐 완성한, 10년 분의 목숨과 바꿔도 좋다고 신에게 빌었다는 그런 작품이 있었다. 남들에게 인정받는 것을 그리 기뻐하지 않았던 그녀. 그저 소설 속 인물 들과 자신을 위해서만 글을 썼던 그녀. 어떤 작품이면 대체 자신의 10년 분의 목숨과 바꿔도 좋다고 했을까. 여기서 자세한 이 작품의 줄거리를 구구절절 쓰는 것은 의미가 없다. 줄거리보다 더 매력적인 것은 바로 이들의 심리 묘사를 따라 전개되는 플롯이니 말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외로운 일이다. 그것을 이렇게나 와 닿게 표현한 작품을 나는 만나본 적이 없다. 글을 쓴다는 것이 몸 속에 괴물을 키우는 일이라는 걸, 평범한 인간인 나조차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 정도였으니 뭐,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될 것이다.

 

특히 소설이라는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매혹되지 않을 수가 없는 작품인 것 같다. 대체 소설가라는 인간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작품을 쓰는지 궁금했던 이들이라면 직접 그들의 내면 속으로 들어가는 경험을 하게 될 테니 말이다. <신의 손대회화전으로 독특한 미스터리를 선보였던 모치즈키 료코의 데뷔작인데, 정말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탄탄한 구성과 유려한 문체를 자랑한다. 올 가을 당신이 절대 놓치면 안 되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r*******n 2014.10.23. 신고 공감 2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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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가토로 듣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위한 연가...
"레가토로 듣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위한 연가..." 내용보기
골키퍼나 투수처럼 손으로 하는 일에 남다른 능력을 가진 친구에게 사람들은 종종 이런 말을 하곤 한다. "오, 그는 정말 신의 손을 가졌어." 또한 때로 인력으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의 힘을 예감했을 때도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이건 정말 신의 손이 한 일이야." '신의 손', 그것은 재능이자 운명이다. 신이 허락할 정도로 뛰어난 재능이라 여기기에 얼른 운명으로 생각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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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키퍼나 투수처럼 손으로 하는 일에 남다른 능력을 가진 친구에게 사람들은 종종 이런 말을 하곤 한다.

 "오, 그는 정말 신의 손을 가졌어."


 또한 때로 인력으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의 힘을 예감했을 때도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이건 정말 신의 손이 한 일이야."


 '신의 손',

 그것은 재능이자 운명이다. 신이 허락할 정도로 뛰어난 재능이라 여기기에 얼른 운명으로 생각되는 지도 모른다. 니체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운명적인 것은 비극의 아우라를 가진다. 하물며 그것에겐 죽음의 냄새마저 도사린다. 죽음처럼 미리 결정되어 있고 도저히 변경 불가능한 탓이다. 그래서일까? 죽음이 불행이듯 운명은 자주 저주처럼 여겨진다. 그러니까 이런 말도 가능하다. 재능은 곧 저주라고.


 중국의 철학자 장자는 어느 날 아주 오래된 나무를 본다.

 수백 년을 산 나무다. 장자의 옆에서 한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이 나무는 말이죠, 그저 오래 살고 있다 뿐이지 별 쓸모는 없어요. 집을 지을 수도 없고 문짝으로도, 바퀴로도 도대체 사용할 수가 없어요. 아마 세상에 이렇게 쓸모없는 나무도 찾아보기 힘들 걸요." 그러자 장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 때문에 이 나무는 이토록 오래살 수 있었던 것일세." 나무는 아무런 재능이 없었기 때문에 오랜 세월 살아남을 수 있었다. 우리가 아는 많은 천재들은 제대로 천수를 누리지 못했는데 이 사실을 대비해 보면 영화 '스파이더맨'에서 주인공 피터 파커의 다음과 같은 말은 꽤나 설득적이다.


"이것(스파이더맨 능력)은 축복이자 저주다!"


 '신의 손'은 그 모순을 함축한 말이다.

 이를테면 카인의 표식이다. 인류 최초의 살인자 카인은 동생 아벨을 살해하는 바람에 신으로부터 영원한 유랑의 형벌을 받는다. 그는 신에게 애원한다. '이런 살인자의 몸으로 세상으로 나갔다간 저의 죄 때문에 언제 다른 사람들 손에 죽을지 모릅니다.' 그러자 신은 카인의 이마에 표식을 준다. 그리고 세상에 선포한다. '이 표식을 가진 자를 건드리면 내가 똑같이 보복하리라.' 카인은 안심하고 세상에 나간다. 표식을 가진 탓인지 아무도 자신을 건드리지 않는다. 동시에 아무도 자기 곁에 다가오지 않는다.


 카인이 잘 보여주듯이 피터 파커가 말하는 저주란 고독이다. '신의 손'은 에덴으로 가는 길을 막고 있는 화염검처럼 타인과의 관계를 단절시킨다. 질시와 몰이해라는 가위로 싹둑! 

 천재가 불길한 것은 묘지를 배회하는 유령과도 같은 그림자를 달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홀로 죽거나 고독에 미쳐서 광기의 희생양이 될 미래를 예언하는 것과도 같은 그림자를...


 소설 '신의 손'에 드리워진 것도 그런 그림자다.


이 소설은 14회 일본 미스터리 대상 신인상 수상작인 '대회화전'으로 먼저 소개된 바 있는 모치즈키 료코의 데뷔작이다.


2004년 집영사문고본으로 첫 간행되었을 때의 표지.

 이름에서 이미 알아차렸을 지도 모르지만 료코는 여성작가다. 1959년에 태어났으니 데뷔작은 40대 중후반에 나온 셈이다. 흔한 말로 늦깎이 작가라고 할 수 있다. 확실하게 알려진 것이 없기에 추측에 불과하지만 어쩌면 무명 작가로서의 삶이 길었을 지도 모른다. 이런 추측을 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이 소설, '신의 손' 때문이다. 소설이 저자 료코와 똑같은 여성 작가가 중심이기 때문이다.

 기스기 교코가 바로 그 장본인이다. 그녀를 만나 그녀의 작품을 본 사람들은 그녀를 '신의 손'이라 부른다. 그녀는 분명 신이 부여했으리라 여길 정도로 재능이 있었고 글에 대한 열정은 더 커서 어마어마한 양의 작품을 남겼으나 한 번도 출간되지 못했다. '신의 손'을 가졌으나 내내 무명 작가였다. 글을 쓴다는 것은 몸 속에 괴물을 한 마리 키우는 것과 같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그녀는 세상에 작가로 인정받지 못하는 처지에 절망한 나머지 자신이 키우던 괴물에 끝내 먹혀버린 것일까?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라져 버린다. 어차피 소수만 알고 있었던 존재. 그 이름은 곧 세상에서 잊혀져 버린다.

 그런데 10년 후, 불현듯 그 이름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다. 대중과 평단의 호평 속에 공신력 있는 문학상을 받은 한 소설이 실은 기스기 교코의 작품을 훔친 것이라는 고발이 나온 것이다. 고발한 주체는 다카오카 마키라는 여성. 그녀는 자신이 알고 있는 의사인 히로세를 통해 기스기 교코와 내연의 관계였다는 편집자 미무라에게 자신의 원고를 보내 그것을 증명하려 한다. 미무라가 그 원고를 본 결과, 놀랍게도 그것은 분명 기스기 교코의 것이었다. 더구나 그 원고는 단 한 번도 세상에 알려진 적이 없다. 그렇다면 다카오카 마키가 사라진 기스기 교코일까? 미무라는 히로세를 만나 그 진상을 알아보려 한다. 밝혀진 사실은 다카오카 마키는 기스기 교코가 아니라는 것. 더구나 그 둘 사이엔 아무런 접점조차 없다. 생판 남인 것이다. 그렇다면 다카오카 마키는 어떻게 세상에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기스기 교코의 원고를 가지게 된 것일까? 미스터리는 바로 거기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미스터리는 누구도 몰랐던 기스기 교코의 진실된 초상으로 인도한다.

 기스기 교코의 초상을 보았을 때, 얼른 떠오르는 말이 있었다.

 바로 '다락방의 미친 여자'다.

 '제인 에어'에 나오는 다락방에 갇힌 미친 여자는 페미니즘에 있어 또 하나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그것은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에 길들여지지 않는 야성(남성 중심 문명에 편입되지 않았다는 의미에서)의 여성을 의미한다. 그 때문에 사회의 가장 구석진 자리(격리된 공간의 일종으로써)인 다락방에 갇힌 것이다. 물론 그녀는 미치지 않았다. 재능으로나 지성으로나 오히려 정상인들보다 더 비범하다. 실은 바로 그 때문에 다락방에 갇힌 것이다. 그녀의 재능과 지성으로 남성 사회를 유지시키는 남성만이 가지는 전유물들을 획득하여 남자들을 두렵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남자들에게 그건 전복의 징후였고 더구나 길들일 수 없는 것이었기에 공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여, 남자들은 그런 여자들을 보이지 않는 다락방에다 가두게 된 것이다. '광기'의 팻말을 여성의 목에다 걸거나 '괴물'로 치부하여...

 실제로 19세기에 남자들만의 전유물이었던 글쓰기를 과감하게 감행했던 여성들은 모두 '다락방의 미친 여자'라는 굴레를 뒤집어 써야만 했다. 글을 쓰려는 여자들은 그 시기 남자들에게, 그것도 작가인 남자들에겐 더욱 주제 넘은 건방진 짓이었고 그 어떤 미덕으로도 상쇄할 수 없는 구제불능의 악행이었다. 정말로 그랬다. 그러므로 감히 펜을 통해 경계를 넘으려 했던 여성들은 당연히 쏟아지는 비난과 격리를 감수해야 했다. 쓴다는 것엔 그만한 위험이 뒤따랐다. 재능은 그녀들에게 저주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신의 손'의 기스기 교코 역시도 그렇다. 그녀는 현대의 '다락방의 미친 여자'라 할 수 있다. 그녀는 작가가 되고 싶어 한다. 오직 그것만이 그녀 삶의 전부다. 그녀는 미친 듯이 글을 쓴다. 수 년간 오로지 열정만으로 골방에 틀어박혀 글을 썼다. 엄청난 양의 글을. 남성들은 그녀를 길들일 수 없었다. 여기서 길들인다는 것은 그녀에게서 펜을 뺏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다. 그녀가 남성 사회에 전혀 길들여지지 않았다는 암시로 그녀가 쓰는 글들은 대부분 범죄와 파멸 그리고 죽음이라는 어두운 이야기들이다. 사회의 안정된 기반을 허무는 이야기들. 그렇게 그녀는 격리되어 있었다. 그런 그녀를 오로지 남성들이 포위하고 있었다. 주의 깊게도 교코를 상대하는 편집자들은 모두 남성으로 소설은 설정하고 있다. 19세기 여성들이 글을 쓰는 남성 작가들에게 포위되어 다락방에 '미친 여자'로 갇히게 되었듯이 교코 또한 똑같이 갇히는 것이다. 정녕 기스기 교코는 19세기 여성 작가들의 후예라고 할 수 있다.

 '신의 손'은 사실 이런 이야기다. 이 소설은 기본적으로 미스터리이고 결국 기스기 교코의 실종과 오랜 세월이 지나 불현듯 도래한 그녀 원고의 비밀도 풀리지만 보다 심층적으로 보자면 남성의 음경이라 할 수 있는 펜을 차지하기 위해 분투했던 여성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달리 말하자면 (너무 식상한 표현이라 쓰기 싫지만 이만큼 그걸 선명히 드러내는 말도 또 없는 것 같아서 부득불 쓴다.) 여성의 해방과 자유를 향한 몸부림과도 같은.

 과연 그녀는 성공했을까, 실패했을까?
 결말에 밝혀지는 비밀은 누구에게는 실패로 읽혀질 수 있을 것 같지만 난 성공으로 보인다. 그녀는 그것으로 모든 남성 중심의 가치관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남성들에게 결코 헤아릴 수 없는 존재로 남는다. 영원한 물음표의 존재. 19세기의 상황으로 보자면 그것이야 말로 남성만의 전유물이었던 펜을 되차지한 여성의 모습이랄 수 있었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는 가장 독립된 여성의 모습이니까.

 광기가 투쟁이고 격리가 해방이다. 이런 비틀림이야말로 남성 중심 세계의 중력으로부터 여성들을 벗어나게 만드는 날개인 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결말을 긍정적으로 본다. 더구나 뒤늦게 출현한 원고는 교코를 둘러싼 모든 남성 가해자에게 그대로 복수가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그녀의 투쟁(그렇게 불러도 좋다면)은 성공한 것이다. 같은 여성 작가인 모치즈키 료코는 어쩌면 아직은 무명 여성 작가로써 데뷔하기 험난했던 경험으로 교코에게 빙의되어 이 소설을 써내려 갔던 지도 모른다. 교코가 토해낸 언어들은 그대로 소설을 쓰던 당시 료코의 심정이지 않았을까? 그래서 료코인 자신의 이름과 비슷하게 교코로 한 것은 아닐까?

 이런 상상을 하게 되는 것은 료코가 이 소설에서 등장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먼저 알려진 '대회화전'과 꽤 다른 점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대회화전'의 전개는 좀 '스타카토'적인 면이 있었는데 '신의 손'은 '레가토'적인 면이 강하다. 그 이음새를 단단히 하는 것이 투명하게 묘사하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다. 그래서 더욱 교코의 고독과 방황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어쩌면 남자인 나보다도 지금도 펜을 들고 기꺼이 '다락방의 미친 여자'가 되려는 여성들이 더 공감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로 '신의 손'은 그런 그녀들을 위한 연가인지도 모른다.

 


l****1 2014.10.27.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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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괴물이 치는 타이핑. 『신의 손』
"내 안의 괴물이 치는 타이핑. 『신의 손』" 내용보기
광기와 같은 재능을 주체하지 못해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는 재미가 상당했던 『신의 손』이다. 그것도 소설에 관한 내용이라 그런지 더 솔깃하다. 소설을 좋아하니까 저절로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 소설을 주제로 한, 정확히는 글 쓰는 재능이 폭발적인 한 여자를 두고 전개되는 이야기가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미친 듯이 써대는 원고, 지금 작품을 마무리하기도 전에 다음 작품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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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와 같은 재능을 주체하지 못해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는 재미가 상당했던 『신의 손』이다. 그것도 소설에 관한 내용이라 그런지 더 솔깃하다. 소설을 좋아하니까 저절로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 소설을 주제로 한, 정확히는 글 쓰는 재능이 폭발적인 한 여자를 두고 전개되는 이야기가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미친 듯이 써대는 원고, 지금 작품을 마무리하기도 전에 다음 작품 구상이 시작될 정도라면 그녀의 소설 쓰기의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나 될까? 감히 천재라고 불러도 좋을 듯하다. 작가로 세상에 나아가고 싶었던 여자, 누가 봐도 그 재능이 뛰어났던 여자. 그래서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서 외줄 타기를 할 수밖에 없었던 시간을 맞닥뜨리고야 만, 작가의 타이틀이 줄 돈이나 명예가 목적이 아니었던 그녀다. 오직 그녀의 소설이 읽히기만을 원했건만...

 

출판사 편집장 미무라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자신을 내과 의사라고 밝힌 히로세. 자신의 환자인 마키라는 여자가 미무라에게 소설 원고를 보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말했다. 미무라에게는 낯선 이름이어서 무시하려는 찰나, 히로세는 그녀의 소설 제목이 『녹색 원숭이』라고 언급에 놀란다. 그리고 그 원고를 받는다. 마키의 소설을 읽어본 미무라는 경악한다. 그 소설은 작가 지망생, 지금은 사라진 여자의 작품과 같았다.

기자인 미치코는 3년 전 고베에서 일어난 유아 유괴 사건을 추적한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사람들의 관심은 희미해졌다. 그녀는 이 사건을 놓지 않았다. 3명의 아이가 차례로 유괴되고 곧 집으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마지막 네 번째 실종된 아이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흔적도 없다. 미치코는 목격자의 흘리는 듯한 증언을 듣고 이 유괴 사건의 꼬리를 계속 파헤친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의식과 무의식 사이를 떠다니는 말들을 잡는 것이라고. 그리고 소설가란 마음속에 괴물을 한 마리 키우고 있다고. 그 괴물을 키우면서 작가가 되고, 그 괴물에 잡아먹힐 때 자살한다……라고요.” (50페이지)

 

사라진 작가 지망생의 이름은 교코다. 죽은 건지 스스로 조용히 사라진 건지 아무도 모른다. 그저 사라진 채로 남아있는 이름일 뿐이다. 사라진 그녀와 실종된 아이가 어떤 연관이 있기에 양쪽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일까. 출판관계자와 의사가 함께 출발한 이야기와 잡지사 기자의 유괴 사건을 쫓는 이야기가 따로 들려온다. 물론 어느 순간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 시작된 것일 테다. 전혀 다른 사건이 그렇게 출발하니 저절로 궁금할 수밖에 없다. 낯선 사람들의 시선이 한 곳에 모일 순간을 기대하는 거다. 그러면서 흐르는 분위기가 사뭇 긴장된다. 내가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비켜간 이야기였다.

 

넘치는 재능을 주체 못 해 미친 듯이 소설을 쓰는 여자, 그렇게만 생각했다. 머릿속에서 소설은 쏟아져 나오고, 낮과 밤이 바뀐 채로 생활하며, 정신이 육체를 갉아 먹듯 피폐해져 가는데도 소설 쓰기를 멈추지 못했던 여자가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궁금했던 게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한 의도였다. 그러면서 장면을 그린다. 어두컴컴한 방에서 워드 프로세서 하나에 의지한 채 몰입하는 여자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그것(소설 쓰기) 하나밖에 없는 것처럼, 목숨 줄처럼 붙잡고 있는 여자의 영상이 눈앞에 떠다닌다.

 

그녀가 소설로 이루고자 했던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그 열정의 시간을 지켜봐 주고 싶을 정도였다. 소설가의 내면을 보는 듯하면서 창작물을 내놓기 위해 이런 광기-실제로 그녀는 정상이었다.-도 있어야만 하는 건지 의아했다. 소설이 부르는 욕망과 소설가의 섬세한 심연을 동시에 본 것 같다. ‘글을 쓴다는 건, 몸속에 괴물을 한 마리 키우는 것 같다.’고 말한 교코의 상태를 그대로 볼 수 있다. 그러다 결국 괴물이 커지거나 자취를 감출 때 또 다른 시작이 올 것만 같다. 그 열정이 계속되거나 소멸하거나...

 

한편으론 소설이기에 그런 열망을 품을 수도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내가 경험한 소설은, 일상과 너무 닮아서 공감하고, 일상에서 볼 수 없는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상반된 매력을 갖고 있다. 장단점이 하나로 보이는 경우가 많았던 거다. 현실과 동떨어진 허무맹랑함에 거리감을 느끼지만, 그렇기에 즐길 요소가 다양해질 수 있다. 현실을 회피하고 싶어 이야기로 즐기고 싶었다가도 너무 닮은 일상에 공감하며 어쩔 수 없음을 인정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 가운데서 소설가는 어떤 목적을 가진 소설을 쓰느냐 하는 걸 선택해야 할 듯하다. 아마도 교코는 소설을 즐길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 재능을 가진 게 아닌가 싶지만.

 

한밤중에 당신을 보는 눈.

당신은 언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사실 그런 건 없어요.

그건 환상. 그건 환각. (210페이지)

 

스포일러가 될까 봐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게 좀 아쉽지만, 소설가 지망생의 실종과 아이 유괴 사건 사이의 접점을 찾는 재미가 있다. 추리 소설이지만 한 사건을 추리해가면서 보이는 많은 사람의 내면의 이야기가 더 눈길을 끈다. 알면서 놓쳐버린 순간들, 비겁해서 피해가고 모른 척했던 순간들은 뒤늦게 알아봐야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 교코를 둘러싸고 관계된 사람들이 받을 마음의 고통을 그대로 들려준다. 소설(문학)을 대하는 자세를 각자의 자리에서 보게 하는 치밀함도 있다. 작가, 출판인, 문학계가 소설(소설의 장르)을 어떤 시선으로 보는지도 꼬집는다. 문학 안에서도 계급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하지만 조금 크게, 편하게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소설(문학)은 그냥 소설일 뿐이니까 말이다.

 

모치즈키 료코의 데뷔작이라고 하던데, 다음 작품이 기다려질 만큼 매력적이다.

 

 

n******i 2014.10.26.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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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글쓰는 사람이라면 이런 것을 원할까?[신의 손]
"10-8. 글쓰는 사람이라면 이런 것을 원할까?[신의 손]" 내용보기
글쓰는 사람이라면 이런 것을 원할까?[신의 손]   1. 그림을 잘 그리는 손  2.  요리를 잘하는 손 3.  조물락조물락 무엇을 잘 만드는 손 4. 곧게 뻗은, 가늘고 예쁜 손  5.글을  잘 쓰는 손.   이 중의 하나만 나에게 허락된다면 지금의 나는 망설임 없이 글을 잘 쓰는 손을 택할 것이다. 그 손만이 나에게 있어 "신의 손"이라 일컬어질 것이다.   그런데... 이 책 [신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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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사람이라면 이런 것을 원할까?[신의 손]

 

1. 그림을 잘 그리는 손  2.  요리를 잘하는 손 3.  조물락조물락 무엇을 잘 만드는 손 4. 곧게 뻗은, 가늘고 예쁜 손  5.글을  잘 쓰는 손.

 

이 중의 하나만 나에게 허락된다면 지금의 나는 망설임 없이 글을 잘 쓰는 손을 택할 것이다.

그 손만이 나에게 있어 "신의 손"이라 일컬어질 것이다.

 

그런데...

이 책 [신의 손]에서는 4번과 5번을 겸비한 "신의 손"을 가진 인물이 나온다.

기스기 교쿄.

스스로 창작한 작품 [녹색 원숭이]에 나오는 녹색 원숭이처럼 도저히 이 세상에 있을 것 같지 않은 그녀는 필력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악마적이라 할 정도로 강렬한 의지의 눈빛을 뿜어냈고, 그녀를 본 남자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단번에 매료되고 만다. 7년의 세월을 소설에 바쳤고 막대한 양의 저작을 남겼지만 어느날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그녀가 남긴 원고뭉치는 1만 5000매 정도. 원고를 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 원고에서 박력이 느껴졌다고 했다.

 

그로부터 3개월 후 어느 문학상 시상식장에서 [꽃의 사람]이라는 작품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되는 작가가 나타난다. 사람들은 그 작가의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을 작품이라며 표절, 혹은 도작이라고 수군거렸지만 출판계의 생리상, 누구 하나 앞장 서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터뜨리려 하지 않았다.

 

한편 한 저널리스트는 고베 연쇄유아유괴 사건을 좀더 확실히 파헤쳐 보겠다며 3년이나 지나 지금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일에 열성을 보인다. 모두 네 건의 유괴 사건인데 피의자는 앞의 세 건을 인정했고 아이들도 다들 돌아왔으나, 아직 돌아오지 않은 네 번째 아이의 경우 피의자가 부인하고 있다고 했다. 유일한 목격자 증언으로는 작은 아이 앞에 상냥이 몸을 굽히던 여성 한 명이 있었다고 했다. 손가락이 무척 아름다운 여성이었다고 한다.

 

[꽃의 사람] 도작 사건과 유아 연쇄 사건이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내내 궁금해하며 책을 읽어나갔다. 간간이 기스기 교코가 써 냈던 작품 구절이 인용되고 있는데 특히 [녹색 원숭이], [자살하는 여자]라는 작품이 언뜻 언뜻 비춰지면서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던져준다.

 

[신의 손] 초반부의 전개는 대단히 신선하면서도 사람을 혹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악마적이면서도 천재적인 필력을 가진 기스기 교코라는 존재를 슬몃 띄워놓고 그녀의 흔적을 따라가는 방식이다. 조금씩 밝혀지는 그녀의 정체는 알면 알수록 소름끼친다. 가늘고 여린 손가락에 현혹되었던 것일까. 나는 천재적 작가의 탄생을 알리는 박력 넘치는 원고 투고 장면에서부터 푹 빠져버려 어느새 그녀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가 훌륭한 편집자를 만나 자신의 작품을 무사히 세상에 내보내기를, 그리하여 그에 합당한 세상의 평가를 얻게 되기를 숨죽여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녀의 인생은 어디서부터 방향을 틀기 시작한 것일까.

 

기스기 교코를 알고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은 그녀의 묘한 매력에 푹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구멍을 파놓고 개미를 유인하는 개미귀신처럼 자신의 세계를 완벽하게 창조한 다음 사람들을 자기 세계에 끌어들이는 여자. 상대가 의식하지 못한 부분을 간파해서 매력적인 말로 파고들면 그녀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자신만만하게 가공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신의 손"을 가진 여자. 그녀의 말은 마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것을 듣는 사람들은 진리로 여겼지만 그녀에게 있어서는 놀이에 지나지 않았다. 바로 그 사실이 섬뜩한 것이다. 다리를 절고 신경증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그녀의 정신 상태는 정상이었고 결코 연약하지도 않았다.

 

결국 사건의 진실을 단번에 꿰뚫어 본 사람은 기스기 교코를 직접 만나 본 적이 없는 저널리스트 뿐이었다.

그녀에 대한 감정의 동요 없이 한발짝 떨어져서 사건을 관망할 수 있는 사람이 적격이었던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말이죠, 몸속에 괴물을 한 마리 키우는 것과 같아요. 그건 숙주를 먹이로 삼아 성장하고, 일단 성장을 시작하면 다 먹어 치울 때가진 만족할 줄 모르죠. (...)

자가들은 어째서 자살하는 걸까? 인간으로서 그 괴물을 품고있을 수 없게 된 때, 안식을 얻고 싶은 거에요. 난 지금 거기에 발을 디딘 것 가아요. 바닥 없는 늪이란 것을 알면서도 저항할 수가 없어요.-101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간 작가의 최후를 보게 된 느낌이랄까.

"신의 손"을 가지게 된 대가로는 이보다 완벽한 결말은 없을 듯하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다시 한 번 나에게 "신의 손"-글을 잘 쓰는 손을 갖고 싶냐고 물어본다면 "아니오."라고 단호하게 대답해야겠지만...여전히 흔들린다.

단 하루만~ 그 재능을 주십사, 하고 사정해 볼까...

인간의 모든 능력을 일깨우는 알약이 있다면, 이라는 가정에서 시작하는 영화가 있었다.

[리미트리스] 였던가. 잘 써지지 않는 원고로 고민하고 있던 그에게 주어진 알약. 결국 약을 먹고 글을 잘 써냈고 다른 능력 또한 풀가동하여 돈도 벌지만 약을 먹지 않으면 더이상 집중할 수 없다는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된다.

신들린 듯 작품을 써내려간 그녀가 구축한 논리는 다른 이들을 끌어들여 파괴했을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 또한 야금야금 갉아먹었다.

개미가 고막을 갉아먹는 소리는 본인에게는 천둥소리처럼 크게 울린다고 했던가.

능숙하게 죽음을 다루고 인생을 우롱하고 애정을 깔보던 그녀가 스스로에게 다가오는 붕괴의 조짐을 알아차렸을 때에 바깥을 향해 도움의 손길을 뻗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스스로에게 다가오는 끝을 충분히 감지하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다가오는 천둥같은 고막 갉아먹는 소리는 양손만으로는 막을 수가 없었다.

기괴하고 섬뜩하면서도 쓸쓸한 결말.

 

 

역시...천재 작가에 대한 꿈은 접는 것이...좋겠다.

나는 아직 흩날리는 벚꽃 사이를 좀 더 걷고 싶고 사랑하는 이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나누고 싶으며 삶의 희로애락을 오래도록 누리고 싶으니 말이다.

 

중반을 넘어서면서 좀 축축 처지는 면이 있고 후반부의 결말이 좀 아쉬운 듯하지만 전반부의 매력과 기스기 교코라는 인물에 대한 호기심이 작품 전체를 뒤덮고 있어서 괜찮다. [신의 손] 안에서 기스기 교코가 썼던 1만 5000천 매에 해당하는 원고 속의 작품, 즉 [녹색 원숭이], [자살하는 여자], [꽃의 사람] 이 실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YES마니아 : 골드 s*******e 2014.10.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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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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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미무라와 주치의 히로세는 노란원숭이의 작가를 추적한다. 수 많은 작가지망생들이 자신의 원고를 들고 출판사를 찾는다. 신데렐라작가를 꿈꾸며 꿈에 부풀지만 , 현실은 무명지망생의 원고는 거의 읽어 보지 않는다. 7년전 원고를 기억하는 미무라. 그러나 7년후 다른 여자가 동일한 원고를 들고 찾아 오고, 의사와 미무라는  행방불명된 그녀를 찾아 나서는 데...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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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미무라와 주치의 히로세는 노란원숭이의 작가를 추적한다.

수 많은 작가지망생들이 자신의 원고를 들고 출판사를 찾는다.

신데렐라작가를 꿈꾸며 꿈에 부풀지만 , 현실은 무명지망생의 원고는 거의

읽어 보지 않는다.

7년전 원고를 기억하는 미무라.

그러나 7년후 다른 여자가 동일한 원고를 들고 찾아 오고,

의사와 미무라는  행방불명된 그녀를 찾아 나서는 데...

 

뒤늦게 데뷰한 저자.

먼저 번역출판된 대회화전에서 특이한 소재, 사기, 일본작가 특유의 믿바닥과 궁지에

몰린 군상들을 깔끔하고 재치있게 묘사한 사람이다.

그의 데뷰작이라, 표지도 그럴 듯하고, 제목도 좋고 큰 기대를 가지고 봤는 데...

 

전개는 슬로우 슬로우, 미무라와 의사가 휴가까지 내고 그녀를 찾는 이유가

석연치 않고 허술하다...

시원찮은 작가라면 그려러니 할  텐데 ..

대회화전을 생각하면 많이 완성도가 떨어진다.

마지막 마무리 부분도 석연치 않고, 사회동기가 추적하는 장면도 설득력이 떨어지고...

지리하다....

YES마니아 : 로얄 d******3 2014.10.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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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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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창작의 고통이란 말을 많이 듣는다. 실제 작품으로 나오기까지 그 고된 작업은 일반인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어려움을 수반한다고들 하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손에서 필치의 손을 오늘도 여전히 놓치않는 작가들의 열성이 다시금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   어느 날 출판사 편집장으로 근무하는  미무라는 내과의사 히로세의 전화를 받게 된다.  자신의 환자 중 다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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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창작의 고통이란 말을 많이 듣는다.

실제 작품으로 나오기까지 그 고된 작업은 일반인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어려움을 수반한다고들 하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손에서 필치의 손을 오늘도 여전히 놓치않는 작가들의 열성이 다시금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

 

어느 날 출판사 편집장으로 근무하는  미무라는 내과의사 히로세의 전화를 받게 된다.

 자신의 환자 중 다카오카 마키란 여성이 있는데, 자신이 쓴 작품이라며 보여준 것이 초보작의 자품치고는 완벽할 정도의 프로성 작품이었고, 특이한 것은 바로 미무라를 지목하면서 꼭 이 작품을 보여주란 부탁을 받았다는 것-

 

그것의 제목은 "녹색 원숭이"란 작품이었고 이를 본 미무라는 놀라게 된다.

바로 3 년젼 행방불명이 된,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기스기 교코의 작품이었던 것-

그런데 어째서 이 작품이 다카오카란 생면부지의 여성에게 나온 것일까?

 

바로 그 시기에 별 볼일 없는 여류작가 혼고 모토코는 [꽃의 사람]이란 작품으로 좋은 호평을 받은 데 이어 출판기념까지 하게 되는 경사를 맞게 되지만 누군가로부터 그 작품은 도조된 것이란 경고성 말을 듣게 되면서 불안에 휩싸이게 된다.

 

한 편 기베 미치코라는  여성은 일반 주간지  취재를 하는 기자로서 3 년전 유괴된 채 행방불명이 묘연한 남아의 사건을 취재하고 있던 차, 한 때 동료였던 다카오카로 부터 위의 사건을 듣게 되고 사건해결을 위한 제의를 받게 되면서 이 두 갈래의 사건은 전혀 상관이 없을 듯 보이는 것 같은 설정이 시시각각 묘한 스릴과 함께 긴장감을 풀어놓지 못하게 한다.

 

기스기 교코는 천재라고 말 할수 있는 여성이었다.

자신의 작품, 그것도 오로지 쓴다는 행위 외엔 타 작가의 작품도 자신의 작품조차도 한 번 쓰면 되돌아보지 않는 특이성 때문에 자신의 진가를 알아 줄 미무라를 찾아갔던 것이었고 바로 그 자리에서 미무라는 그녀의 재능을 알아봤지만 현실의 세계와 자신 안에 간직되어 온 괴물과의 싸움에서 항상 고독을 안고 살아가던 여자였다.

 

불륜의 관계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해 내는 말 조차도 싫어했고, 그녀가 남긴 작품들을 찾아서 사건의 해결 실마리를 찾아가는 의사 히로세의 집념, 그녀의 존재 자체가 지닌 이미지가 훼손될까봐 사건에 참여를 할 수밖에 없었던 미무라란 두 남성의 사랑 방식은 결국엔 이도저도 아닌 기스기 교코란 여인이 가진 뿜어낼 수밖에 없었던 광기를 감당해 낼 수없었던 사람들로 비쳐진다.

 

자신들 만의 방식으로 그녀를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남아주길 바랬던 두 남성의 집요했던 사랑의 결말은 창작에 대한 자신의 괴물과 힘겹게 싸워왔지만 현실에서는 그 마저도 용납을 할 수없었던 어느 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여인이 가진 창작열을 빗대어 스릴과 함께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녀는 종종 그렇게 말했다.

‘손가락이 멋대로 움직여요.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기분이 들어요. 혼자서 말을 하고, 의식이 생겨나요. 몰랐던 말이 화면에 나타나고, 그게 신기하지도 않죠. 인물들의 움직임, 대화, 이미지가 언어화되어 색이 입혀지고,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무엇 하나 놓칠 수 없어요. 그저 내 손가락의 움직임을 따라 쫓아가는 거죠.

피로한 줄도 몰라요.

배고픈 것도 몰라요.

머릿속이 가스가 충만한 듯 긴장되고, 손가락 감각 이외의 모든 게 사라지죠. 누군가가 전원 플러그를 뽑고, 나는 나 자신으로부터 분리돼요.’ (p.117)

 

 

넘치는 글쓰기에 대한 정열을 감추지 못했던 여자-

 

신의 손이라 불릴 정도의 인정을 받았음에도 자신이 하고자 했던 것을 실천했고 주위의 사람들마저 끌어들여야 했던 여자-

 

소설을 쓴다는 것은 의식과 무의식 사이를 떠다니는 말들을 잡는 것이라고. 그리고 소설가란 마음 속에 괴물을 한 마리 키우고 있다고. 그 괴물을 키우면서 작가가 되고, 그 괴물에 잡아먹히게 될 때 자살한다고....라고요.-p 50

 

그로 말미암아 남겨진 사람들에게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존재로 남게 한 여자 , 기스기 교코란 인물을 통해 출판계의 여러가지 상황들, 창작에 대한 고통과 괴물을 뛰어 넘어서고 자신만의 색채를 느낄 수있는 작품으로 탄생하는 과정까지, (결국 기스기는 그 괴물과 함께였지만....) 그럼에도 읽고 난 후에 기스기 교코가 꼭 그렇게 해야만 했을까 하는 광기의 실체에 대해선 이해가 가지않는 부분도 더러 있었다.

 

전작인 대회화전을 읽은 독자라면 이 작가의 처녀작을 다시 읽을 수있다는 기회와 함께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소재와 구성면에선 물론 차이가 있지만 이 작품보다 점차 일취월장의 발전을 했다는 느낌을 준 대회화전에 더 점수를 두고 싶단 생각이 든 책이다.

m*******n 2014.10.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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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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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손 밀리언셀러 클럽 104 모치즈키 료코 지음 황금가지   '밀리언셀러 클럽' 104권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밀리언셀러 클럽 카페 대문을 장식하고 있던 책인데, 이제서야 구해서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실종된 여류 작가 기스기 교코와 유아 노하라 유타 유괴 사건에 얽힌 진실을 흥미롭게 풀어낸 작품이다. 절정부분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추적해가고 있는 것인지 딱 집어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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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셀러 클럽 104

모치즈키 료코 지음

황금가지

 

'밀리언셀러 클럽' 104권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밀리언셀러 클럽 카페 대문을 장식하고 있던 책인데, 이제서야 구해서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실종된 여류 작가 기스기 교코와 유아 노하라 유타 유괴 사건에 얽힌 진실을 흥미롭게 풀어낸 작품이다. 절정부분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추적해가고 있는 것인지 딱 집어낼 수 없을 정도로 인물들의 등장이 혼란스럽게만 여겨졌다. 즉, 혼도 모토코와 다카오카 마키, 기베 미치코가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인지를 파악하는데도 한참 걸렸다고 해야할 것이다. 모치즈키 료코 작가의 데뷔작으로, 전자출판으로 먼저 세상에 나왔다가 독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정식으로 계약되어 출간되었다고 한다.
수수께끼가 연잇는 흡인력 있는 전개와 복합적인 심리 묘사가 두드러지는 이 작품을 두고 <인간의 증명>의 작가 모리무라 세이치(모리무라 세이치의 작품인 <인간의 증명>과 <청춘의 증명>을 얼마 전에 읽었고, 이 증명 시리즈의 마지막인 <야성의 증명> 만 더 읽으면 된다~)는 "파괴적인 재능의 등장에 놀라울 따름이다"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작가는 미술품 범죄 사기란 소재를 재치 있는 필치로 풀어 나간 <대회화전>으로 제14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 대상 신인상을 수상하였으며, 묵직한 소재를 섬세하고 감성적인 필치로 그려내는 것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문예 잡지의 편집장이 된 미무라 고조는 어느 날 세이토쿠 병원의 내과 의사 히로세의 전화를 받는다. 히로세의 환자 중 다카오카 마키라는 여성이 소설을 쓰고는 미무라 고조 편집장에게 원고를 보내 달라고 부탁 했다는 것이다. 미무라는 이 '다카오카 마키'라는 여성을 만난 적도 없고 이름도 들어 본 적 없기에 그저 의아할 따름이지만, 의사 히로세가 말하는 <녹색 원숭이>라는 소설 제목을 듣고 소스라치게 놀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받아 본 <녹색 원숭이>의 소설 원고는, 작가를 지망하다가 돌연 모습을 감춘 여성 기스기 교코(1959년 생)의 작품과 완전히 동일하고, 다카오카 마키는 기스기 교코와 일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
유아 유괴 사건을 취재하던 기베 미치코는 입사 동기인 다카오카 마키를 통해서 기스기 교코의 실종 상황과 맞닥뜨리게 된다. 히로세 내과의는 이전에 기스기 교코의 친구이자 교수의 딸과 약혼한 상태에서 기스기 교코와 바람을 피우다 파혼에 이르게 되고, 그 후로 기스기 교코가 미무라 고조를 만나게 될 때까지 연인 관계였다고 한다. 히로세와 기베 미치코는 미무라 고조가 기스기 교코의 살해범이라고 추측하고 이를 조여온다.
노하라 유타의 유괴를 지켜본 목격자의 '손이 아름다운 여자', '왼발을 살짝 저는 여자'라는 단서로 유아 유괴 사건과 기스기 교코의 여동생인 아오시마 마유미를 통해 혼고 모토코의 『꽃의 사람』 도작 사건을 연결해낸 기자 기베 미치코의 활약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말이죠, 몸속에 괴물을 한 마리 키우는 것과 같아요."라는 기스기 교코의 생각이 궤변처럼 느껴지는 것은 나에게 작가적인 소양이 전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기자인 기베 미치코에게는 친밀감이 느껴지지만, 기스기 교코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괴물같이 여겨진다.

2015.2.12.(목)  두뽀사리~

i***2 2015.02.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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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손 - 모치즈키 료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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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손' 제목만 듣고...왜 저는 '의학 스릴러'라고 지레짐작을 했는지 모르겠어요..ㅋㅋㅋ 아무래도 표지와 줄거리에 의사가 나와서 그랬는지도요? ㅋㅋㅋㅋ 그렇지만...'의사'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에 관한 이야기더라구요   '모지츠키 료코'는 '대회화전'으로 처음 만났는데 정말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신의 손'은 그녀의 데뷔작이라고 합니다   미스터리의 여왕이
"신의 손 - 모치즈키 료코" 내용보기

'신의 손' 제목만 듣고...왜 저는 '의학 스릴러'라고 지레짐작을 했는지 모르겠어요..ㅋㅋㅋ

아무래도 표지와 줄거리에 의사가 나와서 그랬는지도요? ㅋㅋㅋㅋ

그렇지만...'의사'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에 관한 이야기더라구요

 

'모지츠키 료코'는 '대회화전'으로 처음 만났는데 정말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신의 손'은 그녀의 데뷔작이라고 합니다

 

미스터리의 여왕이라 불리던 '아가사 크리스티'는 자신의 데뷔작인 '스타일즈저택의 죽음'을

무려 일곱군데 출판사에서 거절당햇다고 합니다..

그녀가 일곱번 거절당하고 포기햇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후 미스터리소설계의 판도가 바꼈을지도요..

그렇지만 우리에게 다행스럽게도 작가분들은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 않으시니까요

자신이 쓴글에 대한 열정과 확신이 있으니까요..

 

소설의 첫장면은 '혼고 모토코'라는 여인이 '꽃의 사람'이란 작품으로 문학상을 타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그 시간 절벽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한남자..

 

그리고 현재..

 

'신문예'출판사의 편집장인 '미무라'는 내과의사인 '히로세'에게 이상한 전화를 받게 됩니다

자신의 환자인 '다카오카 마키'라는 여성이 소설을 쓰고는 '미무라'에게 원고를 보내달라고 했다는 것이지요

처음에는 이름도 첨듣는 사람이 어떻게 자신을 아는지 의아해했지만..

작품의 이름이 '녹색원숭이'라는 말과 그녀의 필명이 '기스기 교코'라는 말에 놀랍니다.

 

오래전 작가 지망생이였던 '기스기 교코'는 '미무라'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작품에 관심을 가집니다

그러나 작품이 제대로 출간되기도 전에 '기스기 교코'는 사라집니다.

 

'미무라'는 '다카오카 마키'와 만나지만..그녀는 '기스기 교코'가 아닌 처음 보는 얼굴이였고

'다카오카 마키'는 뻔뻔스럽게도 '기스기 교코'의 작품을 자기것인양...이야기하는 모습에 놀라지요

그렇지만 원고는 분명히 '기스기 교코'의 원고였고...

'다카오카 마키'라는 여성의 정체가 궁금해진 '미무라'는 그녀의 담당의사인 '히로세'를 찾아갑니다

 

내과의사지만 호기심 많은 '히로세'는 '미무라'의 일에 관심을 가지고

'미무라'와 '기스기 교코'의 관계에 관해 놀라운 추리력을 발휘하지요

그리고 자신도 궁금하다면서 휴가를 내고

'미무라'와 함께 '다카오카 마키'와 '기스기 교코'를 추적하기 시작하지요

과연 두사람이 무슨 관계인지???

 

기자인 '기베 미치코'는 3년전 벌여진 '유아 유괴사건'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4차례 벌여진 유아유괴사건..

앞의 세번은 모두 아이들이 사라진후 며칠후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은 모두 누군가에게 돌보아진 흔적이 있었고...매번 무사히 돌아왔기에

네번째 아이도 돌아오리라 믿었지만, 그 아이는 3년동안 소식이 없고..

 

'기베 미치코'는 유아유괴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홀로 추적하는 가운데

오래전 옛동료에게 전화를 받게 됩니다..

평범한 자신과 달리 화려함을 자랑했던 그녀는...

자신에게 도와달라면서 모종의 사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미스터리한 원고 '녹색원숭이' 그리고 실종된 작가지망생

'고베의 유괴사건'이 모두 합쳐지며..놀라운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지요...

 

'대회화전'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지만, '신의 손'도 기대한만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데...두가지 사건중...

'유괴사건의 진상'은 몰라도...앞의 '다카오카 마키'의 진상은 너무 쉽게 드러나더라구요

그건 아무래도 작가분이 '다카오카 마키'의 정체를 너무 빨리 드러내셔서 그런지도요

 

그리고 결말을 보며..과연 나중에...'기스기 교코'의 수많은 책을 출간하게 되는데요

과연 그녀의 이름이 나중에 어떻게 남았을지? 궁금하더라구요

 

얼마전에 '헤르만 헤세'의 사생활에 관한 책을 보면서 많은 사람이 욕하던데요..

사실 '헤르만 헤세'의 책은 많은 사람을 감동시킵니다

그렇다고 책과 본인의 사생활은 같을수가 없지요....

'루소'가 프랑스 교육론의 집대성이라는 '에밀'을 쓰지만

실제로 자신의 다섯아이는 키우기 귀찮다고 고아원으로 보내 굶어죽엿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작가의 실제 삶보다는..작가의 작품에 주목하고..

그 작품에 찬사를 보내고 감동받으니까요

'기스기 교코'는 '신의 손'으로 남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물론 소설속 인물이야기지만..말입니다

 

아 '모치즈키 료코' 이분책도 넘 좋네요...안그래도 모으는 작가분 많은데

점점 늘어나는 애정작가분들...ㅠㅠ 큰일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

s*****o 2014.09.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