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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여준은 온몸에 타박상을 입고 나서야, 똥이 온몸에 묻고 나서야 영웅의 무게를 알게 됐다고 했다. 세상은 진짜 영웅들이 구하고 자기는 지금처럼 자신을 보살피겠다고 말했다. 영웅 같은 건 꿈도 꾸지 않겠다고. 나는 호여준이야말로 진짜 영웅이라고 생각했지만 입 밖에 내지는 않았다. 누군가는 세계를 구한다. 누군가는 자신과 주변을 구한다. 그리고 세계를 구한다고 으스대고 다니는 사람들보다 조용히 자신과 주변을 살피는 사람들이 나는 더 좋다. 호여준이야말로 검지의 힘을 가질 마땅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별개로, 호여준이 검지의 무게에 눌리지 않기를 바랐다. '가져갈게.'라고 말하는 순간, 검지의 힘이 내게 돌아온 걸 알 수 있었다. -p93 나는 마치 말 안 듣는 아이를 두고 할 법한 말을 했다. 어른이라도 잘못하면 혼나야 한다. 아이들은 잘못할 때마다 교정을 받지만, 어른은 잘못해도 교정을 받지 못해서 이상한 어른들이 팝콘처럼 튀어나오는 것 같다. -p102 하지가 가지고 있는 검지의 힘은 하지의 친구들에게 옮겨진다. 하지는 검지의 힘을 건네줄 수 있고 다시 돌려받을 수 있다. 검지를 스윽 갖다대면 밥 먹다가 숟가락이 구부러지는 건 일상다반사고 쉽게 저 멀리 누군가를 밀어버릴 수도 있다. 하지는 검지의 힘을 본인보다 더 잘 사용할 수 있을 친구들에게 건넨다. 고작 작은 손가락 하나에 담긴 힘인데 그 힘은 무시무시하다.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소외감, 따돌림, 부모 사이의 갈등 그리고 이혼, 미래에 대한 고민 등에 대한 문제에 검지의 힘이 발휘된다. 현실과 비슷하리만큼 문제가 무지 명확하고 깨끗하게 해결되지 못할 때가 있지만 검지의 힘은 친구들의 마음 바닥에 깊숙하게 자리한다. 자신감, 앞으로 밀고 나갈 수 있는 의지는 검지의 힘이 건네주는 또 다른 힘이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지극히 평범한 나일지라도 저마다 검지의 힘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기를 바란다. 나만 알고 있는 힘이라 할지라도 청소년 시절에는 그게 커다란 빛이 되고 기회가 될 때가 있다. 검지의 힘이 세상을 아는 데 유용하게 쓰이기를, 잘 쓰여서 보다 더 행복해지기를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