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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신화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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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에 나온 책인데, 이제야 구입해서 읽고는 리뷰를 올린다.공원국은 내게 익숙한 이름이다. 중국의 서진이라는 책을 번역한 사람이 바로 공원국이었으니까.역사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서재 앞에 앉아 책들만 뒤적이지 않고, 직접 세계 곳곳을 발로 걸어다니면서 현지의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의 생각을 키워나간다는 점에서 나는 공원국을 진정한 학자라고 존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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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에 나온 책인데, 이제야 구입해서 읽고는 리뷰를 올린다.


공원국은 내게 익숙한 이름이다. 중국의 서진이라는 책을 번역한 사람이 바로 공원국이었으니까.


역사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서재 앞에 앉아 책들만 뒤적이지 않고, 직접 세계 곳곳을 발로 걸어다니면서 현지의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의 생각을 키워나간다는 점에서 나는 공원국을 진정한 학자라고 존경한다.


이 책, 유라시아 신화 기행은 그러한 저자의 생활 방식을 그대로 옮겨 놓아서, 몽골에서부터 시작하여 러시아와 동유럽과 카프카스와 이란을 거쳐 중국에까지 이르는 그야말로 고대 동서무역로인 실크로드를 지금에 와서 다시 직접 자전거를 타고 가보면서 느끼는 경험과 역사를 에세이처럼 잘 풀어나갔다.


책을 읽어보며 유라시아 곳곳에 수많은 신화가 살아숨쉬었다는 점을 알게 되어 무척 놀랐다. 특히 시베리아의 부족들은 곰을 섬기는 신화를 가졌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의 단군 신화와 연결이 되기도 한다. 하늘에서 내려온 신인 환웅이 인간으로 변한 곰과 결혼하여 낳은 아들이 바로 한민족의 시조인 단군이었으니까.


마찬가지로 시베리아의 부족들은 곰을 조상신으로 섬기며, 곰을 사냥해 죽여도 정중히 사과하고 그 시체를 잘 묻어준다는 점에서 어쩌면 이들이 아득히 먼 옛날, 우리와 같은 조상을 두고 섬기다가 헤어진 뿌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몽골편 뒤에 이어지는 러시아 여행기도 무척 재미있었다. 우리에게는 그저 인종차별의 나라라고만 알려진 러시아의 사람들이 사실은 낮선 한국인 여행자에게 많은 친절을 베풀었다는 사실도 인상적이었다. 이래서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단편적이고 자극적인 이야기들만 들으면 안 되는구나, 하는 깨달음도 얻었다. 


그 다음의 이란 편에서도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현재 이란은 엄격한 이슬람 율법과 원리주의가 지배하는 폐쇄적인 나라지만, 2500년 전 아케메네스 왕조 시절에는 가히 전 세계를 호령하는 페르시아 제국이었다. 다만 군사력에서 그리스보다 뒤떨어졌기 때문에 제국 건설 이후 불과 200년 만에 서쪽에서 쳐들어온 애송이 알렉산드로스에게 나라가 홀랑 망해버리는 수모를 겪기도 했지만. 그러나 페르시아 제국이라는 위풍당당한 영화를 아직도 이란인들은 기억하고 있으니, 세상이 바뀐다면 그들이 다시 조상들의 위업을 되찾으려 나설지도 모르겠다.


19세기 들어서 영국과 미국 등 서구가 세계를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고, 그에 따라 유라시아는 우리에게 닫힌 공간이 되었다. 그러나 2010년대에 들어서 미국은 점차 쇠퇴의 국면을 맞고, 반면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이 점차 부상하고 있으니, 앞으로 한 20~30년 쯤 지나면 다시 유라시아가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고, 어쩌면 우리도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모스크바를 거쳐 베를린과 파리와 로마와 리스본까지 갈 수 있는 유라시아 실크로드를 다시 탈 수도 있지 않을까?

x***2 2017.11.29.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