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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가 줄리어스 노리치는 언제나 대작으로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는 작가이다. 특히 외교관 출신으로서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한 깊은 학술적 연구를 통해 실제와는 다른연구실 이론만의 역사를 극복하고 실체에 접근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중세 천년의 역사를 추적하는 어려운 과제를 착오없이 풀어가는 데 밑바탕이 된다고 생각한다. 교황의 연대기라고 하면 무려 2000년의 고대말기와 중세 그리고 현대에 걸친 엄청난 역사의 전개를 역추적하는 과정이라 자칫 터무니없고 무모한 도전으로 여겨질 만큼 그 깊이와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쉽지 않은 영역이다. 그럼에도 일관성을 잃지 않고 교회와 신앙과 인간 본성을 이해하고 탐구하면서 종교와 종교 지도자들이 무슨 생각과 철학으로 움직임고 사유하며 결단하는지 좇아가는 것은 전율을 느낄 만큼 흥미로운 주제이다. 특히 주변 관계사를 통해 유럽 역사의 한복판에서 시대의 주체세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고분군투하는 교황들과 역사의 중심에 서서 세계를 관통하려했던 세속의 군주들, 동방과 서방의 황제들의 투쟁사는 실로 가장 핵심적인 서양사의 정수를 찌르는 고찰임을 일깨워준다. 각 시대별로 대표적인 교황들을 통해 시대상과 주요 사상적 기반을 엿볼 수 있음은 물론이고, 종교적 이슈와 이해관계에 따는 역사 전개가 입체적인 관찰을 가능케 해주는 대목이다. 사상과 학문의 발전에 공헌한 교황이 있는가하면 정쟁에 휩쓸려 본분을 망각하고 성직의 고귀함마저 내팽개쳐버린 교황도 있었다. 교황사 연구는 이런 개별사의 미셰함을 축적해서 포괄적인 교회사와 더불어 주요 역사적 인물과 종교와 신도들과 군중들의 정신세계를 통한 역사 교정의 기회를 마음껏 제공해주는 선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