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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설의 취지
월급 사실주의라는 프로젝트하에 재작년부터 출간된 책 중 올해 출판된 책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사실적으로 그리는 한국소설이 드물다는 인식에서 기획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 있는 8개의 단편 모두 사실적 이야기로 그 취지에 맞는 작품들 같다.
2 아무 사이 시터로 일하는 주인공의 사연이다. 나름 시터로서 인지도와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인데, 돌보던 할머니가 사라지면서 겪는 난감함이 이야기의 골격이다. 시터란 직업 자체의 모호한 입장에 대한 생각도 나온다.
94페이지 가사노동이란게 그렇다. 반나절을 내리 화투 치며 깔깔거리던 오 할머니는 내가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는 한 겨울에도 기어이 찬물만 쓰게 했다. 우연히 들여다본 뮤 할머니의 휴대폰에는 내 번호가 아줌마로 저장되어 있었다. 서운했지만 할말은 없었다. 할머니에게 나는 집에서 일보는 아줌마가 맞으니까.
할머니가 사라진 것을 보호자에게 숨기는 거짓말을 했는데, 정작 그 할머니를 보호자가 데리고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101페이지. ‘저는 최선을 다했는데요’ ‘희지씨, 그러지 말아요 최선을 다하지 말라구요. 우리는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정말로.. 그래서 괜찮은 거예요.’ 나는 모든 일에 진심을 다했지만 그럼으로써 깎이는 마음을 도로 채우는 법은 도무지 몰랐던 것 같다. 게다가 사람들에게 내가 가진 취약한 부분을 너무도 쉽게 들키고야 말았다. 누구도 내게 그런 식으로 말할 수 없도록 나를 지키는 건 나 자신이 해야 할 일이었는데..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겠다. 그냥 마음을 주지 않고 거리를 둬야 되는 걸까.
이야기의 결말은 나름 해피엔딩이다. 희지는 나름대로 할머니와 자기 사이에 어떤 의의를 두고 싶었다고 말한다. 함께 할 일을 만들면 결국은 같이 무언가를 하게 된다는 그 단순한 흐름이 그들 사이에 지속된다는 것을 재차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 할머니의 휴대폰에 자기 이름이 아줌마가 아니라 희지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주인공은 앞으로 할머니와 할 즐거운 일들을 많이 떠올린다.
책으로 읽는 내가 무언가 답을 찾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진짜로 가사노동을 하는 사람만이 실제 삶에서 자기에게 맞는 길을 찾아가지 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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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의 날을 맞이하여 문학동네에서 출판한 월급주의 사실주의 2025. 나도 근로자로서, 노동자로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일" 에 대한 질문이 많다. 이 책은 그 질문에 여러 방면으로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주는 책이었다. 2025년을 살아가는 한국인의 노동 생활, 업무 환경, 그리고 일에 대한 관념이... 어떤지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느낀 바가 참 많았다. 일에 대해서 내가 이렇게 생각해본 적이 있던가. 항상 어떤 회사를 가야지, 어떤 직무를 해봐야지, 욕심만 많던 나에게 나에게 일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였다. 총 8편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이 책은 각기 다른 한국인의 노동 현실을 보여준다. 이 책을 꼭 보고 싶었던 이유이기도 했던 "올바른 크리스마스" 편은, 호주에서 근무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로, 바뀐 노동 환경 속에서도 꾸준한(?) 한국인의 노동에 대한 시각을 여실히 보여준다. 스스로 일이 무엇이냐 묻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일은 과연 돈일까, 돈만 버는 것일까. 돈만 벌고 일은 일일뿐, 그놈의 "워-라-밸" 지키면서 사는게 답일까. 일이 가치 수단이 될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일을 하는가. 내 일이 내 삶의 한 방향이 될 수 있을까. 노동은 결국, 내가 뭘 믿느냐의 문제같다. 어떤 사람은 돈, 생계가 목적일테고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집세와 월세, 대출금이고 어떤 사람에겐 사람간의 약속이고, 어떤 사람한테는 인정, 누군가에게는 치열한 자기 증명이다. 결국, 일은 자신만의 신념이다. 나의 버릴 수 없는 꼬질꼬질한 자존감이다. 그 믿음을 갖고 눈 부릅뜨고 버텨내는 시간들.. 그게 노동의 시간이다. 그래서 너무 숭고하고, 힘들고, 아프다. 그 시간들이 모여 직업이 된다. 직업은 나라에서 부여하는 그런 직함이 아니다. 그 시간에 그 부릅뜬 사람들이 일을 한다. 노인도, 장애인도, 엄마도, 청년들도, 일을 한다. 우리 모두는 일을 하다 죽나보다. 그래. 노동은 존재의 문제다. 우리는 그냥 일을 하지 않는다. 저마다의 마지막 자존감을 걸고 일을 할뿐.. 대부분의 현대 직장인에게 노동은 결국 주거의 문제일 것이다. 몸 뉘여 잘 곳을 찾는 문제. 그 수단을 결정짓는 것은 자신의 삶의 가치일테고.. 그래서 한국에서는 노동의 문제가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은 과장하지 않는다. 오랜만에 일과 노동자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어서 기쁘다. #책리뷰 #내돈내산 #근로자의날 |
| 월급 사실주의 2024에 이어서 2025도 읽어보았다.이번에도 다양한 직업군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난 항상 많이 공부했고 맡은 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니깐 당연히 그만큼의 월급과 대우를 받아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는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당당히 소리도 못내고 내가 노력한만큼의 댓가도 받지 못한 채 불안한 비정규직의 위치에서 일을 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마지막 단편 (일일업무 보고서)는 활동보조사의 도움없이는 대소변도 혼자 처리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이 언제까지일지 모르는 자신의 노후를 위해서 적은 돈이라도 벌고자 재택근무로 단순노동을 하는 내용에서는 너무 가슴이 답답하고 마음이 아팠다. 우리나라가 안정된 직업군에서 내가 일한만큼 제대로 보상받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
| 현실에 지쳐 숨 고를 여유가 필요할 때 우연히 이 책을 읽었다.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지고,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다. 책장을 덮을 때는 잔잔한 여운이 오래 남았다. 리프레시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책. |
일일업무 보고서(황시운) _ 중증장애인 노동권, 재택근무 사회적 약자에도 급이 있는 것일까, 하반신 이상이 마비된 사람에게 주어지는 일은,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 하나 쓸모 없는 일이였다. 그게 티가 안나면 모르련만, 메일 수신자와 스크랩 조회수는 0인 날이 대다수이다.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이 그저 이런식으로 채워질 수 있는 것일까. 건강과 맞바꾼 돈을 믿음 없는 가족에게 약자라는 이유로 헌납해야하는 것일까.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사업에도 융통성이라는게 있는게 맞는 것일까. 등등의 질문을 머리 속에서 읽는 내내 되물었다. 내가 언니였다면? 사회복지사였다면? 과연 나는 같은 의문을 가질 수 있을까. 지금의 나조차 결국엔 안정된 삶이었기에 타자의 시선으로 너그럽게 바라볼 수 있는건 아닐까.내가 일하는 곳은 내가 일하기에 적합한 곳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