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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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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의 팬인지라 그의 근작인 <왜 쓰는가>를 별 망설임 없이 샀다. 그의 책 중 실망한 책은 아직까지 없었지만, 이번 책은 실망을 넘어서 도대체 이 책을 왜 썼는가 의구심이 생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최소한 두세시간은 읽을 분량이 되어야 책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건 물론 내가 책에 대해 고리타분한 기준을 갖고 있기 때문이겠지만, 이보다 더 두꺼운 에쿠니 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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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의 팬인지라 그의 근작인 <왜 쓰는가>를 별 망설임 없이 샀다. 그의 책 중 실망한 책은 아직까지 없었지만, 이번 책은 실망을 넘어서 도대체 이 책을 왜 썼는가 의구심이 생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최소한 두세시간은 읽을 분량이 되어야 책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건 물론 내가 책에 대해 고리타분한 기준을 갖고 있기 때문이겠지만, 이보다 더 두꺼운 에쿠니 가오리의 책들도 ‘값에 비해 너무 얇다’고 외면하는 내가 어찌 이런 책을 장바구니에 넣었는지 후회가 된다.

 

딱 한가지 건진 이야기가 있는데, 이제부터 그 얘길 요약한다. 윌리 메이스라는 야구선수가 있었다. 기가 막히게 야구를 잘했고, 당연히 명예의 전당에도 들어 있는 그 선수는 우리나라 가수로 친다면 조용필에 비견될만한데, 오스터가 어릴 적 야구장에 갔다가 그 선수가 옆에 있는 걸 봤단다. 오스터는 당연히 이 말을 했다. “저...싸인 좀 해주시겠어요?” 메이스는 흔쾌히 수락했지만, 문제는 볼펜이었다. 마침 오스터에게는 볼펜이 없었고, 어머니 아버지, 하다못해 다른 어른들도 볼펜을 갖고 있지 않았다. 메이스가 말했다. “미안하다 꼬마야. 나도 연필이 없어서 사인을 해줄 수가 없구나.” 그가 사라지자 여덟살짜리 꼬마는 울기 시작했다. 울음 장면의 묘사 뒤 감동적인 얘기가 이어진다. “그날 밤 이후 나는 어디에나 연필을 갖고 다니기 시작했다...그 연필로 뭔가를 하겠다는 특별한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늘 준비를 갖추어 놓고 싶었다....세월은 나에게 이것 한가지만은 가르쳐 주었다. 주머니에 연필이 들어 있으면 언젠가는 그 연필을 쓰고 싶은 유혹에 사로잡힐 가능성이 크다....나는 그렇게 해서 작가가 되었다.”

 

오스터의 팬이라면 “이 이야기만으로도 이 책을 살 가치가 있어!”라고 할테고, 이와 비슷한 감동적인 이야기가 하나 더 나오지만, 그래도 이 책을 사라고 말하지 못하는 걸 보면 난 오스터의 열렬 팬은 아닌가보다. 한가지 더. 난 어디를 가나 펜을 가지고 다닌다. 한자루도 아닌, 거의 열자루 정도를. 펜만 갖고 다니는 게 아니라 종이도 늘 휴대한다. 그런 생활을 한 지 벌써 십오년이 넘었지만, 난 그냥 아무것도 아니다. 중요한 건 휴대한 볼펜의 자루 수가 아니니까.

b*****i 2007.01.17.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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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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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이런 생각을 하곤 하는데,부자들은 (마음의 부자말고) 인터넷 서점에서 하루에 몇 번이나 도서를 검색하고, 서점 앞대문에 깔린 그 날의 신간에 흥미를 보이며 한달에 몇 번이나 도서주문을 넣을까?   좀 우습지만, 아주 가난한 자와 마찬가지로 부자 또한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관심은 커녕 무슨 서점이 있는줄도 모를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기껏해야 너무나도 유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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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이런 생각을 하곤 하는데,부자들은 (마음의 부자말고) 인터넷 서점에서 하루에 몇 번이나 도서를 검색하고, 서점 앞대문에 깔린 그 날의 신간에 흥미를 보이며 한달에 몇 번이나 도서주문을 넣을까?

 

좀 우습지만, 아주 가난한 자와 마찬가지로 부자 또한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관심은 커녕 무슨 서점이 있는줄도 모를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기껏해야 너무나도 유명한 오프라인의 선두주자 교보정도 알려나.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꺼내냐하면 말이다. 부자들에게 한달 몇 백만원어치의 도서구입비가 껌값에 불과하겠지만 한낱 월급쟁이의 아내인 나로서는, 단돈 1000원의 할인쿠폰에 목매는 나로서는, 이런 책을 구입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기 때문이다. 무늬만 책이지, 읽을거리가 한 시간도 안 되는, 제목만 의미심장하게 갖다 붙인 것도 책구실을 할 수 있느냐고 출판사에 반문하고 싶다. 게다가 6,500원이라는 책값은 무슨 근거로, 어떤 방식을 적용해서 산출해낸 것일까?

 

글 잘쓰는 폴 오스터가 왜 쓰는가?라는 심오한 의문뒤에 내맽는 글이라 적어도 읽을거리가 넘쳐나는 줄 알았던 나로서는 황당무계 기절초풍이다. 만약 이 책을 구입하실 분이라면 폴오스터 전작주의자가 아니라면 절대 비추다. 도서관에서 빌려보던가 아니면 오프라인 서점에서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한 시간도 안 되는 읽기분량이라 친구와 약속잡고 한 시간 일찍 나가면 된다. 

s********8 2007.11.05. 신고 공감 2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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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공책과 왜 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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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 아저씨의 글이다. 빨간공책은 나온지 좀 됐는데, 책도 얇은데다가 빨간 줄 그어진 노트 모양 용지에 필기체로 인쇄가 되어 있어서 줄간격도 넓고 글자 크기도 커서 순전히 페이지 수 늘이기 위한 방책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편집을 통해 책을 하나 만들어 낸 장삿속이 훤히 들여다 보여서 별로 사고 싶은 마음이 내키지 않았었다. 그런데 얼마전에 또다시 같은 편집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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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 아저씨의 글이다. 빨간공책은 나온지 좀 됐는데, 책도 얇은데다가 빨간 줄 그어진 노트 모양 용지에 필기체로 인쇄가 되어 있어서 줄간격도 넓고 글자 크기도 커서 순전히 페이지 수 늘이기 위한 방책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편집을 통해 책을 하나 만들어 낸 장삿속이 훤히 들여다 보여서 별로 사고 싶은 마음이 내키지 않았었다. 그런데 얼마전에 또다시 같은 편집으로 '왜 쓰는가'라는 제목을 달고 책이 하나 더 나왔으니, 이건 빨간공책보다 더해서 두께도 더욱 얇은데 (물론 책값은 500원 싸다. 그래도 비싼 가격이다), 완전히 폴 오스터 좋아하는 사람들을 등쳐 먹기 위한 수작이 아닌가, 하는 울화가 치밀어 올라 절대 저런 책을 사봐서는 안된다고 다짐다짐 하였건만... 그 한마디, '왜 쓰는가?'의 마력에 끌리고야 말았다. 폴 오스터 아저씨는 글을 왜 쓰는지 알고 싶었기에... '왜쓰는가'를 먼저 읽었다. 몇편의 짧은 글이 있었다. 정말 단숨에 다 읽을 수 있다. 약간 허탈하기까지했다. 내친 김에 '빨간공책'까지 읽었다. 역시. 서점에서 서서 다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대부분의 글들은 폴 오스터의 소설에서 주된 소재가 되는 '우연'을 다루고 있었다. 자신이 직접 겪은 현실 생활 속에서의 우연. 그렇게 많은 우연을 경험했다니, 참 기이한 삶을 사시는 양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따지고 보면 그런 우연 한 두가지쯤은 누구나 겪어볼 만한 것이었다. 단지 그것을 잘 기억해 두고 있다가 글의 소재로까지 삼을 수 있는 건 순전히 본인-작가의 재능에 달린 일이리라. 폴 오스터가 이야기하는 본인의 우연 에피소드는 이전에 '폴오스터:인터뷰와 작품세계'에서 대부분 소개되었던 것이다. 차라리 그 책이 훨씬 더 영양가 있는 듯하다. 전반부는 인터뷰, 후반부는 작품들에 대한 짧은 소개도 곁들이고 있으니. 하지만 그것도 폴 오스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권하고 싶을뿐이고,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그의 소설들을 먼저 읽어보시는 게 좋을 것이다. '왜쓰는가'에는 우연의 이야기들 뿐 아니라 폴 오스터의 사회 참여 의식(?)을 조금 옅볼수 있는 글들도 몇편 있었다. 살만 루시디를 위한 기도라든가, 사형수 석방을 위해 주지사에게 보낸 탄원서 같은 글들. 역시 폴 오스터 아저씨는 멋진 양반이었다. 참, 폴 오스터 아저씨가 왜 글쓰기를 시작했는가 궁금하시다고요? 그렇다면 책을 읽어 보세요~ 서점 가서 십분만 투자하면 금방 아실겁니다... ^^
y****2 2005.04.0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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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다, 내가 왜 쓰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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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너무 빨리 걷지 않는 거라고 그는 설명했다. 시속 3킬로미터 정도의 속력을 유지해야만 보고 싶은 것을 모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p51   <자네가 내게 준 글 말인데...> 그가 문득 생각난 것처럼 말했다. <그 글을 읽으면, 언젠가 우리 어머니한테 일어난 일이 생각난다네. 하루는 길거리에서 웬 낯선 사람이 어머니에게 다가오더니, 사뭇 상냥하고 우아한 어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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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너무 빨리 걷지 않는 거라고 그는 설명했다.

시속 3킬로미터 정도의 속력을 유지해야만 보고 싶은 것을 모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p51

 

<자네가 내게 준 글 말인데...> 그가 문득 생각난 것처럼 말했다.

<그 글을 읽으면, 언젠가 우리 어머니한테 일어난 일이 생각난다네. 하루는 길거리에서 웬 낯선 사람이 어머니에게 다가오더니, 사뭇 상냥하고 우아한 어조로 어머니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칭찬했지. 어머니는 당신의 머리카락을 자랑스럽게 생각한 적도 없었고, 머리카락이 다른 부위보다 특히 돋보인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네.

하지만 그 낯선 사람의 칭찬 덕분에 어머니는 그날 온종일 거울 앞에 앉아서 머리를 매만지고 치장하고 감탄하면서 시간을 보냈지.

자네 글도 나한테 꼭 그런 역할을 해주었어.

나는 오후 내내 거울 앞에 서서 나 자신을 찬탄했다네.>

p52~53

 


 

나는 폴 오스터 소설을 읽을 때면 읽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거나 혹은 끝까지 읽지 못했다. 그러니까 겨우 끝까지 읽은 게 <달의 궁전>이 고작인데, 그래서인지 이 작가 이름은 꼭 기억한다.

언젠가 읽으려고 꼼져둔 <뉴욕 3부작>도 잊지 않고 있다.

 

<왜 쓰는가?>는 독자평이 그닥 좋지 않고,

책 분량이나 두께에 비해 가격이 비쌌다(과연?).

그럼에도 이 책을 산 것은 그 제목이 주는 여운 때문이다.

나 또한 쓰는 사람으로서, 가끔 왜 쓸까? 하고 스스로 물을 때가 많다. 그렇기에 이미 세계적으로 위대한 작가 반열에 오른 폴 오스터가 왜 쓰는지 궁금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이 책은 30분 만에 읽을 수 있다.

작은 에피소드와 연재글이 실려 있어서

금방 금방 읽히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폴 오스터가 글을 쓰게 된 이유 또한

그 작은 에피소드 중 하나에 들어 있다.

나를 피식 웃게 만드는 소소한 이유가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번역가 김석희 선생님의 문체도 마음에 들거니와

무엇보다 폴 오스터가 <유럽 유대주의>라는 잡지에

레즈니코프(미국 유대계 시인)에 대한 특집글을 기고하고,

그 시인을 만난 이야기와

책 한 권을 썼다는 이유로 생명에 위협을 받는

'살만 루슈디를 위한 기도'가 특히 좋았다.

 

또 폴 오스터가 어렸을 때 60층 아파트 아래서 내려다본 풍경이 하도 신기해서 동전을 던지려고 하자

할머니가 한 말 "안 돼! 그 동전이 누군가에게 맞으면 머리 속으로 곧장 뚫고 들어갈 거야!"가

참으로 유쾌했다.

갑자기 우리 할머니가 떠올랐다.

하늘에서, 잘 계시겠지......

 

만족할 만한 책이다.

 

모든 것을 보려면 너무 빨리 걷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 좋다.

모든 것을 느끼려면 나는 너무 빨리 살지 않아야겠다.

너무 빨리 오르려고 하지 않아야겠다.

너무 빨리 쓰려고 하지 않아야겠다.

너무 빨리 사랑하려고 하지 않아야겠다.

 

그저 천천히 원하는 방향으로 걸어가며

모든 것을 보고 모든 것을 느끼며 살고 싶다.

그런 작가가 되고 싶다.

 

 

 

s********4 2010.03.05.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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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에 의한, 폴 오스터만을 위한 사적인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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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약속장소는 항상 서점이다.  일찍 도착해 기다리게 되는 날에는 읽을 거리도 많고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고 그야 말로 나의 초대형 서재(?)인 셈이다.  또 만나기로 한 사람을 위해 갑작스레 한 권의 책을 고르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역시 서점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읽게 된 책이다.  어쩌다보니 2009년 새해 첫 날 읽은 책이 되었다.  <왜 쓰는가?> 폴 오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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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약속장소는 항상 서점이다.  일찍 도착해 기다리게 되는 날에는 읽을 거리도 많고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고 그야 말로 나의 초대형 서재(?)인 셈이다.  또 만나기로 한 사람을 위해 갑작스레 한 권의 책을 고르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역시 서점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읽게 된 책이다.  어쩌다보니 2009년 새해 첫 날 읽은 책이 되었다.  <왜 쓰는가?> 폴 오스터의 책으로는 <타자기를 치켜세움> 이후 두 번 째다. 

 

  많고 많은 책들 중에서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남은 약속 시간동안 충분히 읽을 분량의 책이었기 때문이다.  책장을 열자 붉은 선이 그어진 노트가 펼쳐졌다.  그 위에 새겨진 글자는 컴퓨터로 찍어낸 필체가 아니가 손글씨체였다.  '이 책 뭔가 아주 사적인 느낌을 주는군'  그렇게 읽어 내려갔다.  이 책을 덮은 후의 느낌 역시 같았다.  '참으로 사적인 책이야.'  누구에게?  폴 오스터 자신에게!  

 

  이 책은 짧은 폴 오스터에게 있었던 일화들을 기록한 자전적 메모(단편이라기도 꽁트라기도 뭔가 부족해 ^^;;)들이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어린시절 굉장히 좋아하는 야구선수를 만났는데 아무도 펜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사인을 받지 못하고 헤어지게 되었단다.  그 이후부터는 그런 날을 대비해 펜을 항상 가지고 다니게 되었고 그 펜은 폴 오스터에게 무언가를 끼적거리는 습관을 가져다 주었고 그로 그는 작가가 되었다고 회상하고 있었다.  실제로 나도 메모지나 펜이 없이는 길을 나서지 못한다.  갑작스레 내 머리와 가슴을 옮겨줄 것들이 없을 때는 참 답답하다.  그것이 일상에 대한 단상이거나 편린을 기록하기 위함 뿐 아니라 급히 누군가에게 편지 아닌 편지를 쓰고 싶어지는 순간이 많기 때문이다.  냅킨, 영수증, 종이 봉투등은 나의 편지 패드가 되어 주었다.  어쩌다 깜빡 잊은 날 한 자루, 한 자루 사들고 다닌 볼펜 수를 보면 아마 평생을 쓰고도 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폴 오스터도 우연히 갖고 다니게 된 펜으로 무언가를 쓰게 되고 그것이 작가가 되게 한 계기라 믿는 일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 어떤 재능 있는 작가도 쓰지 않으면, 꾸준히, 정신없이 쓰지 않으면 결코 훌륭해질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일화를 제외하고 이 사적인 기록들의 모음은 내게 큰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한 편으로는 폴 오스터이기에 이런 별스럽지 않은 글도 책으로 묶여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 내심 부러웠다.  역시 명망있는 작가란 그의 말 한미다가 활자로 남길 구실이 되고 단 하나의 문장이 종이에 새겨질 위대한 것이 되는 것이다.  이 대단할 것 없는 한 권의 책은 그의 모든 기록을 가치롭게 소중히 여겨주는 출판사의 마음이겠지.  그러나 이 얇은 책을 양장으로 만들고 가름끈까지 넣어 제작을 한 것은 지나친 포장이었다.  이 책의 분량으로 보나 내용으로(폴 오스터씨, 죄송해요) 볼 때는 한 권의 책에 부록 정도로 붙여도 좋을 법했는데 이 얇은 책은 왜 이토록 갖출 것 다 갖춘 모양새로 나와야 했을까?  폴 오스터 팬들의 소장욕을 자극하고자 계산한 것이 아니었을지.  개인적으로는 글로나 책으로나 많이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m*********m 2009.01.0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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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 작가의 글을 쓰게 된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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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게 있어 글을 쓴다는 것은, 행복이기도 하겠지만, 고역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그들에게 직업이고, 또 돈벌이가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왜 쓰는가?' 나는 폴 오스터 작가의 책을 만나기를 기다려 왔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것이 아닌 나의 손에 그의 책이 들어오기를-  그리고 드디어 만나게 된 책이 이 책이다. '나는 왜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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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게 있어 글을 쓴다는 것은, 행복이기도 하겠지만, 고역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그들에게 직업이고, 또 돈벌이가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왜 쓰는가?'

나는 폴 오스터 작가의 책을 만나기를 기다려 왔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것이 아닌 나의 손에 그의 책이 들어오기를-  그리고 드디어 만나게 된 책이 이 책이다. '나는 왜 쓰는가?' 라는 폴 오스터 작가의 글을 쓰게 된, 아니- 그가 왜 글을 쓰게 되었는지 그 동기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었다.

 

총7개의 작은 이야기들과 삽화로 이루어진 내용속에서 그가 작가가 된 동기는 하나의 이야기이고, 나머지 6개는 하나의 삽화와 주지사에게 사형제도를 폐지해 달라고 보낸 탄원서. 레즈니코프와 찰스 번즈타인. 살만 루슈디에 관한 이야기가 전부이다. 하지만 단연 돋보이는 것은 역시 책의 제목으로 선정된 '왜 쓰는가?' 였다.

 

작가가 여덟살 때 뉴욕 자이언츠팀의 윌리 메이어스 팬이었던 그는 가족들과 야구장에서 관람 후 오랫동안 그곳에서 수다를 떨다가 경기 후 옷을 갈아입고 천천히 걸어 나오는 윌리 메이어스를 발견하고 그에게 다가가 사인을 부탁했다. 하지만 그때 여덟살의 작가는 사인을 받을 연필이 없었고, 안타깝게도 윌리 메이어스의 사인을 받지 못하였다. 그 이후부터 폴 오스터는 항상 어디를 가든지 주머니에 연필을 항상 가지고 다닌다고 한다. 그때 그토록 좋아하던 야구선수의 사인을 받지 못했던 꼬마의 마음에 큰 상처가 되었음이 분명하다.

 

그가 작가가 된 동기. 어떻게 보면 상당히 재밌기도 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그는 연필을 항상 지니게 되었고, 또 쓰게 되었다. 폴 오스터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몇개의 에세이들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 책이었다. 이 작가의 많은 책들을.. 다시 빨리 만나보고 싶다.

 

 

 

 

다른 것은 몰라도 세월은 나에게 이것 한 가지만은 확실히 가르쳐 주었다. 주머니에 연필이 들어 있으면, 언젠가는 그 연필을 쓰고 싶은 유혹에 사로잡힐 가능성이 크다. 내 아이들에게 즐겨 말하듯, 나는 그렇게 해서 작가가 되었다. (p.41)

 

나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뛰어난 이야기꾼을 몇 명 만났지만, 레즈니코프가 단연 최고였다. 그 날 그가 들려준 이야기 중에는 30~40분씩 걸린 것도 있었고, 요점에서 멀리 벗어난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지만, 그는 언제나 완전한 통제력을 유지했다. 그는 좋은 이야기를 하는 데 필요한 인내심을 가지고 있었고, 이야기하는 도중에 불쑥불쑥 떠오르는 세부를 음미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었다. (p.49)

 

 

t****6 2010.02.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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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는 야구선수의 싸인때문에 작가가 되었다?
"'폴 오스터'는 야구선수의 싸인때문에 작가가 되었다?" 내용보기
'폴 오스터'는 야구선수의 싸인때문에 작가가 되었다?     소설 읽기를 즐기는 사람들의 입에서 '폴 오스터Paul Auster'를 좋아하는 소설가로 꼽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워낙 소설은 잘 읽지 않았던 터라 베스트셀러 작가가 또 한 명 있는가보다 정도로만 여겼었다. 새해에 읽고 싶은 책을 가득 모았다가 구입하면서 잔돈이 남아 편하게 읽을 소설을 찾던 중, '왜 쓰는가?'라는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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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는 야구선수의 싸인때문에 작가가 되었다?

 

  소설 읽기를 즐기는 사람들의 입에서 '폴 오스터Paul Auster'를 좋아하는 소설가로 꼽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워낙 소설은 잘 읽지 않았던 터라 베스트셀러 작가가 또 한 명 있는가보다 정도로만 여겼었다. 새해에 읽고 싶은 책을 가득 모았다가 구입하면서 잔돈이 남아 편하게 읽을 소설을 찾던 중, '왜 쓰는가?'라는 제목에 회가 동~ 해 시셋말로 질렀다. 그리고 잘 찾아오지 않는 '지름신의 강령'에 감사해야 했다. 멋진 소설가 한 명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 [왜 쓰는가?]는 폴 오스터가 글을 쓰게 된 동기와 작가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솔직하게 쓴 자전적 에세이다. 차례를 더해 100 페이지를 꽉 채울 만큼 얇디 얇았지만 그의 인상적인 글과 글맛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한 페이지에 열 일곱의 빨간 줄, 한 줄에 직접 쓴 듯 삐뚤한 스무 글자. 모두 읽는 데 한 시간이 채 들지 않았다.

 

 

 

 

  가장 인상적인 글은 연필을 갖고 다니게 된 이야기. 여덟 살의 소년 폴 오스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야구였다. 소년이 열렬하게 사랑하는 야구선수의 싸인을 받게 된 기회를 얻지만 필기도구가 없어 결국 싸인을 받지 못한다. 그후 소년은 밖을 나갈 때면 연필을 가지고 나가는 습관을 갖게 되고, 그래서 소년은 작가가 되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세월은 나에게 이것 한 가지만은 확실히 가르쳐 주었다. 주머니에 연필이 들어 있으면, 언젠가는 그 연필을 쓰고 싶은 유혹에 사로잡힐 가능성이 크다. 내 아이들에게 즐겨 말하듯, 나는 그렇게 작가가 되었다."

 

  책 속의 이야기들을 통해 그는 '왜 쓰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지루한 듯 평범한 일상 속에서 드라마같은 이야기가 무궁무진한데 그것을 잡아내고 기억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듯 했다. 전반부에 있는 독일 여자친구의 출산이야기, 친구 랠프의 죽음 등이 그랬다.

 

  '찰스 번스타인'이라는 말이 들어 있는 25개의 문장, 살만 루시디를 위한 기도, 펜실베니아 주지사에게 보내는 탄원서 등의 글을 통해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하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서 글을 쓴다'고 대답하는 듯 했다. 짧은 문장, 수려하지도 않은 필체. 하지만 기발하고, 독창적인 작가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문장을 읽으면서 눈앞에 펼쳐지는 영상 때문이 아닐까? '글을 쓴 후 줄이고 줄여서 더 이상 줄일 것이 없을 때 훌륭한 글이 나온다'는 누구의 말을 떠올리게 했다.

 

  한마디로 흠뻑 빠졌다. 그의 작품들을 추적해서 읽고 싶은 충동에 한동안 사로잡혔다. 생각도 하지 않았던 우연한 만남이었기에 더욱 반갑기만 했다. 오늘 리뷰를 쓴 가장 큰 이유는  '난 오늘 멋진 소설가를 만났다' 고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t********n 2009.01.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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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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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된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여간해선 외국 작가들 책이 있는 쪽으로는 잘 가지 않는데 어쩌다 가게 되어 집어 들게 되는 책은 “열린책들” 책이었던 경우가 많았다. “열린책들”은 책을 참 읽고 싶도록 만드는 것 같다. 열린책들 책이라면 지금껏 책 표지의 덕으로 선택하고도 후회하지 않았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던데 비하면 이번 책은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줄쳐진 빨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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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된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여간해선 외국 작가들 책이 있는 쪽으로는 잘 가지 않는데 어쩌다 가게 되어 집어 들게 되는 책은 “열린책들” 책이었던 경우가 많았다. “열린책들”은 책을 참 읽고 싶도록 만드는 것 같다. 열린책들 책이라면 지금껏 책 표지의 덕으로 선택하고도 후회하지 않았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던데 비하면 이번 책은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줄쳐진 빨간 수첩 느낌의 얇은 양장본 책 속의 손으로 쓴 듯한 글씨만큼은 잊기 어려울 것 같다. 제목이 “왜 쓰는가?”라니 제목만 보고는 적어도 글 쓰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 조금은 들어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내가 기대했던 내용은 그가 왜 작가가 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긴 부분을 비롯해 몇 부분 안되었고 앞부분 이야기들은 조금 흥미로웠지만 뒷부분으로 갈수록 연설문, 강의문이 등장해서 무슨 내용인지 왜 이런 내용을 담았는지 개인적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회에 참여하는 작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상황도 인물도 잘 모르는 상태에선 공감하면서 읽기 버거운 면이 없지 않았다. 책은 금세 다 읽었지만 책 전반에 걸쳐 자신이 왜 글을 쓰는지를 말해주고 싶었던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해내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주머니에 항상 넣고 다니던 펜으로 끼적거린 것처럼 깔끔하면서도 수수한 글씨체가 가지런히 공책처럼 생긴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채우고 있는 그 성실함에 만큼은 감동받았다. 물론 이 책에는 한글로 써있으니 누군가 한국 사람이 타자를 치거나 손으로 쓴 것일 텐데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이거 정말 손으로 쓴 것일까?’하는 궁금증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내용 빼고 책 모양은 정말 마음에 쏙 들었다. 폴오스터의 작품은 하나도 접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런 책부터 읽게 되다니, “빵 굽는 타자기”라면 제목을 어디선가 많이 들어보았는데 다음번에 그 책을 읽게 되면 폴오스터에 대해 새로운 이미지를 가질 수 있게 될까?
YES마니아 : 플래티넘 o****2 2005.08.1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어쩌면 그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이 그의 글쓰기의 에너지원... 폴 오스터, 왜 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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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지의 질의에 대한 답변 (1995), 왜 쓰는가? (1995), 언젠가 우리 어머니한테 일어난 일이 생각난다네 (1983), <찰스 번스타인>이라는 말이 들어 있는 25개의 문장 (1990), 낱말 상자 (존 캐슬러의 조각), 살만 루슈디를 위한 기도 (1993),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에게 보내는 탄원서 (1995)... 책은 네 개의 산문, 한 개의 소개말, 한 개의 연설, 그리고 한 개의 조각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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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지의 질의에 대한 답변 (1995), 왜 쓰는가? (1995), 언젠가 우리 어머니한테 일어난 일이 생각난다네 (1983), <찰스 번스타인>이라는 말이 들어 있는 25개의 문장 (1990), 낱말 상자 (존 캐슬러의 조각), 살만 루슈디를 위한 기도 (1993),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에게 보내는 탄원서 (1995)... 책은 네 개의 산문, 한 개의 소개말, 한 개의 연설, 그리고 한 개의 조각품을 찍은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1983년에서 1995년 사이의 것들이고, <왜 쓰는가?>에는 다섯 개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뉴욕』지의 질의에 대한 답변>은 아마도 작가가 집적 겪은 짧은 일화인 것 같다. 할아버지가 사는 60층 아파트에서 네 살이나 다섯 살의 폴 오스터는 1페니짜리 동전을 도로에 떨어뜨리려고 하는 참이다. 그 순간 할머니가 소리친다. “안 돼! 그 동전이 누군가에게 맞으면 머리 속으로 곧장 뚫고 들어갈 거야!” 제목이 질의에 대한 답변이니 질의가 있을 것인데 그 질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뉴욕통인 폴 오스터에게 뉴욕과 관련한 최초의 기억을 물은 것은 아닐까...


  <왜 쓰는가?>에 실려 있는 다섯 개의 이야기는 그 하나하나가 모두 소설의 소스로 훌륭하다. 아마도 우리 주변의 어떤 사건들로부터 소재를 끌어올리는 폴 오스터는 자신의 그 소재들 중 몇 가지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리라. 그러니까 바로 이러한 소재들로부터 나의 그 재밌는 소설들이 시작되었소,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이야기들 중 어떤 것은 얼마 전 출간된 폴 오스터의 《내면 보고서》에도 얼핏 출현한다.


  <언젠가 우리 어머니한테 일어난 일이 생각난다네>는 아마도 작가를 향한 비평가들의 태도에 대한 폴 오스터의 바램이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폴 오스터가 아직 초짜 글쟁이인 시절 레즈니코프라는 시인에 대한 글을 한 편 쓴 적이 있고, 아마도 그 글에는 일종의 칭찬이 들어 있던 것 같고, 이후 폴 오스터는 그 글을 읽은 레지니코프를 만날 수 있었는데, 그 레지니코프는 폴 오스터에 이렇게 말한다.


  “자네가 보내 준 글 말인데...... 그 글을 읽으면, 언젠가 우리 어머니한테 일어난 일이 생각난다네. 하루는 길거리에서 웬 낯선 사람이 어머니에게 다가오더니, 사뭇 상냥하고 우아한 어조로 어머니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칭찬했지. 어머니는 당신의 머리카락을 자랑스럽게 생각한 적도 없었고, 머리카락이 다른 부위보다 특히 돋보인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네. 하지만 그 낯선 사람의 칭찬 덕분에 어머니는 그 날 온종일 거울 앞에 앉아서 머리를 매만지고 치장하고 감탄하면서 시간을 보냈지. 자네 글도 나한테 꼭 그런 역할을 해주었어. 나는 오후 내내 거울 앞에서 나 자신을 찬탄했다네.” (pp.52~53)


  <찰스 번스타인>이라는 말이 들어 있는 25개의 문장, 은 프린스턴 대학에서 열린 낭송회에서 폴 오스터가 찰스 번스타인을 소개한 말이다. <낱말 상자>는 존 캐슬러의 조각이고 일종의 개념 미술 같은 것인데, 그것은 열두 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THE WORLD IS IN MY HEAD. MY BODY IS IN THE WORLD.”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뫼비우스의 띠를 연상하게 된다. 이 문장 또한 얼마 전 읽은 《내면 보고서》 (혹은 《디어 존, 디어 폴》)에서 본 적이 있다.


  <살만 루슈디를 위한 기도>는 살만 루슈디가 아직 호메이니의 ‘패트와’ (일종의 죽음의 선고)에 의해 은둔 생활을 해야만 했던 때에 그를 지지하며 쓴 글이다. (살만 류시디의 패트와는 1998년 하타미 이란 대통령에 의해 철회되었다.)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에게 보내는 탄원서>는 흑인 민권 운동가인 무미아 아부-자말에게 내려진 사형을 철회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국제 펜클럽 미국 본부의 기자회견 중에 발표된 것이다.


  시와 산문과 시나리오 그리고 주로 소설을 쓰는 폴 오스터의 산문집에 실린 글의 내용은 자신에게 직접 일어났던 어떤 사건에 대한 기억, 자신에게 직접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들은 바가 있는 어떤 사건에 대한 이야기, 작가 혹은 비평가들과의 교류, 예술품에 대한 자신의 생각, 그리고 이런저런 사회적인 문제까지 뒤죽박죽이다. 그렇지만 바로 이러한 것들이 폴 오스터가 글을 쓰도록 만드는, 일종의 에너지원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16.04.1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폴 오스터의 왜 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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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작가의 이름때문에 선택한 책이다.  짧은 책이라고 했지만, 그래도 폴 오스터의 글이니깐, 그리고 제목이 안겨주는 호기심이 자꾸만 나를 가만두지 못 했다.  왜 쓰는가, 궁금했다.  그가 글을 쓰는 이유가 말이다.     시집보다도 더 짧은 책이란 생각이 들만큼 많은 내용이 있지 않은 책이다.  작고, 얇은 책, 그래서 그 안에 담겨 있는 에피소드들이라는 것 역시 많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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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전히 작가의 이름때문에 선택한 책이다.  짧은 책이라고 했지만, 그래도 폴 오스터의 글이니깐, 그리고 제목이 안겨주는 호기심이 자꾸만 나를 가만두지 못 했다.  왜 쓰는가, 궁금했다.  그가 글을 쓰는 이유가 말이다.

 

  시집보다도 더 짧은 책이란 생각이 들만큼 많은 내용이 있지 않은 책이다.  작고, 얇은 책, 그래서 그 안에 담겨 있는 에피소드들이라는 것 역시 많이 있지 않다. 

 

  폴 오스터라는 이름 하나에 무작정 매달린 책이다.  얇은 책이면 어떠랴 싶었다.  그의 책이고, 그가 왜 쓰는지를 알 수 있다면 그것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폴 오스터가 작가가 될 수 있었던 작은 계기가 되는 것은 그가 어린시절 겨우 여덟 살 나이때에 그는 좋아하던 야구선수 윌리 메이스의 싸인을 받을 기회의 행복한 순간을 얻었다고 한다.  그의 이 이야기를 들으니 나 역시 좋아하던 야구선수의 싸인을 받으며 우쭐해지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나는 어린 폴 오스터보다 한참 많은 나이때에 그런 순간을 가졌을 때였음에도 행복에 겨워 몇 날을 들떠 있었는데, 하물며 그 어린 아이는 어떠했을까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여하튼 그런 행복한 순간에 하필이면 그에게 연필이 없었다는 것이다.  겨우 연필이 없었다는 그 사실이, 결국 그에게 윌리 메이스의 싸인을 받을 기회를 날려 버렸고, 그는 그 일을 계기로 이후부터는 항상 연필을 가지고 다니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늘 들고 다니던 연필은 결국 무언가를 쓰고 싶게 만들었고, 쓰고 싶을 때마다 주머니 속에는 반가운 연필이 있었던 것이다.  역시 세상에는 이유없이 일어나는 일은 없는 듯 하다.  그가 계단에서 걸려 넘어져 떨어지고 있는 어린 딸을 구할 수 있었던 것도 실은 원치 않았던 이웃의 돌연한 방문이 있었고, 그 방문에 따른 어린 손님이 계단 근처에 있던 꽃병을 깨뜨려 버리는 바람에 그 상황을 수습하던 중에 딸을 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니 말이다. 

 

  폴 오스터와 시인 찰즈 레즈니코프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폴 오스터 자신의 결혼식날 레즈니코프에게서 걸려온 전화라니 말이다. 

 

  짧은 책이다.  그래서 폴 오스터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지 않다.   감질 맛나게도 너무 짧은 책이다.  이게, 뭐야 할정도로 짧다.  그냥 그의 이야기라는 사실, 그것만으로 위안삼는 책이다.  나는 먹을 것 앞에서도 질보다는 양인데 말이다.  물론 책은 질을 우선시 해야하지만...나는 돈 주고 이 책을 구입했지만, 그러기에는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m******i 2009.10.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