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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의 인터넷판에 여행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영국-아일랜드 여행기가 마무리되고, 다음 주부터는 올 봄에 다녀온 이탈리아여행기의 연재가 시작될 것 같습니다. 동네도서관에서 시오노 나나미의 <이탈리아에서 보내온 편지>를 발견하고는 여행기를 쓰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골라들었습니다. 2권으로 된 <이탈리아에서 보내온 편지>는 저자가 1979년 2월부터 1981년 12월까지 잡지에 연재한 에세이 30여편을 묶어 1982년에 출간한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 실린 이야기들은 저자가 <로마인 이야기>를 비롯하여 이탈리아와 관련된 수많은 작품들을 쓰기 위하여 취재하는 과정에서 얻은 앎을 별로의 글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그러다보니 주제를 따로 정한 바 없으며, 고대 로마로부터 근대 베네치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적 배경을 가진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다양한 기록들을 조사하고, 기록으로 확인이 불가능한 부분에서는 작가적 상상력을 보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만, 때로는 그녀의 상상력의 산물이 마치 역사적 사실인 것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사극을 본 학생들이 사극에 그려진 내용을 역사적 사실로 믿듯이 말입니다. 베네치아의 지도에 대한 그녀의 비유는 놀랄만합니다. “베네치아의 지도를 볼 때마다 나는 그것(나무조각을 조립하는 아이들 장난감)이 떠오른다. 단 모든 나뭇조각은 조금씩 떼어놓지 않으면 안된다. 나뭇조각과 나뭇조각 사이는 작은 고리나 다른 뭔가를 이용해 연결한 다음 찰랑찰랑하게 물을 담은 쟁반 위에 놓으면 베네치아가 완성된다. 나뭇조각은 섬, 나뭇조각과 나뭇조각 사이의 틈으로 보이는 물은 운하, 나뭇조각을 잇는 고리는 다리라고 생각하면 된다.(14쪽)”
두 차례나 베네치아를 방문했기 때문인지 베네치아에 관한 글에서는 느끼는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베네치아를 알고 싶으면 인기척이 없는 밤길을 혼자 걸어보라. 운하를 따라서, 건물 벽을 따라서. 자기 발자국 소리만 들으며 걸어보라. 발 밑의 물소리를 듣고, 양옆의 잠든 창을 올려다보라. 그리고 자기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려 보라(99쪽)” 한나절 산마르코광장 주변을 주마간산 식으로 훑어서는 베네치아를 제대로 느꼈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베네치아에서 묵으면서 해돋이도 보고, 해넘이도 보고, 집들 사이로 나있는 좁은 골목을 지나 운하에 걸려있는 다리도 건너보고 싶습니다.
이탈리아에 대한 앎이 많지 않아서 그녀의 주장을 일단 받아들이긴 합니다만, 간혹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눈에 띄긴 합니다. 예를 들면 ‘줄리어스 시저와 줄리오 체사레’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외국의 인명이나 지명을 어떻게 표시하는가 하는 문제를 적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외래어를 우리말로 옮길 때 지켜야 할 규칙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 말로는 ‘일본인은 원어에 충실하게 발음한다(120쪽)’라는 주장에 공감이 되지 않습니다. 일본어는 소릿값을 제대로 표기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알기 때문입니다. 딱히나 그런 점을 제외하고도, ‘출판인 알도 마누치오’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포르투갈의 항해왕자 엔히크(Henrique)를 헨리로 표기한 것을 적절해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제국주의 시절 약소국가에서 약탈해간 문화재의 반환에 대하여, “결론은 파괴나 소각으로 인류 전체의 재산이라 할 이들 물걸이 없어지지 않으면 그만인 것이다. 임자가 바뀌어도 상관없다. 될 수 있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장소에 잘 보관해두면 그걸로 충분하다.(219쪽)”라는 놀라운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화제 약탈에 한몫을 한 일본의 입장을 고려한 이야기일까요? 프랑스가 우리나라의 강화도에서 약탈해간 조선시대의 의궤등 문화재의 반환을 미루고 있습니다만, 나폴레온이 베네치아를 정복하고 프랑스로 가져간 미술품 가운데 상당수를 베네치아에 반환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후에 베네치아를 점령한 오스트리아제국의 눈치를 보느라 그랬겠지만, 약탈한 문화재가 제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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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명의 의사가 모였으니 혹시 무슨 병이 나더라도 안심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게 그렇지 않다. 350명의 의사가 있다는 것은 350가지 치료 방법이 있다는 말이 된다. - 어느 군의 후보생의 수기
시오노 나나미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로마인 이야기. 내 롤모델인 줄리어스 카이사르를 만나게 해준 것도 시오노 나나미 할머니다. 로마인 이야기에서도 그녀의 로마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느껴진다. 로마인 이야기는 몇십년 동안의 공부와 방대한 량의 사료의 집대성이라면 '이탈리아에서 보내온 편지'는 그녀의 이탈리아 생활에서의 일상 생활의 파편들을 그녀의 것으로 체화 해서 우리에게 언어라는 한 폭의 그림으로 보내준다.
자네가 베네치아를 쓸거라면 그 정점에서의 내리막길도 알아야해. 그러려면 아리노니를,마르첼로를,비발디를 들어보게나. 아마도 베네치아가 가진 퇴폐와 우수를 알 수 있을 걸세. - 베네치아 소묘
로마인 이야기에서는 로마 자체에만 집중을 해서 봤기에 시오노 나나미라는 인간 자체에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다. '바다의 도시 이야기'나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등과 같은 책에는 웬지 손이 가질 않아서 로마인 이야기 특히 줄리어스 카이사르이야기인 5,6권만 서너번 본것 같다. 우연히 그녀의 에세이 3권이 눈에 띄어서 보게된 그녀의 에세이 3권중 첫번재 권. '이탈리아에서 보내온 편지 1,2,''남자들에게'
차는 어딘가에 버려졌을 거고, 차 속의 짐은 아마도 되찾지 못할 것이라고 형사는 말했다. 그래도 나를 위안해주려고 그런 말을 했을까. 나폴리 도둑의 기술은 정말 예술적이지요? - 나폴리와 여자 그리고 도둑
27세의 나이에 이탈리아로 건너가 40여년 이상을 그곳에서 산 거의 반 이탈리아인이나 마찬가지인 그녀다. 이 에세이가 씌여진 시기는 이탈리아 생활 초창기로 거의 이탈리아 여행기나 생활기로 보아도 무방하다. 여유가 넘치는 이탈리아 사람들에 대한 찬사. 자동차 도둑마저도 증오보다는 찬사에 가까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미국 군함까지도 훔쳤다는 이탈리아의 유명한 도둑에 대한 이야기는 덤. 수많은 몰락 귀족 이야기,젤리또로 유명한 이탈리아 아이스크림, 입안에 군침을 흘리게 만드는 스파게티 이야기. 미국 분가에서 더 유명한 마피아 - 사실은 이탈리아 토속적인 자치단체에서 시작하여 미국에 힘에 의해서 급성장한 정체를 알수 없는세력 아슬아슬 종이한장 차이만큼 위태하게 운전하지만 의외로 사고율은 낮은 운전습관.
나폴리인에게 이데올로기 따위는 반짝이는 태양과 푸른 바다, 맛있는 스파게티 접시 앞에서는 빛이 바래 보이나보다. - 본조르고, 나폴레타노!
나폴리의 하층민들은 싸구려 스파게티를 손으로 먹고, 레몬 즙을 짠 물 한 컵을 마신 다음 빛나는 태양 아래서 낮잠을 청할 때, 임금도 부자도 부럽지 않은 행복을 느꼇다. - 마카로니와 스파게티
아이스크림의 기우너은 아라비아로 그것이 시칠리아로 건너와 시칠리아에서 장화모양을 한 이탈리아 반도를 북상하여 알프스를 넘어 온 유럽으로 퍼진 것이다. - 시칠리아의 아이스크림
이 책을 읽다 보면 하늘빛 색채를 띄는 지중해의 바다를 가득 머금고 있는 이탈리아행 비행기에 당장이라도 몸을 싣고 떠나고 싶은 충동이 느껴진다. 세상에 도둑마저도 이렇게 낭만적으로 써놓았는데 어찌 가지 않을수 있겠나! 이탈리아하면 너무나 유명한것이 많아서 어떻게 무엇부터 나열해야 할지도 곤혹스럽다. 여성들이면 유명 명품 의류부터 찾아 갈것이고 애주가들이면 와인의 산지를 찾아 떠나고 한가로운 작은 평화를 위해서라면 시칠리아 섬으로 가서 원하는 바를 찾을것이고 낚시대 하나만으로도 즐겁게 지낼수 있을것만 같다.
서른살 무렵이었지 아마. 한달 휴가차 이 카프리 섬에 온것이 40년은 되어버렷지 뭐야. - 매호의 섬 카프리
에세이라는것은 작가의 주관이 뚜렷이 드러나는 책인데 아직은 그녀의 필력이 완성미에 달하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좀 덜 성숙하고 좀 더 감정에 휘둘리긴 하지만 더욱 열정이 느껴지는 에세이다.
지금부터 백 년 전, 가리발디에 의해 이탈리아가 통일되었소. 그 때 남쪽 긑에 위치한 시칠리아는 공업화시대의 움직임에 뒤처지고 말았소. 이것이 마피아를 낳게 한 토양이오. - 이탈리아 마피아 미국 마피아
대충 이 에세이를 적은 시기가 70년대 전후일거라고 유추되는데 그 당시에 이렇게 자유 분방한 글을 적을수 있다는 것은 시오노 나나미씨 본인이 워낙 개방적인것일까 그 당시 일본 문화가 이런 파격적인 것을 원했던 것일까 자유분방한 이탈리아에서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때문일까 아직은 답을 못찾았지만 남은 2권에서 어느정도 비슷한 답을 찾기를 기대해보며 나머지 책을 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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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오노 할머니의 에세이집이다. 시오노 할머니의 책들 중 몇권의 에세이들은 왠지 좀 역사관련서들 보다 그리 좋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역시 부전공은 주전공보다 딸리는 것인가. 그래도 이번 책은 재미나게 읽었다. 그도 그럴것이, 이 책은 시오노 할머니가 좀더 젊었을때, 즉 지금보다 2-30년 전쯤 쓰여진 글들이고, 그래서 당연히 로마인 이야기 집필 시작하기 전이며 아직 몇권 책을 발표하지 않은 때의 자신의 신상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서 흥미로왔다. 할머니에 대해서 새로운 것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바다의 도시이야기'를 집필하는 동안의 이야기가 많았다. 당연히 베네치아에 대한 이야기들도 많았고. 여러 곳의 성채를 직접 답사하면서 고소 공포증때문에 고생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로마인이야기'보다 '바다의 도시 이야기'를 더 먼저 읽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시오노 할머니 책들을 찾아 읽게 되었는데, 그 때문인지 그 시절의 할머니 생활 이야기를 접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이 책은 이탈리아에서 생활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각 분야의 이야기들을 섭렵하고 있다. 마피아, 스파게티, 와인을 비롯해서, 피렌체, 나폴리, 베네치아, 시칠리아 등등 각 지방에 대한 이야기 뿐만아니라, 이탈리아어에 능통하지 못해 겪은 에피소드, 결혼 후 집장만에 관한 이야기 등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시오노 할머니의 신변 잡기를 다양하게 다룬 책은 아마 처음인 듯하다. 시오노 나나미 할머니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이나, 아니면 처음 접하는 사람 모두에게 적합할 듯한 책이다(이건 출판사의 선전 문고). 다만, 굳이 1,2권 따로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게다가 각권 값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좀 걸리기는 하다. 그 점만 딱 눈감아 준다면, 시오노 할머니, 아니 젊은 시오노 아줌마가 30년전에 이탈리아에서 보내온 편지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
| 각 작가에게는 분명히 자신 만의 글쓰기 방삭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작가에 대해 매니아라고 자청하는 사람들은 그런 글의 스타일에 반해서 인 경우도 많다.요즘처럼 매니아가 문화를 이끌어 간다는 소리를 하는 시대에는 이런 작가의 스타일이라는 것이 특히나 중요한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더 하게 된다. 굳이 다수의 지지를 받지 않더라도 괜찮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갑자기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하면 이번에 발간된 시오노 나나미의 글 때문이다. 알다시피 이 책은 그녀가 글을 쓰던 거의 초장기 때 나온 책이다. 아직 「바다의 도시 이야기」도 쓰지 않았을 때 나온 책이다 보다 그녀의 지금 현재 모습을 상상하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기도 하다. 그러한 것이 이 책은 다분히 시오노 나나미라는 한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이 이탈리아라는 나라에서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것들을 적어보낸 말 그래도 '편지'이기 때문이다. 읽는건 정말 굉장하기 수월하게 읽을 수 있다. 너무 수월하게. 그런데 이 책을 읽다가 '문체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군...'이라는 생각을 했다. 70년대에 쓴 글이니 지금과 아무리 짧에 잡아도 20년 이상은 길게 잡으면 30년 이상이나 시간의 차이를 가지고 새롭게 대중과 만난 글이다. 문제는 그때 당시 그녀의 문제와 지금의 문제를 일본어로 읽을 수 있는 독자라면 쉽게 느낄 수 있겠지만, 그래서 시간과 함께 변한 그녀의 문제를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번 번역을 한 글을 만나는 한국의 독자로서는 기막히게도 20년전의 문체와 지금의 문제가 똑.같.이. 느끼지는 이 느낌은 어찌해야 하는걸까. 20년 동안이나 변하지 않는 문체를 본인이 가지고 있었다면야 모르겠지만 그건 상상하기 어렵지 않을까? 솔직히 출판사에서 시오노 나나미 전집을 목표로 책을 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아면 읽으면서도 개운치 않은게 사실이다. 최소한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글을 지금의 작가의 문체로 신경써서 번역을 해가면서 말이다. 물론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많이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두말할 것도 없이 기쁘지만 그 이면에서 느껴지는 씁쓸함은 어쩔 수 없는 가보다. |
말그대로 에세이집이다.짧게 짧게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다.어디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기가 느낀대로 알고있다고 생각하는 대로...부담없이 술술 읽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