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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택한 휴양지에는 巨富들이 거주하기 마련이나, 몇몇 소수의 입김이 전 타운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형편이라면 그런 곳에선 정의를 기대할 수 없다. 대단한 미남자로, 아마 마을 처녀, 유부녀 중 쓸만한(?) 이 반 이상을 건드렸으리라 의심 받는 고교 상담 교사 샘 롬바르도(맷 딜런 분)는, 사실 자기 원칙에 충실한 교원이며, 최소한 자기가 가르치는 아이들에 더러운 손을 대지는 않는 사람이(라고 나온)다. 그러나 자신이 고른 남자에게선 반드시 자신이 원하던 대접을 받아야 직성이 풀리고, 그 당연한 권리가 있다고 단단히 착각하는 이 마을 최고 부호 댁의 따님은 그런 롬바르도 씨의 신조를 존중하지 않는다. 어느 날 작정하고 수작을 걸다 거절당하자(여기까지 본 관객들의 짐작일 뿐 정확한 사연은 알 수 없다), 마침내 이 소녀는 한바탕 큰 소동을 벌여 목석 같은(과연?) 남자를 응징하려 들고, 우리의 핸섬한 교사는 이런 누명을 쓴 것도 모자라 직장도 잃고 테러도 당하는 등 한순간에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유력 가문의 공주님께 밉뵌 죄가 이토록 크니, 이제 정의는 민완 변호사(빌 머리 분)의 수완에만 그 실현을 바라볼 수 있는 신세가 되었다. 흔히 이 영화를 에로틱 스릴러 장르로 분류하지만, 그 앞에 '코믹'이라는 수식어를 좀 붙일 필요가 있다. 물론, 밝고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는 게 아니라, 씁쓸하고 침울한 냉소를 빚는 '블랙 코미디'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 영화는 물론 메인스트림 기획에 속했고, 흥행에도 큰 성공을 거두어, 이후 같은 제목(과 포맷)을 차용한 속편 셋이 나오기도 했다. 이 작에 대한 평은, 우리 나라에서는 좀 반응이 엇갈리는 편이다. 좋아하지 않는 축은 이 감독을 두고 '반전성애자'로 폄하까지도 하나 본데, 이런 다단계 다층의 트위스팅은 그리 최신의 경향만도 아니고, 장르소설이건 드라마에서건 오래 전부터 여러 차례 있었던 시도이다. 익숙하지 않은 느낌은 그저 그리 느끼는 사람 개인 사정일 뿐, 이게 낯선 기법도 아니고 어떤 견고한 원칙의 파괴나 위반도 아니다. 불편한 느낌은 아마 다음의 셋 정도 이유들에서 기인했을 것 같다. 1) 머리가 나빠서 내용을 따라가기 어렵다. 2) 어느 한 인물에 감정이입을 좀 하려 했더니, 곧바로 나쁜 녀석으로 판명되어 배신감을 느낀다 3) 잔혹하고 비정한 범죄를 저지르면서 인간들이 실실 쪼개는 모습에 진저리가 쳐진다. 2)의 경우는 솔직히 우리 관객들의 태도가 문제이다. 영화는 그냥 쿨하게 보고 잊는 거지, 그 가상의 세계 안에서 무슨 절대 정의나 원칙, 도덕(이런 게 근데 있기나 한가)이 실현되기를 기대하겠는가? 3)에 대해서는, 이런 장르의 속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이다. 이 디스크는 일반 개봉 버전이 아닌, 감독판을 컨텐츠로 담고 있다. 마지막에 A와 B가 서로 해프-시스터(스포일러이므로 이름은 모두 생략한다) 관계란 사실은, 왜 애써 밝히는 걸까? 이를 두고 어떤 이들은 '근친상간'이라는 충격적 팩터까지를 집어 넣기 위한 감독의 의도라곤 하는데... 나는 그렇게 보지 않았다. 만약에 정말 그들이 피가 섞인 관계라면, 그저 친자 확인 소송을 통해 유산 분배를 요구했으면 간단했을 것을, 아무 필요도 없이 범죄자가 될 위험을 각오하고 잔인한 살인극을 벌인 뻘짓을 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IQ 200이라 자신이 원하는 일은 어떤 장애를 뚫고서도 해 낼 수 있었다는 그가 말이다. 이런 식으로 해석해야, '거액을 손에 넣고자 벌인 그 모든 소동의 헛됨'을 풍자하는 테마가 되어 뭔가 의미부여가 이뤄지지 않나 하는 생각인데... 이런 식으로 결론 내리는 사람은 나 말고는 거의 아무도 없는 것 같다. 케빈 베이컨이라고 해서 언제나 존재감 만땅의 광기 어린 모습으로 나오는 건 아니다. 여기에 직업 배우로서 그의 센스랄까 영리함이 있는데, 그런 이미지가 일정 수위 이상으로 반복되면 결국 자신의 상품 가치만 떨어지게 된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절대 알 파치노처럼 오버액션을 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그가 이미지 소진을 하지 않고 오래 버티는, 그리고 나오는 作마다 '또 뻔한 그 모습이겠거니'하는 식상함 없이 일종의 기대를 갖게 만드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헌데 이 영화에선, 그가 그렇게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다. 싸이코패스 바람둥이 역을 맡은 모 씨(스포일러라 배우 이름을 말할 수 없음)의 연기가 대단히 자연스럽다. 괜히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참고 견디면 그건 뭔가 수상한 꿍꿍이를 감추고 있어서1)라는 건, 더글라스 모티머 대령이 오십 년 전에 이미 우리에게 클라우스 킨스키와 함께 가르쳐 준 바 있다^^ 데니스 리처즈는 이 영화에서 고등학생 역을 맡았는데, 싱싱하고 탄력 있는 외모가 실제 나이보다 십 년은 어린 역을 맡아도 아무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 이처럼 멋진 비주얼을 낳았다.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고, 솔직히 내 경우는 그녀를 구경하는 맛에 영화를 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어제 리뷰를 올린 '테라비시아...'와 이 영화는 (전혀 아닐 것 같아도) 뭔가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게 뭘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