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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결과는 더 나은 쪽으로 변하지 않고,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발생하는 생의 열악한 조건'이 난무하는 이 '잔인한 시대' 안에서 여섯 편의 소설은 최선을 다해 아파하고 최선을 다해 실패한다." 이 잔인한 시대는 사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그렇게 다르지 않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은 현실에 충실하라는 뜻의 라틴어로 영화 명대사로도 유명하다.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기도 했는데, 사실 이렇게 살기 쉽지 않다. 우리는 현재보다 미래에 대한 걱정, 미래에 대한 목표를 세우고 현재보다는 미래를 생각하고 설계해야 한다. 대학생이 되어보니 이 부분을 뼈저리게 느껴진다. 입학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3학년이 되고 취업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취업을 위해 대외활동, 학생회 등 교내외 상관없이 다양한 활동을 하며 자기소개서 한 줄이라도, 경력 하나라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토익 공부, 자격증 공부도 같이 해야한다. 그렇다면 그냥 하지 않으면 그만 아닌가 싶지만, 인간 심리라는 것이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뒤쳐지는 것 같아 견딜 수가 없다. 꿈이 없어도 고민이지만 꿈이 있어도 고민인 세상이다. 불안함과 괴리감, 우울함에 중독된 지금의 시대야 말로 지독하게 잔인한 시대 같다. 나는 작년에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살았다.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일을 크게 벌여서 몸이 감당이 되지 않았다. 학생회, 대외활동, 아르바이트, 서평단 등. 내 시간을 쪼개고, 잠을 조금 덜 자면 할 수 있겠지 했는데 그 결과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 되었다. 스트레스는 쌓이는데 그걸 해결하는 방법도 그때는 알지 못해 쌓아두고 살았다. 그래서인지 뭘 먹어도 배가 아프고 속이 불편하고 편두통을 지겹도록 앓았던 기억이 있다. 근데 나만 아프면 참을 수 있었을텐데 내가 참지 못했던 건 내가 힘들다는 이유로 주위 사람들에게 많은 피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그게 죄책감이 들어서 하루 일정이 끝나고 집에 오면 많이 울었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채찍질을 했다. 의무감과 책임감 앞에서 정말 많이 무너진 한 해였다. 사실 이걸 깨달아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나는 지금도 계속 무언가를 하기 위해 움직인다. 그래도 이렇게 공감할 수 있는 작품 덕분에 우리는 이 잔인한 시대에서 잠시 위로를 받으며 쉬어갈 수 있다. 전공 수업에서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나만의 답을 내려보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그때 내가 내린 나만의 답은 '소통'과 '연결'이었다. 소통이 일방적 통보가 아닌 것처럼 서로가 아니면 절대로 혼자서 할 수 없다. 문학 역시 일방적인 것이 아니고 절대로 혼자할 수 없다.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고 안정감을 얻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정보를 얻고 학습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문학 역시 수많은 타인과 사회, 문화, 역사와 얽혀 있다. 그리고 문학은 우리에게 세계를 넓혀가고 세상과 연결되는 감각을 일깨워준다. '출판사 북클럽' 같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읽고, 나누고, 경험하는 것처럼 우리는 혼자의 힘으로 서 있는 것 같아도, 얽히고설켜 연결 또 연결된 형태일지도 모른다. 느슨하지만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는 이 세계를 문학으로 하여금 조금 더 넓어질 수 있도록, 조금 더 연결되고 단단해지도록 서로의 상처를 들여다봐주고 같이 앓아주는 것. 그것이 문학인 것이다. 내가 열림원에서 나오는 '림LIM 젊은 작가 소설집'을 읽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가 생각하는 문학과 닮아있어서 그런지 책 소개부터 공감이 많이 되는 작품이라 서론이 길었다. 본격적으로 수록된 여섯 편의 소설 중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양기연, 「홀로틀의 포옹」 한 편의 소설을 소개해보겠다. 이 소설은 비행기 사고로 일찍 부모를 잃은 '나'와 그런 나를 키워낸 '언니'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나'와 언니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이모에게 위탁됐다. 언니는 바로 다음해에 기숙사에 들어갔고 '나'는 여전히 이모 집에 머물러 있다. 이곳에서의 '나'는 스스로를 불가피하게 던져진 돌멩이 그 자체라고 표현하고 있다. 물론 이모는 차별없이 키우고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소외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언니는 그런 '나'를 보고 취직을 하자마자 데려갔다. 사회초년생 신분으로 고작 중학생이 된 '나'를 키운 것이다. 한창 가지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많을 나이를 사회초년생이 키워냈다는 것은 현재의 '나'에게 부채감과 죄스러운 마음으로 남아있다.
언니가 나를 키웠듯이 내가 보윤을 돌보는 것. 이 행위는 나와 언니의 '포옹' 행위로 볼 수 있다. 포옹은 서로 끌어안는 것. 하지만 '나'와 언니의 포옹에서는 애정을 볼 수 있는가. 아니다. 이곳은 그저 부채감과 죄의식의 굴레일 뿐이다. '나'도 잘 알고 있다. 언니가 아니었다면 보윤을 돌보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소설 속에서 몇 번이나 나온다. 정확히 말하면 '언니에게 느끼는 죄의식'이 아니었다면, 일 것이다. 서로를 끌어안는 일이 부채감과 죄의식에서 오는 행위라면 과연 '나'와 언니가 행복할 수 있을까. 그것도 아니다.
언니가 나를 키웠듯이 내가 보윤을 돌보는 것. 이 행위는 나와 언니의 '포옹' 행위로 볼 수 있다. 포옹은 서로 끌어안는 것. 하지만 '나'와 언니의 포옹에서는 애정을 볼 수 있는가. 아니다. 이곳은 그저 부채감과 죄의식의 굴레일 뿐이다. '나'도 잘 알고 있다. 언니가 아니었다면 보윤을 돌보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소설 속에서 몇 번이나 나온다. 정확히 말하면 '언니에게 느끼는 죄의식'이 아니었다면, 일 것이다. 서로를 끌어안는 일이 부채감과 죄의식에서 오는 행위라면 과연 '나'와 언니가 행복할 수 있을까. 그것도 아니다.
이 소설은 가족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가족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존재임과 동시에 때가 되면 이별해야 하는 사이다. 이 역시 역설적이다. 이 소설은 이러한 역설의 아픔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함께 앓아주며 독자에게 가장 큰 포옹을 해주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독자가 이 소설 속 인물들의 미래를 알 수 있도록 장치했다는 것. 프리다 칼로를 제시하고 프리다 칼로가 삶의 모든 순간이 고통 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살아간 것처럼 '나'도, 언니도 계속 그렇게 살아갈 것이라고 말해준다. 포옹과 가족 관계를 이런 방식으로 제시해준 점이 신선했던 작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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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젊은 작가들의 소설은 언제나 특별한 '설렘'을 준다. 오랫동안 문학이란 고학력 지식인 남성만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의 젊은 작가들이 문단에 불러일으킨 센세이션이 어느덧 현대문학을 말할 때 쉽게 떠오르는 이미지로 굳어지면서 '젊은 작가' 라는 말 자체가 소위 말하는 '엠지하고 트렌디한' 문학의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림:숲속에는 축복이』에는 그런 젊은 작가들의 세밀하고 다정한, 동시에 모던하고 강렬한 글들이 가득 담겨있었다.
비혼주의자 선양과 친구 기선, 숲 난임 센터, 인간의 땀을 빨아먹고 살며 기생하는 생물 오도르... 어떤 일은 어딘가에선가 일어날 것처럼 생생하고 현실적이고, 어떤 일들은 아주 다른 세상의 것처럼 낯설기도 하다. 올드하고 커다란 생애, 특히 사회의 보편적인 인물을 조명하는 류의 소설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때로는 다소 의도적으로 배척한다고 느껴지기까지 하는) 비혼과 퀴어, 젠더 등 다양한 트렌드 소재를 폭넓게 접할 수 있다는 게 이런 단편 소설집의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단편들 중에서 특히 「불가마 메이트」가 인상적이었다. 사실 이 글의 첫인상은 굉장히 어리둥절했다. 글의 구조나 문체도 상당히 특이했고 몰입하기 힘들다고 느껴졌다. 심지어는 마지막 문장을 읽을 때까지도 내가 이 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당황스러움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러나 해설을 읽고 나서 다시 글을 꼼꼼히 곱씹어보니 ‘오도르’와 ‘체취’가 무엇을 뜻하는지, 이응과 히읗은 어떤 인물인지 조금씩 머릿속에서 결이 잡혀왔다.
개인적으로는 쉽게 읽히는 글을 좋아한다. 어렵고 난해해야만 잘 쓴 글이라는 인식에 반해, 누구나 후루룩 삼키듯 읽을 수 있는 글도 충분히 좋은 글이라는 신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몇 번을 다시 읽어도 읽을 때마다 해석이 달라지고 자꾸만 깜짝 놀라게 만드는 글이라면, 내 호불호와 별개로 그런 글이야말로 정말로 ‘젊은’ 글이 아닐까? 「불가마 메이트」는 정말로 젊은 글이었다. 너무 특이해서 황당하게 느껴지면서도 그 페이지를 자꾸만 떠돌게 되는 센세이션함. 매력적이고 강렬하다. 동시에 황당하고 특이하다. 차기작에서는 또 어떤 글로 세상을 놀라게 할지, 돌기민 작가의 행보가 기대된다.
특이한 소재 속에서 일상을 녹여내고, 또 일상 속에 특이한 사건을 녹여내는 것. 몇 페이지 안 되는 단편으로 사람을 순식간에 사로잡을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대단한 일일까. 이렇게 독자를 잡아끄는 힘이 젊은 작가들에게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기원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림숲속에는축복이 #열림원 #공삼_북리뷰 #젊은작가 #문학웹진 #단편집 #남궁지혜 #돌기민 #양기연 #양수빈 #윤단 #이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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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편이 수록된 이번 젊은 작가 소설집에서 가장 좋았던 작품을 하나만 뽑아야 한다면 윤단「친구를 데리고」 가 될 것이다. 세 인물이 나온다. 닮아 보이지만 전부 다른 사람이다. 이 소설집의 작품들은 대부분 그렇다. 우리는 닮아보이지만 사실 무척이나 다른 사람들이다. 밤이 좋은 사람도 있고, 밤이 좋으면서 미운 사람도 있다. 그리고 밤을 그냥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여기서 밤은 먹는 밤, 시간 밤 어느 쪽이든 좋다. 여기서 '밤'이라는 문자를 읽었을 때 먹는 밤을 생각하는 사람도, 시간 밤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전부 다른 사람들이다. 소설집의 제목으로 쓰인 「숲속에는 축복이」 는 사랑스러운 단어에는 어울리지 않는 어쩌면 기괴하고 실제로 이 작은 나라 어디에선가 일어나고 있는-혹은 실제로 일어나기도 하는-일을 담았다. 하지만 그게 중요하지 않았다고 본다. 숲속에 간 사람들은 중요하긴 하지만 중요하지 않다. 추복이길 포기한다면 말이다. 봄에 걸맞는 표지와는 다르다. 제목과 마찬가지다. 봄에 꼭 읽어야 한다고 추천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어울리는 계절을 찾으라고 한다면 봄일 것 같다. 시리기도 하고 이상한 이번 봄 말이다. = 기선아. 저버리지 마. 고작 우유 하나로 고래 버리지 마. 「팔뚝의 노릇」 남궁지혜 = 나는 언니의 사고였다. 「홀로틀의 포옹」 양기연 = 외삼촌의 이야기 속 언니는 머리가 커질수록 쌀쌀맞게 변한 애, 속을 모르겠는 애로 자주 정의되었다. 외삼촌의 말과 달리 내게 언니는 분명한 사람이었다. 「숲속에는 축복이」 양수빈 = 언젠가 나는 동물이 내는 소리를 왜 울음이라고 표현하는지 의아해서 사전을 찾아본 적이 있다. 새나 짐승, 벌레들이 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울다'라는 뜻. 물체가 움직이거나 흔들려 소리 나는구나. 귀뚜라미도 울고. 나뭇잎도 울고. 창문도 울고. 옷들끼리 스치면서 울고. 손수건과 손수건이 마구 들춰지며 울고. 「친구를 데리고」 윤단 = 앞으로도 솜사탕을 들고 놀이공원을 걷는 아이처럼 주말을 보낼 수 있을까. 가능하다면 나라는 계속 그렇게 살고 싶었다. 과연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할머니, 100세까지 살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은 뭐야? 넘어지지 않기. 그리고? 매일 좋아하는 거 한 가지는 꼭 하기. 「미식생활」 이서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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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작가들의 내밀한 세계로 초대하는 책🥝✨️ 🧸『림 : 숲속에는 축복이』에서는 6개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작품 하나하나 현실을 날카롭게 바라보면서도 부드럽게 이야기를 유영하듯 전개해 나갑니다. 작가의 다정함에 아픈 가시 같은 이야기라도 따듯하게 포옹하는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톡톡 튈 만큼 독특한 설정과 소재가 가득 찬 <젊은 작가소설집 5>를 만나 보세요. 🔮 남궁지혜 「팔뚝의 노릇」 ▷ 우정은 연애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한때 내 세상의 모든 것이었다가 한순간에 멀어지기도 합니다. 친구와의 사랑은 참 신기합니다. 그 애를 위해서라면 고통도, 귀찮음도 감수할 수 있습니다. 나의 노력을 누구보다도 알아주고 표현해주던 그 애와의 이별은 아픈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다정으로 나아가기는 길이겠지요. ▷ 언제는 늙으면 나랑 매년 생일을 같이 보내자고 보내자고 하더니. 케이크에 초를 80개 꽂고 가장 좋아하는 후드티를 입고 멋진 샤넬 서글라스도 끼고 세계 평화를 바라는 피스 포즈로 사진을 찍자고 했으면서. 그렇게 디테일하게 모든 걸 계획한 건 바로 내가 아니라 너였는데.(p.27) 🔮 돌기민 「불가마 메이트」 ▷ 우리는 너무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두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각자 살아가기도 바쁜 세상에서 다른 사람을 자연스럽게 품평하고 있으니깐요.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고, 사랑에도 순수함은 사라집니다. 그런 세상에서 우린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요. ▷ 그의 이상형은 그런 사람일 거야. 내 이상형은 나보다 불행한 사람이고.(p.54) 🔮 양기연 「홀로틀의 포옹」 ▷ 가족이기에 더 선을 지켜야 할 때가 많습니다. 서로가 편하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공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서로밖에 없음에도 서로에게 쉽게 상처를 줍니다. 취준생인 주인공과 선택해 홀로 아이를 가진 언니. 이 둘은 서로가 가족임에도 가족의 관계에 지치고 상처를 줍니다. 그저 포옹 하나로 풀어질 수 있는 사이임에도, 우리는 늘 가족을 뒤로 보냅니다. ▷ 하지만 개인의 최선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영역이 있다. 어린이집에 들어갈 때 내야 했던, 아버지가 없는 가족관계증명서와 원하지 않는 담임선생님의 호의 같은 것들. 나의 침묵 역시도.(p.80) 🔮 양수빈 「숲속에는 축복이」 ▷ 가족이 보기에는 위태로워 보이는 언니의 모습도 사실은 살아있다는 걸 끊임없이 증명하고 싶어서 했던 행동임을 우리는 자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숲속에 축복이 있다고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그곳으로 떠난 부모님. 그곳을 찾아가는 언니와 나에게 축복은 현재에 집중하는 것, 그것뿐입니다. ▷ 우리 여기 가 볼래? 어느새 우리는 형사와 용의자가 아니라 공범이 된 기분으로 서로를 마주 보고 있었다. 언니가 팸플릿을 흔들었다. 수없이 넘겨 본 탓에 모서리가 하얗게 닳고 바랜 팸플릿이 언니의 손안에서 힘없이 팔랑였다(p.105) 🔮 윤단 「친구를 데리고」 ▷ 이해라는 거짓말로 우리는 누군가를 미워하고, 사랑하는 걸 감춥니다. 이해하고 있다는 착각은 그 사람과의 관계를 단단하게 결속할 수도, 단절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착각을 지니고 있을까요. ▷ 미안해, 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미안해서 미웠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아서.(p.156) 🔮 이서수 「미식 생활」 ▷ 무언가를 먹는다는 것. 땀을 흘리며 열정을 가지고 맛을 느끼는 것. 태초의 감각을 되살아나게 하는 과정에는 당연히 노력과 결심이 포함됩니다. 우리는 음식을 즐기고 있을까요. 무의식적으로 입에 넣고 있지 않을까요. 하나하나 재료를 탐구하고, 요리사의 인내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길. ▷ 당사자조차 어떤 사선을 넘어섰다고 직감하지 않을까. 생사의 기준선을 말하는 게 아니다. 몸을 활동체가 아닌 오브제로 탈바꿈하는 선, 그걸 말하는 것이다. 나라는 미라의 몸이 이름처럼 박물관에 누워있는 미라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인간의 영역을 떠난 몸.(p.174) 🧸 이 소설집은 작가별 원고의 특성을 살려 편집했기에 뉘앙스를 살리기 위한 일부 표현은 맞춤법이 틀릴 수도 있음을 언급한다. 어휘에 맞지 않은 표현들이 불편하지 않고, 더 책 안 인물의 시선을 따라가며 몰입감을 높여준다. 젊음이라는 이유로 무언의 싸움을 하고 있는 우리에게 건네는 말들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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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웹진 LIM은 여기, 젊은 작가들의 장,단편 소설,시,대담,에세이 등을 연재한다. 2023년 봄, 1호 "림: 쿠쉬룩J을 선보이며 시작한 '림LM 젊은 작가 소설집'이 어느덧 세 번째 봄을 맞았다. 나의 이름에도 '수풀 림'자가 들어가서 이 책이 더 반가웠다. 제목에 걸맞게 숲의 다양한 생명체들처럼 무성하고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팔이 부러졌지만 남편에게 위스키 선반을 직접 조립해서 선물하고자 친구를 부르는데 비혼인 친구는 결혼을 하고 희생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친구를 계속 비난한다.읽다보면 결혼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남미새라는 단어로 혐오하는 일들이 떠오른다. (팔뚝의 노릇) 숲 난임 센터로 들어가 인위적인 것 없이 자연스럽게 아이를 낳겠다면 자신을 지인에게 버린 부모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장애를 가지게 된 자녀를 보고 다른 완전무결한 아이를 얻기위해 임심을 하려는 극단적이고 비정상적인 부모는 괴기스럽기까지하다.(숲속에는 축복이) 작가들의 시선 끝에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극단적이고 이율배반적이고 서로를 혐오하고 모순이 가득한 그림자의 본체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어느 소설 하나 어렵지 않지만 무거운 마음이 들었다. #독서 #독서일기 #책리뷰 #책소개 #소설집 #젊은작가 #림 #문학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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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잘될 거야. 아주 잘될 거야. 선생님이 중얼거리고 나는 무엇이 잘되는지도 모르면서 그런 거 따위는 없다고 생각하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선생님도요, 선생님 잘 사셔야 해요. 잘 사는 게 무엇인지 그게 어떤 모양인지 모른 채로 그렇게 대꾸한다.❞ (137쪽) 아무것도 모르면서 이렇게 말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럴 수도 있다고 이해해 주고 토닥여 주는 것이다. 여섯 이야기들은 대체로 우리가 어떻게 해도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데, 동시에 그 틈에서도 해낼 수 있는 작고 작은 것을 찾아서 클로버잎을 건네듯 조용히 건넨다. 매일매일 정처없이 여러 개의 방 문을 닫았다 열었다 갇혔다 탈출했다 하던 나는 방의 곳곳에 작고 작은 초록빛 그것을 심어둔다. 바라보고 바라보기 위해. 생각하고 생각하기 위해. 죽은 잎을 쥐고도 다시 새로운 싹을 틔우는 법을 알기 위해. ❝선생님이 밤을 들어 새로운 집에 내려놓는다. 밤은 낮보다 좀 더 빠른 속도로 기어 집에서 빠져나온다. 밤이 지나는 자리마다 물기가 남는다. 선생님은 손수건으로 물기를 닦아 낸다. 내가 선물로 가져온 올리브잎과 열매가 그려진 손수건. 밤이 가진 등딱지 무늬와 손수건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채영과 나는 선생님 옆에 쪼그려 앉는다. 베란다 창에 쪼그려 앉은 세 사람과 밤이 흐릿하게 비친다. 우리는 밤이 우리 발끝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이윽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본다. 밤은 느린 속도로 주름진 팔과 다리를 뻗는다. 나는 우리가 이 밤을 위해 어떤 시선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생각한다. 이거 봐. 얼마 후 선생님이 말한다. 나는 보고 있다고, 정말 멋지다고 대답한다.❞ (157-158쪽) 나는 이 소설집의 문을 꼭 닫지 않고 나왔다. 그러니 누구든 자유롭게 출입하며 길고 아름다운 이야기의 밤 속을 천천히 유영할 수 있다면 좋겠다. _이야기가 끝나고 그림자처럼 남아있는 작가노트를 들여다 보는 것도 좋았다. 이야기의 마침표를 진하게 찍어주는 느낌. 특히나 좋았던 구절을 따로 기록해둔다. <친구를 데리고>를 쓴 윤단 작가의 노트. 누군가를 가까이 있게 하는 마음에 대해, 각자 끌어안고 있는 것에 대해, 그런 인물들이 만들어 내는 장면에 대해 생각하며 소설을 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