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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으로 책을 내는 작가의 이름을 볼 때면 생각한다. 여자일까 남자일까. 그것이 책의 내용과 크게 관련이 없긴 하지만 그런 상상을 해보는 것을 좋아한다. 조금은 더 감정이입을 하면서 작가의 입장에서 어떤 식으로 글을 썼을까를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뉘앙스로만 보면 남자 같긴 한데 비천무의 문장을 보는 순간 여자인가 라는 생각을 했고 아르미안의 네 딸들이란 책제목을 보는 순간 아거 작가는 여자라는 확신을 했었다. 그러다가 좋은 아빠와 좋은 남편이라는 글자에 응? 하면서 다시 보았다. 나만의 편견이란. 남자라고 꼭 그 책들을 읽지 말라는 법은 없는데. 여자라고 꼭 그 책들을 읽으라는 법은 없는데 말이다. 나만 하더라도 비천무는 책이 나오고 아주 오랜 후에 읽었고 아르미안의 네 딸들은 읽어본 적도 없으면서 말이다. 같은 책을 세월을 두고 다시 읽어본 사람은 안다. 같은 책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나이에 따라서 자신의 삶에 따라서 얼마나 다르게 느껴지는지를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상실의 시대]가 그러했고 [반짝반짝 빛나는]이 그러했다. 이십대의 그리고 삼십대의 느낌이 너무나도 달랐다. 어디 책만 그럴까. 음악도 마찬가지다. 같은 음악이라 하더라도 세월의 무게가 쌓인 후에 듣는 음악은 다르게 느껴진다. 너무나도 당연한 걸까. 내가 이 책을 두고 몇 년이 지난 후 읽는다면 여기 나온 문장들 중에서 다르게 느껴지는 문장이 분명 있으리라. 여러 책 중에서 작가가 탐했던 문장들에 관한 기록이다. 아무래도 개인적인 감상들이 아니 들어갈 수가 없겠다. 내가 읽었던 책이라면 이런 문장에서 작가는 이런 생각을 했구나 하면서 공감하기도 또는 나는 다른 문장에서 이런 생각을 했는데 라면서 다른 생각을 하기도 한다. 내가 읽었던 책이라 유난히 반갑기도 하다. 여기에서 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요네스뵈이 [데빌스 스타]라는 책을 봤을 때 더욱 그러했다.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7년의 밤]이 그러하다. 내가 읽어보지 않았던 책이라면 이 한 문장에 꽂혀서 전체의 책을 읽어보고 싶게 되기도 한다. 몇몇 책들은 읽어볼 책 리스트에 적어 두었다. 윤대녕 작가의 책이 그러하다. 솔직히 조금은 감성적인 부분도 두드러지게 느껴져서 나처럼 감성이 조금 메마른 사람들은 동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 헤어진 사람아 부디 잘 살아다오 라는 문장이 그러하다. 지금은 조금 덜 하다고 느끼지만 -아니 그럴 수도 있다 - 예전의 나는 칼 같았다. 나에게 맞지 않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더이상 만나기 싫은 사람이라면 칼 같이 선을 그어 잘라 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헤어진 사람이라고 별다르랴. 그쪽이 잘 살던지 말던지 그건 내 알바 아닌 걸. 그래서 이 문장이 나오는 책의 전부를 읽어보고 싶어진 것이다. 작가는 잊지 않기 위해 글을 쓴다고 했다. 다른 글이긴 하지만 나 또한 잊지 않기 위해 포스팅을 하고 있다. 내가 읽었던 책들을 잊지 않기 위해. 어떤 이야기들이 있었는지 나는 어떤 느낌이었는지를 기억하기 위해. 같은 목적 다른 글인 셈이다. 아니 같은 글이지만 공개적이냐 사적이냐가 다른 점이려나. 이런 식의 다이제스트 형식의 글들은 책의 가지를 치는데 적당하다. 쳐 내는 것이 아니라 넓혀나가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읽고 싶은 책들이 늘어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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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문장 수집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문장을 읽으며 느껴지는 감동과 잘 살아내고 싶은 의미를 부여하는 시간이 좋다. ⠀ ⠀ 개인과 사회 그리고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글을 쓰는 필명:아거 작가의 개정판 <어떤, 문장> ⠀ ⠀ 문장 편집증이 있다고 밝힌 작가가 고른 문장은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나를 비롯한 문장을 탐하는 모든 이들이 반길만한 책이다. ⠀ ⠀ ⠀ 소설, 영화, 드라마 대사까지 다양한 곳에서 수집된 문장들은 깊이 묻어두었던 내면의 차가운 삶의 흔적을 곱씹어 간다. ⠀ ⠀ ⠀ 표지의 감성사진을 보고 말랑한 문장들을 기대했지만 꽤 거친 문체가 눈에 띈다. ⠀ ⠀ 어떤 문장은 깊은 위로를 주고 어떤 문장은 속이 후련하게 비판하고 어떤 문장은 조용히 가슴에 스며든다. ⠀ ⠀ ⠀ 우울하고 생각이 많아지는 날, 누군가와 끊임없이 밤새 나누는 대화 같은 느낌을 받았다. ⠀ ⠀ 문장을 마주 했을때의 나의 감정 기록도 빼놓지 말아야겠다는 좋은 팁을 얻었다. ⠀ ⠀ ⠀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 ⠀
⠀ ⠀ <매듭-아파야 가벼워진다> ⠀ "흉터가 무늬가 되도록 나는 사랑하고 싸웠다." 최영미, (흉터와 무늬) ⠀ ⠀ 상처의 흔적, 흉터가 있기에 우리는 삶을 돌아볼 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상처를 받아들이는 마음에 따라 흉터는 흉이 되기도 하고 무늬가 되기도 합니다. 나라는 존재를 증명하는 무늬가 되기 위해서는 충분히 아파야 합니다. ⠀ 아파야, 견뎌야, 비로소 가벼워집니다. (P.106) ⠀ ⠀ ⠀ <마디 - 이 밤, 모두가 사사롭길...> ⠀ "달빛은 밝고 마음은 사사로운 밤이었다." 김애란, <네모난 자리들> ⠀ ⠀ 사사로운 밤은 존재만으로 고맙습니다. 밤마저 사사롭지 않았다면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더할 수 없었을 테니까요. 쳇바퀴 돌리듯 살아가는 삶을 조금이라도 돌아볼 수 없었을 테니까요. (P.190) ⠀ ⠀ ⠀ #어떤문장 #개정판 #아거작가 #아거 #어떤시리즈 #공출판사 #KONG #문장수집 #에세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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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응원한다. “어떤, 문장”은
“맺음은 ‘결실’이자 ‘상실’입니다.” 라고 말한 작가의 문장을 곱씹어 봤습니다.
작가는 누구가와의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고, 이 관계는 이중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고, 맺음을 통해서 세상을 살아간다고 말합니다.
맺음은 결실과 상실로 만들어진다면, 맺음의 결과는 매듭이라고 말합니다. 인생의 순간마다 찾아오는 아픔이 상처가 되고, 그 상처가 다시 아물어 옹골차게 매듭지어진 마음을 살펴보는 문장을 보았습니다.
마음속 매듭은 언젠가는 마디가 된다고 하며 다른 사람, 다른 삶 다른 세상을 돌아보게 하고, 삶을 다시 시작하게 끔 이끌어준, 결과이자 시작을 품고 이는 마디라고 말합니다.
문장을 탐하며, 질투했다는 저자의 은유적, 반어적 표현에 공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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