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부쩍 살이 쪘다. 살이 찐다는 것은 많이 먹고 움직이지 않았다는 말도 된다.
나는 특히 저녁마다 알 수 없는 폭식을 했다. 음식을 먹는 행위에 환멸감과 혐오를 느끼면서도 어느 순간엔 먹는 양을 통제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고 조금 놀랐다. 무언가를 먹고, 또 먹고, 또 먹는다. 먹는 것에는 먹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 굴레를 끊어야 한다는 확고함 같은 것이 스멀스멀 떠 올랐다. 식탐으로부터의 해방이 필요했다.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래서 이 책을 집어들었다.
내가 먹는 건 어느 순간 음식이 아닌 '감정'으로 변모해 있었다. 통제광 뇌는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을 버거워 하며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인 음식을 적극 활용해서 감정을 지배하려고 든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필요한 것은 음식을 앞에 둔 상황을 명확하게 직시하는 일이다.
이 책에서는 총 21일간에 걸쳐서 하루에 하나씩 서서히 나의 식습관을 뜯어 보는 시간을 갖게끔 만든다.
Step 1 [1~5일] 호기심과 자기 친절을 무기로 삼아 식습관 회로 파악하기
- Day 1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식습관 설정: 도전 목표를 정하자*(→ 마음껏 옷 입고 가벼워지기)*
- Day 2 식습관 패턴의 기준 파악하기: 자기 버전의 ‘재키 이야기’를 써보자.
- Day 3 식습관 회로를 분석하기: 식습관의 원인→대상→방법 파악하기
- Day 4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기: 몸이 뇌에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는 방식 찾기
- Day 5 허기인지 갈망인지 식별하기: 허기(칼로리 섭취) vs. 갈망(특정 음식을 향한 욕망)
추측하건대 좋아하는 음식을 생각하면 바로 먹고 싶은 충동이 들겠지만 옷장에 걸린 옷은 아무리 좋아한다고 해도 당장 입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 왜일까? 옷은 여러분이 이미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131쪽 생각하지 말자. 그냥 느껴보자. 몸으로 느껴본다. 132쪽 갈망은 불쾌하다.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다. 도파민 분비는 원하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 삶을 비참하게 한다. 133쪽 허기 테스트: 식사 시간이 아닌데 먹고 싶은 갈망을 느낄 때마다 허기 테스트를 해 보자.- 가장 간단한 방법은 마지막으로 음식을 먹은지 얼마나 지났는가를 따져보는 것이다. 139쪽
Step 2 [6~16일] 오래된 식습관 회로를 끊어내는 알아차림의 기술
- Day 6 주의를 집중하면 안와전두피질에 일어나는 변화: 알아차림은 행동 변화에서 가장 중요하다.
안와전두피질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보상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다. (중략) 뇌는 습관을 형성하고 “이건 전에도 잘됐으니까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해”라고 우리에게 재촉한다. 오래된 습관을 끊어내려면 바로 이 부분에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 148쪽 어느 저녁, 지렁이 젤리를 천천히 먹으면서 그 순간에 집중했다. 한 입 두 입 씹을 때마다 내 몸이 지렁이 젤리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살폈다. 가장 먼저, 지렁이 젤리가 그다지 맛있지 않다는 점을 알아차렸다. (중략) 주의를 집중하면 뇌는 속일 수가 없었다. 151쪽 - Day 7 식욕과 식탐을 마주하는 경험, 마음챙김 식사법: 건포도 관찰하기
마음챙김 식사는 먹는 행위를 의식하는 것이다. 먹으면서 주의를 집중하면, 즉 의식하면서 먹으면 우리는 음식이 어떤 형태인지, 냄새는 어떤지, 느낌과 맛은 어떤지 인식한다. 162쪽 건포도 수련법- 선택한 식품은 어떻게 생겼는가? 색, 크기, 질감을 설명해 보자.어떤 냄새가 나는가? 예상한 맛과 비슷한 냄새가 나는가?손으로 집었을 때 얼마나 단단한가? 표면은 어떻게 생겼는가? 거친가, 부드러운가, 구멍이 뚫려 있는가?소리도 들어볼 수 있다.입에 넣기 전에 ‘이 식품은 어떤 맛이라고 예상하는가?’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자.혀 위에 음식을 올려 놓고 작게 한 입 베어 물어 음미한다. 예상한 맛인가?계속 먹으면서 주의 집중했을 때 어떤 느낌인가?재미있는 게, 나는 다크 초콜릿을 상상하며 이 대목을 적고 있었는데 실제로 먹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다크 초콜릿을 먹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진한 갈색에 각진 네모 형태, 달큰한 초콜릿 향, 단단하고 부드러운 표면, 두드리면 딱딱하기 때문에 토도독 하는 소리가 난다. 이 식품은 달콤하고도 씁쓸한 맛이 날 것이다. 혀 위에 올리면 초콜릿은 체온에 맞물려 조금씩 녹아내려간다. 예상한 달콤하고도 씁쓸한 맛, 그리고 초콜릿 특유의 향미가 입 안에 퍼진다. 이걸 실제로 초콜릿을 먹지 않아도, 먹어본 기억 때문에 먹은 것과 흡사하게 구현할 수가 있다. 그것도 매우 세밀하고도 구체적으로!
- Day 8 내 몸과 다시 연결되는 바디 스캔 명상: 뇌의 욕구와 몸의 욕구의 불일치 알아차리기
https://youtu.be/ANZfVnjCmXk?si=VXAfuRnntBzjdJVu
그녀는 자기 뇌가 몸의 욕구 혹은 필요와 관련 없는 행동을 부추기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중략) 동생에게 화가 났다는 이유로 구역질이 날 때까지 위를 채우겠다니. 183쪽 음.. 난 심심하니까 먹는구나 😂 심심하다는 느낌. 어딘가 몰두할 곳이 없다는 생각. 이게 음식을 먹는 일로 이어지고 있구나. 2025년 6월 16일 오후 5:12
- Day 9 쾌락 안정기와 탐닉의 절벽 탐색하기: 한 입 한 입을 음미하기
알아차림 능력을 향상하면 포만감이 드는 지점을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연스럽게 엑셀 페달에서 발을 떼면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저절로 멈출 수 있다. 193쪽 앤은 식사하면서 잡지나 스마트폰은 일절 보지 않았다. 만약 식사량이 부족하다 싶으면 두 접시를 먹어도 괜찮다고 편안하게 마음을 먹었다. 또 주의를 기울이면서 모든 음식을 음미했지만 어느 순간 맛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면 먹지 않았다. 1인분만 먹었는데도 4시간이 지나도록 허기지지 않자 앤은 놀랐다. 앤의 쾌락 안정기는 몸이 음식을 충분히 섭취했다는 사실을 일러주었다. 193쪽 “이 한 입은 앞서 먹은 한 입보다 더 맛있는가, 비슷한가, 아니면 맛이 없어졌는가?” → 포만감 신호에는 약 20분 정도가 소요되므로 몸이 먹은 것을 처리할 시간을 충분히 기다리기도 해야 한다. - Day 10 과식의 늪에서 벗어나기 : 갈망의 도구 1 “여기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 → 환멸감 쌓기
욕망을 충족하는 일 자체는 보상이 되지 않는다. (중략) 욕망의 만족감은 순식간에 사라지며 역설적으로 더 강한 욕망을 부른다. 199쪽 초콜릿 한 조각은 보상이지만, 73조각은 그렇지 않다. 200쪽 - Day 11 ‘작심삼일’에 빠지는 우리 뇌를 구해줄 환멸감: 진짜 쾌락 안정기 찾기
진짜 보상 가치가 더 명확해지면서 행동의 위상은 보상 체계에서 상승하거나 하락한다. 그러면 진정한 쾌락 안정기를 찾기도 더 쉬워진다. 213쪽 인간은 훗날 더 큰 보상을 받기보다는 지금 당장 작은 보상을 받기—지연가치폄하—를 좋아한다. (중략) 여름휴가를 대비해서 다이어트를 할 수 있지만 여름이 오려면 아직도 멀었다. 그때까지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탕 맛은 너무 잘 안다. → “여기서 무엇을 얻을 수 있지?” 217-219쪽 - Day 12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돌아보기의 기술: 지금 식사를 멈추면 어떤 기분일까요? 어느 쪽이 더 편안할까요?
뇌에서 보상 가치를 갱신하고 바꾸려면 행동의 결과에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 행동하기 전에 결과에 주의를 집중할 수 없다면, 행동하는 중에라도 주의를 집중하자. 이 행동이 고통스러운 결과를 만드는가? 행동하는 동안 주의를 집중할 수 없다면 최소한 행동한 후에라도 주의를 집중해본다. 226쪽 과거의 기억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으며, 그 당시 느꼈던 기분을 세세히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행동을 실제로 반복하지 않고 보상 가치를 낮출 수 있다. 230쪽 - Day 13 상상하면 바뀔 수 있다 : 갈망의 도구 2 상상을 통한 “여기서 내가 무엇을 얻을 수 있지?”
가끔 퇴근하다가 폭식할 것 같은 기분이 들면, 패스트푸드점 앞에 주차한 뒤 폭식하는 상상을 합니다. 내키는 대로 폭식하면 어떤 일이 생길지 상상해보죠. 상상 속에서 폭식의 끝까지 가면, 그러니까 불안한 마음으로 음식을 사서 아주 짧은 위안을 얻고 나면 소화불량, 불안, 수치심, 메스꺼움, 탄수화물 혼수상태, 불면이 찾아 오고 자기 비판의 시간이 엄습해요. 그렇게 상상하고 주차장을 빠져 나오면서 (가끔은 남몰래 웃으면서) 말로 다 할 수 없는 자유로움과 힘을 느껴요! 더는 갈망의 노예가 되지 않는, 짧고 시시한 게임에 불과한 거죠! 241쪽 - Day 14 갈망을 달래는 기술, RAIN: Recognize, Accept, Investigate, Non-identification
- Day 15 주목하기의 힘: 생각에 액자 씌우기, ‘나’ 축소하기
주목하기는 생각과 감정, 감각을 배경에서 분리해서 우리의 주의를 집중시키며 ‘이건 생각이야’, ‘저건 몸의 감각이야’라는 식으로 각 경험을 강조한다. 생각, 감정, 몸의 감각을 관찰하면 우리는 이를 더 쉽게 수용할 수 있다. (중략) 생각에 액자를 씌운다. 거리가 생기면 시야는 더 넓어진다. 시야가 넓어지면 내적 경험에 휩쓸리는 대신 그 경험을 관찰하여 생각, 감정, 감각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무의식적, 습관적, 감정적 결정을 할 가능성이 대폭 낮아진다는 이야기다. 262쪽 - Day 16 머릿속 위원회와 거리 두기: 나를 가두는 것은 ‘나’
이름을 붙이는 행위 자체가 이미 목소리의 진정한 본질에 빛을 비추는 셈이다. 위원회는 그저 머릿속에 있는 생각일 뿐이다. 279쪽 Step 3 [17~21일] 식습관 주도권을 되찾는 뇌의 힘과 몸의 지혜
- Day 17 선택의 자유가 습관을 쉽게 바꾼다: 완전한 제거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결정적으로 우리는 먼저 우리에게 선택지가 있다고 느껴야 한다. 298쪽 - Day 18 우리가 먹는 음식이 우리의 기분이다: You are what you EAT!
우리 몸은 어떤 식품이나 섭취량이 더 위대하고 훌륭한 제안인지 이미 안다. 여러분은 그저 듣기만 하면 된다. 몸에 귀 기울일 때마다, 그리고 결과에 주의를 집중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이런 행동에 매혹을 느끼게 될 것이다. 309쪽 - Day 19 친절이라는 선물: 나 자신에게 친절을 베풀라
한마디로, 우울한 사람들은 이러한 기분을 느끼는 데 익숙하다. 우울이 곧 안전지대인 셈이다. 316쪽 자기를 친절히 대하는 마음을 가지면, 우리는 친절을 (우리 자신에게) 베풀면서 친절을 (우리 자신에게서) 받을 수도 있다. (중략) 친절은 갈망으로 달아오른 뇌 영역을 진정시킨다. 321-322쪽 - Day 20 자신의 경험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놓아버림
분명한 건, 크든 작든 고통은 설탕 덩어리 과자나 지방 덩어리 간식, 칵테일, 담배, 쇼핑, 내가 하려는 그밖의 모든 것들, 그 어느 것으로도 치유되지 않는다는 걸 내가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략) 이 사실을 알고 나니 먹어도 감정적 허기가 누그러지지 않더라고요. 감정적 허기를 진정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슬픔을 토해내고, 분노를 밀어내며, 불안할 때 잠시 멈추는 행위뿐임을 알았죠. 그리고 감정은 언젠가는 반드시 지나간다는 사실도요. 347-348쪽 - Day 21 가장 위대하고 훌륭한 제안: “지금 내게 진짜로 무엇이 필요한가?“
수면, 휴식, 자신에게 친절하기처럼 ‘필요’를 돌보는 법을 배운 것은 내겐 엄청난 변화였습니다. 356쪽 저항하면 갈망은 지속된다. 그리고 느끼면 갈망은 치유된다. (중략) 장애물이 가득한 길이 옳은 길. 361쪽 “여기서 내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중략) 호기심을 초능력처럼 활용하면 모든 장애물은 길이 된다. 삶은 배움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여정이 된다. 모든 한 걸음이 앞으로 나아가는 걸음이 된다. 361쪽
먹는 일은 어릴 때는 그저 간단하고 단순한 행위였는데 나이가 들수록 고도로 복잡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식탐의 '키'는 내가 실체가 있는 허기와 실체가 없는 허기를 크게 분간하지 못할 때, 오로지 먹는 행위를 통해서 즉각적인 위안을 받고자 하는 욕망과도 맥을 같이 하고 있었다.
식탐에 관한 접근은 심리 치료가 그러하듯 사람마다 달라야 할 것이지만, 이 책을 통해서는 하나의 기준점에 각자의 이야기를 덧입혀 씌워 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효용가치가 매우 높다고 생각이 들었다. 첫 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시작점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아예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여러 건강 서적, 개인적 경험, 그리고 식탐 해방과 같은 식욕과 정신적인 연결에 대해 생각하면서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다. 식탐 해방도 그 생각 축 중에 하나가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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