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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계장의 불빛 속에서 길을 잃은 민주주의를 염려하며 - 차근태 저, 『양계장에 갇힌 사람들』을 읽고 - 최근 모 회장님으로부터 뜻깊은 책 한 권을 선물 받았다. 저자가 오랜 세월 경제·경영 현장의 최전선에서 쌓아온 치열한 경험과 깊은 사유가 녹아 있는 책, 바로 『양계장에 갇힌 사람들』이다. 단숨에 페이지를 넘겨가며 읽어 내려가는 동안, 가슴 한구석이 뜨거워지기도 하고 때로는 서늘해지기도 했다. 저자가 던지는 경고와 메시지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너무나 정확하게 관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며, 평소 내가 마음속으로 품어왔던 생각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깊은 공감이 가득했다. 저자는 과거 강원도 양구 최전방에서 야간근무를 서던 시절, 밤하늘을 환하게 밝히던 양계장의 불빛에서 이 거대한 우화적 비유를 길어 올렸다. 닭들이 더 많은 알을 낳도록 밤낮없이 켜두는 전등불을 태양이라 믿고, 그 대가로 주어지는 모이에 길들여져 날 수 있는 능력과 자유를 상실해 버린 양계장 닭들의 모습. 저자는 이를 통해 포퓰리즘과 보편적 무상지원이라는 달콤한 모이에 길들여져, 정작 자신의 자유와 미래 세대의 자산(세금)이 갉아먹히고 있는 줄도 모르는 현대 대중사회의 위기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특히 가슴에 와닿았던 것은 '양계장 주인형 정치인'과 '진정한 지도자'를 구별해야 한다는 대목이었다. 주인형 정치인은 대중의 표를 얻기 위해 당장의 달콤한 공짜 모이를 약속하지만, 그것은 결국 국민이 피땀 흘려 낳은 알(세금)로 생색을 내는 것에 불과하며, 궁극적으로는 국민을 닭장 속에 가두어 자신들만의 성을 쌓으려 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정치 이야기하지 마라"며 외면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스포츠 경기처럼 정해진 규칙과 품격 있는 언어로 정당하게 소통하고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올바른 권리를 행사하라고 촉구한다. 저자가 제시한 해외의 사례들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구체적인 해법을 보여준다. 20여 년 전 이미 환경과 경제적 상생을 내다보고 더 비싼 재생 복용지를 기꺼이 사용하던 일본 기업들의 시민의식, 그리고 사무실과 공장의 벽을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 서로를 신뢰하고 견제하게 했던 체코 발레오사의 투명한 시스템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우리 사회와 정치 역시 국민의 세금을 쓰는 모든 곳이 이처럼 투명하게 공개되어야만, 진짜 일꾼과 사기꾼을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젊은 시절 읽었던 일본의 개혁 책자 『불씨』의 내용처럼, 이 책을 통해 우리 국민의 마음에 바른 불씨를 하나씩 심어주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나이만 많다고 어른이 아니라, 거짓 선동을 꾸짖고 바로잡아 더 큰 희생을 막을 수 있는 지혜를 가진 이가 진짜 '어른'이라는 구절에서는 고개가 깊이 숙여졌다. 나 역시 주인이 주는 모이에만 길들여진 채 울타리 안 안락함에 안주하는 '양계장 닭'이 되기를 거부한다. 빙산의 일각 뒤에 숨겨진 진실을 꿰뚫어 보는 안목을 기르고, 미래 세대에게 빚이 아닌 아름다운 유산을 남겨주기 위해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부터 바른 마음의 불씨를 지펴 나가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이 귀한 통찰을 나누어 주신 저자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