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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아니 우리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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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로열>은 2013년 제149회 나오키 상 수상작이다. 소설 속의 7개의 이야기는 주인공이 각각 다른 단편 소설이지만 책 제목대로 러브호텔인 로열 호텔에서 일어나는 인간들의 이야기다. 저자인 ‘사쿠라기 시노’는 <순수의 영역>이란 소설을 통해 만났다. 순수의 영역도 그랬지만 시노는 자신이 살고 있는 홋카이도를 배경으로 소설을 쓰고 배경묘사와 주인공들의 감정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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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로열2013년 제149회 나오키 상 수상작이다.

소설 속의 7개의 이야기는 주인공이 각각 다른 단편 소설이지만 책 제목대로 러브호텔인 로열 호텔에서 일어나는 인간들의 이야기다.

저자인 사쿠라기 시노순수의 영역이란 소설을 통해 만났다.

순수의 영역도 그랬지만 시노는

자신이 살고 있는 홋카이도를 배경으로 소설을 쓰고

배경묘사와 주인공들의 감정묘사가 세밀하다.

인간 마음 속 우리 자신도  못 느끼고 있는 부분을 꺼낸다.

 

 이번 소설도 예외는 아니다.

주인공들의 사실적인 감정묘사로 금방 주인공의 감정이 나에게 이입 되었다.

호텔로열의 주인공들은 행복하지 않다.

그렇다고 불행 때문에 결코 어찌되지도 않는다.

어쩜 행, 불행이란 말은 글로 정리하다보니 나온 말이지

원래 우리 인생에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채소가게에 가면 채소 주세요.”라 하지 않고

가지, 혹은 무, 배추, 상추 주세요. 이렇게 주문하듯

우리의 일상에서도 커피가 맛있어 좋다. 혹은 날씨가 맑아 기분이 좋다.

발이 밟혀 기분이 나쁘다.

로 표현하지 일상이 쭉 행, 불행 상태는 아니지 않는가 

그렇다.

우리의 일상도 글로 표현하면 행복이다, 아니다, 란 말로 표현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냥 하루 일상만 있지!

어째든

호텔 로열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을 소설로 읽어보는 것 같다.

저자도 인생을 꿰뚫고 있으니

힘이 많이 들든 덜 들든 결국 살아내는 우리 모습을 그렸다.

**

 소설 읽기가 끝났다.

이입된 감정 때문인지, 황량한 습원에 낡은 건물로 남은 폐업한

호텔로열이 눈에 선하다

 나무꼭대기에 홀로 앉은 까마귀처럼,

 고독하지만  쓸쓸하진 않은 

그러면서 인생이지  하는 마음을 만들었다.

이게 사쿠라노 시기의 글의 힘이 아닐까!

m***8 2015.10.11. 신고 공감 6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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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로열』호텔 로열을 거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말해준다
"『호텔 로열』호텔 로열을 거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말해준다" 내용보기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말에 이 책을 구입하고 읽게 되었는데, 작년에 읽었던 박향 작가의 『에메랄드궁』이라는 소설이 떠올랐다. 모텔이나 호텔이나 격만 조금 다를 뿐, 사람 사는 이야기는 다 비슷비슷하구나, 하고 느꼈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연들을 가진 사람들이 스쳐가는 곳. 각자 나름의 사연들을 가지고 있고 방문하지만, 그걸 좋지 않게 바라보는 사람들 또한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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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말에 이 책을 구입하고 읽게 되었는데, 작년에 읽었던 박향 작가의 『에메랄드궁』이라는 소설이 떠올랐다. 모텔이나 호텔이나 격만 조금 다를 뿐, 사람 사는 이야기는 다 비슷비슷하구나, 하고 느꼈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연들을 가진 사람들이 스쳐가는 곳. 각자 나름의 사연들을 가지고 있고 방문하지만, 그걸 좋지 않게 바라보는 사람들 또한 있다는 것.

 

  이곳에도 사람사는 곳이니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많은 없는 곳이 호텔이란 곳이다. 호텔 로열의 사장이 되면 호텔 로열의 안주인이 되면, 행복하게 해주는 거라고 혹은 행복해 질거라고 생각하지만, 삶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수많은 러브 호텔이 생기고, 화려한 외양을 자랑하던 호텔들은 조금씩 사양길에 접어드는 것이다. 이곳 호텔 로열에도 『에메랄드궁』에서처럼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방문한다. 호텔 로열을 스쳐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작소설로 쓴게 『호텔 로열』이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직접 호텔 로열을 경영해 십대때부터 호텔을 청소하는등 호텔 일을 도왔던 작가 사쿠라기 시노의 경험이 묻어나왔다. 작가는 말한다. 서서히 성에 대해서 알아야 할 시기에 결과부터 알게 되었다는 말을. 그래서인지 작가는 성에 대해 거침없이 묘사하는 소설을 썼다고도 했다. 

 

  자, 일곱편의 연작 소설들의 내용들을 볼까. 「셔터 찬스」사진 잡지에 투고할 누드 사진의 모델이 되어 달라는 남자친구의 부탁을 거절 못하는 여자의 이야기이다. 간호조무사로 일하다가 스무살 차이나는 주지 스님의 아내가 되어 절을 이끌어나간 이야기인 「금일개업」, 아버지의 호텔 접수처에서 청춘을 보낸 여자와 의부증에 걸린 아내를 둔 사람의 이야기 「쎅군」, 「거품 목욕」에서는 좁은 임대아파트에서 시아버지와 함께 사는 통에 남편과 성관계를 하지 못하는 여자의 이야기가 있다. 「쌤」에서는 부모가 가출해버려 있을데가 없는 여고생과 아내의 불륜때문에 힘들어하는 교사의 이야기가, 「별을 보고 있었어」는 열살 연하의 남편과  살아가며 호텔 로열에서 청소하는 여자의 이야기이고, 「선물」에서는 호텔 로열을 짓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일곱 편의 작품들은 각자의 작품으로 읽혀지고, 또한 같이 읽혀지기도 한다. 각각의 연작 단편 속의 사람들은 호텔 로열과 어떻게든 연관이 되어 있었다. 책 속에서 주인공들은 애인과 남편과 혹은 절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관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들에서 우리는 눈살을 찌푸리기 보다는 그들의 행동에 순응하게 된다. 남편과 관계를 가질 수 없어 호텔 로열에서 거품 목욕을 하며 한 번의 정사를 나누는 부부나, 호텔 청소를 마치고 늦은 퇴근을 한 뒤에서도 열 살 아래의 남편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그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그들의 행동을 가만히 들여다보듯 읽었다. 호텔 로열을 거쳐갔던 사람들은 몰락한 호텔 로열의 모습과도 닮았다. 세상과 마지막 조우를 하듯 호텔 로열을 찾았다. 그들의 모습은 공허해 보였고 어딘지 모를 우울함을 담고 있었다.

 

  어딜 가나 우리들의 사는 모습은 비슷한 것 같다. 아무리 행복해보이는 가정도 집안을 들여다보면 행복과 불행을 동시에 안고 살아가는 경우가 있다. 행복과 불행의 차이가 어느 것이 위에 있느냐에 따라 다르기도 할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바에 따라 행복할 수도 있고, 불행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작품이었다.

 

  사쿠라기 시노의 작품, 꽤 괜찮다. 이름을 기억해두어야겠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4.11.17. 신고 공감 5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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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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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세상 문화가 다르고 삶의 방식이 달라도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 있다. 어떤 위치에 있든 사람들에게는 무한한 행복이, 무한한 불행이 함께 하지 않는다. 행복이 있으면 불행이 있고, 한참 잘나갈 때가 있는가 하면 쇠락해 가기도 한다. 사람의 인생이 그렇듯 모든 생물이나 사물 또한 그렇지 않을까? 예전에 읽었던 ‘에메랄드 궁’이란 책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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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세상 문화가 다르고 삶의 방식이 달라도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 있다. 어떤 위치에 있든 사람들에게는 무한한 행복이, 무한한 불행이 함께 하지 않는다. 행복이 있으면 불행이 있고, 한참 잘나갈 때가 있는가 하면 쇠락해 가기도 한다. 사람의 인생이 그렇듯 모든 생물이나 사물 또한 그렇지 않을까? 예전에 읽었던 에메랄드 궁이란 책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다. 처음 완공 되었을 때 깨끗하고 아름다웠던 모습에서 차차 쇠락해가는 건물과 대비해 사람들의 인생을 그려 넣는 방법. 이 책도 그런 느낌이 든다. 단지 이 책은 로열 호텔이 쇠락해 온 과정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갔다고나 할까? 모두 7개의 단편들은 호텔 로열과 관련이 있다. 처음 단편은 완전히 쇠락해 아무도 가지 않는 폐쇄된 공간으로 그려졌다면 뒤로 갈수록 호텔 로열의 전성기가 그려진다. 그리고 막판에는 호텔 로열이 탄생하게 된 배경까지...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네 젊은 시절의 파란만장한 청춘을 보는 것 같아 마음 한 켠이 짠해지기도 한다.

 

셔터 찬스 평범하게 살고 있는 미유키는 남자 친구의 요구로 누드 사진을 찍게 된다. 남자 친구가 선정한 장소는 이젠 폐쇄된 호텔 로열이다. 이곳도 한때 전성기를 누비며 영업하던 때가 있었을까  금일 개업 못생긴 외모로 남자들에게 사기만 당하던 미키코는 스무 살이나 연상인 관락사 주지의 아들과 결혼한다. 이 남자는 다 좋은데 남자로 불능이다. 불황으로 절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늙은 단가들에게 몸으로 봉사하며 살림을 유지해 가는데... 쎅꾼마사요는 호텔 로열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스물아홉이 되었다. 엄마는 10년 젊은 남자와 바람이 나 가출하고 아버지는 입원 중이다. 호텔에서 동반 자살 사건이 발생한 뒤 호텔 로열은 점점 쇠락해가고 마사요는 문을 닫을 계획을 세운다. 이곳에 마지막 방문한 남자는 일명 쎅꾼. 성인용품을 파는 남자다.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놀아보려고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은데... 거품 목욕 과거 전파상 주인이던 남편은 경기가 좋지 않자 가전 매장에서 주임으로 일한다. 설상가상으로 시아버지까지 좁은 집에 함께 들어와 살게 되고 메구미는 하루하루가 힘들다. 그러던 중 5천엔이 생기면서 그녀는 남편과 함께 호텔 로열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고교 교사 노지마. 그는 전임 학교 교장의 중매로 여성 리사와 결혼했지만 그녀와 아내는 20년에 걸친 불륜관계다. 눈치를 채고 있지만 서로 아닌 척 하며 살고 있다. 그러던 중 불륜 관계를 목격한 노지마는 가출한 제자와 가장 먼 역으로 떠나게 되는데.. 별을 보고 있었어 호텔 로열에서 청소부 일을 하는 미코. 다리를 다친 후 일도 하지 않는 남편과 떠나버린 아이들을 원망하지 않으며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째 아들에게 편지와 돈이 오게 되는데.. 선물간판업자 다이키치는 호텔 로열을 짓기로 한다. 아내와 아들은 친정으로 가버리고 그러던 중 알게 된 여자와 호텔 개업 준비를 한다. 이제 행복이 시작된다는 마음으로...

 

모델 하면 우리나라에선 그닥 좋은 이미지는 아니다. 나 또한 모텔이 나에게 뭐라고 하지 않았지만 좋다는 이미지는 없다. 하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이 있다. 누군가는 사랑을 찾아 그곳에 머물기도 하고 누군가는 삶에 지쳐 그곳에 머물기도 한다. 모텔이라는 직종이 아니어도 그와 관련된 많은 직업군의 사람들이 드나들기도 한다. 그리고 그 모텔의 흥망성쇠에 의해 삶이 활짝 피기도 하지만 힘들게 살아가기도 한다. 모두가 가슴 한자락 사연하나쯤은 간직한 채 그곳에서 오늘 하루, 나의 심신을 달래기도 한다.

 

처음 로열 호텔이 들어설 때 주인은 자신의 사랑도 지키고, 자신의 행복도 지킬 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은 로열 호텔의 건장함을 앗아가기 시작한다. 벽지는 색이 변하고 건물에선 아픔의 신음 소리가 들린다. 그렇게 10년이고 20년이고 방치하기 시작하면서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도 점점 자신감을 잃게 된다. 관계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 당연히 그 자리에 있을 거라 믿는 사람들. 하지만 그런 방치된 관계는 아픔을 낳고, 금기 가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 급기야 모텔 영업을 그만두는 것처럼.

 

인생에도 희노애락이 있고 포물선이 있다. 지금 내가 지나고 있는 자리.. 낮은 자리 일수도 있고 높은 자리 일수도 있다. 그게 어디가 되었건 시간은 흐르고 변한다는 사실. 그걸 알면 지금 현재 조금은 겸손해지지 않을까? 호텔 로열에 온 사람들처럼 우리네 인생 다 그만 그만 함에 웃을 수 있었다. 우리 동네 어딘 가에도 이젠 쇠락해 버린 모텔 하나 쯤이 있지 않을까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3 2014.10.13. 신고 공감 4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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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의 공간이 간직한 쓸쓸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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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럽게도 호텔을 떠올리면 단순하게 잠을 자는 공간만 생각난다. 세계 각국의 주요 인사들이 모여 회의와 토론을 하고 디너쇼가 열리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누군가를 만나는 공간인데 하나의 이미지로 굳어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멋진 도어맨이 떠오른다. 모두에게 친절한 사람의 진짜 표정은 과연 어떨까 궁금한 것이다. 그러나 러브호텔이라는 구체적인 목적으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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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촌스럽게도 호텔을 떠올리면 단순하게 잠을 자는 공간만 생각난다. 세계 각국의 주요 인사들이 모여 회의와 토론을 하고 디너쇼가 열리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누군가를 만나는 공간인데 하나의 이미지로 굳어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멋진 도어맨이 떠오른다. 모두에게 친절한 사람의 진짜 표정은 과연 어떨까 궁금한 것이다. 그러나 러브호텔이라는 구체적인 목적으로 지어진 공간 ‘호텔 로열’에는 더 이상 어떤 욕망도 열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생기라곤 찾을 수 없는 폐허의 공간으로 쓸쓸한 기운만이 감돈다.

 

 『호텔 로열』은 호텔 로열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들려주는 7개의 연작 소설이다. 그러니까 저마다 다른 호텔 로열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무도 찾지 않는 폐허가 된 호텔 로열에 얽힌 삶과 추억이라고 하면 맞을까. 현재의 쓸쓸한 모습을 시작으로 개업 전의 모습을 담아 호텔 로열의 역사를 상상할 수 있어 독특하다.

 

 「셔터 찬스」는 흉물스러운 존재로 남은 호텔 로열에서 누드 사직을 찍으려는 남자를 바라보는 미유키가 들려주는 이야기다. 한때 수많은 연인들이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찾았을 공간에서 사랑이 아닌 그저 사진기를 바라보며 포즈를 취하는 미유키의 눈동자는 왠지 쓸쓸한 호텔 로열처럼 공허했을 것만 같다.

 

 시간을 거슬러 「쎅꾼」은 호텔 로열이 폐업하는 날이다. 마지막이라는 건 얼마나 허무한가. 아버지의 꿈인 호텔을 관리하느라 청춘을 다친 마사요는 단 한 번의 불륜으로 성인용품 영업을 하게 된 남자가 처음이자 마지막 호텔의 손님이 된다.

 

 ‘침대 옆 벽지에 남은 아마추어 솜씨의 흔적을 손끝으로 더듬었다. 공기를 말끔히 빼내지 않아 우글우글 들떴고 끝은 앞으로 삐죽 휘어졌다. 마사요는 들뜬 벽지를 손끝으로 잡고 홱 끌어 내렸다. 얇은 싸구려 벽지가 찢어지면서 마른 풀이 푸슬푸슬 떨어졌다.’ (쎅꾼, 92쪽)

 

 누구에게는 비밀을 간직한 은밀한 공간인 호텔이 누구에게는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 되기도 한다. 생활고에 시다리는 중년의 부부에게 황홀한 둘만의 추억으로 기억되는 「거품 목욕」은 가장 현실적인 소재라 애틋하게 다가온다. 낡고 더러운 임대 아파트의 욕실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이 쏟아지는 뜨거운 물과 안락함. 오래도록 그곳에 머물고 싶은 소박한 바람이 전해진다.

 

 이처럼 호텔 로열에는 다양한 삶의 사연이 있었다. 7개 가운데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건 「별을 보고 있었어」다. 호텔 로열의 청소부로 일하는 미코에게 호텔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공간이었다. 다리를 다쳐 자신만을 바라보는 연하의 철없는 남편과 집을 나간 아이들에 대한 원망을 숨기고 오로지 청소에만 매달리는 미코에게 삶은 짐작할 수 없는 무게였을 터.

 

 ‘혼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그런 생각을 떠올린 것도 난생처음이었다. 별빛이 비치는 나무 꼭대기에 이끌리듯이 미코는 숲 속으로 발을 내밀었다. 나무둥치에 부딪치고 그루터기에 정강이를 찧으며 겨울 준비를 마친 숲의 냄새를 맡고 있으려니 뭔가 뜨거운 것이 눈에서 후드득 떨어졌다. 미코는 손으로 더듬더듬 더듬어 정강이를 찧은 그루터기에 앉았다. 쉰내 나는 장갑으로 눈물을 닦았다. 나무 끝이 교차해서 그물망이 된 하늘에 별이 반짝였다.’ (「별을 보고 있었어」, 185쪽)

 

 낡고 닿아 곧 무너질 것 같은 작은 건물을 상상한다. 저마다 다른 목적으로 그곳을 드나들었을 수많은 사람을 상상한다. 그들의 표정을 읽는 작가 사쿠라기 시노를 상상한다. 그녀의 아버지가 운영한 러브호텔과 호텔 로열은 얼마나 비슷할까. 분명 외형과 이미지는 다르겠지만 그 안에 존재하는 삶은 쌍둥이처럼 닮았을 것이다.

r*********s 2015.09.22.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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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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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여섯개의 작은 호텔 로열.  2시간 대실료 4000엔의 러브호텔. 그 곳을 둘러 싸고 홋카이도 서민들 이야기가  잔잔하게 가슴을 울린다.   자식셋이 모두 떠나고 일을 못하는 남편대신 객실청소를 하는 미코. 그나마 연락을 하는 둘째가 삼만엔을 보내고, 기뻐하지만 살인용의자인 아들.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지만, 매일밤 섹스의 만족때문에 착한 남편이 된 쇼타로를 따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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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여섯개의 작은 호텔 로열.  2시간 대실료 4000엔의 러브호텔.

그 곳을 둘러 싸고 홋카이도 서민들 이야기가  잔잔하게 가슴을 울린다.

 

자식셋이 모두 떠나고 일을 못하는 남편대신 객실청소를 하는 미코.

그나마 연락을 하는 둘째가 삼만엔을 보내고, 기뻐하지만 살인용의자인 아들.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지만, 매일밤 섹스의 만족때문에 착한 남편이 된 쇼타로를 따라

현실로 돌아 간다는 이야기가 가장 가슴에 남는다.

 

가전매장 주임. 쉰살 남편. 연봉 400만엔으로 임대아파트에서 힘겹게 사는 그녀.

시아버지때문에 두 칸 방에서 쫒겨나고 눈치보던 그녀.

호텔로열에서 일주일 식비 5000엔 내고, 남편과 소리내며 섹스를 하는 주부.

호텔로여에서 인간임을 확인한다..

 

연휴가 시작됫지만 아내의 불륜을 획인하고 , 부모가 모두 가출한 철부지 여고생과

여행을 떠나는 수학교사...

 

대출금 일억으로 처와 가족에게 버림 받지만, 하루 번돈 만엔으로, 6000엔짜리

귤을 사서 임신한 어린 루리코와 호텔로열을   운영하는 가난한 간판쟁이 사장 다이키치...

 

하나같이 부자 일본인과 관계없는 , 삶에 허덕이고 , 가슴에 아픔을 담고

살아 갈 수 밖에 없는 군상들 이야기가 가슴을 파고 든다..

아주 짧은 단편이지만 ,응축되고 삶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사다 지로류의 가슴저림, 아련한 아픔이 배어 있다.

이런 사람들에 비하면 난 아주, 아주 행복하다..

 

 

YES마니아 : 로얄 d******3 2014.10.1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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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을 드나드는 다양한 인간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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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기 시노의 작품은 처음이다. 나로서는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과의 문화적인 차이를 느끼며 본 소설집이었다. 추녀로 남자들에게 대접을 못받고 살아온 여자. 그녀는 호텔 로열에서 연인으로부터 돈을 뺏기고 버림받은 후 한 스님으로부터 자기 아들과 결혼하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는다. 그의 아들은 절을 물려받을 것이고 대단한 미남이다. 하지만 불구다. 남자에게 환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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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기 시노의 작품은 처음이다.

나로서는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과의 문화적인 차이를 느끼며 본 소설집이었다.

추녀로 남자들에게 대접을 못받고 살아온 여자. 그녀는 호텔 로열에서 연인으로부터 돈을 뺏기고 버림받은 후 한 스님으로부터 자기 아들과 결혼하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는다. 그의 아들은 절을 물려받을 것이고 대단한 미남이다. 하지만 불구다. 남자에게 환멸을 느낀 그녀는 인품좋은 그와 결혼해서 주지승의 아내가 된다. 그런데 오래 이어져온 절의 관습이 있는데 절을 찾는 사람들에게 절의 주지의 아내가 성적인 서비스를 한다. 그리고 그 대가로 받은 돈으로 절을 유지한다. 우리 정서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설정이지만 작품속에서는 자연스러운듯 받아들여진다. 아무래도 문화의 차이인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 봉사라고 생각하고 별생각없이 그일을 해오던 여자는 어느 순간 젊은 남자로 인해 쾌락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런 일들을 시켜온 남편은 아내의 변화에 분노(?)를 느낀다.

연작소설로 여러편에 들어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은 이 이야기인 <금일 게업> 이었다. 다른 단편들도 천천히 읽어봐야겠다.

 

 

o******t 2015.08.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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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본 소설을 본 후에 나는 구글 지도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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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본 소설을 본 후에 나는 구글 지도를 찾았다. 일본 북단의 섬 홋가이도와 삿뽀로, 그리고 이 소설의 배경인 작은 해안 도시 구시로를 찾아봤다. 맥주로 유명한 도시, 삿뽀로에서 수평으로 오른 쪽 끝에 태평양을 면하고 있는 구시로를 발견할 수 있다. 북해의 차가운 바람과 남해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바람이 만나 습기가 많은 도시라고 한다. 내륙으로 거대한 습지 초원이 펼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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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본 소설을 본 후에 나는 구글 지도를 찾았다. 일본 북단의 섬 홋가이도와 삿뽀로, 그리고 이 소설의 배경인 작은 해안 도시 구시로를 찾아봤다. 맥주로 유명한 도시, 삿뽀로에서 수평으로 오른 쪽 끝에 태평양을 면하고 있는 구시로를 발견할 수 있다. 북해의 차가운 바람과 남해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바람이 만나 습기가 많은 도시라고 한다. 내륙으로 거대한 습지 초원이 펼쳐진 일본 최대의 습원이라고 한다. 냉기와 온기가 서로 맞닿아 남긴 서늘한 습기. 모든 사랑의 종착점에는 아마 그런 습지가 있을 것이다.


습원을 바라보는 언덕 어디쯤, 이제는 폐허가 되어버린 호텔 로열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결국 원하는 그것, 그것을 위해 빳빳하게 다려진 시트와 침대 발치의 거울을 준비해둔 한 때의 러브호텔이다. 사랑이 머물다간 침대의 흔적과 그 냄새 속에 사랑이 미처 다 다 말하지 못한 어떤 것이 존재한다. 사랑의 수식어들, 행복한, 열렬한, 운명적인, 치열한, 비극적인, 성스러운, 사랑은 그 두 글자로 담기에는 너무 큰 무엇인가를 담고있다. 그 포화의 언어로도 다 채우지 못한 마음들은 아슬아슬한 몸으로 서로를 지탱한다.


*주의 스포일러임

“폐허에서 누드 사진을 찍는 게 꿈이었어”


아이스하키 유망주였던 남자는 무릎 부상으로 지금은 슈퍼마켓의 택배 운전기사가 되었다. 최근엔 사진에 푹 빠져있다. 자신의 중학 동창이던 여자를 다시 만나 연인이 되었다.

그녀를 이끌고 <셔터 찬스>를 찾아 페허가 된 호텔 로얄로 들어선다. 여자는 남자의 몸 아래에서 남자의 ‘좌절’이라는 단어를 처음 듣는다. 그가 요구했던 다이어트의 고통과 갖가지 수치스러운 포즈도 그나마 참을 수 있다. 그의 무릎을 휘감은 흉터가 한 때 그녀의 우상이었던 남자를 지금의 자기와 이어주는 길처럼 보였으므로.


‘그저 무난한 일생을 보낼 수만 있어도 감지덕지인 여자’는 남자의 입에 늘 따라붙는 좌절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오랜 시간을 들여 시커먼 구멍 밑바닥으로 빨려 들어간 것은 바로 자신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든다.


‘이 남자는 어쩌면 자기 입으로 말하는 것만큼 과거로 인해 큰 상처를 입은 건 아닌지 몰라.’ 남자는 자신의 성기 모양을 그저 충실히 안쪽을 향해 펼쳐놓고 있을 뿐인 여자의 그곳에 셔터를 눌러대며 새로이 찾게 될 꿈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여자는 남자가 말하는 ‘꿈과 희망은 폐허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먼지를 닮은 것이며 잠시 피어올랐다가 다시 원래 자리에 내려앉는 것, 여기서 탈출하는 일도 없’을 거라 생각한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남자는 결혼을 이야기한다. 이 남자는 나의 몸을 영원히 소유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왜 지금일까? 지금이 아닌 더 나중이거나 폐허로 가기 전이었다면......‘나 밖에는 이 몸을 지킬 수밖에 없’다.


고아로 자라 중학교를 졸업하고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나의 용모는 보통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 때마다 “용모는 마음의 아름다움과는 반대의 자리에 있는 경우가 많으니"라고 말하는 관락사 주지 스님의 말이 떠오른다.

스물아홉, 마음의 아름다움을 봐줄 때까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 걸까? 마음에 앞서 몸을 여는 것을 알게 된 다음부터는 더욱더 사람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쇠락한 도시와 더불어 기울어가는 절의 주지는 그녀를 며느리로 들이고 죽는다. 남편은 지금까지 그 어떤 남자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풍모를 지녔지만 사내로서는 불능이다. "비구니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살자, 이제는 질 나쁜 남자를 만나 모아 둔 돈을 털리고 호텔로열에 남겨질 일은 없겠지. 그 때 지갑에 남자가 넣어놓고 간 택시비, 내 얼굴이나 몸매가 보통의 여자 같았다면 그것도 어림없었겠지."

절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선대주지 때부터 절의 유지들에게 ‘봉사’를 하고 받아온 ‘시주’ 덕분이다. 4명의 유지 중 한명이 죽자 가업을 이은 아들이 대를 잇고 봉사도 대를 잇는다. 오늘 만난 유지의 아들은 늙은 몸이 아니다. 여자는 늘 입었던 평범하고 낡은 속옷에 신경이 쓰인다. 이 전까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감정의 영역으로 들어서려하는 걸까?


며칠 후, 다시 늙은 몸 차례. 그의 심지 빠진 성기를 주무르며 호텔 로열 사장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가족 누구도 유골을 받지 않겠다 하여 자신이 보관하고 있었다 한다. ‘금일영업’이라는 유언을 남기고, 모두에게 버림받은 남자의 유골을 절에 봉안해 줄 것을 부탁하며 봉투 하나를 더 건넨다. 언제나 시주 봉투는 불상 앞에 두고 다음 날 놓아둔 자리가 비면 부처님을 향한 자신의 봉사가 받아들여지는 식이다. 다시 만난 젊은 유지는 지난 번 첫 만남의 어색함과는 다르다. 앞으로 자신 말고 다른 사람들이 봉사를 받으러 올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어차피 시주 돈이 나오는 곳은 결국 나의 사업파트너들이니. 여자의 몸이 저릿해진다. 나는 비로소 감각의 영역으로 들어서고 있는 것일까? 다른 시주 봉투는 아침이면 사라지는데 유독 이 젊은 몸에게 받은 봉투는 아직도 그대로 불상의 발치에 남아있다. 그러나 <금일영업> 시작이다.


아버지는 죽고 어머니는 젊은 남자랑 야반도주를 했다. 남겨진 호텔로열도 이젠 끝이다. 몇 년 전 호텔 3호실에 들었던 교사와 여고생의 죽음 이후로 호텔 영업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나는 열일곱 살부터 이 호텔에서 일했다. 결국 남녀가 원하는 것은 그런 것이다. 미스테리 소설의 마지막부터 읽듯 나는 남녀의 마지막 종착점을 목격했다. 그들이 머물다 떠난 곳의 그 지독한 냄새는 견딜 수 없다. 연애에 대한 동경 따위는 없다.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어차피. 그럴 거잖아?.


폐업을 하고 오늘 이 호텔 로열을 떠난다. 이제 천애 고아가 되었으니 내 마음대로 여기저기 돌아다닐 생각이다. 재고로 남은 성인물품을 처분하는 일만 남았다. 성인용품 대리점의 직원은 <쎅꾼>으로 불린다. 8대2 가르마에 심각한 얼굴로 정색을 하며 각종 자위기구와 디비디를 정색하며 소개한다. 남자든 여자든 몸을 이용해 놀아야 할 때가 있고 자신은 그런 일을 뒤에서 도와주는 것일 뿐이라고 말하는 남자는 의처증에 시달린다. 공무원이었을 때 상급자의 아내와 관계를 하고 부부가 되었다. 마지막이다. 나는 그를 이끌고 저주받은 3호실로 들어선다. 그의 앞에서 벌거벗고 샤워를 하고 다리를 벌리고 그의 상품들의 성능을 확인하고 싶다. 그러나 그의 상품은 불량하다. 그의 아내가 그의 물건을 쥐고 있었다. 남자든 여자든 몸을 이용해 놀아야 할 때, 그러나 오늘 그 때가 아니다. 이 착한 남자를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이제 떠나야 한다.


전파사 사장이었던 남편은 대형가전제품 매장의 매니저가 되었다. 빠듯한 생활, 초등학교의 딸아이는 등교거부를 하고 아들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학원에 다니지만 도통 시원치 않다. 좁은 임대 아파트에 아들과 딸, 그리고 얼마 전 함께 살자고 들어온 시아버지가 있다. 부부는 아버지에게 방을 내주고 아이들의 이층 침대 옆에 이불을 편다. 시어머니 기일에 성묘를 하고 독경을 예약한 주지에게 사정이 생겼다. 오천엔이 그대로 손에 남겨진다.


오천엔이면 한 달 치 식대도, 전기세도, 아이들 옷도, 가족 외식도 할 수 있는 돈이다. 돌아오는 길에 호텔 로열 앞을 지난다. “나도 마음껏 소리 지를 수 있는 곳에서 한번 해보고 싶다고” 아내는 오천엔의 용처를 결정했다. 욕조에 거품을 푼다. <거품 목욕>은 부부의 몸을 욕망으로 부풀린다. ‘밖에서 들릴 텐데.’잠시 부풀어 오른 거품만큼 덧없는 것도 없다. 욕조 가장자리에 그 흔적만 남긴다. 남편은 침대에 곤히 잠을 잔다. 남편의 일자리가 안정적인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시아버지가 쓰러지고 결국 일어나지 못했다. 덕분에 남편의 직장은 당분간 지금처럼 유지될 것이다. 부부는 자신들의 방에서 차가운 몸을 누이고, 아내가 말한다. "동네 슈퍼에 계산원을 모집하고 있던데...단 돈 5천엔이라도 내 마음대로 쓰고 싶어, 그 5천엔으로 다시 호텔 로열에 갈거야, 가서 거품목욕도 하고, 어때 좋지?" 남편은 어느 새 코를 골고 있다.

나는 여고생이다. 역전 앞 찻집을 운영하던 부모가 사라졌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동생과 함께 사라졌고, 아버지는 동생의 빚을 떠안았고, 그러다 그 마저 야반도주. 아직 부모는 내게 문자 한통, 전화 한통 없다. 기차를 탔다. <쌤>~. 등 뒤에서 끈적하게 부르는 저 소리, 아, 우리 반 꼴통. 이제 연휴의 시작인데, 아내가 있는 삿뽀로의 집으로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아내는 내가 불시에 찾은 것을 반길까? 아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선생과 연인관계였다는 것, 이제 끝냈다고 하지만 끝난 게 아닌 것 같다. 그 아내를 소개시켜준 사람이 바로 자신이 존경했던 선생이었다니...


이 여자애는 도대체 왜 나를 따라오는 것일까. 쌤~저 여고생 노숙자가 되었어요. 내일 내가 연락해보마, 선생다운 말을 해준다. 삿뽀로까지 함께 온 교사는 여학생을 떼어놓고 아내가 있는 아파트 앞에 선다. 들어갈까,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무언가를 확인하고 나면 그 이후는 없을 것이다. 아무것도 남지 않겠지. 택시 한 대가 멈춘다. 아내가 내린다, 차 문을 닫지 않고 뒷좌석으로 손을 내민다. 그 손을 잡고 내리는 사람은 교장 선생님.

"쌤~왜 집에 안 들어가요?"

집도 절도 없는 여고생과의 하룻밤을 보내야 하다니. 미용학원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이젠 야간 업소에 자리를 알아보려는 우리 반 골통 학생 앞에서 울었다. 요 조그만 몸이 내 옆에 자다가 가슴을 훤히 들어내고 나를 위로하려 든다. 쌤-, 이 목소리는 끈적끈적한 목소리가 아니다. 세상을 다 살아버린 목소리. 나는 눈물을 훔친다. 돌아갈 집을 잃은 소녀에게 불쌍하다는 말을 듣고 있는 자신이 우습다. 나, 불쌍한가....오랫동안 붕 떠 있던 마음의 착지점이 보였다. 이제 우리 어디로 갈까? 구시로, 홋가이도의 서쪽 끝. 가본 적이 없어서. 둘은 거대한 습지로 향한다.

너무도 가난하다는 것, 눈물이 나건 웃음이 나건 내 몸 움직여 일해야 하는 하루하루가 이어진다. 돌아가신 엄마는 말했다. “아무도 원망하지 말고 살아야한다” 그 한마디도 이해할 수 없었다. 누구를, 왜 원망해야 하는지, 그저 열심히 일했다. 항구에서, 농원에서, 가정부로, 어디를 가든 열심히 일하는 내게 사람들은 착하게 대해줬다. 남편과는 10살 차이가 난다. 지금 나는 예순이다. 자식들 셋, 나오지 못한 아이들 둘, 셋은 오래 전 집을 떠나 연락이 없다. 둘째 아들만 일 년에 한두 번 편지가 온다. 어부였던 남편은 몸을 다친 후로 집 밖에 나오길 거부한다. 오직 호텔일 마치고 돌아 올 아내만 기다리고 여지없이 살을 파고든다. 엄마의 말이 떠오른다.


“명심해라, 미코, 남편이 가랑이를 더듬거든 아무 말 말고 다리를 벌려줘. 그것만 잘하면 몇 번을 싸워도 스르르 풀리는 게 부부간이야” 선량한 사람이다.

아들이 편지와 함께 3만엔의 돈을 보내왔다. 어머니 쓰시고 싶은 데 쓰세요, 자전거를 사야겠다. 그러면 밤길 호텔을 오르내리는데 자전거 라이트가 도움이 될 거야. 그나저나 아이는 도대체 무얼 하고 있을까, 미장 기술을 익혔다 던데...

출근하는 길에 동료가 아들의 이름을 들먹인다. 뉴스에서 들었다고, 사람을 죽인 폭력단 조직원이라고 하는데,,, 일을 해야 해, 일을,,

“명심해라, 미코, 무슨 일이 있어도 일을 해야 돼. 열심히 내 몸 움직여 일하는 사람은 아무도 나무라지 못하는 법이야.”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가는 길, 입김이 하얗게 보일 새도 없이 어둠 속에 빨려든다. 언덕 위의 호텔 불빛도 사라지고 집으로 가는 조그만 가로등을 지나지만 어느 새 몸은 숲으로 들어왔다. 그루터기에 앉아 푹 쉬고 싶다. 오래 오래, 혼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그런 생각을 떠올린 것도 난생처음이다. <별을 보고 있었다.> 차가운 밤공기에 어느 덧 잠들었나보다. 손가락도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멀리서 불빛이 어른거린다. 자갈 밟는 소리와 나를 부르는 소리, "애들 아버지..." 목구멍에서 올라오는 소리는 말이 되지 않는다. 그대로 잠들고 싶다. 희미하게 앞으로 다가온 등불, 남편의 등에 업혀 숲을 나선다. “당신, 그런 데서 뭐 하고 있었어?” 별...별을 보고 있었어. 절룩거리는 남편의 등에 업혀 출렁거리는 잠속으로 조심조심 걸어 내려간다. 남편도 조금 더 착해져 있었다.


언제까지 사나이 대장부 간판장이로 인생을 좀 먹을 건가. 요 근래 작업나간 경단 집 여자애가 눈에 밟힌다. 가게에서 팔다 남은 경단으로만 식사를 한다는 여자. 동네가 부동산 붐으로 들끓는데 나도 이 기회에 인생을 내달려야 한다. 그런데 아내와 장인이 극구 반대를 하고 있다. 부동산 회사 건축업자들에게 도장만 찍어주면 되는데, 그러면 저 습지를 내려다보는 언덕에 호텔을 짓고 꿈을 이룰 수 있는 데 말이야, 경단집 여자 아이의 뱃속에 아이가 들어섰으니, 그래 이건 길운이다. 내 이름처럼, 대길이. 아내도 아들도, 그리고 경단집 여자도 또 태어날 아이도 모두 내 어깨에 얹고 세상 떵떵거리며 살 날도 얼만 남지 않았다.


도장을 찍은 날 아내는 집을 나갔다. 카레 한 그릇과 그 밑에 남겨놓은 이혼 서류, ‘차례차례 나오는 찬합 같은 아내의 의사표시.’ 장인에게 달려 가보지만 어깨를 걷어차인다.

“행복하게 해주겠습니다”

“그런 무책임한 말은 대체 어디서 배웠나? 행복이란 과거형으로 말해야 빛이 나는 거 아닌가?” “자네를 보고 있자면 구역질이 나”

경단집 여자를 데리고 호텔이 들어설 언덕으로 올라섰다. 평생을 천덕꾸러기로 떠돌았던 여자를 호텔의 안주인으로 만들어주겠다. 여자가 눈을 글썽인다. 뱃속에 있는 아기가 귤을 먹고 싶어한다. 귤, 아직 이른데, 시내를 돌아돌아 난생 처음 가보는 백화점에서 귤을 발견한다. 그런데 귤 3개에 육천엔, 고급스러운 포장에 겉에는 로열 귤이라 쓰여있다. 오늘 수입이 만엔인데,,,귤을 선물용 포장에 담고 겉에는 안산 기원이라 써넣는다.

“상자에 든 귤은 태어나서 처음 먹어봐”

“귤이 다 똑같지”

“이 아이 딸일지도 몰라”

“딸이든 아들이든, 어서 먹기나 해”

‘로열’ 귤에서 벗겨낸 금색 스티커를 포장지에 붙인다. ‘로열’, 간판은 철판에 네온사인으로.<호텔 로열>

내 이름은 호텔 로열이다. 사람들이 더는 나를 찾지 않는다. 이젠 얼빠진 욕망의 잔해도 더 이상 나에게 남지 않았다. 나는 많은 것을 보았다. 분노도 원망도 없이 그저 사라지고 싶다, 하루빨리, 흔적도 없이, 그 위로 풀과 꽃과 나무와 새들이 내려앉아 태초의 그 대지로 덮이면 따듯하게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바람이 불어, 풀잎 사이로 기분 좋은 자장가 흩어지고, 흐르는 강의 굴곡으로 물로, 흙으로, 공기로 그저 사라져 흔적 없이 존재하고 싶다. 그들을, 더 이상, 알고, 만나고, 싶지 않다

b******t 2025.04.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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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호텔
"로열 호텔" 내용보기
사쿠라기 시노, 양윤옥 역, [호텔 로열], 현대문학, 2014. Sakuragi Shino, [HOTEL ROYAL], 2013. 제149회 나오키상     밤마다 불면증에 시달려서 야한 책을 읽고 싶었다. 일본의 색채가 물씬 풍기는... 서정적이고 따뜻한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이번에는 자극적이고 냉담한 이야기를 원했다. 그러면서 눈에 들어온 책이 사쿠라기 시노의 소설 [호텔 로열]이다. 성에 관한 거침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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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기 시노, 양윤옥 역, [호텔 로열], 현대문학, 2014.

Sakuragi Shino, [HOTEL ROYAL], 2013.

149회 나오키상

 

  밤마다 불면증에 시달려서 야한 책을 읽고 싶었다. 일본의 색채가 물씬 풍기는... 서정적이고 따뜻한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이번에는 자극적이고 냉담한 이야기를 원했다. 그러면서 눈에 들어온 책이 사쿠라기 시노의 소설 [호텔 로열]이다. 성에 관한 거침없는 묘사라기보다는 적당한 은유가 돋보인다. 인생 사연이 곁들어진 문학적 관능미를 뽐내고 있는데,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최고의 단편을 하나 발견했고... 7개의 연작 단편 모음이다.

 

  셔터 찬스

  금일 개업

  쎅꾼

  거품 목욕

 

  별을 보고 있었어

  선물

 

  작가는, 어린 시절에 부친이 동명의 러브호텔을 경영해서 거기서 일하면서 자라났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의 작품은 홋카이도 구시로시를 배경으로 하고, 호텔 로열이 등장한다. 각 단편은 호텔을 중심으로 인물의 관계가 얽혀 있다. 시간의 흐름은 역순으로 구성했는데... 첫 번째 단편에서는 문을 닫고 폐허로 변한 호텔이 나오고, 일곱 번째 단편에서는 언덕에서 개업을 준비하는 호텔이 나온다. 남자하고 관련한 여자의 구구절절한 사연은 매우 정교한데, 누구나 다 처음에는 그럴듯한 이유와 희망을 품고 있다.

 

  좌절...... 오늘도 또 듣고 말았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미유키는 마치 약점을 찌르는 스위치가 켜진 것처럼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밥을 먹어도, 술을 마셔도, 살을 맞대고 함께 아침을 맞이해도, 결국 남자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 끝에 하는 결정적인 한마디에는 반드시 '좌절'이라는 단어가 사용된다.

  문득 위()의 뒤쪽 어디쯤에서, 좌절이라는 말에 푹 빠져버린 것은 오히려 나 자신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솟아올랐다. 다카시를 만나기 전까지 아무 기복 없이 살았던 나날을 돌이켜보면, 오랜 시간을 들여 시커먼 구멍 밑바닥으로 빨려 들어간 것은 바로 나 자신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p.24)

 

  가가야 미유키는 중학교 동창으로 현재 같은 곳에서 일하는 남자 친구로부터 누드모델을 제안받는다. 다이어트를 하고, 속옷 자국에 신경을 쓰며... 낡은 건물을 찾는다. 카메라 셔터 소리를 들으며 어색함과 불편함을 호소하자, 부상으로 아이스하키 선수의 꿈을 접은 남자는 좌절을 얘기한다. 이번에도 그의 요구를 피할 수 없다.

 

  다른 단가의 봉투는 다음 날 아침이면 사라졌지만 사노에게서 받은 봉투만은 한 달이 지나도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사이쿄는 이미 세대가 바뀐 단가가 미키코에게 가져다준 쾌락을 알아본 것이다.(p.63)

 

  시타라 미키코는 관락사 주지의 부인이다. 절에 오기 전에는 간호조무사로 일했고, 용모의 아름다움은 없다. 그녀는 한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며 단가(사찰에 시주, 후원하는 불교 신자)를 호텔에서 만나 관계를 갖는다. 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가의 후원이 필요했고, 그녀는 이것을 봉사로 여긴다.

 

  남자든 여자든 몸을 이용해 놀아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그때는 오늘이 아니었다. 이 남자에게는 잠시 잠깐의 감정만으로는 뛰어넘을 수 없는 뭔가가 있었다. 미야카와는 띄엄띄엄 말을 끊어가면서 아내가 첫 여자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런 게 이유가 돼요?"

  마사요는 허리를 숙이고 웃었다. 그의 아내가 어처구니없을 만큼 행복한 여자인 것 같아서 숨이 막혀왔다. 점점 메말라간다. 점점 가벼워진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남기지 않는다.(p.90-91)

 

  마사요의 아버지는 처자식을 버리고 젊은 여자와 호텔 사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그녀는 태어나고, 어머니는 아버지를 버리고 다른 남자와 떠난다. 그 뒤로 십 년 동안 호텔 관리는 그녀가 해왔다. 3호실 커플이 나란히 죽는 사건이 일어나자 손님은 뚝 끊기고, 폐업 마지막 날이다. 쎅꾼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성인용품 판매 회사의 영업 사원에게 재고품을 반납하면 완벽하게 끝이 난다.

 

  메구미는 두 눈을 부릅떴다. 아니,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다. 부끄러워해서도 안 된다. 당당하게 유혹할 것이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펀치를 찾아보았다.

  "나도 마음껏 소리 지를 수 있는 데서 한번 해보고 싶단 말이야."(p.104-105)

 

  메구미는 좁은 집에서 남편과 두 자녀 그리고 시아버지와 살고 있다. 추석 성묘에서 스님이 오지 않자, 시줏돈으로 준비한 오천 엔을 아끼게 된다. 닷새 치 식비, 얘들에게 새 옷을 사주고 외식할 수 있다. 한 달 치 전기료와 이것저것을 할 수 있는 돈... 그녀는 남편에게 호텔에 가자고 조른다.

 

  ", 왜 집에 안 갔어요?"

  "귀찮은 질문 자꾸 할 거면 나가줄래?"

  "혹시 귀가 공포증?"(p.146-147)

 

  고등학교 수학 교사인 노지마 히로유키는 아내가 고등학교 시절의 담임과 이십여 년을 연인으로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춘분의 날 연휴에 삿포로 집에 있는 아내에게 간다고 말하지 않고 기차에 오른다. 허탈함과 자괴감... 그런데 그가 담임을 맡은 2학년 A반 학생인 마리아가 따라붙는다. 엄마는 도망가고, 아빠는 집을 나가 하루아침에 노숙자 여고생이 되었다고 한다.

 

  남편의 등에 업혀 숲을 나왔다. 넓은 등판으로 미코에게 조금씩 조금씩 온기를 나눠주며 쇼타로가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다 올라선 참에 불쑥 쇼타로가 멈춰 섰다.

  "당신, 그런 데서 뭐 하고 있었어?"

  조용한 물음이었다.

  "......"

  "별이 어쨌는데."

  "별을 보고 있었어."(p.187)

 

  환갑의 나이인 미코는 호텔 청소부로 일하고 있다. 세 아이는 전부 집을 나갔고, 열 살 어린 남편은 집에만 있다. 평생 일만 하고 살아서 고생이 고생인 줄 모르는 억척스러운 삶이다. 무슨 사건이 있을 때마다 주위의 사람은 착하게 변했고, 그녀는 아무도 원망하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째 아들의 편지를 받는다.

 

  "나는 사업이라는 건 반드시 꿈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 이 세상이란 게 남자와 여자밖에 더 있느냐고. 다들 원하는 건 똑같다는 얘기야. 꿈이 있는 장소를 제공해주는 장사라면 나도 뭔가 꿈이 보일 것 같더라고."(p.194)

 

  다나카 다이키치는 간판 일을 하면서 젊은 루리코와 바람을 피운다. 그는 러브호텔을 경영하고 싶어 하는데, 동갑내기 아내는 이혼을 요구하며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가버린다. 장인에게 문전박대를 당하고... 임신한 루리코와 새로운 출발을 한다.

 

  사연제조기(?) 사쿠라기 시노의 소설은 [유리 갈대](비채, 2016.)에 이어서 두 번째이다. 우울한 현실에서 몸부림치는 여자의 삶이 기억나는데, 이 책에서도 여자의 삶은 지독하고 투쟁적이다. 독립적이지 못해서 하나같이 남자(애인, 남편, 아버지, 선생님)에게 종속되어 있다. 다른 삶을 원하는지도 모르겠고... 현실은 우울하고 막막하다. 자의든 타의든 남자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셔터 찬스'를 읽으며 누드 촬영은 나의 로망이고, '금일 개업'은 고결함과 불결함을 동시에 느끼는 특이한 경험을 했다. '쎅꾼'은 뭔가 답답함이 있고, '거품 목욕'은 현실적이다. ''은 블랙코미디이고, '별을 보고 있었어'는 인생의 회한이 있다. '선물'은 호텔 로열의 시작이다.

 

  '금일 개업'은 지금까지 읽은 단편 중에서 최고로... 나의 인생 단편이다.

c****k 2021.01.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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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로열 - 사쿠라기 시노 (양윤옥 옮김,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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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카이도 동부 구시로 외곽의 습지 일대에서 30년을 버텨온 호텔 로열의 일대기와 함께 호텔 로열을 세우고, 드나들고, 지키고, 끝내 문을 닫아야 했던 여러 사람들의 사연이 서로 다른 색깔을 지닌 일곱 편의 연작 단편에 실려 있습니다. 에피소드들이 시간 순으로 배열되진 않았지만, 첫 에피소드 ‘셔터 찬스’가 이미 오래 전 폐허가 된 호텔 로열을 무대로 삼고 있고, 마지막 에피소
"호텔 로열 - 사쿠라기 시노 (양윤옥 옮김, 현대문학)" 내용보기

훗카이도 동부 구시로 외곽의 습지 일대에서 30년을 버텨온 호텔 로열의 일대기와 함께 호텔 로열을 세우고, 드나들고, 지키고, 끝내 문을 닫아야 했던 여러 사람들의 사연이 서로 다른 색깔을 지닌 일곱 편의 연작 단편에 실려 있습니다. 에피소드들이 시간 순으로 배열되진 않았지만, 첫 에피소드 ‘셔터 찬스’가 이미 오래 전 폐허가 된 호텔 로열을 무대로 삼고 있고, 마지막 에피소드 ‘선물’이 호텔 로열을 세우기로 결심한 창업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호텔 로열의 과거를 향해 조금씩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처자식을 버리고 자신의 나이의 절반 밖에 안 되는 여인과 함께 호텔 로열을 세운 다이키치, 제대로 된 부부 침실 하나 없는 가난한 삶 속에서 가족마저 해체 직전의 위기에 몰렸다가 우연히 들른 호텔 로열에서 쾌락과 희망을 얻은 메구미-신이치 부부, 호텔 로열에서 청소부로 일하며 지난한 삶을 묵묵히 견뎌내는 미코, 호텔 로열 창업자 다이키치의 딸이면서 자신의 손으로 호텔의 문을 닫게 된 마사요, 폐허가 된 호텔 로열에서 누드 사진을 찍는 연인 다카시와 미유키 등 일곱 개의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겐 하나같이 눈물겹거나 애틋하거나 아니면 따뜻하거나 서늘한 사연들이 있습니다.


30년이라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인적 드문 습지에 자리 잡은 러브호텔이라는 무대는 그곳을 세우고 지켜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물론 짧게는 2시간, 기껏해야 며칠 동안 그곳을 스쳐갔던 각양각색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는 드라마틱한 공간입니다. 그곳은 공허한 원나잇 스탠드나 아슬아슬한 불륜 등 다양한 형태의 애증이 공존하는 곳이며, 밤낮으로 타인들의 정사의 잔재를 쓸고 닦아야 하는 고된 노동을 감수하는 사람부터 삶의 막장에 이르러 도피를 위해 숨어든 사람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인간 군상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에게는 묘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몰락 끝에 폐허에 이른 호텔 로열을 닮은, 즉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지금 겪고 있는 곤란에서 쉽게 헤어날 수 없다는 무력감,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청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소외감, 그리고 결국 습지 같은 현실에 항복한 채 주어진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열패감 등입니다. 때로 꿈이나 희망이 엿보이기도 하지만 그 역시 밝은 미래를 담보하진 못합니다. 책 소개글에선 등장인물들의 공통점을 ‘결핍’이라고 칭했는데, 간결하지만 가장 적확한 표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쿠라기 시노는 이런 극적인 무대와 캐릭터들을 일곱 개의 이야기 속에 과장하지도, 억지로 꾸미지도 않은 채 잘 조합해냈고 그 결과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눈물을, 때로는 한숨을 자아내게 만들면서 독자들의 마음을 잔잔하게 흔들어놓습니다. 그리고 이런 담담함과 처연함이 149회 나오키상 수상의 동력이 됐으리라 여겨집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작가 자신이 홋카이도 구시로에서 태어났으며 실제로 그녀의 아버지가 '호텔 로열'이란 러브호텔을 경영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그곳에서 성장한 것은 물론 객실청소까지 한 적이 있다고 하니 어쩌면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몇몇 인물들은 소녀 시절의 작가의 눈에 비쳤던 인물들을 모델로 삼은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수록된 작품마다 제각각 다채로운 개성을 지니고 있어서 딱히 어느 작품이 더 재미있거나 인상적이라고 꼽긴 어렵지만, 창업주의 딸 마사요가 호텔 로열의 문을 닫는 날에 벌어진 이야기를 그린 ‘쎅꾼’과 호텔 로열에서의 거품 목욕을 잊지 못하는, 삶에 찌든 중년 여인의 사연을 담은 ‘거품 목욕’, 그리고 호텔 로열 창업자의 유골 공양을 맡은 주지승 아내의 기구한 삶을 그린 ‘금일 개업’이 개인적으로 호감이 많이 가는 작품이었습니다.

기억에 오래 남을 또 한 권의 연작 단편집을 만나 볼 수 있어서 반가웠고, 사쿠라기 시노라는 빼어난 작가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더욱 더 반가웠습니다.

h****s 2014.11.0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호텔로열 - 사쿠라기 시노
"호텔로열 - 사쿠라기 시노" 내용보기
나오키상 수상작은 일단 믿고 보는 편이다. 사쿠라기 시노님의 전작은 두권 읽었다. 나오키상 수상작가라는 말에 믿고 읽었지만 정작 수상작은 못만나 애타게 기다리다 읽은 책이다. 책 표지가 왠지 약간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지만 나름 밝지 못한 분위기는 비슷한것 같기도 하다.   단편이지만 연작이다. 이 호텔을 보면서 아주 예전에 고향에 있던 로열호텔도 생각나고 경부선 끝 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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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키상 수상작은 일단 믿고 보는 편이다. 사쿠라기 시노님의 전작은 두권 읽었다. 나오키상 수상작가라는 말에 믿고 읽었지만 정작 수상작은 못만나 애타게 기다리다 읽은 책이다. 책 표지가 왠지 약간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지만 나름 밝지 못한 분위기는 비슷한것 같기도 하다.

 

단편이지만 연작이다. 이 호텔을 보면서 아주 예전에 고향에 있던 로열호텔도 생각나고 경부선 끝 즈음에 짓다만 왠지 엄산한 모텔인지 여관인지 구별 안가던 뼈만 남은 흉물도 생각나고 하지만 로열 호텔은 영업을 했던 업소였고 많은 이들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먼지와 함께 남아 있는 곳, 커튼이나 이불마저 그대로라 벽과 이불에서 곰팡내와 먼지가 썩인 묘한 냄새가 잠시만 들어가도 온몸에 쩔어 나올것 같은 그런 느낌으로 그려져 있다.

 

손님들 뿐만 아닌 사장, 그 사장의 죽음과 유골등에 관한 이야기등은 인생무상 마저 느끼게 하는 너무 적낙하면서도 이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 더 서글픈 글들이다. 사쿠라기 시노의 책을 세권을 읽고 나니 이분의 분위기가 완전히 눈에 익어 또 언제 이분책이 출간될까 기다려진다. 나는 농밀한 언어가 어쩌구 해서 처음엔 약간 거부 했었지만 좋다...나쁘지 않다.

 

 

 

 표지가 조금더 먼지 스러우면 좋겠다 싶은 ...넘 예뻐.

속 표지는 책 내용이 약간...X하니까 나름 이해가지만...저 꽃의 생뚱맞은 느낌

어떤이에게는 자신만의 로열호텔이 있지 않나 생각해 봤다. 나에게 로열호텔은 마산..

추억은 있지만 곰팡내 나고 거미줄 낀 먼지가 풀풀난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도 살고있다.

y*****i 2014.10.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