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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의 문학적 재능이 폭발하고 동시에 소멸하는 지점
"미시마 유키오의 문학적 재능이 폭발하고 동시에 소멸하는 지점" 내용보기
미시마 유키오의 『풍요의 바다』 4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완결편 『천인오쇠(天人五衰)』는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린 작가의 유서이자, 그가 평생을 바쳐 쌓아 올린 문학적 세계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파괴와 허무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가 원고를 출판사에 넘긴 당일, 자위대 주둔지에서 할복자살을 감행했다는 드라마틱한 사실을 차치하고서라도, 이 작품은 그 자체로 문학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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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의 『풍요의 바다』 4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완결편 『천인오쇠(天人五衰)』는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린 작가의 유서이자, 그가 평생을 바쳐 쌓아 올린 문학적 세계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파괴와 허무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가 원고를 출판사에 넘긴 당일, 자위대 주둔지에서 할복자살을 감행했다는 드라마틱한 사실을 차치하고서라도, 이 작품은 그 자체로 문학사상의 문제작이다.

1부 『봄의 눈』이 순수한 사랑의 비극을, 2부 『달려라 말』이 행동하는 정치적 열정을, 3부 『새벽의 사원』이 관능과 육체의 신비를 다뤘다면, 4부 『천인오쇠』는 이 모든 것이 시들어버린 자리에서 피어나는 죽음과 멸망, 그리고 절대적 허무를 다룬다. 제목인 '천인오쇠'는 불교 용어로, 천계에 사는 천인조차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의 다섯 가지 징후(옷이 더러워지고, 머리 화관이 시들며, 겨드랑이에서 땀이 흐르고, 몸에서 악취가 나며, 본래의 자리를 즐기지 못함)를 의미한다. 이는 곧 미시마가 그토록 혐오했던 '추하게 늙어가는 육체'와 '필멸의 운명'에 대한 공포와 경멸을 상징하기도 한다.

소설의 주인공은 이제 76세의 노인이 된 혼다 시게쿠니다. 평생을 친구의 환생을 지켜보는 '목격자'로 살아온 그는, 항구의 신호소에서 일하는 고아 소년 '야스나가 토루'를 네 번째 환생으로 지목한다. 하지만 토루는 앞선 주인공들(키요아키, 이사오, 진 잔)이 가졌던 비극적 아름다움이나 순수한 정열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토루는 비상한 두뇌를 가졌으나 오만하고 잔인하며, 타인을 조종하려 드는 악(惡)의 화신에 가깝다. 혼다는 그를 양자로 받아들여 교육하려 하지만, 토루는 오히려 혼다의 재산을 노리고 그를 학대한다. 미시마는 토루라는 인물을 통해, 육체의 아름다움이 정신의 숭고함과 결별했을 때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특히 토루가 결국 자살에 실패하고 실명한 채 추하게 연명하는 모습은, 작가가 생각한 '영웅적 죽음'에 실패한 삶이 얼마나 비참한지를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이 소설, 아니 4부작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압도적인 순간은 결말부에 있다. 죽음을 앞둔 혼다는 모든 이야기의 시작점이었던 1부의 여주인공, 이제는 늙은 비구니가 된 사토코를 찾아 갓슈인으로 향한다. 60년의 세월을 건너 재회한 자리에서 혼다는 키요아키와의 추억을 이야기하지만, 사토코는 키요아키의 존재를 부정한다.

이 한 마디는 독자와 혼다에게 핵폭탄과 같은 충격을 안긴다. 만약 사토코가 키요아키를 모른다면, 혼다가 평생을 바쳐 추적해온 윤회와 환생, 그 장대한 드라마는 대체 무엇이었단 말인가? 단지 혼다라는 한 남자의 관념이 만들어낸 거대한 망상에 불과했던 것일까? 사토코의 부정은 혼다의 존재 근거를 송두리째 앗아가며, 4권에 걸쳐 구축된 『풍요의 바다』라는 세계관을 일순간에 '무'로 되돌려버린다.

기억하지 못하는 자에게 과거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주관적 인식이 사라진 곳에 객관적 실체란 없는 것과 같다다. 이것은 불교의 유식(唯識) 사상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섬뜩한 결론이다. '풍요의 바다'라는 제목이 실은 물 한 방울 없는 달의 황무지를 가리키는 천문학 용어였음을 상기할 때, 이 결말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작가는 화려한 문체와 철학적 사유로 쌓아 올린 거대한 탑을 마지막 순간에 무너뜨림으로써, 삶과 예술, 욕망과 기억의 덧없음을 극적으로 형상화한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 한여름의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는 텅 빈 정원에 대한 묘사는 문학적으로 완벽한 '백지'의 상태를 보여준다.미시마 유키오가 생의 마지막 순간에 도달하고자 했던, 모든 번뇌와 집착이 소거된 절대적 정적의 세계인 것 같다.

『천인오쇠』는 단순한 소설의 결말을 넘어, 인간이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든 과정이 결국 거대한 공허 앞에서는 무력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철저한 허무의 인식이 주는 서늘한 해방감이 있다. 삶의 비루함과 죽음의 절대성을 이토록 투명하고 아름답게, 그리고 잔혹하게 그려낸 작품은 드물다. 미시마 유키오의 문학적 재능이 폭발하고 동시에 소멸하는 지점, 그곳에 이 작품『천인오쇠』가 있다.
j*******8 2026.01.2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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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인오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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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을 2021년에 샀던 것 같은데 2권 소식이 통 없어서 완결은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풍요의 바다 시리즈의 완결을 보게 되어 기쁘다. 기나긴 이야기 끝에 윤회의 끝을 마주한 혼다의 이야기는 다시 한번 인생을 이야기한다. 감회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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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을 2021년에 샀던 것 같은데 2권 소식이 통 없어서 완결은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풍요의 바다 시리즈의 완결을 보게 되어 기쁘다. 기나긴 이야기 끝에 윤회의 끝을 마주한 혼다의 이야기는 다시 한번 인생을 이야기한다. 감회가 새롭다.
p*****7 2025.07.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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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인오쇠 미시마 유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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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의 바다 4부작 중 마지막 권이자 미시마 유키오의 유작인 천인오쇠... 일단 표지 컬러 선정부터 매우 비장해서 무슨 내용일지 감도 안 잡힘 줄거리 보니까 혼다가 노인이 된 것 같고 노인이 된 사토코도 나오는 것 같은데... 얼른 달리는 말부터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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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의 바다 4부작 중 마지막 권이자 미시마 유키오의 유작인 천인오쇠... 일단 표지 컬러 선정부터 매우 비장해서 무슨 내용일지 감도 안 잡힘 줄거리 보니까 혼다가 노인이 된 것 같고 노인이 된 사토코도 나오는 것 같은데... 얼른 달리는 말부터 읽자 
YES마니아 : 골드 j*********j 2025.06.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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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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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 달리는 말, 새벽의 사원, 천인오쇠, 시리즈의 완전체를 아주 오랫동안 기다려오고 있었는데 작가 알림 덕분에 빨리 구입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제목의 뜻처럼 한번만 읽어서는 파악하기 어려워서 다시 한번 정독해 보려고 합니다. 문장이 아름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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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 달리는 말, 새벽의 사원, 천인오쇠, 시리즈의 완전체를 아주 오랫동안 기다려오고 있었는데 작가 알림 덕분에 빨리 구입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제목의 뜻처럼 한번만 읽어서는 파악하기 어려워서 다시 한번 정독해 보려고 합니다. 문장이 아름다워요
a********4 2025.05.15. 신고 공감 0 댓글 0